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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포커스] 쌍방울 이후 멈춘 전주, 프로야구 바람 다시 불까

전라북도 전주시가 멈춰있던 프로야구 시계를 돌릴 수 있을까. 전주시는 '2025년까지 8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건설하겠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연고 프로야구단이 없는 전주시가 신축구장 건설을 확정하자 향후 프로야구 경기를 유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주시 종합경기장개발과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관람석 숫자가 조금 부족할 수 있는데 그라운드를 비롯한 시설은 프로야구장 기준을 맞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000년 1월 쌍방울 레이더스 해체 후 전주시에선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쌍방울이 홈구장으로 사용한 전주종합운동장 야구장(전주야구장)은 사회인 야구 동호회원들 공간으로 명맥을 이어갔지만, 1963년 개장한 시설인 만큼 노후화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시설물 안전등급이 D등급으로 분류돼 본부석과 관람석 사용이 폐쇄되기도 했다. 전주시는 전주야구장과 인근 육상경기장(안전등급 C등급)을 철거하고 전주월드컵경기장 주변에 국제경기가 가능한 복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인근은 2013년 1월 전라북도(전주·군산·익산·완주)와 부영건설이 프로야구 제10 구단 신축구장 예정지로 내세웠던 곳이다. 하지만 수원시와 KT에 밀려 프로야구단 유치에 실패하면서 전주시의 신축구장 건설 계획은 무산됐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내용이 다시 떠오른 건 지난 7월 민선 8기 우범기 전주시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우범기 시장은 "종합경기장 개발은 전주 경제의 성장과 대변혁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인 만큼 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전주시의 신축구장이 완공되면 프로야구 경기를 열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가 제2구장으로 활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광주광역시 연고 구단인 KIA는 해태 시절인 1982년부터 1989년까지 전주를 제2 구장으로 사용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매년 최대 9경기를 군산월명야구장에서 치렀다. 하지만 선수단 숙박과 이동 거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2014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가 개장하면서 제2 구장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전주시와 군산시가 NC 다이노스의 신인 1차 지명 연고 지역으로 묶이면서 KIA 경기를 유치하는 게 더욱 어려웠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올해부터 전면 드래프트가 시행돼 (1차 지명 연고 지역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졌다. 프로야구는 도시 연고제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해당 도시만 연고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며 "청주(한화 이글스) 울산(롯데 자이언츠) 포항(삼성 라이온즈)은 이전부터 (3개 구단의) 제2 구장으로 인정돼 경기할 수 있도록 허용된 상태다. 전주는 다른 구단의 연고지였던 만큼 바로 '할 수 있다'고 하기 어렵다. (KIA가 전주를) 제2 구장으로 사용하려면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주시의 신축구장은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7066㎡ 규모다. 연면적 기준 군산월명야구장(1만3176㎡)의 53.6% 수준에 그친다. 완공 후 프로야구 시설에 부합할지 지켜봐야 한다. 전주시 종합경기장개발과 관계자는 "전주는 프로야구단이 유치되지 않은 지자체여서 연면적을 넓게 하면 사용하지 못하는 부분이 발생, 예산이 과다하게 들어갈 수 있다. 타당성 조사에서 8000석 정도가 가장 알맞다는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복합스포츠타운 조성에 1421억원(국비 117억원, 시비 939억원, 지방채 365억원)을 투입한다. 최근 전주야구장 해체 공사 업체를 선정했고 건축위원회 심의 등의 행정절차를 마무리하는 등 속도를 높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건립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KIA 구단 고위 관계자는 "(경기장 신축기사를) 보긴 했는데 아직 지자체하고 얘기된 게 없어서 여러 상황을 돌아봐야 할 거 같다"고 말을 아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29 17:57
산업

4.4조 승부수로 차별화 강화...'제1 신세계' 외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이 온·오프라인의 조화로 '유통 1인자'를 겨냥하고 있다. 특히 최근 4조4000억원 베팅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보완하는 등 순조로운 디지털 전환으로 경쟁사 대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만의 색깔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4.4조 베팅,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 등 이커머스 역량을 대폭 강화하면서 온·오프라인의 밸런스가 강화되고 있다. 경쟁자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오프라인에, 쿠팡과 네이버가 온라인에 치우쳤다면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양축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취득가 3조5591억원에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와의 시너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은 지난 5월 스마일클럽 멤버십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본격적인 연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멤버십 론칭 이후 한 달 동안 신규 회원 30만명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마지막 일주일 동안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일클럽 회원 전용 프로모션 ‘멤버십 브랜드데이’도 론칭했다. 삼성전자 구매 고객 가운데 멤버십 회원들의 주문건수는 직전 주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앞으로도 SSG닷컴과 지마켓을 중심으로 구축한 멤버십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신세계그룹 오프라인 인프라도 적극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전망이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관계사의 혜택도 통합해 차별화된 온·오프라인 채널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멤버십 서비스로 완성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프로야구단 인수도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등 경쟁사 대비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야구장을 자주 찾는 구단주인 정용진 부회장은 고객과의 소통을 늘려가면서 그룹 이미지 제고 등 마케팅 측면에서 큰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신세계의 계열사와 SSG랜더스를 연계해 매달 새로운 쇼핑 혜택과 볼거리를 선보이는 ‘데이’ 마케팅도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신세계그룹 18개 계열사가 총 출동해 고객에게 대규모 쇼핑 혜택을 주는 통합 프로모션 ‘2022 랜더스데이’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에 SSG닷컴 매출은 전주 대비 30% 증가하는 등 전 계열사 모두 고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정용진 부회장은 야구와 유통 결합을 극대화할 돔구장 건립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제2월마트, 제2의 아마존 아닌 제1의 신세계다. 