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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어느 위치에 갖다 놓든, 안치홍은 꾸준하게 해낸다

안치홍(32·롯데 자이언츠)은 주축 선수의 연쇄 이탈 속에도 '거인 군단'을 변함없이 지켰다. 롯데는 5월 중순 이후 전준우와 한동희, 정훈이 부상으로 1군을 비웠다. 팀 타격은 점차 힘을 잃었다. 신예 선수가 대거 기용된 가운데 이대호와 안치홍이 라인업을 지켜 더 심한 추락을 막을 수 있었다. 안치홍은 22일 기준으로 팀이 치른 67경기 중 경조 휴가와 휴식 차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4경기를 제외한 63경기에 출전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안치홍이 리더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칭찬했다. 서튼 감독이 어느 자리에 갖다 놓든, 안치홍은 꾸준하다. 안치홍은 4월 타율 0.309를 기록한 뒤 5월(0.303) 6월(0.304) 모두 비슷한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올 시즌 이틀 연속 무안타는 두 번뿐이다. 롯데는 빠른 발과 콘택트 능력을 겸비한 전통적 유형의 1~2번 타자가 없다. 서튼 감독이 시즌 초반 여러 선수를 리드오프로 투입하며 가능성을 점검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그나마 베테랑 정훈이 0.216의 낮은 타율에도 경험을 앞세워 한동안 1번 타자로 나섰지만, 부상으로 이탈했다. 결국 안치홍이 1번 타순에 투입됐다. 그는 리드오프로 135타석에 들어서 타율 0.305를 기록하고 있다. 1번 타자로 나설 때 출루율은 0.385로 시즌 평균(0.368)보다 좋다. 22일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는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 3득점으로 7-5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1회 첫 타석부터 2루타로 출루해 선취점을 올렸고, 5회 볼넷으로 걸어 나가 득점까지 했다. 7회 내야 안타로 출루해 후속 전준우의 동점 2점 홈런을 이끌었다. 9회에도 안타를 뽑아 개인 통산 15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안치홍은 2번(0.297, 82타석) 3번(0.387, 33타석) 5번(0.263, 21타석) 타순으로 옮겨서도 제 역할을 한다. 21일 KIA전에는 4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19경기에서 10홈런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 벌써 두 자릿수 홈런(10개)에 도달했다. 테이블 세터로는 장타율이 0.496(10위)로 아주 높다. 서튼 감독은 "안치홍은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출루율뿐만 아니라 타점 생산력도 좋다”고 했다. 안치홍은 수비에서도 동료들의 공백을 메웠다. 주전 2루수인 그는 정훈의 부상 이탈 속에 한동안 1루수(49타석 소화)로 나서기도 했다. 무난하게 1루 수비까지 소화했다. 22일 KIA전에서는 연장 10회 말 1루수로 옮기기도 했다. 2019시즌 종료 후 롯데와 2+2년 최대 56억원에 계약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그는 지난 시즌 도중 +2년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 수비와 타순 모두 위치를 바꿔가며, 꾸준한 활약으로 팀에 공헌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2.06.23 07:56
프로야구

한화 김인환 “조바심 버리니 잘 풀리네요”

