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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2023년 이보다 다사다난했던 기업 없었다…카카오, 내년엔 웃을까

올해 IT 업계는 물론 국내 기업을 통틀어 카카오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회사가 없다. 한류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품는 과정에서 초유의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것도 모자라 내부 경영진 비위 논란까지 터지면서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칼을 빼들고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섰다.2년 전 불거진 문어발식 사업 확장 비판을 시작으로 카카오의 벤처 신화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국민 메신저'를 넘어 '글로벌 빅테크'를 꿈꾸는 카카오는 내년에는 기필코 웃어 보이겠다는 일념으로 혹독한 수련에 돌입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새해를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법리스크 야기한 SM엔터 인수전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3일 대표를 전격 교체한 뒤 주요 계열사에 새로운 리더십을 주입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시간 속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경영 체계 개편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계기의 중심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있다.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서비스 장애 여파를 남궁훈 전 대표의 사퇴와 발 빠른 보상안 마련으로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후 해외 진출로 제2의 도약을 노리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 달성에 속도를 냈는데, 여기서 대지진의 시작을 알리는 균열이 생겼다.SM엔터테인먼트를 두고 카카오와 맞붙은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기타법인 명의의 대량 매집이 일어났다. 이에 SM엔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훌쩍 뛰어넘어 하이브의 추가 지분 확보는 실패로 끝났다. 하이브가 백기를 들자 카카오는 3월 SM엔터의 경영권 인수를 공식화했다. 여기서 금융감독원은 카카오가 간접적인 시세조종으로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결국 카카오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고, 카카오 법인과 김범수 창업자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지만 카카오엔터의 리더십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카카오 관계자는 "현 경영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깊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카카오 노조 역시 "카카오엔터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범수의 반성…수염까지 밀었다이런 쇄신 과정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김범수 창업자가 지휘했다. 그의 복귀만큼이나 결연함이 녹아든 외모의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특히 수염은 김범수 창업자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다. 카카오의 자유로운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그랬던 그가 지난달 17년 만에 수염을 밀고 말끔한 모습으로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했다. 카카오가 대기업 반열에 오른 만큼 스타트업의 마음가짐으로는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경영쇄신위원장을 자처한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11일 사내 공지에서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그(실리콘밸리 창업 기업처럼 젊은 CEO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김범수 사단'으로 분류되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 역시 김범수 창업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성장만을 위한 자율 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카오에 처음 미운 털을 박은 '아픈 손가락' 카카오모빌리티가 오랜 난제를 차츰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1년 호출료 기습 인상 시도와 꽃·간식 배달 등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키며 카카오의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그러다 김범수 창업자의 집도 아래 수수료 대폭 인하와 공정 배차 도입 카드를 꺼내들고 마찰이 끊이지 않았던 주요 택시 4단체와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화해의 악수를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플랫폼 규제를 외치는 정부의 압박이 여전하다. 경쟁 가맹 택시의 콜 차단 혐의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진 시정안을 내놨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기각하고 조만간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처음으로 자체 구축한 안산 데이터센터와 복합 문화 시설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 비리 의혹도 말끔히 해결해야 한다. 경영진을 비롯해 공동체 차원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카카오 관계자는 "정신아 내정자는 현재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조만간 노조와도 만날 계획"이라며 "쇄신 작업은 내년에도 이어진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29 07:00
연예일반

라이즈가 연 ‘SM 3.0’, 어디까지 왔나 [줌인] ①

