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신상옥-최은희 부부 납북 후 탈출 사건, 할리우드에서 영화화
신상옥-최은희 부부 납북 후 탈출 사건이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다.
1일 해외 소식에 정통한 한 영화관계자에 따르면, 고 신상옥 감독과 아내이자 여배우인 최은희(85)의 납북사건이 영국 출신의 할리우드 유력 제작자인 제레미 토마스에 의해 스크린에 옮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제레미 토마스 측이 최근 최은희와 가족으로부터 그의 자서전 격인 '최은희의 고백' 등에 대한 영화화 판권을 확보했으며 이미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다. 최은희 역에는 중국의 국민 여배우 궁리(공리)가 유력시되고 신상옥 감독 역에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 남자배우를 대상으로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상옥-최은희 납북 및 탈북은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희대의 사건이다. 두 사람은 각각 1978년 1월과 7월에 홍콩에서 납치, 북한 공작원에 의해 강제 납북됐다. 이후 북한에서 8년간 억류된 채 영화를 제작하다가 1986년 3월 미국대사관을 통해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납치 후 영화제작, 김정일과의 만남과 탈출이라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 때문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다.
제레미 토마스는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해 영화화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미국 타임지가 국제적인 권력 남용의 사례로 최은희 납치사건을 지목한 것도 한몫했다.
제레미 토마스는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역작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 1987)의 제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마지막 황제'는 중국 청나라 12대 어린 황제 푸이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그리고 있다. 1988년 제60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감독상과 편집상 등 무려 9개 부문을 휩쓸었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