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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내 운명" 꿈돌이 문현빈이 그리는 '대전의 가을' [IS 스타]

"한화 이글스는 내 운명, 한국시리즈(KS)에 꼭 진출하고 싶습니다."대전유천초-온양중-북일고. 학창 시절을 모두 대전(충청)에서 보냈다. 북일고는 한화 재단이 운영하는 고등학교. 졸업 후 둥지를 튼 곳은 바로 한화 이글스다. 이렇게 '성골 루트'를 줄곧 따라온 문현빈(21)에게 한화는 운명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대전에서 열린 7월 올스타전에서 대전을 상징하는 마스코트 '꿈돌이' 인형 탈을 쓰고 등장한 문현빈은 자신의 고향인 대전에서, 자신의 운명인 한화에서 우승을 노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한화의 히트 상품은 단연 문현빈이다. 꾸준한 활약으로 3할 타율을 유지하며 중심타선에 자리 잡았고, 외야 전향 첫 시즌 주전까지 꿰차며 팀의 상위권 상승세를 이끌었다. 팀 타선의 컨디션이 들쑥날쑥했던 와중에도, 문현빈은 전반기 85경기에서 타율 0.324(315타수 102안타) 9홈런 46타점 41득점을 기록하며 팀 타율 1위, 팀 홈런·타점 3위, 팀 득점 2위에 오르며 타선을 지탱했다. 중요한 순간 문현빈의 방망이가 번뜩였다. 시즌 초반, 4연패·최하위에 빠져 있던 4월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회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리며 팀을 구해냈고, 5월 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역전 솔로포로 팀에 26년 만의 10연승 대기록을 안겼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7월 10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9회 말 끝내기 안타로 6연승을 견인하며 꿈같은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26년 만의 10연승과 전반기 1위, 올 시즌 한화의 진기록 뒤엔 모두 문현빈이 있었다. 후반기에도 문현빈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후반기 첫 시작인 7월엔 12경기 타율 0.234로 주춤했지만, 8월 타율 0.337, 9~10월 타율 0.338로 고감도 타격을 뽐냈다. 지난 8월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9회 초 결승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문현빈의 결승타는 13개로 노시환(15개) 다음으로 팀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다. KBO리그를 통틀어서도 5번째다.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년 차에 깨고 나온 알. 끊임없이 노력하고 몰두한 덕분이다. 그의 루틴은 오로지 야구에만 집중돼 있다. 피나는 훈련은 물론, 멘털 관리도 탁월하다. 문현빈은 리그에서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책이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목표 의식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엔 소셜미디어(SNS) 계정도 삭제했다. 야구, 그리고 그 야구를 위한 마인드컨트롤을 돕는 독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8월 트레이드로 이적해 온 손아섭의 도움도 컸다. 손아섭의 타격 연습 루틴과 대처 능력, 그의 열정까지 모두 닮고 싶다는 문현빈은 '손아섭 껌딱지'가 돼 끊임없이 조언을 구했다. "체력이 떨어지면 기술적으로도 안 좋아진다"라는 선배의 조언에 체력 관리에 더 힘을 쏟은 문현빈은 후반기에도 별다른 부침 없이 고공행진만을 거듭하며 팀의 선두 경쟁에 힘을 실었다. 한화는 후반기 초반 부진으로 LG 트윈스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문현빈은 자신감이 넘친다. 풀타임 첫해 꾸준한 성과를 냈다는 자신감과 올 시즌 10연승을 두 차례 한 팀의 가능성과 저력을 체감했기에, 문현빈도 한화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문현빈의 목표는 단연 'KS 우승'이다. 대전 한밭야구장을 보며 야구 선수를 꿈꿔왔다는 그는 우승 적기인 올해 만들어진 신구장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로컬 보이'로서 성골의 역사를 써 내려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우리는 항상 위를 보면서 달려가고 있다. 눈앞 승부에 매진하다 보면 역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문현빈은 KS에서의 '역전 우승'과 함께 '성골 스토리'의 완성을 기대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일간스포츠가 발간한 '한화이글스 포토북'에도 실려 있습니다.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에서 '한화이글스 포토북'으로 검색하면 구입이 가능합니다.윤승재 기자 2025.10.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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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우승] ②'광속 출발-브레이크-급추월’ LG 2025시즌 극적인 해피엔딩