신인그룹 라이즈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성공적인 3.0 시대 진입을 알리는 상징으로 떠올랐다. 올 초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1인 체제를 벗어나 멀티제작 시스템을 골자로 하는 3.0 시대를 선언한 SM이 기존 저력에 신선함을 더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이즈의 인기몰이는 3.0 시대를 맞은 SM의 성공을 대변한다는 분석이다.SM은 올해 초 창립자인 이 전 총괄의 퇴진과 함께 3.0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혔다. 이 전 총괄이 소속 가수들의 컴백 시기, 콘셉트 등 대부분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다수의 제작사를 기반으로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이른바 멀티 레이블 체제다. SM은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경영권을 확보한 카카오와 손을 잡고 IP 수익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을 목표로 내세웠다. 사실 SM 3.0 시대 출범 전,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만 가득했던 건 아니다. 지금의 우리나라 대표 기획사로 성장시킨 30여 년의 성공 방식을 탈피하는 체질 개선 선언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여기에 3.0 시대의 출발과 함께 SM 경영권 인수 경쟁 이슈가 폭발적으로 일어난 것도 불안감을 키웠다. 결국 SM 경영권 인수를 두고 하이브와 경쟁을 벌인 카카오는 현재 시세조종 의혹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카카오가 SM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주가를 임의로 올렸다고 보고 최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두 법인의 경영진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SM의 전현직 경영진도 해당 사안과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이는 3.0 시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순항 중이던 주가의 약세로 이어졌다.그러나 SM 3.0 시대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1년 사이 2배 가까이 오른 데다, 7년 만의 보이그룹 라이즈 데뷔 후, SM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여기에 증권가는 시세조종 의혹 속에서도 SM의 하반기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4일 SM의 올 3분기 연결 매출액은 3043억 원(전년 대비 27.8% 증가), 영업이익 547억 원(전년 대비 83.7% 증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NCT127, 에스파, 레드벨벳, 동방신기 등 소속 가수들이 대거 컴백하는 4분기에도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보며 “올해 연결매출액은 1조 335억원(+21.5%), 영업이익은 1519억원(+66.9%)을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긍정적 평가는 무엇보다 3.0 시대의 시작을 알린 라이즈의 영향이 크다. 라이즈는 지난 9월 데뷔한 7인조 보이그룹으로 SM이 에스파 이후 약 3년 만에 선보인 신인그룹이자 NCT 이후 약 7년 만에 론칭한 보이그룹이다. 이들은 SM 소속 가수들 중 유일하게 처음부터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아닌 멀티 레이블 체제 하에서 론칭됐는데, 공식 SNS 개설 4일 만에 100만 팔로워를 돌파해 K팝 그룹 중 최단 기록을 달성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또 데뷔 앨범 ‘겟 어 기타’는 선주문량만 103만 장을 돌파하고 발매 일주일 만에 101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초고속으로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아울러 데뷔와 함께 세계적인 레코드사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산하의 RCA 레코드(RCA Records)와 레이블 계약 체결 소식을 알리며 글로벌 행보를 예고했다. 라이즈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비주얼, 실력과 함께 멤버들의 다양한 감정을 곡에 표현하는 독자적 장르 ‘이모셔널 팝’을 추구하면서 기존 SM과 다른 신선함을 꾀하고 있단 평가를 받는다. 이는 각 레이블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하는 3.0 체제에서 보여줄 수 있는 성과다. 한 가요 관계자는 “SM 전문가들이 각자 가수들을 담당하고, 가수들의 색깔에 맞게 결과물을 내는 구조가 효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한다”며 “하반기엔 소속 가수들이 대거 컴백하는데 이것 또한 멀티 체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멀티 레이블 체제는 가수들끼리 경쟁하는 선순환 구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쉽다”고 평가했다. 다만 SM 3.0 시대의 성공을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이즈가 글로벌적인 스타로 아직 거듭나지 않은 데다가, 내년 데뷔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신인 걸그룹의 흥행 여부와 규모 등이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기존 체제에서 탄생한 가수들과 새로운 체제에서 출발한 가수들이 함께 있다 보니 SM만의 색깔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거대 기획사가 선보이는 만큼 신인 그룹들은 데뷔 초반 높은 관심과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쏟아지는 K팝 가수들과 경쟁에 성공해 우위를 차지하기엔 쉽지 않은 환경이다. 또 국내와 아시아를 넘은 전세계적 흥행은 장담하기 쉽지 않다”며 “3.0 시대의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라이즈가 높은 기대감에 부응하며 성공할지는 좀 더 장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1.02 05:30
연예일반