신세계만의 디지털 생태계인 ‘신세계 유니버스’를 만들어 더 큰 가치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3강 체제를 구축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20년 거래액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17%, 신세계(SSG닷컴+지마켓플러스) 15%, 쿠팡 13%를 기록했다. 반면 롯데온은 시장 점유율 5%에 그쳤다. 신세계는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서 온·오프라인의 모든 일상이 해결 가능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이 ‘먹고 자고 보고 사고 즐길 때’ 다른 선택지를 떠올리지 않고 신세계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모든 것을 불편함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신세계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신세계 유니버스’에서 오프라인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다른 이커머스 기업이 갖지 못한 강력한 오프라인 자산을 보유해 온·오프 통합 시너지가 제일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쟁사 대비 온라인 매출 상승세 지난해 소매 판매액 기준으로 신세계는 국내 1위에 올랐다. 아시아 유통기업 순위는 7위까지 뛰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2022 아시아 100대 유통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는 489억1000만 달러(63조8275억원)로 2021년보다 두 계단 오른 7위를 차지했다. 한국 유통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톱10에 포함됐다. 유로모니터는 "신세계가 2021년에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인수하면서 온라인 고객 기반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며 "이것이 온라인 사업과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간의 더 큰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세계에 이어 쿠팡(311억3000만 달러)이 11위, 롯데(249억3000만 달러)가 12위를 차지했다. 2020년 보고서에서는 롯데-신세계-쿠팡(9위, 10위, 19위) 순이었지만 신세계가 순위를 뒤집으며 국내 1위로 나서는 모습이다. 온라인에서 신세계와 롯데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2분기 매출이 1조87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디지털 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온라인 매출도 전년 대비 12.2% 늘었다고 밝혔다. 2분기 기준 모바일앱 이용 고객은 137% 늘어나 620만명을 돌파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2분기 매출 3조9019억원, 영업이익 74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하는 등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82.2%나 급증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사업부인 롯데온은 여전히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아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온의 2분기 매출은 5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내렸다. 영업손실도 945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반면 쿠팡의 상승세는 매섭다. 지난해 매출 22조원을 넘긴 쿠팡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 50억3782만 달러(약 6조35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7%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여기에 영업손실 847억원으로 뉴욕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이 1000억원 이하로 줄었다. 쿠팡의 핵심사업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제품 커머스 부문 매출이 48억7753만 달러(6조1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이마트의 분기 실적이 7조원 정도라 백화점 매출과 더하면 신세계그룹의 분기 매출은 8조9000억원 수준이다. 쿠팡은 온라인만으로 6조3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존 유통강자인 신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어느 한쪽에 편중된 롯데, 쿠팡과 달리 온·오프라인의 색깔이 뚜렷하다. 온·오프라인의 통합 서비스가 시너지 효과를 내야만 타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세계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일 규제 폐지 움직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8.12 07:01
야구

채권단 "두산베어스 팔아라"···창단 39년 만에 주인 바뀌나

두산중공업 채권단이 두산그룹과 프로야구 구단 두산베어스 매각을 협의 중이다. ‘가능한 모든 자산을 매각한다’는 원칙대로 야구단도 매각 검토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19일 두산그룹과 채권단 간 논의내용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과 두산 측이 야구단 매각을 협의 중”이라며 “다만 지금 당장 야구단을 팔지, 다른 자산부터 매각한 뒤 나중에 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사주 일가 사재 출연을 통해 3조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이미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을 대상으로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이 지분 100%를 가진 두산베어스도 검토 대상이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산베어스의 시장 가치에 대해 아직 확신이 없어서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베어스는 1982년 출범한 국내 첫 프로야구단이다. 한국시리즈 우승만 6회를 한 명문 구단이기도 하다. 두산그룹으로선 상징성이 매우 크다. 두산베어스는 지난해엔 입장권 판매와 광고 유치 등으로 5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야구단 매각은 드문 일이어서 몸값을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 1995년 현대는 태평양 돌핀스를 470억원에, 2001년 기아는 해태 타이거즈를 210억원에 인수했다. 야구단을 제값을 받고 팔기엔 시기적으로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매각시기를 고민하는 이유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살려는 인수자가 없으면 매각가가 제대로 안 나올 수 있어서 시기를 따져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언젠가는 두산이 야구단을 팔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와 가격은 유동적이지만 두산중공업을 살리려면 결국 두산베어스를 팔 수밖에 없을 거란 뜻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만기도래하는 빚만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두산그룹은 대대적인 자산 매각에 나선 상태다. 