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해피선데이'는 지난 29일 방송에서 전국시청률 9.0%(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20% 중후반대에서 30%대를 넘나들던 평소 시청률에 비해 굴욕적인 성적이다.
결정적인 원인은 '해피선데이' 중 '국민예능'이라 불리던 코너 '1박2일'이 스페셜 방송을 내보냈기 때문. 앞서 '1박2일'은 최재형 PD 등 제작진의 파업 참여로 녹화일정이 두 차례나 취소되면서 결방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29일에는 시즌1의 시청자투어 편을 재편집해 내보냈다. 강호동과 나영석PD 등 원년멤버들의 모습이 오랜만에 전파를 탔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1박2일'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들을 볼모로 삼아서는 안된다' '수신료 받는 KBS가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빼앗고 있다' 등의 글들이 화난 민심을 반영했다. 파업 초반에는 '소신있는 결정을 지지한다'던 글도 많았지만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불만과 비난이 늘어나고 있다. '1박2일'의 코너별 시청률도 8.6%까지 하락해 '해피선데이' 평균시청률을 깎아먹었다.
이날 또 다른 코너 '남자의 자격'은 직접 집짓기에 나선 멤버들의 모습을 그렸다. 멤버들이 건축가 고 정기용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 '말하는 건축가'를 관람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등 집짓기 미션의 의미를 강조하려 노력했지만 '재미가 실종됐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나마 코너별 시청률 9.7%로 '1박2일' 스페셜방송보다는 높은 기록을 보였다.
한편, KBS는 젊은 PD와 기자들이 대거 포함된 새 노조의 파업에 이어 다음달 3일부터 아나운서와 기술직종이 주축인 1노조도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나마 간부급 CP들과 기술인력의 참여로 이끌어오던 '개그콘서트'와 드라마까지 결방될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