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신용카드 시장이 요즘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6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LG카드 인수전에 각 은행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싸움은 덩치 큰 하드웨어뿐만이 아니다. 카드 시장의 혜택을 둘러싼 포인트·부가서비스 등 소프트웨어는 물론 CF서도 시선을 끌기 위한 전략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뉴얼을 계기로 지난 1일부터 올 첫 CF를 내보내기 시작한 KB카드 ‘스타카드’ 편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모습과 카드를 의인화한 독창성이 눈에 띈다. 다소 중후했던 기존 이미지를 벗어 던진 젊고 세련된 감성이 진하게 묻어난다.
전통적으로 주 고객층이 안정적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생활 소비자인 40·50대 중년층이었다면 이번 CF에서는 현명한 소비를 추구하는 20·30대를 등장시켜 미래 고객층까지 흡수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쿵쿵쿵 심장 박동 소리 같은 낯선 리듬에 맞춰 거울 앞에 선 스타일리시한 남자의 양복 윗도리가 떨린다. 매장 거울 앞에 선 여자 역시 쿵쿵쿵 소리에 맞춰 핸드백이 떨리고. 스포츠카에 앉아 있는 남자는 운전대 앞의 지갑이 심하게 흔들리자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식사를 마친 후 계산대 앞에 선 세 여자.
자기 핸드백이 심하게 떠는 여자는 미소를 짓지만 다른 두 친구는 생뚱맞은 표정으로 그녀를 본다. 음악을 들으며 길을 가고 있는 남자의 청바지 앞주머니가 불쑥 튀어나오면서 이를 바라보던 맞은편 여자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쿵쿵쿵 소리는 뭘까. 도대체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한껏 높아질 즈음 “꺼내라. 가둬 두기엔 혜택이 너무 많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등장하는 것이 새로운 KB 스타카드다. 떨림의 반복은 혜택에 대한 기대감 전달과 함께 “나를 사용하라”는 릴레이 퍼포먼스였던 셈이다.
CF 제작을 담당한 장재혁 오리콤 전략 10팀 부장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감각적 장치와 행동 유발을 위한 파워풀한 직설 화법으로 새롭고 혜택이 많은 카드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라고 설명했다.
CF는 더 이상 나가지 않고 여기서 끝난다. 구체적 혜택이 무엇인지는 공백으로 남겨 놓는다. 20~30대 젊은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놀라운 혜택은 과연 무엇일까? 쿵쿵쿵. 후속 CF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