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8번째 시즌을 맞은 박용택은 지난 23~24일 KIA와 개막 2연전에서 7타수 4안타(2루타 2개) 2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이틀 모두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에 볼넷을 포함해 세 차례씩 출루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일찌감치 박용택을 "올 시즌 6번·지명타자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6번은 '폭탄 타순'이다. 중심타선(김현수-토미 조셉-채은성) 뒤 6번에서 적시타나 장타가 터지면 이길 확률이 높다. 박용택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막 2연전에서 박용택은 사령탑의 이런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지난 24일 경기에선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1·3루에서 KIA 선발 제이콥 터너에게 2타점 2루타를 뽑았다. LG는 박용택의 적시타로 초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고, 2회 오지환과 조셉의 2점 홈런 두 방을 더해 상대 선발투수를 초반에무너뜨리며 개막 2연승을 거뒀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18년 차 베테랑은 일희일비하지않는다. 그는 "기분 좋게 출발했다는 것 외에 큰 감흥이 없다. 이제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라며 '타격감이 좋다'는 이야기에 손사래를 쳤다.
박용택에게 6번은 다소 낯선 타순이다. 최근 10시즌 기록을 살펴봐도 3번(2485타석)-1번(1682타석) 타순에 주로 나섰다. 그다음이 4번(576타석)-2번(287타석) 순이다. 그는 "타순 변경에서 큰 차이를 느끼진 않는다. 오히려 경기에 임하는 데 여유가 더 생겼다. 경기가 더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웃었다. 류 감독은 "2번 타순의 오지환의 타격감에 따라 박용택을 그 자리에 넣을 수도 있다"는 방안이다. 타순에 따른 부담감 또는 마음가짐과역할이달라질 수 있지만, 박용택은 "타순은 크게 상관없다. 사실 1회 1번 타자의 초구 상대를 제외하면 어느 타순이든 다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박용택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자신의 기록을 연장한다. 지난해 양준혁을 넘어 KBO 역대 개인 최다 안타(2388개) 신기록을 작성했고, KBO 최초 7년 연속 150안타 행진도 이어 간다. 올해 146개 안타를 추가하면연속 150안타 기록을 8시즌으로늘릴 수 있다. 그는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는) 주전이라면 150안타는때려 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올해도 좋은 타격감을 최대한 유지해 시즌 마지막까지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예고 은퇴'를선언한 그의 목표는 오직 우승이다. 18시즌째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 그는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은퇴 전 팀의 우승이다. LG가 우승하지 못한다면개인 150안타 기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개막 2연전에서 안타 4개·볼넷 2개는 팀 승리의 디딤돌을 놓는 의미 있는 활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