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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한화의 대들보, 축제의 별…가치 증명한 '大선수' 채은성

이제 그 누가 채은성(33·한화 이글스)에게 '오버 페이'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채은성은 지난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만루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5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올스타전 만루포는 1982년 원년 올스타전 김용희(당시 롯데 자이언츠) 이후 41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채은성의 그랜드 슬램에 힘입은 나눔 올스타는 8-4로 승리했고, 채은성은 기자단 투표 61표 중 56표를 받아 김용희처럼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말 그대로 '별 중의 별'이다. 채은성은 이미 14일 열린 홈런 레이스에서도 5개를 넘겨 1위를 차지했다. 홈런 레이스 우승에 이어 올스타전 MVP까지 수상한 KBO리그 최초의 선수가 됐다. 올스타전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채은성은 "얼떨떨하다. 여기 있어도 되나 싶다"며 "올스타전에 오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미스터 올스타(MVP)'라니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최초가 하나 더 있다. 역사상 첫 육성선수(연습생) 출신 MVP로 남게 됐다. 순천 효천고를 졸업한 채은성은 지난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8개 팀 어디에도 선택받지 못했다.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그는 이듬해 곧바로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전역 후 친정팀으로 돌아왔고, 2014년 퓨처스(2군)리그 타율 0.403 맹타를 친 끝에 감격의 1군행을 이뤘다. 콜업된 5월 27일 4회 말 삼성 라이온즈 배영수(현 롯데 퓨처스 총괄 코치)로부터 데뷔 첫 안타를 쳤다. 양상문 당시 LG 감독이 기념구에 써준 문구가 '大(대) 선수가 되세요'였다.이후 채은성은 줄곧 1군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스타 군단' LG에서 주인공이 아니었다. 1군에 올라왔을 때 양상문 감독이 주도한 세대교체의 핵심 멤버였지만, 팀의 기둥은 이병규, 박용택 등 고참들이었다. 2018년엔 자유계약선수(FA)로 온 김현수가 선수단 중심이 됐다. 팀 내 입지도 공·수 핵심인 오지환이 더 높았다. 채은성은 지난해 팀의 필요에 따라 외야수보다 시장 가치가 낮은 1루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어도 채은성은 언제나 LG의 두 번째, 세 번째 타자였다. 간판타자가 아닌 채은성을 지난겨울 한화가 6년 90억원에 FA 영입했다. 당연히 오버 페이 논란이 따랐다. 선수단 중심이 무너진 한화로서는 위기 때 대들보로 버텨줄 타자가 필요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고 있는 타자에게 6년 동안 거액을 지불한 건 그래서였다.채은성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전반기 74경기에서 타율 0.291 11홈런 47타점 46득점, 출루율(0.370)과 장타율(0.450)을 합친 OPS는 0.820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고타저 리그와 구장 환경 변화까지 고려한 wRC+는 130.2(100이 리그 평균. 스포츠투아이 기준)다. 지난해(122.7)보다 올랐다. 이제 양상문 전 감독의 응원처럼 채은성을 '대 선수'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현재 한화의 최고 타자는 노시환(타율 0.317 19홈런)이지만, 그의 성장에 채은성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채은성은 팀이 최하위로 추락했던 4~5월 타선의 중심에서 고군분투했다. 스프링캠프부터 트레이닝 파트너를 자처했고, 타선에서는 노시환이 집중 견제에 당하지 않게 도왔다. 젊은 타자들이 매 타석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모범을 보인 것도 채은성이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팀에서 가장 타격 기술이 좋다"고 할 정도로 채은성을 신뢰하고 있다. 그가 만드는 '우산효과(강한 타자 앞뒤 타순의 타자들이 누리는 반사이익)'가 노시환과 외국인 타자들에게 간다고 믿는다. 채은성의 팀 내 비중과 기여도가 크다고 인정받는 이유다.한화는 전반기를 34승 4무 40패(승률 0.459) 8위로 마쳤다. 지난해(승률 0.324)보다 무려 0.135가 올라갔다. 그 동력은 외국인 투수 2명과 노시환의 성공이다. 그러나 한화는 시즌 초 두 달 넘게 성장통을 겪었다. 그동안 채은성이 대들보가 돼 버텼다. 처음에 낯설게만 들렸던 한화의 '이기는 야구'가 이제 어색하지 않게 됐다. 그걸 상징하는 이가 '미스터 올스타' 채은성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1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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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타석 무홈런' 클럽…어색한 그 이름 오지환