LG 트윈스가 극적으로 2025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3-7로 졌다. 이날 경기에서 최소 무승부만 기록해도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LG 선수들은 쓸쓸하게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러나 같은 시간 인천에서 한화 이글스가 SSG 랜더스에 5-6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해 LG는 잔여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1990년과 1994년, 2023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정규시즌 정상 등극이다. 올해 초 LG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 장현식의 부상으로 불펜 구상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개막 후 20경기에서 16승 4패를 기록하며 '1강'으로 치고 나갔다. 시즌 10승, 20승, 30승 고지를 선점하며 우승 확률을 점점 높였다. LG는 4월 말~5월 초 5연패로 주춤하며 한화에 선두를 내줬지만, 일주일 만에 1위를 탈환했다. 5월 승률 1위(15승 10패 1무)였다.홍창기가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6월 들어 유영찬·함덕주·이정용 등이 돌아왔지만, 문보경·박동원·오지환이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6월 15일 선두를 내준 LG는 7월 5일 삼성 라이온즈전 패배로 3위까지 떨어졌다. 결국 선두 한화에 4.5경기 차 뒤진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변곡점은 7월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었다. LG는 4-1로 앞서던 8회 말 6점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9회 초 박해민 극적인 동점 홈런포를 앞세워 9-7 짜릿한 역전승에 성공했다. 염경엽 LG 감독도, 박해민도, LG 선수들 모두 "홈런을 터뜨릴 줄 전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LG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부터 KBO리그 역대 최다 신기록인 12연속 우세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올리는 신바람을 탔다. 8월 7일 선두를 탈환한 뒤 하루도 1위를 뺏기지 않았다. 8월에만 18승(6패 1무·승률 0.750)을 거둬 구단 월간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앤더스 톨허스트가 8월 4경기 4승 평균자책점 0.36으로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줬다.LG는 9월 들어 선두 굳히기에 들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통한 9월 26일 대전 원정에서 1-4로 져 한화에 2.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염경엽 감독은 "잠을 못 잤다. 하루하루 피를 말린다"며 부담감을 호소했다.LG는 27일 한화전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1'까지 줄였으나 29일 한화전, 30일 두산 베어스전, 10월 1일 NC 다이노스전까지 3연패를 당해 '1위 결정전' 압박까지 받았다. 그러나 한화의 충격적인 패배로 마지막에 웃었다. 염경엽 감독은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면 좋았을텐데 가장 아쉽다"라면서 "1년 동안 힘들고 어려운 시기도 많았는데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버텨 목표로 했던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라며 "1차 목표를 이뤘으니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서 2023년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5.10.02 00:30
메이저리그

가능성과 숙제를 모두 안았다...2025 정규시즌 마친 히어로즈 빅리거 트리오 3색 엔딩 [IS 포커스]

'코리안 빅리거' 트리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26·LA 다저스) 김하성(30·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뛰며 각별한 동료애를 쌓았던 세 선수는 저마다 다른 상황 속에서 경쟁력을 증명하며 한국야구 위상을 높였다. 이정후는 어깨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쳐야 했던 지난해 데뷔 시즌과 달리 처음으로 풀타임에 소화했다. 150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66(560타수 149안타) 8홈런 55타점 73득점,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0.734를 기록했다. 규정타석(502)을 채운 샌프란시스코 야수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안타는 엘리엇 라모스에 이어 2위였다. 12개를 때려낸 3루타는 내셔널리그(NL) 전체 2위였고, 31개를 기록한 2루타는 공동 17위에 올랐다. 