긴 무명 생활을 겪었던 김인환(28·한화 이글스)이 파워 히터의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김인환은 지난 5월 말 KT 위즈와 주말 3연전 스윕승의 주인공이었다. 27일 3안타로 방망이를 예열한 그는 28일에는 1회 2타점 적시타, 5회 결승 희생 플라이로 해결사가 됐다. 이어 29일에는 4회 동점 홈런과 9회 선두타자 볼넷으로 역전 빅 이닝의 도화선이 됐다. 위닝 시리즈였던 주중 대전 두산 베어스 시리즈에서도 24일 멀티히트, 25일 대타 스리런홈런으로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김인환을 앞세운 한화는 주간 5승 1패로 카를로스수베로 감독 부임 이후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는 5월 넷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김인환을 선정했다. 그는 지난주 6경기에서 타율 0.444(18타수 8안타)·2홈런·9타점(공동 1위)·3득점·16루타(공동 2위)·OPS(출루율+장타율) 1.365(5위)로 활약했다. 김인환은 “좋은 주간 성적을 거둬 기분 좋다. 팀이 어려운 일정 속에서도 5승을 거뒀는데, 내가 보탬이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화순고-성균관대를 졸업한 김인환은 지난 2016년 육성 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신인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스스로 가능성을 증명했다. 2017년과 2018년 퓨처스리그에서 장타율 0.5 이상을 기록한 끝에 1군 무대를 밟았다. 어렵게 승격했지만 1군의 벽은 높았다. 2018년 6타수 무안타에 이어 2019년에도 타율 0.214·장타율 0.238(42타수 2루타 1개)에 그쳤다. 2019시즌 종료 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김인환은 2021년 육성 선수 신분으로 한화에 돌아왔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는 타율 0.238·장타율 0.347에 그쳤으나 성실한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끝에 올해 한 단계 성장했다. 지난 5월 2일 1군에 콜업된 후 28경기 동안 타율 0.284 5홈런 16타점 13득점 장타율 0.495로 활약했다. 김인환은 “2019년까지는 1군에 올라오면 조바심이 났다. 올해는 콜업될 때 '그때 경험이 있으니 조바심을 내지 말자.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해서 기회를 잡자'고 생각했다"며 "그러니 마음이 편해졌다. 운 좋게 1군 첫 타석(5월 3일 인천 SSG 랜더스전 8회 초)부터 좋은 타구(안타)가 나왔다. 덕분에 꾸준히 잘 풀리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정신적인 부분뿐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착실하게 준비했다"며 "1군 투수들의 좋은 구위를 이겨내고 장타를 쳐내려면 배트 스피드가 필요했다. 비시즌 동안 배트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강한 타구를 많이 날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했다”고 돌아봤다. 프로 7년 차지만 김인환은 올해 신인왕 후보다. 2018년 1군에 등록됐기 때문에 신인왕 자격 요건인 입단 5년 이내 60타석 이하 자격을 유지(지난해 기준 1군 52타석)한 덕분이다. 김인환은 “입단한 지 좀 지나 신인왕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며 “아직 1군에서 확실히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적이 조금 나오고 있지만, 현재 성적을 앞으로도 유지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타순에 상관없이 매 타석 집중하며 뛰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6.06 07:20
야구

[냉탕 IS] 무기력하게 돌아가는, 키움 박병호의 배트

키움 박병호(35)의 타격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박병호는 14일까지 4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4(173타수 37안타)를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57명 중 타격 55위. 정확도만 떨어지는 게 아니다. 출루율(0.324)도 51위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쌓여가는 삼진이다. 204타석에서 삼진 60개가 누적됐다. 노시환(한화·66개 232타석)에 이은 리그 삼진 2위. 타석을 고려하면 사실상 1위다. 타석당 삼진(KK/PA)이 0.29개에 이른다. 경기당 삼진이 1개 이상 꾸준히 적립되는 페이스다. 박병호 같은 거포 유형은 삼진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 박병호는 홈런 무려 53개 터트린 2015시즌 리그 삼진 1위(161개)였다. 리그 홈런 1위를 차지한 2019시즌에도 삼진은 공동 2위. 매년 꾸준히 삼진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당시에는 삼진을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의 생산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여러 가지 타격 지표가 바닥을 찍고 있다. 박병호의 올 시즌 RC/27은 4.82에 불과하다. 리그 46위. RC/27은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이다. 1군에 자리 잡은 2012년 이후 개인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던 지난 시즌 RC/27이 5.59였다. 2018년 13.20으로 리그 전체 1위까지 올랐지만, 매년 수치가 급락해 5점대 저지선까지 무너졌다.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박병호의 4월 월간 성적은 타율 0.200(75타수 15안타)에 불과했다. 85타석에서 기록된 삼진이 26개로 리그 2위(1위 NC 나성범 27개). 5월 월간 타율도 0.236(55타수 13안타)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어 6월에도 타율 0.209(43타수 9안타)로 타격감이 바닥이다. 지난 4일 고척 삼성전부터 9경기 연속 삼진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2군에서 조정기를 거쳤지만 통하지 않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4월 26일 박병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구단 공식 발표는 허리 뭉침으로 인한 부상. 하지만 타격 슬럼프에 따른 조정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당시 홍원기 감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4번 타자로 큰 타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부진의) 원인은 심리적인 게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5월 11일 1군에 재등록된 박병호는 그날 잠실 두산전에서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곧바로 타격감이 차갑게 식었다. 박병호의 부진은 키움에 치명적이다. 키움은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의 위력(40경기·타율 0.269)마저 떨어져 타선의 무게감이 확 줄어들었다. 상위권 경쟁을 하기 위해선 박병호를 비롯한 중심타자들이 타격감을 끌어올려야 한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은 "박병호의 타격 부진이 깊다.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부진했던 LG 2군(퓨처스) 시절의 모습이 보일 정도"라며 "한창 잘할 때의 타격 메커니즘이 아니다. 박병호는 타석에서 공을 오래 보는 장점이 있다. 직구와 변화구 판단을 늦게 해도 이를 만회하는 빠른 스윙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급한 나머지 포인트를 앞에 놓고 타격한다. 그러다 보니 떨어지는 변화구에 속고 직구 대처도 늦다"고 평가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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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파이네, 추신수 상대 커브 승부...8번 만에 탈삼진

