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올해 한국프로야구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이들이 활기찬 포부를 품을 때다. LG 안정화를 책임져야 할 백순길(54) 신임단장, 갑작스레 사령탑에 오른 류중일(48) 삼성 감독, 명투수에서 명조련사로 시작하는 송진우(45) 한화 코치, 메이저리그 대신 한국야구를 택한 신인 투수 유창식(19) 등은 올 한해를 향해 자신있는 걸음을 내딛었다.
백순길 LG 신임 단장은 어려운 시기에 구단 살림 총책을 맡게 됐다. 지난 시즌 LG는 봉중근·이형종·서승화 등이 인터넷으로 목소리를 높여 내홍을 겪었고,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시즌 뒤에도 신연봉제도에 따른 연봉협상으로 불협화음이 생겼다. 백 신임단장은 부임과 동시에 원만한 합의점부터 찾아야 한다. 백 신임단장은 12월말부터 수시로 구단 사무실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으며 분위기 쇄신을 준비해왔다. 8개 구단 중 LG의 위치를 파악하고, LG를 다시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영환 전임단장이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과 함께 새로운 LG를 만들기 위한 고민에 빠져 있다. 빠르게 분위기를 추스려야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제일목표에 조금더 가까워질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류중일 신임 삼성 감독처럼 많은 고민을 안고 새해 첫날을 맞은 사령탑도 없을 것이다. 류 신임감독은 2010년을 하루 남기고 전격적으로 삼성 사령탑에 부임했다. 코칭스태프 선임은커녕 취임소감조차 준비하지 못했다. 류 신임감독은 코칭스태프 인선과 전지훈련 준비를 한꺼번에 해야 한다. 선동열 전 감독의 그늘을 벗어남과 동시에 삼성 야구 색깔을 바꿔야 한다는 중책을 안았다. 삼성은 전년도 정규시즌 2위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성적을 유지하면서 리빌딩이 아닌 리모델링을 해야 하기에 고민은 더욱 크다.
송진우 한화 코치는 일본 요미우리에서 연수를 마치고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현역 시절 마운드 전설로 남은 송 코치에 대한 야구계의 기대는 고스란히 부담으로 다가간다. 명선수가 명지도자가 되기 힘들다는 속설도 송코치가 이겨내야 하는 시선이다. 송코치는 지도스타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35년 야구경력에 묻어 있는 프로 21년 경험은 송코치의 최고 무기. 3일부터 본격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는 송코치는 후배들의 정신력 강화를 위해 강하게 몰아부칠 생각이다. 최고 아래서 최고를 키워내겠다는 각오로 한화 마운드 재건에 나선다.
한화 신인 유창식은 올시즌이 프로 데뷔 첫해다. 유창식은 메이저리그를 포기하고 한국프로야구를 택했다는 사실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화팬들은 류현진과 함께 한화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란다. 유창식 역시 신인다운 패기로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설렘과 걱정을 뒤로 하고 팀선배 류현진을 뛰어넘겠다는 자신감으로 2011년을 맞았다.
허진우 기자 [zzzmaster@joongang.co.kr]
▲프로야구 토끼띠 스타들은 누구?프로야구 토끼띠 스타(75년·87년생)들의 2011년은 어떨까. 75년생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조인성(LG)이다. 조인성은 지난해 포수 최초로 100타점을 기록하며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올해는 LG의 젊은 선발진을 이끄는 안방마님으로서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전준호(SK)와 손민한·임경완(이상 롯데) 등도 마지막 불꽃을 사르기 위해 노력 중이다.
87년생으로는 류현진(한화)과 한기주(KIA)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2억7000만원으로 5년차 최고 연봉을 받은 류현진은 연봉 재계약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반대로 한기주는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가 필요한 한 해다. 2009년 11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한기주는 지난해를 통째로 쉬었다. 순조로운 재활 여부가 조기 복귀의 관건이다.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보인 최정(SK)과 차우찬(삼성)도 주목받는 87년생 선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