방시혁이 밝힌 ‘SM인수’의 모든 것 “2019년부터 제안..‘졌잘싸’는 아냐” [종합]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우리 미래의 가장 주된 축인 카카오와 ‘플랫폼’에 대한 협의를 끌어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최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의 중단을 선언하고 인수 경쟁을 벌여온 카카오와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사안을 마무리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밝혔다. ‘SM 인수전에서 카카오가 승리했다’는 세간의 평가와 관련해 하이브가 진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방 의장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연사로 나섰다. 이번 포럼은 방탄소년단을 세계적 뮤지션으로 키운 방 의장에게 한국 문화의 미래를 듣는 자리로 마련됐다.‘K팝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방 의장의 기조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에 되자 첫 질문부터 최근 가장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로 주목받았던 하이브와 카카오의 SM 인수전과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방 의장은 당황한 기색 없이 “당연히 질문이 나올 거라 생각했지만 첫 질문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며 웃어 보였다. ◇ 하이브, SM인수 시도는 2019년부터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SM 인수 과정과 배경을 설명했다. 방 의장에 따르면 하이브가 SM의 인수 카드를 만지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로, 두 차례 제안을 했지만 당시 SM은 이를 거절했다. 하이브 내부에서도 SM 인수에 대해 “K팝의 덩치를 더욱 키울 필요가 있다”는 찬성 입장과 “그 정도의 돈을 미래적이고 혁신적으로 쓰는 게 맞다. 하이브가 K팝만 하는 회사가 아니다”라는 반대 입장이 나뉘어 있었다.2022년 중순, 방 의장은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와 SM 인수를 다시 고민하게 됐지만 결국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SM 인수와 거리를 뒀다. 그러던 중 방 의장은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에게 연락을 받았다.이 전 총괄과 지분 인수에 대해 논의하면서 SM을 평화적으로 인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방 의장은 “이 뒤에 일어난 시장의 과열, 생각 이상의 치열한 인수전은 저희의 예상 밖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전 총괄의 지분을 확보한다면 SM 인수가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방 의장은 그러나 “하이브가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게 있었는데, (인수 과정에서) 어느 순간 그 가치를 넘어섰다”며 “하이브에는 하이브스러운 결정이 있다. 그런 결정이 맞느냐는 고민을 했다”고 토로했다.그러면서 “저희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SM 인수전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인수 비용은 숫자만 보이지만, 인수에 들어가는 유무형의 비용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면서 “구성원들의 감정 노동까지 감내하는 것은 저희에게 옳은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래 로드맵인 글로벌로 나가자는 결정을 하게 됐다”고 인수를 포기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 카카오vs하이브 구도..“승패 관점엔 동의 못해”방 의장은 “결국 카카오 승, 하이브 패라는 여론이지 않나”라는 질문에 SM 아티스트 보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주 주말에 보아 씨가 데뷔 20주년 콘서트를 했다. 축하드린다”며 “사실 기업이 K팝을 이 자리까지 끌어오는데 굉장히 큰 기여를 했다. 그런데 이 산업 전체를 기여하는 건 본인의 업을 다한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방 의장은 “인수를 전쟁으로 바라보는 자극적인 말에도 아티스트는 자기의 자리에서 가슴앓이를 하면서 본인의 일을 충실히 했고, 팬들은 그들을 응원했다”면서 “실제 인수 과정에서 아티스트와 팬을 배려하지 못했다. 매니저먼트 입장에서 굉장히 가슴이 아프고 미안했다”고 고개숙였다. 방 의장은 아티스트와 팬들의 행복이 하이브의 근본이라며 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다만 방 의장은 ‘인수’를 승패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또 “지켜보는 사람들 관점에선 재밌게 바라볼 수 있지만, SM의 지배구조 해결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과 하이브스러운 결정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방 의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SM 내부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 이수만 전 총괄 “하이브가 이길 수 있었다”는 반응현재 하이브는 SM 지분 15% 이상(15.78%)을 보유하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방 의장은 이 지분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지금 사업팀을 휴가 보냈는데, 그분들이 돌아오면 (지분 운용 방법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합리적으로, 도리에 맞게 선택하려 한다”고 말을 아꼈다.가장 이목이 집중 됐던 질문은 바로 하이브와 카카오의 합의에 대한 이 전 총괄의 반응이었다. 조심스럽게 입을 연 방 의장은 “(카카오와) 합의 중간에는 이수만 선생님에게 말씀드리지 못했다”며 “왜 우리가 이런 선택을 했는지 합의가 끝나고 소상히 말씀드렸고, 특별히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지?’라는 얘기만 한 게 다였다”며 “한참 후배 앞에서 ‘실망스럽다’는 얘기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하이브는 SM 자회사 지분 등에 대한 인수 계약 중 10년간 총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ESG 사업 관련 계약을 맺었다. 방 의장은 ESG와 관련해 “이 얘기는 지난해 7월 이사회에서 얘기가 나온 것”이라며 “개인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형식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3.15 11:49
금융·보험·재테크

토스, 신용카드업 나설까…롯데카드 인수전에 쏠리는 눈

