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간 조성하(46)는 방송·영화계에서 '가장 바쁜 배우'로 떠올랐다. 연기력은 물론이고 스타성까지 갖추면서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중. 그렇다고 흥행이될만한 작품만 고르는 건 아니다. 작품성을 내세우는 저예산영화까지 섭렵하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개봉하는 '비정한 도시'(김문흠 감독) 역시 연기욕심 때문에 참여하게 된 작품. 김석훈·서영희 등이 동반출연한 이 영화에서 조성하는 뺑소니 사고에 휘말려 곤란한 처지에 놓이는 택시기사를 연기했다.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저예산 영화 '비정한 도시'에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시간적인 이유로 감당할 자신이 없어 연거푸 거절했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더라. 심지어 감독이 내가 출연한 드라마 '로맨스타운'의 종방연에 나타나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구석진 자리에 앉아 기다리기도 했다. 매니저가 '직접 얘기를 좀 해줘야겠다'고 하길래 만났다가 마음이 약해져서 '어떻게든 스케줄 좀 비워보자'고 했다.(웃음)"
-촬영은 어떻게 진행됐나.
"다른 스케줄 때문에 여유가 없었다. 짧은 시간에 내 분량을 다 소화하기 위해 각별히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내 분량은 롱테이크가 많아 NG를 내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감정신에 독백도 많아 만만치 않았다. 철저히 준비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집에서는 노개런티로 저예산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내 아내는 이 작품에 참여했는지도 모른다.(웃음)"
-극중 택시기사 역할이다.
"맞다. 무명시절 생계를 위해 택시기사 일을 잠깐 했다. 현재의 매니저랑 각각 낮에 택시를 몰다가 밤에 식당에서 만나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시나리오를 검토하곤 했다. 택시기사만의 독특한 몸짓이나 말투가 있는데 직접 해보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다. 경험이 있어 편하게 묻어나왔던 것 같다."
-인기를 얻고 난 뒤에도 저예산 영화에 출연하는 이유가 있나.
"배우로서의 욕심이다.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 '파수꾼' 등 내 출연작중 화제가 됐던 저예산 영화가 많다.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에 들고 간 영화 '명왕성'도 마찬가지다. 매력적인 작품이나 캐릭터라면 흥행성을 배제하더라도 출연하고 싶다. 그런데, 돈 안 받고 출연한다는 거 자꾸 소문 나면 안 된다.(웃음)"
-상반기 '개그콘서트'에 출연해 빼어난 순발력을 보였다.
"그렇게 큰 환호가 나올지 생각지도 못했다. 당시 서수민PD가 '개콘' 출연자중 가장 성적이 좋았다고 해줘 기분이 좋았다. 리허설 직전까지 인터뷰스케줄을 소화하다가 현장에 가서야 대본을 제대로 봤다. 제작진이 '녹화니까 끊어서 찍자'고 했는데 다행히 한번에 끝냈다. 연극을 오래한 덕분이다."
-드라마 '착한남자' 특별출연은 어떻게 이뤄진건가.
"연출자 김진원PD가 '로맨스타운'의 감독이었다. 김PD가 먼저 출연 요청을 했고 이후에 송중기도 부탁을 했다. 한번 더 나와야될 것 같다고 하던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송중기와는 '성균관스캔들'의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건가.
"맞다. 그 또래 후배들 중에서도 참 싹싹하고 예의바른 친구다. 선배들이 어려울텐데 먼저 다가와 친해지려 한다. 심성이 착하고 주변을 밝게 만들어주는 후배다."
-현재 촬영중인 영화 '동창생'의 최승현(탑)은 어떤가.
"승현이는 대다수 또래 연기자들처럼 선배를 어려워하더라. 너무 예의를 차리고 조심스러워해 따로 시간을 가지고 더 가까워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연기할 때는 자기 몸을 아끼지않고 최선을 다해 보기좋다."
-이성민 등 극단출신 배우들이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 '대왕 세종'을 이성민과 같이 했는데 그 때부터 참 실력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최근 곽도원이나 김성균·조진웅도 주목받고 있다. 연극계 후배들의 활동폭이 넓어져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