두산그룹의 상징 중 하나인 두산타워 매각도 최종 조율 단계에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마스턴투자운용과 약 6000억~7000억원에서 가격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두산솔루스도 매각 대상이다. ㈜두산 사업부 중 알짜인 모트롤BG(유압기기)도 매각이 유력하다. 두산건설도 건설사들에 투자안내문을 배포하는 등 인수 의향을 타진 중이다. 하지만 이를 다 매각한다 해도 두산그룹이 계획한 3조원엔 턱없이 모자랄 전망이다. 두산베어스 매각 자체로 큰돈은 안 될 수 있지만, 두산그룹은 사실상 돈 되는 건 다 팔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채권단과 이를 협의 중인 것이다. 이에 대해 두산 측은 “(두산베어스 매각은) 정해진 바 없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두산그룹을 실사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번 주 결과를 채권단에 통보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이를 토대로 채권단과 협의를 마친 뒤 이달 말쯤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2020.05.19 20:46
야구

KBO 첫 여성·축구인 출신 단장, 혁신일까 무리수일까

올 시즌부터 새 이름으로 출발하는 키움 히어로즈는 22일 임은주 전 프로축구 FC 안양 단장을 새 단장으로 영입했다. 연합뉴스 제공KBO 리그 38년 역사에 첫 여성 단장과 축구인 출신 단장이 동시에 탄생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22일 임은주(53) 전 FC 안양 단장을 새 단장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기인'으로 소문난 허민 전 고양 원더스 구단주를 지난해 말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또 한 번 파격적인 임원 인사다. "경영 및 운영 관리 개선안의 일환이자 프런트 역량 강화를 위한 시도"라는 것이 구단 측 설명. 2년간 단장직을 수행한 고형욱 전임 단장은 스카우트 상무이사로 돌아간다. 임 신임 단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최초'로 도배돼 있다. 여자 축구 국가대표를 거쳐 은퇴 이후 심판으로 활동했고, 1997년 한국인 최초로 여자 축구 국제 심판으로 임명돼 1999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서 최초로 주심을 맡았다. 2013년에는 강원 FC 대표이사로 부임해 2년 6개월 동안 K리그 사상 첫 여성 CEO로 활약했다. 2017년 2월, 다시 FC 안양 단장으로 복귀했다가 지난해 말 개인 사정으로 자진 사퇴했다. 키움은 임 단장 영입과 관련해 "남자들의 무대인 프로축구에서 다년간 대표이사와 단장을 역임하면서 어려운 구단을 강직하게 이끌었고, 그 과정에서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여 줬다"며 "임 신임 단장이 현재 구단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구단을 앞으로 더 발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최고 적임자로 판단해 사장 겸 단장으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임 단장은 대외적으로 KBO 실행위원회에 참석하는 단장 역할을 하되 구단 내에서는 프런트 수장으로서 '사장'이라는 직위를 갖게 된다. KBO 이사회에는 이전과 같이 박준상 대표이사가 참석한다. 임 단장은 키움 구단을 통해 "개인적으로 준비하던 회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어서 키움의 제안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박 대표이사의 설득과 키움의 비전에 마음이 움직여 함께하기로 결심했다"며 "스포츠 경영 면에서 프로야구단은 선수단과 프런트의 전문적 분업화가 잘돼 있다. 새로운 스폰서와 새롭게 시작하는 키움이 함께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파격적인 인사다. 116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여성이 구단 단장에 오른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집계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운영 부문 여성 재직자 수는 단 113명. 이 가운데 최고위직 여성은 메이저리그 사무국 운영 부문 수석 부사장인 킴 응(51)이다. 킴 응 역시 첫 여성 단장을 꿈꿨지만,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부단장을 지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임 단장의 선임은 프로야구단에서 여성 앞에 놓인 큰 벽을 넘어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자립형 야구 기업인 키움에 매력을 느낄 만한 장점도 있다. 축구계에 따르면, 임 단장은 강원 FC 사장으로 부임한 뒤 방만한 팀 운영과 관련한 횡령·배임자 고발과 강력한 구조 조정으로 68억원의 빚더미에 올랐던 구단을 2년 6개월 만에 정상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단장이 몸담았던 강원 FC와 안양 FC는 모두 구단 재정이 풍족하지 않은 시민 구단이다. 다만 임 단장이 연루됐던 과거 논란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임 단장은 강원 FC 재직 시절, 구단 노조와 첨예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 측은 "임 전 대표가 감독의 고유 권한인 선발 출전 명단 작성부터 교체·작전 지시·전술을 비롯한 경기 운영 전반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며 "직원들의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등 사생활 감시도 자주 했다"고 주장했다. 배임·횡령사건 소송 도중 구단 직원의 주민등록번호를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피소된 이력도 있다. 당시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임 단장에게 벌금 400만원과 환형유치금 10만원을 부과했다. 2017년 FC 안양 단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선수단 숙소와 식당을 없애고, 정관을 위반하면서까지 전력분석코치를 영입하는 돌출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팬들과 잦은 마찰 역시 작지 않은 문제였다. FC 안양 서포터즈는 "임 전 단장이 선수단 내에 정보원을 두고 내부 정보를 몰래 파악하려 했다"는 주장을 내놓았고, 결국 임 전 단장이 허위사실 유포와 모욕죄로 서포터즈를 고소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임 단장이 줄곧 몸담았던 축구계와 야구계는 근본부터 다른 부분이 많다. 선수단 규모와 구단 운영 방식도 천지 차이다. 최근 부쩍 늘어난 야구선수 출신 단장들의 역량이 아직 채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구인 출신 단장의 직무 지식과 업무 수행 능력에 더 의구심이 따를 수밖에 없다. 키움의 새 인사가 '혁신'이 될지, '무리수'가 될지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배영은 기자 2019.01.22 16:12
스포츠일반

FC서울-두산 베어스, 프로구단 간 성과평가 최고 등급