'공격형 유격수' 오지환(33·LG 트윈스)의 홈런포가 잠잠하다.오지환은 아직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다. 19일 기준 222타석(52경기)을 소화했지만, 긴 홈런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운 54명의 타자 중 홈런이 없는 건 오지환 포함 총 7명.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7명의 타자 중 '그럴 수 있겠다'라는 선수가 대부분인데 오지환은 조금 예외"라고 말했다.'규정타석 무홈런' 타자들은 대부분 장타가 약하다. 7명의 타자 중 하나인 홍창기(LG)만 하더라도 지난해 홈런이 단 1개였다. 박용택 위원의 말처럼 어느 정도 '홈런 가뭄'을 예상할 수 있는 선수인데 오지환은 약간 케이스가 다르다. 그는 지난해 홈런 25개를 쏘아 올렸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타점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데뷔 첫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이종범(1996~1997) 강정호(2012) 김하성(2016·2020)에 이어 역대 유격수로는 여섯 번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2009년 데뷔한 오지환은 타격에 일가견이 있었다. 프로 데뷔 두 번째 시즌 만에 홈런 13개를 터트렸고 2016년에는 개인 첫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게 일곱 차례나 된다. 2018년부터 5년 동안 LG 타선이 기록한 619홈런 중 10.2%(63개)를 책임졌다. 김현수(93개) 채은성(현 한화 이글스·80개) 유강남(현 롯데 자이언츠·70개)에 이은 팀 내 누적 홈런 4위.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을 맡으면서도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보여준 게 바로 오지환이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현재 KBO리그에서 뛰는 유격수 중 수비도 수비지만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지닌 선수가 오지환이다. 오지환의 홈런이 아직 없다는 건 정말 의외"라며 놀라워했다.터지지 않는 홈런 때문에 조바심이 생기진 않을까. 오지환은 "(조바심이) 없으면 거짓말이다. (홈런이 나오지 않는) 원인을 찾기보다 어떻게 (타격)감을 잡느냐가 첫 번째인 거 같다"고 말했다. 오지환의 타율(0.269→0.264)은 전년 대비 크게 다르지 않다. 홈런이 줄면서 장타율(0.470→0.346)이 떨어졌지만, 출루율(0.357→0.392)은 오히려 올랐다. 홍창기(0.433)와 문성주(0.405)에 이은 팀 내 3위이자 리그 9위. 홈런에 집착하기보다 다른 부분을 신경 쓴 결과이다. 염경엽 LG 감독도 타율이 오르면 장타가 자연스럽게 나올 거라고 강조한다. 오지환은 "개인적으로 (경기가) 끝나고 나서나 들어가기 전에는 '이제 좀 나올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안 나오니까 아쉽긴 한데 상황이 마음을 바뀌게 한다"며 "경기에서 일단 이기면 최고고, (팀이 승리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2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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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MVP] 노시환 “장타 의식하지 않아..팀, 5월 반등할 것”

"5월부터 타선이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팀 분위기가 좋다. 5월에는 더 많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노시환(23·한화 이글스)은 지난 5월 첫 주 타율 0.533 2홈런 5타점 결승타 2개를 기록했다. 주로 3번 타자로 나서 4번 타자 채은성과 해결사 역할을 나눠 맡았다. 한화 타선 전체가 두 선수와 동반 상승했다. 그 덕분에 팀도 시즌 첫 3연승을 포함해 주간 3승 1패 반전을 만들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노시환을 5월 1주 차 MVP(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노시환은 지난 3월 시범경기의 최고 스타였다. 타율 0.471 5홈런 장타율 0.971로 절정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장타 실종(6홈런)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옮긴 결과였다.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등이 그를 올 시즌 가장 주목할 기대주로 꼽기도 했다.실제로 노시환은 4월 활약하며 팀 타선을 지탱했다. 콘택트는 시범경기 모습 그대로였지만, 문제는 장타였다. 타율 0.316을 기록하는 동안 홈런이 단 2개에 불과했다. 당시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시즌이 시작하니 나도 모르게 타격 포인트가 다시 뒤로 온다"면서도 "장타를 의식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다 보면 (타격 포인트도 되찾고) 홈런이 나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한 달이 지나고 드디어 기다렸던 대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홈런 두 개가 한 경기에서 한 번에 터졌다. 그것도 가장 담장을 넘기기 힘든 잠실야구장이 무대였다. 한화가 기다렸던 해결사 본색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노시환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좋은 상을 받게 돼 너무 좋다. 일단 지난주 팀 성적이 좋았다는 사실이 가장 기분 좋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시즌 초 장타가 안 나왔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지난해는 장타가 안 나올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시즌 막판에는 스스로 타격폼 변경해 장타(를 치려는) 연구도 했는데 실패했다"며 "그때 '장타라는 게 내가 마음먹는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의식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자. 