이정후는 3·4월 30경기에서 타율 0.319 OPS 0.901를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MLB 투수들 빠른 공에 적응을 마친 모습을 보였고, 강한 타구를 자주 생산했다. 4월 14일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빅리그 데뷔 처음으로 멀티홈런을 치기도 했다. 이정후는 6월 출전한 21경기에서는 타율 0.143에 그치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바깥쪽(좌타자 기준)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상대 투수들의 노림수에 고전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위기에서 자신의 강점인 콘택트 능력을 발휘했고, 밀어 치는 타격에 집중하며 반등했다. 8월 월간 타율 0.300을 기록한 그는 한 때 0.240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0.266로 끌어올렸다. 수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정후는 평균적인 야수보다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았는지 알 수 있는 DRS(Defensive Run Save) 기록이 -17에 불과했다. 1000이닝 이상 소화한 MLB 중견수 14명 중 최하위였다. 평균 대비 아웃 카운트를 더 잡아낸 수비 척도인 OAA(Outs Above Average)도 -5였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신예 루이스 마토스·드류 길버트가 선발 중견수로 나서기도 했다. 수비력 향상이라는 숙제를 안았다. 김혜성은 2025시즌 개막전 기준 페이롤 2위(약 3억1954만 달러, 한화 4483억원)였던 '초호화군단' 다저스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개막 로스터(26명)에 들지 못해 산하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콘택트와 주루에서 경쟁력을 보여줬고, 부상자가 나와 공석이 생긴 5월 초 빅리그에 콜업됐다. 올 시즌 김혜성은 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 3홈런 19득점 13도루를 기록했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타격 성적을 남겼고, 2루수·유격수·외야수까지 소화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나섰다. 도루 성공률 92.9%(14번 중 13번)를 기록하며 강점으로 여겨졌던 주루 능력까지 증명했다. 김혜성은 7월 말 어깨 부상을 당해 한 달 동안 공백기를 가졌고, 복귀 뒤 출전한 13경기에서는 타율 0.130에 그치며 상승세가 꺾였다. 선수층이 두꺼운 다저스에서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더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숙제를 안았다. 김하성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2월 2년 총액 2천900만 달러에 탬파베이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그는 지난해 당한 어깨 부상을 다스리느라 7월에야 빅리그 첫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복귀 뒤에도 햄스트링·허벅지 부상에 시달렸고, 타격 성적까지 안 좋았다. 결국 지난달 2일 탬파베이에서 방출됐다. 이후 김하성은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NL 동부지구 명문 애틀랜타로 이적했다. 탬파베이에서 뛴 24경기에서 타율 0.214 2홈런 5타점에 그쳤던 그는 유니폼을 바꿔 입고 치른 24경기에서 타율 0.255 3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김하성은 2023년 NL 유틸리티 플레이어 골드글러브 수상자다. 수비력은 이미 검증됐다. 애틀랜타에서 뛰며 내구성 의심을 털어냈고, '공격형' 내야수 능력도 보여줬다. 김하성은 2025시즌 뒤 남은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다. 애틀랜타와 김하성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틀랜타 이적은 김하성에게 전화위복이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9.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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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행 열흘 넘었다...LG 장현식, 백승현 1군 콜업 준비는 마쳤다

LG 트윈스 오른손 불펜 장현식과 백승현(이상 30)이 1군 복귀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장현식과 백승현은 지난 10일 나란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장현식은 퓨처스리그 3경기 등판에서 총 3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백승현은 총 4경기에서 4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였다. 장현식과 백승현은 올 시즌 염경엽 LG 감독이 큰 기대를 건 자원이다. 장현식은 지난해 KIA 타이거즈 통합 우승을 이끈 불펜 핵심 멤버 출신으로, LG는 4년 총 52억원 전액 보장 조건으로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다.