지난해 10월 토스뱅크의 출범과 동시에 신용카드업 진출에 뜻을 밝혀온 토스가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금융업계에서는 매각설이 난무하던 롯데카드를 금융 빅테크가 인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데, 토스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토스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매각 주관사인 JP모간을 통해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카드의 지분 59.8%를 인수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드 업계 점유율 순위는 신한카드(21.0%)가 1위이고, 이어 삼성카드(18.9%), KB국민카드(17.7%), 현대카드(16.7%), 롯데카드(9.6%) 순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는 롯데카드가 현대카드를 제치고 카드업계 4위에 올랐다.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7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086억원) 대비 63.2% 증가한 수준이다. 이 기간 현대카드는 15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그동안 순익 기준 업계 4위였던 현대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14.6% 줄면서 롯데카드에 자리를 내줬다. 이렇게 실적 성장 흐름을 탄 롯데카드를 인수할 후보로는 당초 우리금융지주와 BC카드를 보유 중인 KT 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으로 보고 있는 우리금융지주가 인수 포기 의사를 전하고, KT는 유보적인 분위기를 내비치면서 시선은 카카오뱅크와 토스로 돌아선 상황이다. 지난해 토스는 토스뱅크를 통해 신용카드업 진출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카카오뱅크도 상반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자사 체크카드 사업 대행을 각각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에 맡기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두 인터넷전문은행이 직접 신용카드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직접 라이선스 취득으로 신용카드업에 진출하려면 준비 기간과 인허가 기간 등을 고려해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지주로부터 롯데카드를 인수하는 데 총 1년이 걸렸던 점을 미루어보아 카드사 인수 방식으로는 절반가량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전업 신용카드사만 8곳이고, 시장은 출혈 경쟁에 포화상태"라며 "오히려 인수하는 방법이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고도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달 초 신용카드업 라이선스 취득을 선언한 카카오뱅크보다는 오랜 준비 기간을 가져온 토스의 행보에 업계는 주목한다. 토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해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하면 토스뱅크 여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은행 영업과 동시에 신용카드업 허가를 받아 직접 신용카드 발급·관리 등 여신 업무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토스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2019년 1187억원, 2020년 3898억원, 2021년 7808억원을 기록해 최근 3개년간 누적성장률이 연 142%에 달한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영업수익이 100% 올랐다. 하지만 영업손실 역시 147% 확대됐다. 최근 토스뱅크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조2000억원까지 늘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토스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매각의 성공 여부는 가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롯데카드의 희망 매각가는 3조원대로 알려졌는데, 일부에서는 "매각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시장의 호응이 없다는 건 매물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8.25 07:00
경제

'썸만 타는' 롯데 신동빈, 한샘·다나와는 잡을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위드 코로나’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사업 확장과 신사업 발굴을 위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마다 관심을 갖지만 정작 '정중동' 행보만 이어나가고 있다. 한때 ‘인수합병(M&A) 시장 큰 손’으로 불렸지만 이제 ‘썸만 타는 롯데’라고 표현될 정도로 인색한 투자 행보를 보인다. ‘정중동’ 행보…이번엔 한샘·다나와 눈독?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한샘과 다나와의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근 나오는 매물마다 롯데그룹이 거론되고 있기에 이제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날 “한샘의 경우 기존 사업군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인테리어 가구 회사 한샘 지분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투자 방안을 논의 중이다. IMM PE는 한샘의 오너가와 경영권(지분 30.21% 포함)을 양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한샘의 매각가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 출장 중인 신동빈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최종 인수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유통 경쟁 업체인 신세계그룹이 2018년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또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와 한화 L&C를 인수하며 홈인테리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리빙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샘 인수는 롯데하이마트, 롯데백화점 등 유통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인 다나와 인수 여부도 관심사다. 가격 비교와 컴퓨터 판매 등에서 강점을 지닌 다나와는 9월 중순 예비 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롯데를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 등이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다나와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 확장 측면에서 좋은 카드로 꼽힌다. 