한국프로스포츠협회(회장 정운찬)는 체육진흥투표권 주최단체 등의 지원금 차등 지원을 위해 프로구단(야구, 축구) 간 성과평가와 종목(야구, 축구, 농구, 배구) 간 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했다.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 K리그2 부산 아이파크가 2018년 프로구단 간 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S등급)을 받았다.유소년·아마스포츠 분야(60%)와 프로스포츠 분야(40%)를 합산해 평가하는 종목 간 평가에서는 배구가 최고 등급을 받았다. 평가는 2017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두산 베어스, 10개 프로야구단 중 최고 등급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비용총액 대비 마케팅 및 관리 비용의 증감량, 유료 평균 관중수, 입장수익, 성적, 마케팅 혁신 등의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9년 연속(2009~2017년) 홈 관중 1백만 명 돌파 기록을 세운 두산은 흥행성이 낮은 게임과 좌석의 판매 증대를 위해 연 40회 이상 홈경기에서 다양한 타깃 마케팅을 펼쳤다. ‘베어스데이(가족 타깃)’, ‘미스터두데이(남성 타깃)’, ‘퀸스데이(여성 타깃)’, ‘두린이날(어린이 타깃)’을 비롯해 비인기 좌석은 스타선수 마케팅 일환인 ‘허슬두데이’ 등으로 관객을 유치했다.또한 서울시로부터 잠실야구장 광고권 사용수익허가를 얻고, 모기업이 아닌 기업브랜드(한국타이어, 휠라코리아, 대화제약, 유안타증권 등)를 유니폼에 부착하는 등 모기업 광고지원금에 의존한 수입구조를 탈피해 다양한 기업 광고 유치에 힘썼다.이외에도 인스타그램 채널과 구단 공식블로그 ‘두런두런’을 오픈하고, 약 1800건의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인포그래픽 등 SNS 콘텐츠를 제작해 팬들과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히 가졌다. 그 결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구단 계정의 SNS 구독자 수가 전년대비 64%(총 구독자 19만명 증가) 증가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K리그1 FC서울-K리그2 부산 아이파크, 1, 2부 구단 중 최고 등급FC서울은 2년 연속 K리그1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K리그 최초로 8년 연속(2010~2017년) 30만 관중을 유치한 FC서울은 입장수익, 유료 평균 관중수, 기타수익, 마케팅 혁신 등의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6년부터 진행한 ‘FM서울 Football & Music’과 푸드트럭은 팬 눈높이에 맞춰 더욱 진화했고, 서울자키(Seoul Jockey)를 선임해 선수단 버스 Live캠, 팬 인터뷰, 풋볼앤쇼핑 등 그라운드 방송을 진행하며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또한 북측광장 한 곳에서만 진행되던 버스킹 공연을 FC서울 팬 파크와 매표소까지 확대 운영했다. 결제와 구매대기 시간이 길었던 푸드트럭존에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과 웨이팅 시스템을 도입해 관람객의 대기시간을 줄이고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했다.K리그2에서 최고등급을 받은 부산 아이파크는 인터넷 동시접속자 수, 유료 평균 관중 수 증가율, 입장수익 증가율, 성적, 프로단체 정책사업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부산은 홈 경기장을 프로야구 인기에 집중되어 있던 동부산권의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벗어나 서부산권인 구덕운동장으로 옮겼다. 레전드 데이를 열어 안정환, 김주성, 안영학 등을 초청하고, 홈경기 시작 전 프로선수 및 유소년 코치에게 축구를 배울 수 있는 어린이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등 관람객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또한 부산시 연제구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지하에 150평 규모의 실내 풋살구장 ‘더 킥오프(THE KICKOFF)’를 개장하고 축구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종목 간 평가 최고 등급은 ‘배구’유소년·아마스포츠 분야 60%와 프로스포츠 분야 40%를 합산해 실시하는 종목 간 평가에서는 배구가 타 종목(야구, 축구, 농구) 대비 단체운영 및 사업평가, 프로리그 전체 관중 증가율, 프로리그 전체 매출 증가율에서 1위에 올라 최고 등급을 받았다.특히 프로배구 활성화와 스포츠한류 확산을 위해 한국배구연맹과 V-리그 주관방송사 KBS N이 공동 기획하여 개최한 2017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를 성공적으로 치러 인센티브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최용재 기자 2018.08.1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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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산업’, 매출은 증가했지만 모기업 의존도는 여전

지난해 프로야구는 역대 최다인 관중 871만 명을 유치했다. 포스트시즌과 올스타전을 더하면 900만 명이 넘었다. 역대 최고 호황이었다.이에 힘입어 10개 구단 프로야구 매출도 5031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2015년 대비 10.6% 가량 늘었다. 흑자 구단은 2015년 2개에서 4개가 됐고, 10개 구단 전체 당기순이익은 132억원이었다. 2015년엔 당기순순실이 51억원이었다. 하지만 표면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단의 자생력은 여전히 취약했다. 일간스포츠는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와 구단 자체 자료를 바탕으로 10개 구단 경영 상태를 점검했다.10개 구단 중 넥센이 가장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매출액 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52.3% 증가라는 엄청난 실적을 이뤘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190억원으로 이전 4년 간 손실(175억원)을 벌충하고도 남았다.매출과 이익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선수 육성’이었다. 2016년 회계연도에 강정호(피츠버그)와 박병호(미네소타)의 포스팅 수입이 함께 집계됐다. 두 선수의 포스팅 수입금은 1785만2015달러로 약 200억원이다. 프로야구는 프로축구에 비해 해외 이적이 활발하지 않지만, 우수 선수의 육성이 구단 재정을 단시간에 호전시킨 사례다.2016년엔 고척스카이돔(넥센)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삼성)가 개장해 프로야구팬들을 맞았다. 보다 많은 좌석과 편의성을 갖춘 새 구장은 더 많은 매출을 가능케 했다. 넥센의 입장수입은 전년 대비 62% 늘었고, 광고수입도 ‘국내 최초 돔구장’ 프리미엄에 힘입어 44% 늘었다. 두 부문에서 매출 증가액은 96억원이었다. 삼성도 입장 수입이 68억원에서 90억원으로 늘었고, 2015년까지 잡히지 않았던 신축구장수입 47억원이 발생했다. 입장수입 증가분과 신축구장수입을 더하면 69억원이다. 삼성의 총매출액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706억원에 당기순이익 16억원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은 지난해 2015년 대비 매출액이 100억원 늘었다. 넥센(215억원), 삼성(125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였던 LG와 KIA도 각각 매출액이 7.7%, 3.4% 늘었다. LG의 총매출액은 502억원이지만 농구(세이커스) 부문을 제외하면 460억원 대다.SK는 2015년보다 1억원 많은 429억 매출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이 11억원에서 28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NC는 매출이 7억원 줄었지만 32억원 적자에서 2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kt와 한화는 매출 감소가 각각 –6.4%, -4.3%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하지만 프로야구단의 경영 상태는 매출액과 손익으로만 파악하기 어렵다. 야구단 매출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항목은 광고수입, 다음이 입장수입이다. 지난해 최다 관중(116만5020명)을 유치한 두산도 입장 수입(135억원)의 비중은 총매출의 26%에 불과했다. 반면 광고 매출은 구단 별로 50~60%대에 이른다. 이 광고 매출은 대체로 모기업 계열사에서 발생한다. 