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백승현은 2023년 LG의 통합 우승 당시 2승 1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58로 호투했다. 지난해 9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염 감독이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백승현에게 가장 큰 기대를 걸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장현식은 이적 후 53경기에서 3승 3패 10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99로 기대에 못 미쳤다. 피안타율이 0.321로 높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반복하는 등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최근에는 구속이 올랐지만, 반대로 제구력 난조를 드러냈다. 부담감이 적은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백승현은 31경기에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고 있다. 개막전에는 필승조로 기대를 모았지만 주로 추격조로 활약했다. 역시 볼넷이 문제였다. 이닝당 볼넷이 거의 1개에 육박한다. 피안타율은 0.243인데 이닝당 출루허용륭이 1.84로 높은 이유다. 장현식과 백승현은 2군에서 재조정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장현식은 지난 16일 상무전에서 1과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부진한 뒤 최근 두 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백승현은 4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 중으로 볼넷을 단 한 차례도 내주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은 불펜과 타격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보고 있다. LG가 우승 목표를 이루려면 유영찬, 김진성, 김영우, 이정용 등 기존의 필승조 외에도 1~2명의 투수가 더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염 감독은 앞서 장현식의 1군 복귀에 대해 "베스트 컨디션을 갖춰야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1군 재등록이 가능한 열흘이 아니라) 확실하게 해서 올라오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LG는 잔여 7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오는 26~28일에는 2위 한화 이글스와 중요한 3연전을 치른다. 장현식과 백승현의 1군 복귀 여부가 관심을 끈다. 이형석 기자 2025.09.2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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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실패한 유강남, 8년째 이어진 롯데 포수진 고민

유강남(33)이 또 정규시즌 완주에 실패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도 포수진 재건에 실패했다. 유강남은 지난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는 지난달 28일 부산 KT 위즈전에 이어 6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타자가 친 파울 타구에 오른쪽 어깨를 맞았다. 김태형 감독은 장타력을 갖춘 유강남을 대타 요원으로 쓰려고 했지만, 그가 16일 삼성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 중 다시 통증을 호소하자 결국 "도저히 (경기를 뛸 상태가) 안 된다"라며 결단을 내렸다. 돌아온다고 해도 전력에 보탬이 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롯데 1군 엔트리에 남은 포수는 정보근·손성빈·박건우 3명이다. 정보근과 손성빈은 올 시즌 각각 타율 0.189, 0.184를 기록했다. '수비형' 포수로 볼 수 있지만, 출전 경험에 비해 성장세가 더딘 선수들이다. 신인 박건우는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롯데는 20일 기준으로 리그 6위(65승 6무 66패)에 머물고 있어 포스트시즌(PS) 진출이 불명하다. 1승이 절실한 시점에 주전 포수까지 사라졌다. 유강남은 지난해 7월 왼쪽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고 남은 시즌 출전하지 못했다. 유강남은 재활 치료 기간 13㎏를 감량하며 재기 의지를 보여줬지만, 2025시즌도 기대에 못 미쳤다. 초반에는 타격감이 안 좋았고, 왼쪽 무릎 수술 후유증 탓에 포구와 블로킹, 도루 저지를 위한 2구 송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 유강남의 도루 저지율은 8.3%(72번 중 66번 허용)에 불과하다. 유강남은 경기력 문제로 6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롯데는 전성기(2008~2012시즌 포스트시즌 진출)를 이끈 주전 강민호가 2018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내부 육성으로 주전 포수를 세우려 했다. 나균안부터 김준태(현 LG 트윈스) 안중열(현 NC 다이노스) 지시완(은퇴) 등 여러 포수에게 기회를 줬지만 실패했다. 