추신수(39·SSG)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의 대결에서 처음으로 삼진을 당했다. 추신수는 2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KT 선발 투수는 메이저리그(MLB)에서 6번 상대한 경험이 있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추신수는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데스파이네를 상대했다. 1군(빅리그) 무대에서는 2019시즌 이후 약 2년 만이다. 추신수는 초구 시속 147㎞ 포심 패스트볼에 번트를 시도했지만, 파울이 됐다. 그리고 1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141㎞ 컷 패스트볼을 공략했지만 2루 베이스 근처로 타구가 떴고, 유격수에게 잡혔다. SSG가 0-3으로 지고 있던 3회 말 2사 1루, 두 번째 승부에서는 삼진을 당했다. 1볼에서 들어온 낮은 코스 체인지업에 배트를 헛돌렸고,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시속 128㎞ 커브에 배트를 내지 못하고 루킹 삼진을 당했다. 추신수는 빅리그에서 데스파이네와 6번 대결했다. 2015시즌 1타석 2018시즌 3타석 그리고 2019시즌 2타석. 결과는 6타수 1안타였다. 안타는 단타. 삼진은 1개도 당하지 않았다. KBO리그 무대 재대결에서 처음으로 삼진을 당했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SSG의 최근 경기였던 25일 고척 키움전 영상을 본 뒤 "추신수가 빠른 공에는 확실히 강하더라"라고 전했다. 데스파이네가 보여주는 공과 결정구를 잘 배분해 추신수를 상대하길 바랐다. 데스파이네의 공격적인 성향을 잘 알고 있는 이 감독은 그가 빠른 공으로 정면 승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지만, 데스파이네는 결정구로 커브를 구사해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6회 세 번째 승부에서는 출루했다. 무사 2루에서 나선 추신수는 좌측 선상 부근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데스파이네로부터 뽑아냈다. 빗맞은 타구가 3루수와 좌익수 그리고 유격수 사이에 떨어졌다. 유격수 권동진이 포구를 시도했지만, 낙구 지점을 포착하지 못했다. 정타는 아니었다. 데스파이네는 이 경기에서 7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KT가 14-5 대승을 거두며 승리 투수가 됐다. 한 번 더 웃었다. 추신수는 세 번째 타석을 소화한 뒤 7회 초 수비를 앞두고 대수비 정현과 교체됐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4.27 23:09
야구