총매출에서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 매출을 제외한 금액을 ‘구단자체매출’로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구단 8개 구단의 자체매출비율은 56.1%에 불과했다. 삼성과 한화는 30%대였다. 모기업이 없는 넥센을 제외하면 비율은 48.2%로 떨어진다. 2015년(44.9%)와 큰 차이가 없다. 결국 매출의 절반 이상을 모기업에 의존하는 구조다. 자문에 응한 회계전문가 A씨는 “이 수치로는 KBO 리그 구단은 자생력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평가했다.물론 모기업에서 발생하는 매출 역시 구장이나 유니폼, 헬멧 등 광고권 판매 대가다. 하지만 대체로 '시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된다. 수도권 A구단 관계자는 “우리 구단은 광고대행사에 맡겨 시장 가격대로 광고비가 책정된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은 모기업이 ‘우호적’인 가격을 매긴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프로야구단은 주요 대기업집단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가장 큰 광고주다. 수도권 B구단 관계자는 “삼성 구단에서 LG 광고, kt 구단이 SK 광고를 유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프로야구단 경영 환경은 과거에 비해서는 나아졌다. 2014년 이후 3개 구장이 신축됐고, 1개 구장이 신축 예정이다. 기존 구장들도 리모델링됐고, 구장 임대 조건도 점차 향상돼 왔다. 하지만 아직 ‘자생력 있는 프로야구단’이 나오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한 지방 구단 대표는 “프로야구단 1년 수입은 성적에 따라 다소 변수가 있지만 사실 예상이 뻔하다. 지금의 모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결국 지출 구조가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최민규 기자 2017.05.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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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폭리 서울시, 민자구장 건설 때는 어떨까?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개발계획을 발표했다.1982년 개장된 잠실야구장 대신 새 야구장이 지어질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보도 자료를 통해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2025년까지 스포츠·문화가 복합된 글로벌 마이스(Meeting·Incentives·Convention·Exhibition)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며 "잠실야구장은 한강을 배경으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한강변으로 옮기고 좌석은 국내 최대 규모인 3만5000석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개발계획을 살펴보면 새 잠실야구장은 북서 측 보조 경기장이 있는 한강변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관중석은 기존 2만6000석에서 9000석 늘어난 3만5000석으로 확장된다. 건립 형태는 지금과 같은 개방형 구장, 폐쇄형 돔, 개폐형 돔 중 하나로 결정된다. 2025년 완공 목표에 따라 2019년 공사가 시작될 예정인데, 서울시는 현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BO 리그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단계적 순환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문제는 비용이다. 서울시는 "100% 민간 자본을 조달해 새 잠실야구장을 건설하겠다"는 입장이다. 개방형에서 폐쇄형 돔, 개폐형 돔으로 갈수록 건설 및 운영 비용은 크게 늘어난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전문가·시민 토론회를 열고 새 잠실야구장의 건립 형태에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이날 다수의 전문가들은 "건립 형태보다 우선 논의되어야 하는 건 투자 주체와 비용 조달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개방형 구장은 약 2500억원(3만5000석 기준), 폐쇄형 돔은 3000억원, 개폐형 돔은 4000억원이 건설비로 필요하다는 추산이다. "구체적인 비용 조달 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건립 형태를 논의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왔다.서울시는 일단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한국무역협회와 16개사가 참여하는 한국무역협회 컨소시엄이 '잠실운동장 일대 스포츠·마이스 인프라 건립 민간투자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컨소시엄은 민자 2조4918억원을 투입해 잠실운동장 일대를 일명 '올림픽 트레이드 파크(Olympic Trade Park)'로 만들 계획이다. 12만㎡에 이르는 전시·컨벤션을 중심으로 3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 1만1000석 규모의 스포츠 컴플렉스, 70층짜리 업무 시설, 600실 이상의 특급 호텔을 짓는 게 핵심이다.그러나 야구계는 우려하고 있다. 한 프로야구단 관계자는 "민간 자본은 온전히 야구장을 지으려는 주체가 아니다"며 "컨벤션센터와 상업 시설을 짓고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스포츠 분야의 경력이 없다. 메이저리그는 온전히 야구장 건설을 위해 적게는 수천억, 많게는 1조 단위의 돈이 투입된다. 그러나 잠실구장은 부수적인 시설일 뿐"이라고 우려했다.고척스카이돔이 그 사례다. 서울시는 세금이 투입된 구장 시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처음부터 야구 경기와 문화 공연을 동시에 치르는 구장이라는 개념을 잡았다. 이중 목적의 구장 설계는 미국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서 시행착오가 일어났고, 결과적으로 계획보다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 지금도 고척스카이돔은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개최를 위해 전광판 교체 사업을 진행 중이다.민간 자본으로 새 구장이 완공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야구장 임대료와 수익 배분을 두고 구단과 마찰이 예상된다. 민간 투자자는 투자금 회수와 수익 창출이 목적이다. 구장 임대료 상승은 불가피하다. 고척스카이돔의 경우 서울시설공단이 관리하고 있다. 프로야구 경기 유치를 위해 당초 우려보다는 홈구장 넥센의 임대료 상승분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본 프로야구는 12개 구단 홈구장 중 5개가 구단 모기업의 소유다. 5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임대하며, 2개는 사기업이나 민간 법인 소유다. 사기업 소유의 경우 임대료가 비싸다. 소프트뱅크는 2012년 3월 후쿠오카돔을 싱가포르정부투자공사로부터 매입했다. 연간 임대료가 50억 엔(현재 환율 약 514억원)에 달해 만성 적자가 불가피한 구조였기 때문이다.임대료 상승 뿐 아니라 구장 펜스 광고권 및 식음료·상품 판매권 행사에도 제약이 걸릴 방침이다. 강민호 KBO 기획팀장은 "민간 투자자는 연간 10% 이상 수익을 목표로 한다. 3000억원을 투자했다면 300억원의 수익을 얻고자 할 것이다. 새 잠실야구장을 이용할 LG·두산이 투자자의 투자자 수익 보전을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할 위험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땅 주인'인 서울시가 수익 배분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서울시는 지금도 잠실구장을 두산·LG에게 빌려주며, 소유주로서 '권리'를 최대한 행사하고 있다. 2012년 두산·LG로부터 잠실구장 광고권을 회수했고,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펜스·전광판 광고료만으로 454억원9000만원을 벌었다.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였다.