롯데는 결국 2022년 11월 21일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유강남과 4년 80억원에 계약했다. LG 소속으로 8시즌(2015~2022) 연속 600이닝 이상 포수로 나서며 쌓은 수비력, 20홈런 이상 칠 수 있는 장타력을 인정했다. 유강남은 LG 시절, 5시즌(2018~2022) 연속 130경기 이상 출전했다. '금강불괴' 선수로 불릴 만큼 강한 내구성을 보여줬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뒤엔 한 번도 130경기 이상 출전하지 못했다. 롯데 소속으로 기록한 단일시즌 최다 홈런은 10개(2023시즌)에 불과하다. 장타율이 4할 이상 넘긴 시즌도 없었다. 반면 유강남과 같은 날 LG와 계약(4년 65억원)한 다른 포수 박동원은 이적 뒤 3년(2023~2025)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다. 그는 2023년 LG 통합 우승 주역이기도 하다. 롯데팬들은 첫 선발 포수 출전 경기(6월 1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홈런을 치고, 무난한 투수 리드를 해낸 신인 박재엽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이게 현주소다. 강민호가 떠난 뒤 8년, 롯데는 여전히 포수진 전력에 고민을 안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9.2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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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돋네' 이지영→최형우·김태군→박해민→우규민·김상수, 오승환 은퇴투어 보는 소소한 재미 [IS 이슈]

오승환 은퇴투어의 '명장면'이 된 '모자 돌려쓰기'가 수원에서도 이어졌다. 주인공은 김상수와 우규민이었다. 오승환은 지난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은퇴 투어 행사를 가졌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오승환은 10개 구장을 돌며 은퇴투어 중이다. 8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시작으로 8월 28일 잠실(두산 베어스) 8월 31일 대전(한화 이글스) 9월 10일 광주(KIA 타이거즈) 9월 18일 창원(NC 다이노스) 9월 20일 잠실(LG 트윈스)을 차례로 돌았다. 21일 수원에서의 일정을 치른 그는 부산, 고척에서 원정 은퇴투어를 치른 뒤, 30일에 대구에서 은퇴식 및 영구 결번식을 치른다. 이날 오승환은 KT로부터 '돌직구'가 박힌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야구공이 박힌 '돌'은 수월 팔달산에서 채석한 돌로, 조선 정조시대 수원화성 성벽을 축성하는 데 쓰인 돌이기도 하다. 당시 채석을 위해 박은 쐐기의 자국이 현재까지 팔달산 채석장에 남아 있는데, 이 쐐기 자국에 착안, 오승환의 '돌직구'를 박아 넣은 특별한 선물을 건넸다. 은퇴투어 행사에서 오승환은 옛 삼성 동료, 김상수-우규민에게 해당 선물을 건네 받았다. KT의 주전 내야수 김상수(35)는 2009년 삼성에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해 2022년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김상수는 오승환과 함께 우승을 경험(2011~2013년)한 '왕조 멤버'다. 2009년부터 오승환이 해외(일본)로 떠나기 직전인 2013년까지 함께 하면서 통합우승을 세 차례(2011~2013)나 일궜다. 2017년 자유계약선수(FA)로 삼성에 합류해,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하기 전인 2023년까지 삼성에서 뛴 우규민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오승환과 함께 삼성의 뒷문을 단단히 지켰다. 마이크를 잡은 오승환은 "같은 팀에서 뛰었던 우규민, 김상수 선수가 나보다 오래 야구해서 KT위즈 팬분들에게 좀 더 즐거운 모습 보여드리고, 행복한 야구했으면 좋겠다"라고 덕담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한 팀에서 동고동락 함께 했던 선수들이다. 나보다 더 오랫동안 선수생활 해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기념 사진 시간, 삼성과 KT 선수들이 모두 마운드 부근으로 모인 가운데, '전 삼성맨' 김상수와 우규민은 삼성 선수단이 건넨 삼성 모자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삼성 출신 선수들의 삼성 모자 돌려쓰기는 오승환 은퇴투어의 명장면 중 하나가 됐다. 인천에서 이지영(SSG)이 삼성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은 것을 시작으로, 광주에선 최형우와 김태군이, LG와의 잠실 최종전에선 박해민이 삼성 모자를 차례로 썼다. 이지영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최형우는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에서 뛰었다. 김태군도 2022년 삼성에서 짤막하게 활약했고, 박해민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삼성 그라운드를 누볐다. 모두 오승환과 한솥밥을 먹었다. 부산(롯데)과 고척(키움)에서도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들이 있다. 오승환이 남은 은퇴투어에서 이들과 어떤 추억을 쌓을지, 은퇴투어의 또 하나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9.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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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G 연속 무실점·피안타율 0.109...키움 오석주, 강한 멘털로 중무장한 '느린 공' 투수