다나와는 코스닥 상장사로 지난해 매출 23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4% 증가한 규모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다나와도 성장세다. 올해 1분기 매출도 505억원으로 전년보다 65% 정도 늘었다. 다나와는 “최대주주가 보유 중인 당사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각 자문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하고 공개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에 밀린 롯데로서는 충분히 검토할 만한 매물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급성장 속 유통가 격변 시장에서 롯데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롯데온)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 시장 점유율은 5%에 머물고 있다.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썸만 타는 ‘M&A 큰 손’, 시간만 허송세월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 및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과 연구개발, 브랜드 정보기술 등에 투자가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00~2010년대 활발한 투자로 ‘M&A의 큰 손’으로 불렸던 롯데에 비춰보면 최근 행보는 투자에 소홀했다고 볼 수 있다. 롯데는 올해 다양한 매물을 검토했지만 정작 성과는 중고나라 지분 23% 인수가 전부다. 금액도 최대 300억원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간만 보고 썸만 탄 행보였다. 롯데는 과거 분야를 가리지 않는 대형 M&A의 주인공이 됐다. 2009년 두산주류를 인수하면서 5030억원을 투자했다. 2010년 GS리테일로부터 백화점·마트 분야를 1조3000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유통 분야에서 2012년 하이마트를 1조2480억원에 사들여 지금의 롯데하이마트를 탄생시켰다. 이어 2015년 KT렌탈 인수에도 1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롯데렌탈로 이름이 바뀌었고 지난 8월 코스피에 상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온라인 쇼핑몰이 커지고 있는 유통 격변기를 맞아 오프라인 점포 30%를 줄인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2조원대를 베팅했지만 신세계에게 밀리며 허송세월하고 있다. 썸만 타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동빈 회장은 7월 VCM에서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이다.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이 실패하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변화의 의지를 확실히 보인 만큼 앞으로 이전과는 다른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롯데는 지난 8월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신설했다. 신사업으로 바이오를 낙점한 롯데는 각 팀의 책임자도 타사에서 데려오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엔지켐생명과학 등과 지분 인수 및 조인트벤처 설립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롯데는 바이오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또 롯데는 수소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친환경 수소에 단계적으로 투자하는 등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상황이다. 오는 8일 열리는 현대차·SK·포스코·효성·롯데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국내판 수소협의회’의 CEO 총회에도 신동빈 회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VCM 이후의 신사업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임원회의에서 강조된 만큼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03 07:03
경제

신세계, 이베이코리아 인수 눈앞…단숨에 이커머스 강자로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로써 신세계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선두주자 네이버·쿠팡만큼의 몸집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반면 인수전에서 패한 롯데그룹은 선두 사업자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며, 온라인 시장에서 군소 주자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정용진, 신동빈 이겼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네이버 컨소시엄시엄(신세계 컨소)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세계 컨소는 유통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으나, 가격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인수 주체는 신세계그룹 내 오프라인 쇼핑 부문인 이마트다. 현재 양측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 매각과 100% 매각을 두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거래 금액은 지분 100% 인수 기준 약 4조2000억원 수준이다. 신세계가 80%, 네이버가 약 20%가량의 금액을 책임질 예정이다. 매각 실무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다만 이마트는 이날 오후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해 이베이와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공시했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이베이 본사로부터 현재까지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유통 업계에서는 본입찰에서 경쟁한 롯데쇼핑이 패배를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더 많은 인수가를 제시한 신세계 컨소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자로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국내 최강의 e커머스 연합…기업 결합 심사 등 과제 이커머스 시장 입지 강화라는 측면에서 신세계 컨소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미가 크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약 20조원 규모로, 전체 161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약 1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네이버(18%), 쿠팡(13%)에 이어 3위다. 