지난 2015년 7월 서울시의회는 '서울특별시립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잠실야구장과 고척돔을 홈으로 사용하는 연고 구단에 계약 우선권을 준다는 게 골자다. 구단이 서울시에 감정평가에 따라 일정액을 납부한 뒤 광고 수익 차액을 가져가게 했다. 광고권을 구단에 돌려준 것이다.그러나 지난 12일 본지 보도('잠실야구장 광고 구단에 환원? 결론은 서울시의 생색내기')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잠실구장의 연간 광고권 판매 금액 143억3700만원의 76.6%에 해당하는 109억8850만원을 챙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산과 LG의 광고권 수익은 각각 16억7425만원으로 서울시에 납부하는 연간 구장 사용료(25억5000만원)와 비슷한 금액만 광고권 수익으로 돌려받는다. 서울시의 새 잠실야구장 건립 계획에서 눈에 띄는 건 LG와 두산이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구단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야구장 건설과 관련해 추후 협의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 다른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와 두산을 배제하고 새 구장 건설을 논의할 수는 없다. 강민호 팀장은 "서울시가 말하는 100% 민간 자본에 두산과 LG는 이미 포함돼 있을 수도 있다. 서울을 떠날 수 없는 두산과 LG가 '울며 겨자 먹기'로 건설 비용을 떠안을 것 같아 우려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구단이 새 잠실야구장에 투자를 해도 운영권을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가까운 사례가 광주에 있다. KIA는 챔피언스필드 건설 당시 300억원을 투자하고, 광주시로부터 25년 동안 운영권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시민단체에서 '대기업 특혜'라며 반발했고, 재협상이 진행 중이다. 광주시에서 당초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강 팀장은 "지자체의 협조 없이 야구 산업은 발전할 수 없다. 프로야구를 돈벌이의 수단이 아닌 시민의 여가를 위한 공공재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민 기자 2017.0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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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장석 대표는 왜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나

5월 20일. 이장석(50) 넥센 히어로즈 대표에 대한 고소가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된 날이다.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 고소인인 재미동포 사업가인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은 “이 대표가 지분 40%를 주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4년 전인 2012년 12월 넥센 구단은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이 홍성은 회장의 주주 지위를 최종적으로 부인하는 판정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상거래상 분쟁을 조정하는 기관이다. 판정은 법원 판결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다. 하지만 실제 판정은 넥센 구단이 배포한 보도자료와는 정반대였다. 실제 판정은 “주식회사 서울히어로즈(넥센 구단의 법인명)는 홍성은 회장에게 16만4000주를 양도하라”였다. 시간이 좀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넥센 구단은 창단 첫 해인 2008년 7월 중대한 위기를 맞는다. 매년 70억원(부가가치세 별도)에 3년 스폰서를 하기로 했던 우리담배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소송을 통해 2008년분 미지급 스폰서 금액은 돌려받았지만, 당시로선 큰 위기였다. 당장 KBO에 가입금을 낼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입금을 내지 못한다면 구단 인수 자체가 취소될 수 있었다.그해 7~8월에 이 대표는 홍 회장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도합 20억원을 지원받아 급한 불을 껐다. 이 지원에 대해 이 대표는 ‘단순 투자 계약’이라고 했고, 홍 회장은 지분 40%(16만 4000주)를 받고 10월까지 주주명부에 등재되는 계약이라고 주장했다.이 대표는 구단 명의로 2012년 상사중재원에 “홍 회장이 주주 지위에 있지 않음을 확인해 달라”는 신청을 했다. 그러나 중재원은 당시 작성된 계약서 등을 근거로 홍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하지만 상사중재원은 집행 권한이 없다. 홍 회장 측은 이듬해 2월 28일 주식 양도의 집행을 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 대표는 역으로 3월 25일 중재원의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를 제기했다.병합된 두 소송은 2014년 1월 15일 1심 판결이 났다. 중재원 판정대로 넥센 구단이 지분을 양도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이 대표는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그러다 8월에 돌연 항소를 취하했다.하지만 주식 양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표 측은 소 취하에 앞서 새로운 소송을 냈다. 상사중재원 판정은 존중하지만 실제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이 대표 측 법률대리인인 임상수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판정 당시 신청인이 이 대표가 아닌 구단이었다. 구단에는 현재 주식이 없다”며 “이행 방법이 없으므로 홍 회장에게 주식 양도가 아닌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이에 따르면 구단은 지분 40% 상당의 금액을 홍 회장에게 배상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히어로즈 구단의 현재 지분 가치다. 두 회계법인의 감정 평가에서 히어로즈 구단의 지분 가치는 ‘0원’으로 나왔다. 재무제표상 히어로즈는 만성 적자에 300억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회사다. 이에 따르면 홍 회장에게 배상할 금액도 0원이다. 그래서 소송의 이름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이다.이 소송에서 현재 양 측은 변론을 마친 상태다. 공판은 7월 22일 열린다. 그리고 공판에 앞서 홍 회장 측은 지난달 이 대표를 형사 고소했다.홍 회장 측 대리인인 이정호 변호사(법무법인 천우)는 “처음부터 형사 소송을 제기했어야 했다. 원만한 합의를 기대했기 때문에 소송을 미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처음부터 주식 양도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반면 임 변호사는 “소송 과정에서 중재 절차가 있었다. 홍 회장 측에 2008년 투자액을 상회하는 28억원을 배상하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분 평가액은 ‘0원’이지만, 홍 회장의 투자분은 보전할 의향이 있다는 주장이다.이 대표는 거의 빈손으로 프로야구단을 인수하는 모험적인 투자를 해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사업 초기 위기에서 급하게 유치한 투자에 발목을 잡고 있다. 당사자간 이해 관계를 떠나 프로야구단 최대주주가 바뀔지 모르는 계약이 비밀리에 진행됐다. 