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김혜수(43)가 깔끔한 인정과 시원한 사과로 논란을 정면돌파했다. 네티즌들은 '잘못은 했지만, 대처는 잘했다'며 김혜수의 능숙한 위기대처에 혀를 내둘렀다. 김혜수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극 '직장의 신(4월 1일 첫방송)'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작심한 듯 행사 시작 전 마이크를 들고 홀로 무대에 오른 김혜수는 "제작발표회에 앞서 지난 주에 보도된 논문 표절 관련 직접 입장을 밝히고 사과하고 싶다"고 입을 뗐다. 지난 200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한 '연기자의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관한 연구'가 상당부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한 뒤 공개사과까지 했다. "석사학위도 반납하겠다"고 밝히며 3일 만에 모든 논란의 불씨를 껐다. 완벽한 '3단계 액션플랜'은 성공, 기자간담회 현장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쏟아지는 '희한한'장면까지 펼쳐졌다. 정치인들도 울고 갈 '28년차 베테랑'김혜수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난 순간이다.
스텝 1. 깔끔한 인정
석사학위논문 표절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후 이를 인정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23일 오전 논문 표절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마자 김혜수는 즉시 소속사를 통해 "표절 사실을 인정한다. 죄송하다. 표절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이 부족했다"며 깔끔하게 잘못을 인정했다. 당시 파주에서 '직장의 신' 촬영 중이었던터라 12년 전 작성한 논문 내용을 파악하고 표절 부분을 일일이 대조하는 작업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과오를 재빨리 인정하는 자세로 논란을 잠재웠다. 대중들은 깔끔하게 인정한 김혜수의 태도를 높이샀고, 순식간에 호의적인 분위기로 바꼈다.
스텝 2. 시원한 사과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두번째 스텝은 25일 '직장의 신' 제작발표회장에서 이어졌다. 이날 김혜수는 행사 전 돌연 무대에 올라 공개 사과를 했다. 그는 "(2001년) 불규칙한 일정 때문에 조금 편리하게 졸업하고자 특수 대학원을 다녔다. 관심사를 넓히려는 과정이었고, (논문은) 형식적인 과정으로 여겼던 것 같다. 논문 작성 당시 그게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 몰랐다. 스스로 표절에 대한 뚜렷한 경계나 인식이 없었다"며 "바로 잡지 못한 과오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고개숙여 사죄했다. 스캔들에 휩싸인 연예인들이 '사전 질문 차단'에 급급하며 눈총을 받았던 전례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스텝 3. 학위 반납
마무리도 확실했다. 석사 학위까지 반납하며 아예 문제를 도려냈다. 김혜수는 "논란 직후 지도교수님에게 연락해 석사 학위 반납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없애고,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그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행보였다. 김혜수는 "오랜만에 브라운관이라는 매체로 인사드리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됐는데 중요한 시점에 개인적인 실수로 많은 분들에게 우려를 끼쳐서 상당히 위축돼 있다.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내가 극복해야되는 일인 것 같다. 연기를 통해 공감가는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여러가지 의미로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직장의 신'제작진 역시 "김혜수씨가 개인적인 일 때문에 다같이 공들여 준비한 드라마에 피해를 끼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용기있게 먼저 공개 사과를 하고 상황을 정리해줘서 제작진 입장에서는 고마웠다. 역시 노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