[IS 포커스] 김재환 잔류한 두산, 출혈 없이 명분과 실리 챙겼다

두산이 출혈 없이 2020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6일 간판타자 김재환(32)의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이 마무리된 뒤 한숨을 돌렸다. 김재환은 지난해 12월 6일 포스팅으로 공시된 뒤 30일 동안 이적 협상을 진행했지만 어떤 구단과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두산에 잔류하게 된 그는 "2020시즌 다시 한번 통합 우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선수에겐 아쉬움이 남는 결과지만 두산은 전력 약화를 피했다. 김재환은 자타가 공인하는 두산의 중심타자다. 2016년 주전으로 도약한 뒤 3년 연속 35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시즌에는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장타력이 크게 떨어져 홈런이 15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136경기에서 91타점을 기록하며 오재일(34·102타점)에 이은 팀 내 2위로 만만치 않은 생산성을 보여줬다. 574타석 중 약 89%인 512타석을 4번 타순에서 소화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믿고 내는 타자 중 한 명이었다. 두산은 김재환의 거취에 주목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하긴 했지만, 계약이 성사될 경우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게 뻔했다. 2군 자원이 탄탄한 두산이지만 김재환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였다. 3할 타율에 30홈런 100타점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KBO 리그 전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페르난데스 재계약을 최대한 뒤로 미룬 이유다. 페르난데스가 2019시즌 리그 최다 안타상을 수상한 A급 외인이지만 장타가 많은 유형은 아니다. 김재환이 빠질 경우 거포 유형의 외국인 타자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충분했다. 포스팅 결과에 감독의 시즌 구상이 크게 바뀔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진출에 실패하면서 고스란히 전력을 유지하게 됐다. 페르난데스 재계약도 탄력을 받게 돼 2019시즌 통합 우승을 만들어낸 타선을 큰 틀에서 지켜낼 수 있게 됐다. FA(프리에이전트) 협상을 진행 중인 오재원(35)까지 재계약한다면 말 그대로 '어게인 2019년'이다.김재환은 "MLB 도전이라는 값진 기회를 허락해 주신 두산에 깊은 감사드린다"고 했다. 선수의 도전 의사를 꺾지 않으면서 명분과 전력 유지라는 실리까지 모두 챙긴 두산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1.06 09:07
야구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타자 지표로 본 '최악의 부진' 강정호

시즌 초반 강정호(피츠버그)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강정호는 16일(한국시간)까지 출전한 13경기 타율이 0.105(38타수 4안타)다. 규정 타석을 채웠다면 리그 타격 최하위에 해당한다. 62타석 52타수 연속 무안타에 시달리며 두 부문 모두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기록을 세운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의 타율 0.089(45타수 4안타)와 큰 차이가 없다. 출루율(0.190)과 장타율(0.237)을 합한 OPS도 0.427로 최악에 가깝다. 웬만한 주전급 타자 장타율보다 OPS가 낮다. 총체적 난국이다.시범 경기에선 기대가 높았다. 홈런 1위(7개)에 올랐다. 2017년 정규 시즌에서 홈런 52개를 터트린 거포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한 개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예상과 다른 흐름이다. 정규 시즌에선 지난 4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터트린 1점홈런이 전부다. 어느 정도 타율이 떨어지더라도 장타를 터트려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확도와 파워 모두 좋지 않다.세부 지표는 더 바닥을 찍고 있다. 일단 헛스윙이 너무 많다.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강정호의 SwStr%(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 비율)는 올해 14.8%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대비 6.1%p 상승했다. 2015년 미국 진출 이후 이 수치가 10%를 넘어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시즌 메이저리그 평균은 11% 정도. 공갈포 이미지가 강한 조이 갈로(텍사스)의 2019년 SwStr%는 16.4%다. 그만큼 강정호의 헛스윙 비율이 눈에 띌 정도로 높아졌다.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정확도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대한 스윙 비율을 알 수 있는 O-Swing%도 높다. 지난해(16.7%)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29.4%다. 스트라이크가 아닌 공에 배트를 내미는 경우가 많아졌다. 문제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대한 스윙 대비 콘택트 비율을 나타내는 O-Contact%다. O-Swing%가 높은 것은 크게 지적받을 내용은 아니다. O-Contact%가 높으면 오히려 배트에 공을 맞추는 능력이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배드볼 히터' 블라드미르 게레로(전 LA 에인절스)의 통산 O-Swing%는 40% 안팎으로 높다. 하지만 통산 O-Contatc%가 66% 정도다. 통산(16년) 타율 0.318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그런데 강정호의 O-Contact%는 40.0%로 전년 대비 10%p 낮아졌다. 리그 평균이 60.5%라는 것을 고려하면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 좀 더 공격적으로 타격하고 있지만 성과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또 다른 기록 전문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강정호의 올 시즌 ‘배럴(Barrel)' 타구 비율은 4.5%까지 떨어졌다. 배럴은 세이버메트리션 톰 탱고가 만들어 낸 이상적 타구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발사각 26~30도와 타구 속도 98마일(157.7㎞) 이상인 경우가 해당된다. 강정호는 2015년 9.6%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 중이다. 타석당 배럴 타구 비율(Brls/PA%)은 2.4%로 리그 246위다.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18.4%)를 비롯해 정상급 타자들이 17~18%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강정호의 수치는 턱없이 낮다. 타구 질도 좋지 않다.일시적인 부진일 수도 있다. 그러나 2019시즌 출발은 최악에 가깝다. 타석에서 쌓은 숫자가 이를 말해 준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4.16 13:54
야구