이 점에서 KBO 규약 저촉 논란도 가능하다. KBO 규약은 지배주주 변경은 총재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민규 기자 ◇이장석 대표 피소 관련 일지◇ 2008년 3월 24=우리 히어로즈 구단 창단2008년 6월=구단 이장석 대표, KBO 가입금 분납액 지급 지체2008년 7월=우리담배 스폰서 철회2008년 7월 14일=이장석 대표, 홍성은 회장으로부터 10억원 투자계약 체결(1차)2008년 8월 29일==이장석 대표, 홍성은 회장으로부터 10억원 투자계약 체결(2차)2012년 12월 17일=대한상사중재원, 홍성은 회장 지분 40% 인정2013년 2월 28일=홍성흔 회장, 주식양도 집행소송 제기2013년 3월 25일=이장석 대표, 중재판정 취소청구소송 제기2014년 1월 15일=서울중앙지법,주식양도 집행 판결2014년 7월 23일=이장석 대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제기2014년 8월 26일=이장석 대표, 주식양도 집행 판결 항소 취하2016년 5월 20일=홍성은 회장, 이장석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 ▶▶넥센, 끝나지 않은 ‘지분 다툼’◀◀넥센 이장석 대표는 왜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나홍성은 회장, 넥센 최대 주주되면 KBO 가입금 발생‘창단 9년’ 넥센, 매출 규모·선수단 처우 좋아졌지만… 2016.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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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중국 대륙에 발을 내딛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67) 총재와 양해영(54) 사무총장은 지난 9일 중국 베이징행 비행기를 탔다. 구 총재는 2008년 올림픽 당시 대표팀 격려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야구 관계자와 업무상 협의를 위해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한국에선 야구, 일본에선 야큐, 중국과 대만에선 봉구다.이름도 다르지만, 프로야구는 축구에 비해 고립된 환경에서 자국 리그 중심으로 운영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세계화는 ‘위기’로 우선 다가왔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선동열의 일본 진출 등은 선수 자원 유출과 프로야구 인기 저하라는 우려를 먼저 불러일으켰다. 지금까진 그럭저럭 잘 대응해왔다. 중국은 야심찬 야구 발전계획을 세우고 있다. KBO와의 파트너십에 적극적이다. 중국발 변수는 야구 세계화에 늘 수동적이었던 한국 야구가 일정한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는 기회다. 양해영 총장을 1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만났다.- 중국엔 어떻게 가게 됐나.“KBO는 프로야구 30주년을 맞아 ‘비전2020’을 수립했다. 10개 구단 체제로 1000만 관중을 유치하고 구단 손익을 개선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1000만 명 시대 이후엔 어쩔 것인가가 문제였다. 그래서 예전부터 중국 시장을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 처음엔 중국인 관광객을 야구장으로 유치한다는 구상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측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자는 요청이 왔다. 좋은 기회다.”- 중국은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정부 차원에서 2025년까지 10년 간 투자해 스포츠산업을 5조 위안(약 915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정책이 이미 정해졌다. 스포츠를 녹색 산업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야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5%(약 46조원)다. 지도자 6000명, 심판 등 야구관련 전문인력 1만 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은 결정한 일은 어떻든 완수한다.”- 누굴 만났나.“중국 체육행정은 국무원 산하 국가체육총국이 주도한다. 한국식으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합쳐진 조직이다. 여러 종목을 묶어 복수의 주석이 관리한다. 중국에서 ‘봉구’라고 하는 야구는 핸드볼, 하키, 소프트볼과 함께 묶여 있다. ‘수곡봉루구’라고 하더라. 담당 주석인 레이쥔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중국야구협회(CBAA), 중국프로야구(CBL) 관계자를 만났다. 중국프로야구는 헝달연합이라는 회사에서 올해부터 운영과 마케팅을 맡는다.”- CBAA와 CBL의 관계는 어떤가.“한 가족 같더라.”- 중국프로야구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성장했다. 이후엔 침체됐다고 알고 있다.“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에 7개 구단이 있다. 하부리그도 있어 승강제가 실시된다. 지금 야구장 규모는 3000~4000석이다. 아직 인기는 떨어진다. 1만2000석 규모 구장 여러 곳은 3년 내 건설한다고 한다. 구단 수는 2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가능하다고 본다. 2013년 아마추어 야구팀 수가 800개였다. 지난해엔 3000개다.” - 미국과 일본은 이미 훨씬 전부터 중국 야구 시장에 진출했다. 후발 주자인 KBO가 비교우위가 있을까.“메이저리그는 야구시장 확대와 미래의 선수 수급 기지로 중국을 본다. 이미 경기중계권은 팔고 있다. 일본은 용품업체 주도로 지원을 했다. 한국은 ‘지리’와 ‘인화’의 이점이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선수, 지도자 등 인적 교류를 강화할 수 있다. 일본에 비해 정서적 거부감이 적다. 구본능 총재가 중국 관계자에게 말했다. ‘야구는 공이 아닌 사람이 들어와야 점수가 매겨진다. 사람이 우선이다’. 인적 교류를 강조한 발언이었다.”- 한국 출신 지도자는 과거에도 있었다.“강정길 전 한화 코치가 지난 3일 광저우 레오파드 감독으로 취임했다. 야구 외에도 여러 종목 지도자들이 중국에서 활약했다. 성과있는 교류를 위해서는 한국 지도자들이 달라져야 할 점도 있다. ‘한국인 지도자는 능력은 있는데, 선수를 너무 때린다’고 했다. 얼굴이 화끈했다. 지도자 뿐 아니라 향후 중국 프로야구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로 활약할 이도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한국 야구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프로야구 리그를 35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CBL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싶다고 했다. 현재 중국 고교 야구팀이 50개다. 한국과 비슷하다. 그 숫자로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거둔 성공을 높게 평가했다. ‘우리도 가능하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중국야구가 ‘굴기’한다면 동아시아 야구는 어떻게 바뀔까.“중국은 꿈이 크다. 대만까지 묶는 ‘대중화리그’도 구상하고 있다. 중국이 성장한다면 한국과 일본이 참가하는 ‘원 리그’도 언젠가 실현될 것이다. 이 경우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은 더 큰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국의 야구 관련 사업에도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 측에서 경기장 건설에 자문을 요청했다. 국산 야구용품이 진출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추진할 일이 있다면.“유소년 야구부터 시작할 것이다. 12세 이하 중국팀을 국내 대회에 초청할 생각이다. 처음으로 KBO리그 중계권을 해외에 판매할 것이다. 대행은 헝달연합이 맡기로 했다.”- 한류를 이용한 연예인 야구팀 등도 구상할 수 있겠다.“워낙 인기가 있으니. 빠르고 쉬운 길이지만 본질에 충실하고 싶다.”- KBO리그 경기를 중국에서 치를 수 있을까.“메이저리그 구장에서 KBO리그 개막전을 치르는 방안은 한 차례 추진했다. 비용과 시간 면에서 구단들이 부정적이었다. 중국에서 더 빨리 개막전이 열릴 수도 있다. 한류가 살아있는 나라다. 더 가깝기도 하다.” 최민규 기자 2016.03.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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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는 지금 호황 중, 왜?