우완 투수 오석주(27)가 키움 히어로즈 불펜진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오석주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소속팀 키움이 3-1로 앞선 8회 말 무사 1·2루 위기에 등판, 오명진·제이크 케이브·홍성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이겨내고 홀드를 기록했다. 키움은 4-1로 승리했다. 오석주는 14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원정에서도 키움이 10-8로 앞선 6회 말 1사 1·3루 위기에서 등판해 하주석을 삼진, 안치홍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아낸 바 있다. 키움은 이날 한화전 12연패를 끊었다. 키움은 이미 포스트시즌(PS) 진출이 무산됐다. 하지만 9월 들어 5강 진입을 위해 1승이 절실한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 1위 경쟁 중인 LG 트윈스·한화 이글스를 한 번씩 잡아내며 '고춧가루 부대'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키움은 자주 역전패를 허용했던 전반기와 달리 리드를 잡고 후반을 맞이한 경기를 잘 지켜내고 있다. 그 중심에 오석주가 있다. 그는 7월 3일 KT 위즈전부터 17일 두산전까지 18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이 기간 2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불펜 투수 중 유일하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오석주는 피안타율(0.109)과 이닝당 출루허용률(0.86)도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남겼다. 오석주는 2017 2차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에 LG 트윈스 지명을 받았지만 2023년까지 1군에서 23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2024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로 키움으로 이적했다. 오석주는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9.6㎞/h(16일 기준)에 불과하지만 제구력이 뛰어나고, 변화구를 활용한 완급 조절이 뛰어난 투수로 평가받는다. 키움 이적 뒤엔 기존 주무기였던 커브에 포크볼까지 장착해 한층 다양한 공 배합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16일 두산전 8회 투구도 총 투구 수 13개 중 커브 6개, 포크볼 5개를 구사했다. 2024년 이적 뒤 퓨처스팀을 이끌고 있었던 설종진 현 1군 감독대행과 면담을 통해 불안감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더불어 팀이 권유한 멘털 코칭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아침마다 책을 읽거나 훈련이나 등판을 앞두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우며 자신감을 돋울 수 있도록 노력했다. 키움은 마무리 투수 주승우가 지난달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이상 재활 치료를 받는 악재를 맞이했다. 하지만 셋업맨 조영건이 주승우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오석주까지 성장세를 보이며 불펜진 세대교체를 실현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9.1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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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ERA 8.53, LG '가을 야구' 전에 꼭 풀어야 하는 과제 [IS 포커스]

선두 LG 트윈스의 불펜에 경고등이 켜졌다. LG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4-6으로 졌다. 4회까지 4-0으로 앞서다가 경기 후반 역전패했다. 선발 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4-1로 앞선 7회 무사 1·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뒤 필승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마운드를 넘겨받은 두 번째 투수 신인 김영우가 2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고, 4-4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LG가 이달 총 6경기를 치르는 동안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8.53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막강 불펜을 자랑하는 SSG 랜더스의 9월 구원 평균자책점은 0.77이다. 