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위클리 핫스타] 전현무, '예능이란 꿈'을 쫓다 비호감까지 벗었다
방송인 전현무(37)는 방송 생활 11년, 예능 입성 6년 만에 국내에서 손꼽히는 예능 MC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tvN'로맨스가 더 필요해'·JTBC '비정상회담'·JTBC '히든싱어3'·MBC '나 혼자 산다' 등 5개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예능을 항상 마음 속 '0순위'로 두고 '쉼표'없이 달려온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다른 아나운서들이 뉴스 멘트 연습할 때 '아이유 7단고음' '샤이니의 루시퍼 춤'을 추며 예능이란 꿈을 쫓은 이 남자의 예능 적응기가 평탄치는 않았다. 예능 MC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잘 다니던 보도채널 YTN을 박차고 나와 2006년 다시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이후 연예인 인터뷰 하나 따려고 여섯 시간을 기다리고, 예능 때문에 길에서 자다 얼굴이 모기밥이 돼도 웃길 수 있어 기뻤다. 그런 치열한 열정은 막연한 꿈을 현실로 일궈냈다. KBS 2TV '비타민'을 시작으로, '스타골든벨'·'남자의 자격' 등에 출연하면서 예능전문 아나운서로 거듭났다. 2012년 9월 프리랜서 선언 이후에도 그는 '브레이크' 없이 꾸준히 예능 MC 성공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최근엔 비(非)호감도가 쑥쑥 줄며 호감이 됐고, 악플 보단 선플이 많아졌다. '밉상' 수식어 앞엔 '귀여운'이 달렸다. -언제 처음 예능 MC에 관심을 가졌나요."중학교 3학년 때예요. 손범수 아나운서가 진행한 KBS '열전 달리는 일요일'이라는 프로그램 보면서 나도 저렇게 재밌게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MBC '일밤'도 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죠. 학창시절, 주말마다 온 가족이 모여서 '일밤'을 봤는데 부모님이 방송을 볼 때 마다 깔깔 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주말엔 저렇게 TV에 나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줘야겠다고 다짐했죠." -예능 MC가 꿈인데 첫 직장은 보도채널이었어요."취업준비를 할 땐 어디든 다 지원서를 넣잖아요. 그 중 조선일보랑 YTN에 동시에 합격했어요. 그 때 방송이 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YTN를 선택했어요. 예능 MC에 도전할 수 있는 아나운서가 1지망, 앵커는 2지망이었거든요. 근데 막상 앵커를 해보니 제 깜냥도 안되고 어렵기도 했어요. 앵커 자리가 무겁게 느껴지더라고요. 결국 예능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지상파 아나운서 공채 시험을 본거죠." -'스타 골든벨' 진행 할 땐 '밉상', '비호감' 이미지가 강했어요."비호감 이미지가 압도적으로 강했죠. '전현무 안 나왔으면 좋겠다' '쟤 얼굴만 봐도 토나온다' 등 다양한 악플이 달렸죠. 본격적으로 욕을 먹은 건 바로 '밉상 질문' 코너를 만들면서부터였어요. 출연한 연예인들에게 못된 질문만 했죠. 상대방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웃기는 데 급급해서 뒷맛이 남는 씁쓸한 개그를 했어요. 유쾌한 농담을 할 줄도 몰랐죠. 수위 조절도 못했고요. 그땐 제작진, 출연자, 시청자 모두에게 미움을 받았어요. 속앓이를 많이 했죠. 그래도 '스타 골든벨'을 1년 간 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밉상 질문' 코너를 한지 두 달 만에 조금씩 좋은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밉상 질문' 코너가 분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죠." -KBS 2TV '해피투게더'에서 '루시퍼' '아이유 7단고음'으로 호감 이미지가 생겼죠. "KBS에 있는 동안 '해피투게더'에 10번이나 출연했어요. 