신세계의 시장점유율이 3%(SSG닷컴)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으면 15%가량의 시장점유율로 당장 쿠팡을 제치고 네이버쇼핑과 함께 2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여기에 네이버까지 합치면 거래액 5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이커머스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오픈마켓 중심의 이베이코리아가 전국적인 오프라인 거점을 가진 신세계 이마트와 결합하면 각자의 장점들을 기반으로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추후 네이버와의 관계설정이나 사업전개 방식에 따라 이베이 인수가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와 네이버 모두 엄연히 '굳건한 입지'를 가진 곳들인 만큼 향후 지분구조나 경영방식 등 관계설정에서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신세계와 컨소시엄 구성한 것부터 (네이버에서) 공식화한 게 아니라서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도 넘어야 할 산이다. 네이버가 전자상거래 시장 1위 사업자인 만큼 3위 기업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업 결합 심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근 공정위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불공정 행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독점적 지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낼 가능성도 남아있다. 신세계가 이번 인수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만큼 재무부담이 커서 요기요 등 현재 계획 중인 추가 인수합병(M&A)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지막 카드 놓친 롯데, "패배 인정" 신세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롯데는 아쉽게 고배를 마시게 됐다. 지난 4월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신임 대표를 영입하는 등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노력했지만 무산됐다. 특히 이번 인수전 패배로 롯데는 자력으로 이커머스 시장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물론 위메프, 티몬처럼 다른 매물을 노릴 수도 있지만, 시장 지배력을 고려한다면 이베이코리아보다 훨씬 영양가가 적다. 사실상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를 놓친 셈이다. 그렇다고 롯데의 자체 이커머스 사업이 잘 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커머스 법인 롯데온을 출범시켰지만, 월간 이용자가 100만명대에 머무르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이커머스 사업 매출액은 280억원으로 전년 480억원 대비 오히려 줄었다. 영업손실 규모도 150억원에서 29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커머스 시장 호황기에 홀로 반대로 가는 실정이다. 롯데는 내부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패배한 것을 인정하고 다른 투자처를 찾겠다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우리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며 "온라인 강화 위한 M&A 투자처를 찾을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6.17 07:00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임직원 939명, 평균 연봉 1억1200만원…씨티은행의 운명은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계획과는 달리 시작부터 진통이다. '전체 매각(통매각)'을 우선 추진하고 복수의 금융회사가 전체 또는 부분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가장 중요한 '고용 승계'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서다. 지난해 말 기준 씨티은행에 다니는 소매금융 부문 임직원 수는 939명이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고, 평균 근속연수(18년 3개월)도 주요 시중은행들(15∼16년)보다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이 일찍이 폐지한 퇴직금 누진제(근속연수에 비례해 퇴직금을 쌓는 제도)도 존재한다. 즉, 직원들의 퇴직금 규모만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우려했던 대로 직원들의 높은 임금에 발목이 잡혔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씨티은행은 부분 매각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노조와의 대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씨티은행 "단계적 폐지도 고려"…고객 혼란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소매금융 출구전략으로 단계적 폐지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르면 7월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씨티은행 측은 "현재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지만,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수된 인수 의향서들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종 입찰대상자들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최종 입찰대상자들의 상세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씨티은행이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바꾼 데 있다. 씨티은행이 밝힌 단계적 폐지란 소매금융 부분의 통매각, 부분매각 등에 실패하고 순차적으로 사업을 접는 것이다. 앞서 씨티은행은 직원들의 고용 승계와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통매각을 우선 추진한다고 알린 바 있다. 자산관리(WM)·신용카드·대출 등 소매금융 사업을 한 데 묶어 팔겠다는 것이었다. 