'FA(자유계약선수) 이적생' 장현식은 결국 1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달 3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35.00에 이를 만큼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9일 "장현식을 점수 차가 있는 상황에서 투입해 흐름을 바꿔보려고 한다"라고 밝혔지만 하루 만에 이를 철회했다. "더 (1군에) 데리고 가면 안 될 것 같다. 선수 본인도 자신감 없는 표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홀드 부문 공동 1위' 베테랑 김진성은 최근 10차례 등판에서 1승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5.40으로 주춤하고 있다. 이 기간 피안타율이 0.436,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2.16으로 높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은 8월 30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시작으로 최근 4차례 등판에서 안정감이 떨어진다. 안타와 볼넷 허용이 늘어나면서 실점도 잦았다. 상무 야구단 전역 후 6월 중순 합류한 이정용은 시즌 평균자책점 5.28이다. 신인 필승조 김영우는 11일 KT전에서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중단했다. 다음 등판이 중요해졌다. 염경엽 감독은 기존의 필승조 외에도 1~2명의 투수가 더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LG가 잔여 경기 기간에 불펜 안정을 이루지 못하면 정규시즌 우승도, 한국시리즈 우승도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11'이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은 불펜과 타격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5.09.1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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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ERA 135.00' 결국 피하지 못한 2군행, 반등이 절실한 장현식

LG 트윈스 불펜 투수 장현식(30)이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포스트시즌(PS)을 앞두고 반등이 절실하다. LG는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장현식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장현식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현식은 이달 3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이 135.00에 이른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안타 5개, 볼넷 4개를 허용했다. 장현식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좀 더 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장현식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IA 타이거즈에서 LG로 이적했다. 불펜 보강이 절실했던 LG는 장현식에게 4년 총 52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영입에 성공했다. 장현식의 올 시즌 성적은 53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10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99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에 지각 합류했고, 5월에는 광배근 미세 손상 부상으로 또 이탈했다. 이후에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9일 장현식의 2군행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다만 "장현식을 점수 차가 있는 상황에서 투입해 흐름을 바꿔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루 만에 이런 기대감을 접었다. 염 감독은 "더 (1군에) 데리고 가면 안 될 것 같다"라며 "선수 본인도 자신감 없는 표정"이라고 1군 제외 배경을 설명했다. LG는 이미 7년 연속 PS 진출을 확정했다. 2위 한화 이글스에 4경기 차 앞서 있어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이 높은 상황. 결국 장현식이 살아나야 포스트시즌 불펜 부담이 줄어든다. PS 일정까지는 한 달 이상 남아 있다. 염경엽 감독은 열흘이 지난 뒤 1군 복귀 가능성을 확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장현식이 정규시즌 막판 복귀해 구위와 자신감,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낫다. 염경엽 감독은 장현식에게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을 재정비하라고 주문했다. 염경엽 감독은 "일단 2군에서 잘 준비해서 다시 올라와야 한다. 지금은 경기보다 훈련이 먼저인 상황"이라며 "(장)현식이가 살아나야 포스트시즌에 승산이 있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불펜과 타격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이형석 기자 2025.09.1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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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새 팀에서 행복하다는 선수는 여정의 길에서 환대를 받은 것이다