일본프로야구(NPB)는 지금 호황 중이다. 이유가 뭘까.퍼시픽리그는 지난해 관중 1072만 6020명을 유치해 1950년 리그 창설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센트럴리그는 관중 1351만900명으로 1992년 이후 최다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신기록이다. NPB는 2004년 이전까지는 유료 실관객을 집계하지 않았다. 실관객 집계가 처음 이뤄진 2005년 관중은 센트럴리그가 15.2%, 퍼시픽리그가 22.8% 감소했었다. 이전 집계의 신빙성은 떨어진다. 구단 별로는 센트럴리그에서 야쿠르트, 요코하마가 2005년 이후 신기록을 세웠고, 히로시마는 창단 후 첫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퍼시픽리그에서는 라쿠텐, 세이부, 오릭스, 소프트뱅크가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NPB를 지배한 단어는 ‘위기’였다. 2004년 일본 최대 사철기업인 긴테쓰가 프로야구단 운영을 포기했다. 구단 재정 악화로 오사카돔 대관료를 내는 것도 부담이었다. 2004년 위기는 라쿠텐이 창단하고, 오릭스와 긴테쓰가 합병하는 것으로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위기는 지속됐다. 센트럴리그에서는 요코하마가 구단 운영을 포기할지 모른다는 말이 나왔다. 이때 NPB에선 양대리그에서 한 팀 씩을 없애고 10개 구단 단일리그로 운영하자는 안이 나오기도 했다. 요코하마는 결국 2011년 인터넷 기업 DeNA에 매각됐다. NPB는 경영 면에서 한국 프로야구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야구단 운영을 모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먼저 생각했다. 그래서 엄청난 야구 인기에도 경영수지 개선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센트럴리그, 특히 요미우리와 한신이라는 양대 인기 구단의 영향력이 크다. 이영훈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2008년 NPB 전체 TV중계권 수입 1억1740만 달러의 90.5%는 센트럴리그 6개 구단의 몫이었다. 그리고 77.7%를 요미우리와 한신이 가져갔으며, 요미우리 1개 구단의 몫은 절반이 넘는 51.8%였다. 메이저리그식 통합 마케팅이 어려운 구조였다.그러나 최근 들어 달라지고 있다. 노모 히데오부터 스즈키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 등 수퍼스타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전전긍긍하던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센트럴리그는 2011년, 퍼시픽리그는 2012년부터 관중이 매년 증가 추세다. 전체 수입에서 입장료 비중이 큰 현실에서 긍정적인 신호다.구단 별로 기발한 마케팅 노력이 눈에 띈다. 오릭스는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체크무늬 유니폼을 선보인다. 유니폼 판매를 염두에 둔 마케팅이다. 메이저리그식 마케팅으로 유명한 라쿠텐은 올시즌 개막전을 오후 4시에 치른다. 1968년 이후 최초의 ‘황혼 경기’다. 관중 편의를 우선한 발상이다. ‘시민구단’ 히로시마는 올해 360점의 신상품을 기획했다. 그 중 하나는 55만 엔(약 549만원) 짜리 3대 한정 가죽 소파다.통합마케팅에도 눈을 뜨고 있다. 퍼시픽리그는 6개 구단에서 전문가를 차출해 한국의 KBOP와 유사한 통합마케팅 조직을 만들었다. 해외 중계권 등 업무를 맡을 예정으로 최근 한국 방송사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구단 조직도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일본 프로야구는 모기업에서 파견된 간부가 구단 대표를 맡아왔다. 대개는 스포츠 비전문가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게 메이저리그식 단장(GM)이다. 1994년 지바 롯데가 감독 출신 히로오카 다쓰로를 최초의 GM으로 임명했지만 반향은 크지 않았다. 지금은 직함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7개 구단이 GM과 유사한 직위를 두고 있다.구단 운영과 구장 운영을 일체화시키려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요코하마는 올시즌 홈구장 과반수 지분을 취득해 일체 경영에 돌입했다. 2012년에는 소프트뱅크가 870억 엔을 투자해 후쿠오카돔을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인수했다. 매년 50억 엔이 넘는 임대료 부담을 경감하고, 구장을 수익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에서였다. 최규덕 롯데 홍보팀장은 “수입 구조상 일본 뿐 아니라 한국 프로 구단도 구장과의 일체형 경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NPB에서 모기업이 구장을 소유한 구단은 모두 6개다. 그리고 라쿠텐과 히로시마는 모기업, 또는 스폰서사가 구장 네이밍라이트권을 취득하며 야구단 운영 효과를 끌어올리고 있다.일본 스포츠전문잡지 고정 칼럼니스트인 요시자키 에이지씨는 “오릭스·긴테쓰 합병 문제가 발생한 2004년은 위기가 고조된 해였다. 그때를 분수령으로 모기업에서 파견된 직원이 아닌 프로야구에 애착이 있는 전문 프런트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금의 마케팅 활성화는 그 성과다. NPB는 한국프로야구의 팬 문화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선물을 증정하면 손님이 온다’는 수준이다. 프로야구 흥행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민규 기자 2016.02.0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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