유명순 씨티은행장 역시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3가지 옵션 가운데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의 가능성도 선택지로 열어 두겠다고 발표하면서, 씨티은행 내부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고객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특판 상품을 이용해야 할지, 펀드를 해약해야 할지 갈피를 정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씨티은행 매각을 두고 "500만원 남기고 전부 다른 계좌로 이체했다" "씨티은행에서 대출받았는데 철수하면 어떻게 되느냐" "씨티은행에서 펀드를 해약했는데 직원이 상당히 예민해 보이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경직돼 있었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씨티은행을 이용하는 한 30대 고객은 "외국계 회사에 다니고 있다. 출장 등이 많아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를 계속 사용해왔는데 갑자기 철수한다니 고민이다"며 "일단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 승계' 가장 큰 산…HSBC 절차 밟을까 씨티은행의 단계적 폐지 검토 언급에 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사회 다음날인 4일 은행장실을 찾아 항의했다. 진창근 한국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직원의 고용 승계와 근로조건 유지를 담보한 전체 매각에 있어서는 협력하겠다"면서도 "만약 고객 피해와 대량 실업 사태를 초래할 부분매각이나 청산 방식을 택한다면 대대적인 전면전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노조가 이해한 씨티은행의 발표는 매각할 수 있는 사업부문은 쪼개서 매각하고, 나머지 매각이 안 되는 사업부문은 구조조정, 자산매각, 영업점 폐쇄 등 단계적 폐지 절차에 착수한다는 것이다. 또 7월 중 윤곽을 제시하겠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최종 결론을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진 위원장은 "이번 발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통매각을 해야 고객, 직원, 은행 모두 윈윈이다’라는 노동조합과 금융당국, 국회, 노동계의 공통된 요구에 대해 은행 측에서 적극적인 검토조차 없이 거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카드 사업부문만 해도 근무 직원이 400명 내외인데 고작 100명만 인수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씨티은행 노조는 8일 규탄 집회 개최를 열고, 본격적으로 사측에 대립각을 세웠다. 이날 집회에서 진창근 위원장은 고용불안을 야기시키는 소비자금융 부분매각·철수 결정을 철회하고, 실직위기에 처한 직원들의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5일째 은행장실 앞 철야 말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당초 예정했던 오는 21일에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향후 매각과 관련한 실사와 입찰 등의 절차에서 매수 의사를 드러낸 상대방에 철회를 요구하는 행동도 벌인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나오는 이야기가 매각 가격 1조~2조원 수준에 인건비도 높아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게다가 요즘 모바일뱅킹이 늘면서 은행들이 영업점 인력보다는 IT 인력을 흡수하는 추세인데, 씨티은행을 인수할 경우 이와 반대로 가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권은 지난 2012년 한국 사업을 청산했던 HSBC와 비교한다. 당시 전 직원 고용 승계에 따른 입장 차이로 HSBC는 지점 매각에 실패했다. 영국계 글로벌 은행 HSBC는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한국 내 11개 지점을 매각하기로 했다. 인수자는 KDB산업은행이었고, 당시 민영화를 계획 중이던 산업은행이 이를 검토했으나 '고용 승계'를 무리한 조건으로 판단해 최종 결렬됐다. 이에 HSBC는 결국 사업 폐지 절차를 밟았다. 이와 비교하면 씨티은행은 HSBC보다 자산 규모와 지점 수가 더 많다. 즉, 인수자가 씨티은행 전 직원을 승계하려면 막대한 퇴직급여를 지출해야 한다. 유력 잠재 매수자로 거론됐던 현대카드는 "의사 없음"을 표명했고, 최근 인수전에 참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던 OK금융그룹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5대 금융지주 역시 씨티은행의 전체 또는 WM·카드 부문 인수에 대해 "인수 의사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보통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면서도 "지금으로써는 굵직한 금융사가 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있으니 분리 매각을 한다고 해도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6.09 07:00
경제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새 주인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롯데카드 매각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새 주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예비입찰에는 전략적 투자자(SI)로 한화그룹과 하나금융 등이 참여했다. 롯데는 실사와 본입찰 등을 거쳐 오는 4월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초기부터 큰 관심을 보여온 한화그룹에 롯데카드가 흡수되면 한화갤러리아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롯데카드의 2017년 전체 매출에서 롯데 계열사의 비중은 14% 가량 되는데, 한화그룹 물량까지 더해지면 롯데카드의 외형이 한층 커지게 된다. 한화그룹이 이번 인수전의 승자가 되면 재계 서열 10위권 내 2개의 재벌을 배경으로 둔 카드사가 탄생하게 된다. 여기에는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의 인연을 완전이 끊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전제한다. 게다가 한화그룹 내에 카드사가 없어 구조조정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롯데카드가 한화그룹으로의 인수를 선호할 이유로 꼽힌다. 롯데카드 직원 1732명(지난해 3분기말 현재·계약직 포함)의 고용 문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롯데카드가 하나금융으로 흡수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크게는 은행과 협업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롯데카드는 은행 계좌가 없어 출금 기능이 없지만, 하나금융에 흡수되면 신용카드에 체크카드를 결합할 수 있다.