'쾌조의 출발' 박용택 "타순이나 150안타 크게 상관 없다"

'마흔한 살' LG 박용택의 2019시즌 스타트는 아주 좋다. 프로 18번째 시즌을 맞은 박용택은 지난 23~24일 KIA와 개막 2연전에서 7타수 4안타(2루타 2개) 2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이틀 모두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에 볼넷을 포함해 세 차례씩 출루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일찌감치 박용택을 "올 시즌 6번·지명타자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6번은 '폭탄 타순'이다. 중심타선(김현수-토미 조셉-채은성) 뒤 6번에서 적시타나 장타가 터지면 이길 확률이 높다. 박용택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막 2연전에서 박용택은 사령탑의 이런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지난 24일 경기에선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1·3루에서 KIA 선발 제이콥 터너에게 2타점 2루타를 뽑았다. LG는 박용택의 적시타로 초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고, 2회 오지환과 조셉의 2점 홈런 두 방을 더해 상대 선발투수를 초반에 무너뜨리며 개막 2연승을 거뒀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18년 차 베테랑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그는 "기분 좋게 출발했다는 것 외에 큰 감흥이 없다. 이제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라며 '타격감이 좋다'는 이야기에 손사래를 쳤다. 박용택에게 6번은 다소 낯선 타순이다. 최근 10시즌 기록을 살펴봐도 3번(2485타석)-1번(1682타석) 타순에 주로 나섰다. 그다음이 4번(576타석)-2번(287타석) 순이다. 그는 "타순 변경에서 큰 차이를 느끼진 않는다. 오히려 경기에 임하는 데 여유가 더 생겼다. 경기가 더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웃었다. 류 감독은 "2번 타순의 오지환의 타격감에 따라 박용택을 그 자리에 넣을 수도 있다"는 방안이다. 타순에 따른 부담감 또는 마음가짐과 역할이 달라질 수 있지만, 박용택은 "타순은 크게 상관없다. 사실 1회 1번 타자의 초구 상대를 제외하면 어느 타순이든 다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박용택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자신의 기록을 연장한다. 지난해 양준혁을 넘어 KBO 역대 개인 최다 안타(2388개) 신기록을 작성했고, KBO 최초 7년 연속 150안타 행진도 이어 간다. 올해 146개 안타를 추가하면 연속 150안타 기록을 8시즌으로 늘릴 수 있다. 그는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는) 주전이라면 150안타는 때려 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올해도 좋은 타격감을 최대한 유지해 시즌 마지막까지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예고 은퇴'를 선언한 그의 목표는 오직 우승이다. 18시즌째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 그는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은퇴 전 팀의 우승이다. LG가 우승하지 못한다면 개인 150안타 기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개막 2연전에서 안타 4개·볼넷 2개는 팀 승리의 디딤돌을 놓는 의미 있는 활약이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2019.03.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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