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하는 SK와 롯데가 나란히 선발진 구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SK는 선발 투수들의 확실치 않은 몸 상태, 롯데는 사도스키의 부상으로 인한 꼬여버린 마운드 운용 때문이다.
이만수(54) SK 감독이 플레이오프에서 구상하고 있는 선발 로테이션은 송은범-윤희상-김광현-마리오 순이다. 채병용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조커로 투입한다. 윤희상과 김광현은 지난 11일 열린 자체 청백전에 선발 등판해 구위를 점검했다. 13일 경찰야구단과의 경기에서는 마리오가 선발로 나서 준비를 마쳤다. 제1선발로 유력시되는 송은범은 불펜 피칭만 소화했다.
SK의 플레이오프 선발 로테이션은 외국인 투수 부시가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겉보기에는 빈틈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 감독은 송은범과 김광현·마리오 등 부상 전력이 있는 투수들의 몸 상태에 신경이 쓰이고 있다. 그는 "선발진은 풍부하다"면서도 "그러나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어느 정도 몫을 할지,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그 부분이 유일한 걱정"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송은범과 김광현의 몸 상태다. 개막 전부터 왼 어깨 통증에 시달렸던 김광현은 시즌 내내 '어깨에 대한 부담'을 안고 공을 던졌다. 올 시즌 16번의 선발 등판은 2007년 데뷔 이후 가장 적은 경기였다. 지난해 12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 송은범은 4월28일 1군에 합류했지만 5월18일 대전 한화전에서 부상이 재발해 다시 45일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플레이오프에서 둘의 몸 상태에 이상이 생길 경우 선발 로테이션 조정이 불가피하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오른팔 전완근 부상을 당한 사도스키로 인해 마운드 운용이 꼬여버렸다. 양승호(52) 롯데 감독은 14일 "사도스키의 상태가 아직 완전치 않다"며 "사도스키는 불펜 투수로서는 활용치가 낮다. 상태가 좋지 않다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는 것도 고려 중이다. 그렇게 되면 진명호나 이정민을 엔트리에 올릴 예정"이라고 했다.
사도스키가 엔트리에서 빠질 경우 롯데는 선발 자원이 송승준과 유먼, 고원준밖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고원준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3회 강판됐다. 롯데에 남아있는 선발 자원은 사실상 두 명에 불과한 셈이다. 선발진 강화를 위해서는 엔트리에 투수를 추가하는 방법뿐이다. 유력 후보는 진명호와 이정민으로 둘 모두 14일 훈련에 참가해 구위 점검을 받았다.
롯데가 사도스키를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빼지 않고, 투수 1명을 추가한다면 투수 엔트리가 기존 11명에서 12명으로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야수 1명이 줄어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양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마운드의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도스키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투수를 12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