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은 두개골에 총알이 세 발이나 박힌 피해자의 오빠죠?"
2일 KBS 2TV 새 수목극 '파트너'(극본 조정주, 연출 황의경) 법정 신 촬영중인 경기도 파주 '파트너' 세트장. 184cm의 큰 키로 탐정 홈즈처럼 증거 사진을 제시하며 강하게 압박하는 변호사에서 카리스마가 묻어 나왔다.
이 장면만 봐도 한국형 리얼 법정 드라마를 표방한 '파트너'에서 이동욱(28)의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파주의 법정 세트장은 화면과는 달리 협소하다. 이곳에 카메라만 7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법률 용어는 암기가 쉽지 않고, 급박하게 진행된 촬영 스케줄 때문에 탈진 상태다. 얼굴도 홀쭉하다. 배우 이동욱에게 이 드라마는 도전 그 자체다.
▶ 딱딱한 법률 드라마에 종지부 찍고 싶어
이동욱이 맡은 바람둥이 변호사 이태조는 냉소적이고 속물적인 겉모습을 지니고 있다. 명석한 두뇌와 매력적인 외모를 여성들에게 작업 거는 일에 쓰고 있다. 그러나 집안에선 형과 아버지와 대립하는 아픔을 가진 인물이다.
1일 방송에서 까불거리다 법률 사무소 이김의 아줌마 동료인 강은호(김현주)에게 큰 훅을 얻어 맞고 어쩔 줄 몰라하는 이동욱의 코믹 연기는 웃음을 주었다.
"법률 드라마는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 박철민·이원종 선배 등 이김의 구성원이나 내 캐릭터가 좌충우돌 한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강점이 아닐까."
드라마 '마이걸' '달콤한 인생'에 이어 '파트너'까지 그는 매번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마이걸'에서 재벌 3세, '달콤한 인생'에선 하류 인생, '파트너'에선 명석한 변호사 역을 소화했다.
"세 가지 캐릭터 중 실제로 나와 닮은 건 하나도 없다. 그래도 '마이걸'의 재벌 3세 설공찬이 무뚝뚝하다는 면에서 가장 닮지 않았을까. 까불까불하면서 능력있는 변호사 역이 가장 매력적이다."
10월 군입대를 예상하고 있는 그에게 이 작품이 마지막이 될까. "마지막은 아닐 것 같다. 영화를 한 편 더 하게 될 것 같다. 군대 가서 적응하는 것에 자신있다. 요즘은 차출제라 내가 연예인 사병이 될 지, 일반 사병이 될 지는 모르겠다."
▶ 외국 법정 드라마 참조 안했다
이동욱은 외국 법정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았다. "주변에서 외화 추천을 많이 받았다. 미국 ABC 법정 드라마 '보스턴 리걸' 딱 하나 봤다. 연기할 때 아무 것도 참조하지 않는 게 내 스타일이다. 내가 만들어서 연기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 그에게 두 가지 부담이 있다. 하나는 체력이다. 급박한 촬영 스케줄 때문에 촬영 한 달 만에 몸무게가 3kg이나 빠졌다. 2주 전에는 6일 동안 9시간 밖에 눈을 붙이지 못했다. 지금도 평균 3~4시간 밖에 못 잔다. '눈빛이 너무 세다'는 지적을 들을 때 가장 억울하다. 사실적으로 연기하면 재미없다고 하고, 재미있게 하면 '저런 변호사가 어디 있냐'고 따지는 시청자들의 시선도 부담이다.
"시청자들이 내 연기를 보고 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탁드리고 싶다."
법정과 변호사들을 경험한 그의 결론은 뭘까. "변호사 부러운 생각 하나도 안 든다. 실제로 법정에 가면 지루하다. 실제 변호사 업무도 무미건조한 측면이 많다. 나는 내 직업이 가장 좋다. 뭐든 다 해 볼 수 있지 않은가. 호텔 경영이든, 변호사든."
파주=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사진 이영목 기자 [ym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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