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지난 18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10승 도전에 나선 에이스 니퍼트를 내고도 4-7로 졌다. 니퍼트가 1·2회 6실점하며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곧바로 3회 4점을 따라붙어 경기 양상을 팽팽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내린 비가 곰들의 발목을 잡았다. 3회부터 내리기 시작한 장맛비가 4회부터 굵어지더니 결국 5회 강우콜드 게임이 선언됐다.
두산 입장에서는 4회 폭우 때문에 경기가 28분간 중단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기요건 성립 기준인 5회를 '딱' 맞춘 후 쏟아진 비가 야속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김 감독에게 7월 장맛비는 내려야할 때 내리지 않고, 내리지 말아야할 때 내리는 '청개구리'나 다름 없다.
두산은 7월 들어 8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18일까지 우천으로 연기된 경기가 세 번에 불과하다. 삼성·롯데·KIA(6경기)와 두 배 차이가 나고 한화(5경기), 넥센·SK·LG(4경기)도 두산보다는 넉넉한 스케줄을 운용 중이다. 두산의 우천 연기된 3경기 중 두 번(5·6일)은 전국적으로 내린 비 때문에 8개 구단이 모두 경기를 하지 못한 날이었다. 지난 15일 문학 SK전을 제외하곤 남들이 쉬고 있을 때 모두 경기를 한 셈이다.
그나마 15일 경기도 팀의 2연패를 끊기 위해 선발 이용찬(7승6패·평균자책점 2.53)의 등판이 예정된 상황이었다. SK 선발이 제춘모(3패·평균자책점 5.60)였던 점을 감안하면 두산 입장에서는 오히려 경기를 하는 게 유리할 수 있었다.
오락가락하는 장맛비의 불운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13일이었다. 당시 인천 문학구장에는 기상청 기준으로 우천 확률이 70%까지 예측됐지만 비가 내리지 않아 경기가 예정대로 치러졌다. 결과는 0-3 패. 김 감독은 "비가 올 것으로 생각해 이전 경기(잠실 한화전)에 불펜투수들을 많이 쓰고 왔었다"며 난감해했다. 이후에는 "비가 예보돼 경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가 갑자기 하게 되면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정신력도 컨디션이 되는 상태에서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여름철 장마의 어려움을 전했다. 18일 현재 어렵게 7월 승률 5할 이상(7승5패)을 달성한 김 감독은 20일 시작되는 나흘 간의 올스타 휴식기에 선수들이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