그 때 샤이니의 '루시퍼'와 아이유의 '3단 고음'을 패러디한 '7단 고음'을 선보였어요. 거기서 '루시퍼'만 7번 췄고, '7단 고음'만 세 번 했어요. 그 이후부터 확실히 저에 대한 여론이 바뀐 게 느껴졌어요. '너무 싫었는데 전현무가 좋아지려고 해요' '예전엔 싫었는데 요즘 완전히 웃기다' 등 앞에 '너무 싫었는데'를 전제로 한 호감 댓글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KBS 라디오 '전현무의 가요광장'을 한 것도 이미지엔 도움이 됐어요. 좋아해주는 시청자들이 생기기 시작했죠." -첫 리얼리티 예능인 '남자의 자격'에선 좀 힘들어 보였어요. "제일 힘들었고, 또 덕분에 많이 성장했어요. 처음이라 어려운데 심지어 (이)경규 형이 쓸데 없는 얘기한다고 혼낼 땐 서운했어요. 너무 혹독해서 힘들었지만 경규형이 그 때 제가 하는 걸 다 받아줬다면 자생력이 약해졌을거예요. 어떤 멘트는 하면 안되고 어떤 타이밍에 들어가야하는 지 스파르타식으로 습득할 수 있었죠. 한 번은 귀농 미션을 한 적 있어요. 그 때 새벽 5시까지 전라도 고창에 내려가야했어요. 매니저가 없어서 직접 운전했는데 너무 졸릴까봐 전 날 저녁 7시에 미용실에 들러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자마자 차를 몰고 내려갔어요. 가다가 너무 피곤해서 휴게소를 네 군데나 들렀고 중간에 차 창문을 열어두고 휴게소에서 잠깐 눈을 붙였어요. 모기에 물려서 얼굴이 벌집이 된 적도 있어요." -KBS에 사표를 던진 계기는요."'남자의 자격'하면서 기획사에서 러브콜이 있었죠. 김구라 형은 '소속사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입질 올 때 나가'라고 조언했지만, 제 경쟁력이 프리랜서를 할 수준에 미치지 못 한다고 판단해서 거절했었죠. 프리랜서 선언을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는 '전국노래자랑'을 제외하고 KBS의 모든 예능에 다 나갔을 시점이었어요. 그 때 저는 더 이상 할 게 없었어요. 정체기가 될 것 같아서 프리선언을 고민하게 됐죠. 'KBS 울타리를 나갔을 때 날 찾는 사람이 있을까. 단지 내가 출연료가 1만8000원이라서 싸서 캐스팅하나? 가격 경쟁률이 아니라 품질 경쟁률로 승부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제대로 평가를 받고 싶어서 KBS 퇴사를 결심했어요." -프리랜서 선언한지 이제 1년 반이 넘었네요. 후회는 안 하나요."예능 MC가 천직인 것 같고, 그래서 후회한 적은 없어요.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죠. 궁극적으로는 유재석 형처럼 양보다는 질로 승부를 보는 MC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재석이 형 만한 능력도 없고 깜냥이 부족해서 다작을 하면서 배우고 있는 단계예요." -중국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면서요. "f(x)빅토리아, 슈퍼주니어 조미 등과 함께 중국 강소위성TV '최강천단' MC를 하고 있어요. 사전 제작으로 만들어지는 예능이라 방송은 8~9월에 나갈 예정이에요. 아직 중국어 실력은 많이 부족해요. 다만 한류스타들이 출연하거나 했을 때 통역의 역할까지 할 수 있는 MC가 필요하니깐 저를 캐스팅하신 것 같아요. 외고를 다닐 때 제2외국어가 독일어, 제3외국어가 중국어였어요. 다시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좀 넘었어요." -예능 MC로서 최종 꿈은 뭔가요."아무리 못 해도 환갑까지는 예능 MC를 하면서 웃음을 주고 싶어요. 가능하면 그 보다 더 오래하고 싶고요.(웃음) 예능이 가미된 뉴스쇼를 진행하고 싶어요. 딱딱한 앵커가 아닌 재밌는 예능MC로서 사회 전반적인 이슈와 소식을 다루고 싶어요. 퀴즈쇼도 하고 싶어요. 지금 비록 예능 10인자 수준이지만 앞으로 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믿어요. 또 누구와 호흡해도 잘 어울리는 진정한 예능 케미 유발자가 돼 보겠습니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사진=정시종 기자
2014.08.20 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