여행과 트레이드. 서로 무척 닮았습니다.트레이드 등으로 팀을 자주 옮기는 선수를 '저니맨(journey man)'이라고 하죠. '저니'에는 여행, 여정의 뜻이 있습니다. 그런데 멋지고 화려함과는 결이 다릅니다. 거칠고 고단한 과정에 초점을 맞춘 표현입니다. 사실 여행의 또 다른 영어 단어인 트레블(travel)은 '고생하다'는 뜻의 트러블(trouble)과 어원이 같다고 하죠. 여행, 여정은 인류에게 그런 의미입니다. 목표 지점에 도착해서 마무리되는 그 결과보다는 경험하고 도전하며 걸어야 할 고단한 길이 먼저 떠오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느끼는 생경함, 긴장감도 예상됩니다.팀을 옮기는 선수는 고생길을 걷는 걸까요.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는 선수 중에 유망주도 있고, 베테랑도 있습니다. 미래의 주전을 확보하거나, 즉시 전력감이 필요한 팀의 선택이 있습니다. 간혹 선수의 요청에 따르지만, 속내를 보면 여러 가지 사소한 배경이 깔려 있기도 합니다. 중복되는 포지션 정리, 팀의 재정 상황, 선후배 관계 등 팀 케미스트리 이슈 등입니다. 팀을 옮기는 선수에게 비전을 설명하고, 이별을 아쉬움도 전하며 장도를 축하해 주지만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습니다.기회를 노리고 트레이드를 홀가분하게 받아들이는 선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익숙해진 공간을 떠나야 하는 것에서부터 감정 정리를 시작합니다. 당장 전세 계약한 집 문제부터 털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야 할 팀에는 누가 리더인지, 나와 어떤 관계가 될지도 고민합니다.가족이 있다면 보금자리도 다시 정해야 하고, 자녀 교육도 크게 신경이 쓰입니다. 돈 많이 받는 스타 선수라고 새로운 팀에 갈 때 꽃길만 걷는다고 생각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비슷한 마음고생에서 출발합니다.최근 프로야구에서 팀을 옮긴 몇몇 선수의 소감을 뉴스에서 접했습니다. 트레이드가 되면 일부 미디어나 팬은 즉각적인 손익 분석을 앞에 놓습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지 몇 경기 치르지도 않았는데 우열을 따집니다. 그렇지만 선수들은 다릅니다. 고민은 이어지겠으나 지난 인연, 새로운 관계에 대해 고마워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몇몇 선수가 언급한 따스함입니다. 이번에 NC 다이노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옮긴 베테랑 손아섭 선수는 "발표 나자마자 한화에서 너무 많은 선수가 연락이 왔다. 이름을 하나하나 이야기하기에는 30명 정도 된다. (류)현진이 형을 포함해 모두 반가워했다"라고 말했습니다. KIA 타이거즈에서 NC로 온 외야수 최원준 선수는 여정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데 매우 적극적입니다. "이렇게 말해도 되나 싶은데 솔직히 너무 좋다. 행복하다. 트레이드로 온 선수인지 모를 정도로 모든 프런트 분과 감독님, 코치님들, 선수들이 반겨줘 좋다"고 말합니다. 타격 성적이 반등한 이유가 심리적인 편해진 덕분이라 게 그의 설명입니다.행동과학자 케이티 밀크먼의 '새로운 시작(fresh start)' 이론에 딱 맞는 사례입니다. 환경 변화가 과거로부터 자신을 리셋, 동기부여의 강한 모멘텀이 된다는 겁니다. 와튼 스쿨 교수인 그녀는 새로운 시작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트레이드를 분석했습니다. 팀 이동이 선수 심리에 작용해 경기력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특히 부진했던 기록을 씻어내고 싶은 선수는 팀 이적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반대로 옮긴 뒤 잃을 것이 많았다고 생각한 선수는 기록이 떨어집니다. 어떻게 새로운 시작을 받아들이냐가 중요한 겁니다.여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손아섭, 최원준 선수가 언급한 새로운 사람들의 '반김'입니다. 김영하 작가가 『여행의 이유』에서 꼽은 '환대'와 같다고 할까요. 여행하다 보면 어려울 때 누군가가 차를 태워주고 식사도 제공받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우리는 환대를 받으며 안심하고, 신뢰를 주고받습니다."환대는 순환하면서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라는 김영하 작가의 문장을 제가 좋아합니다. 저 문장처럼 이적한 팀에서 새로운 동료를 반갑게 맞아주는 건 좋은 팀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여정의 길은 최종 목적지보다 더 낫습니다(the journey is better than the end)’. 스페인의 문호, 세르반테스의 말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8.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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