은행 창구를 이용한 영업도 가능, 기존 회원이 이탈하며 회원 수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신규 회원을 모집해야 하는 롯데카드에게 긍정적인 요소가 된다. 카드 모집인을 통한 신규 회원 유치보다 은행 창구 직원을 활용하는 것이 비용이 덜 들고 효과적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금융지주의 후광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현재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AA+, 하나금융지주는 AAA다.대개 개별 기업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대주주의 신용도도 고려 대상이다. 롯데카드가 하나금융 자회사로 편입되면 지금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자금조달금리를 낮춰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다. 게다가 롯데카드가 하나금융의 하나카드와 합병하면 카드업계 내 점유율이 중상위권으로 올라간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신용판매(개인·법인·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이 롯데카드가 9.57%, 하나카드가 8.92%로, 둘이 합치면 18.49%다.1위인 신한카드(22.73%)에 미치지 못하지만 다음 순위인 KB국민카드(18.31%)나 삼성카드(17.08%)보다 높다. 롯데·하나카드의 중복 고객을 고려하면 실제 시장점유율은 단순 합계보다 낮아지겠지만, 하위권에 머물던 롯데카드가 단숨에 중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tbc.co.kr 2019.02.06 15:23
스포츠일반

KOVO, ‘배구단 인수 백지화 논란’ 우리금융지주 공식 입장 요청

한국배구연맹(KOVO)이 최근 드림식스 남자 배구단 인수백지화 논란과 관련해 우리카드사에 공식 입장을 요청했다. KOVO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차 이사회 및 임시총회(2013년 3월7일)에서 의결된 우리카드사의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선정이후 최근 알려진 배구단 인수백지화에 대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KOVO컵 타이틀스폰서 제반 홍보물 제작 및 선수등록 등 전반적인 업무추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 받고 있다"며 우리카드사에 공식 입장을 요청한 사실을 밝혔다. 이어 "2013년 컵대회 타이틀스폰서 참여여부 및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와 관련한 우리카드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2013년 6월 26일 낮 12시까지 확인하여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우리카드는 지난 3월 2년간 KOVO 관리 구단이었던 드림식스 인수전에 뛰어들어 러시앤캐시를 따돌리고 드림식스의 새 인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우리은행은 이후 강만수 감독과 2년 계약하는 등 순조롭게 창단을 준비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 이순우 회장은 지난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생력이 없는 우리카드가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배구단을 운영할 여력은 없다"고 밝혀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 포기를 시사한 바 있다. 일단 연맹은 7월 초에 이사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 2013.06.21 16:55
경제

20~30대 혜택, 다른 세대에게 말 못해!

‘돈 되는’ 신용카드 시장이 요즘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6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LG카드 인수전에 각 은행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싸움은 덩치 큰 하드웨어뿐만이 아니다. 카드 시장의 혜택을 둘러싼 포인트·부가서비스 등 소프트웨어는 물론 CF서도 시선을 끌기 위한 전략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리뉴얼을 계기로 지난 1일부터 올 첫 CF를 내보내기 시작한 KB카드 ‘스타카드’ 편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모습과 카드를 의인화한 독창성이 눈에 띈다. 다소 중후했던 기존 이미지를 벗어 던진 젊고 세련된 감성이 진하게 묻어난다. 전통적으로 주 고객층이 안정적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생활 소비자인 40·50대 중년층이었다면 이번 CF에서는 현명한 소비를 추구하는 20·30대를 등장시켜 미래 고객층까지 흡수하려는 의지로 읽힌다.쿵쿵쿵 심장 박동 소리 같은 낯선 리듬에 맞춰 거울 앞에 선 스타일리시한 남자의 양복 윗도리가 떨린다. 매장 거울 앞에 선 여자 역시 쿵쿵쿵 소리에 맞춰 핸드백이 떨리고. 스포츠카에 앉아 있는 남자는 운전대 앞의 지갑이 심하게 흔들리자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식사를 마친 후 계산대 앞에 선 세 여자. 자기 핸드백이 심하게 떠는 여자는 미소를 짓지만 다른 두 친구는 생뚱맞은 표정으로 그녀를 본다. 음악을 들으며 길을 가고 있는 남자의 청바지 앞주머니가 불쑥 튀어나오면서 이를 바라보던 맞은편 여자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쿵쿵쿵 소리는 뭘까. 도대체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한껏 높아질 즈음 “꺼내라. 가둬 두기엔 혜택이 너무 많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등장하는 것이 새로운 KB 스타카드다. 떨림의 반복은 혜택에 대한 기대감 전달과 함께 “나를 사용하라”는 릴레이 퍼포먼스였던 셈이다.CF 제작을 담당한 장재혁 오리콤 전략 10팀 부장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감각적 장치와 행동 유발을 위한 파워풀한 직설 화법으로 새롭고 혜택이 많은 카드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라고 설명했다.CF는 더 이상 나가지 않고 여기서 끝난다. 구체적 혜택이 무엇인지는 공백으로 남겨 놓는다. 20~30대 젊은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놀라운 혜택은 과연 무엇일까? 쿵쿵쿵. 후속 CF가 기대된다. 정재우 기자 2006.08.1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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