그러면 장타도 언젠가 나오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그는 "타석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부분만 집중했다. 나는 타석에서 똑같은 루틴,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타격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겼다.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는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장타 회복에는 김남형 한화 타격 코치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노시환은 "뒤로 오던 타격 포인트를 코치님과 영상 분석을 통해 조금씩 수정했다. 교정한 지금의 포인트를 잘 유지하려 한다"며 "선수들의 부진으로 코치님께서 비난받게 돼 너무 죄송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타선이 부진하고, 지켜보는 분들도 답답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프로는 무조건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며 "코치님께서 분석은 물론 타자들 각자에게 신경 쓰며 도와주셨다. 이제 선수들이 5월 좋은 결과로 준비해 온 것들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한화의 질주는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전 패배로 3연승에서 끝났다. 그러나 10일 삼성전에서 노시환의 연타석 홈런(시즌 5,6호)으로 승리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고, 11일과 12일까지 이어지는 노시환의 3경기 연속 홈런으로 다시 3연승을 재현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경질이라는 충격 속에서도 그의 대포가 한화의 중심을 지켜냈다.노시환은 "주장인 (정)우람 선배님도 선수단 미팅을 통해 '팀 분위기가 처지면 절대 안 된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시즌은 길다 여름을 넘어갈 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셨다"며 "4월에는 우리 타자들이 호흡이 잘 맞지 않었지만, 5월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지금 페이스도 좋다. 5월에는 더 재밌는 경기를 하고, 많은 승리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나도 주간뿐 아니라 월간 MVP도 수상해 볼 수 있게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1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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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한화 새 리더 채은성 "좋은 타격감? 팀이 이겨야 의미가 있죠"

채은성(33·한화 이글스)은 개막 전 본지가 해설위원 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기대하는 FA(프리에이전트) 이적생으로 꼽혔다.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 등 5명이 그의 이름을 언급했다. LG 트윈스 주축 타자였던 채은성은 지난해 11월, 한화와 기간 6년, 총액 90억원에 FA 계약했다. 공격력에 힘을 더할 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이 많은 한화의 새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2023시즌 초반 채은성은 펄펄 날고 있다. 출전한 8경기에서 타율 0.333·3홈런·10타점을 기록했다. 11일 기준으로 리그 타점 1위다. 한화가 4연패 기로에 있었던 1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1-0으로 앞선 6회 초, 리그 대표 투수 양현종을 상대로 중월 솔로 홈런을 치며 중요한 타점을 올렸다. 채은성은 해설위원들의 평가에 대해 "솔직히 환경은 바뀌었지만, 그라운드에서 팀 승리를 위해 야구를 하는 건 여전하다. 책임감은 커졌지만, 그게 부담스럽진 않다. 전문가들의 좋은 평가는 그저 감사하다"며 웃어 보였다. 올 시즌 초반 좋은 타격감은 만족한다. FA 이적 협상 등 환경이 달라진 환경 탓에 비시즌 루틴이 깨진 게 사실이지만, 한화 4번 타자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채은성은 "매년 가던 시설에서 운동하지 못해 나도 비시즌 준비 정도에 반신반의했다. 그래도 따뜻한 곳(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고, 새 동료와 팀 관계자분들도 적응에 도움을 주셔서 정규시즌도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채은성은 한화의 새 리더로 기대받고 있다. 노시환·정은원 등 한화 젊은 주축 선수들이 이미 스프링캠프부터 그를 잘 따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채은성은 "사실 LG에서 뛸 때와 달라진 건 없다. 선수한테 가장 중요한 건 야구를 잘하는 것이다. 그게 1번이다. (정)우람이 형 등 기존 베테랑 선수들도 원래 팀을 잘 이끌었다. 나는 그저 내 경험을 전하고, 안일한 모습을 보이는 후배들에게 따끔한 조언을 전할 뿐"이라고 했다. 채은성이 생각하는 리더십은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9승 1무 3패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지만, 정규시즌 첫 8경기에서 2승 6패를 기록하며 하위권으로 밀려 있다. 채은성은 "승리보다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건 없다. 내가 못해도 팀이 이기면 된다. 현재 좋은 타격감도 팀이 지면 의미가 없다. 고참급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건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희수 기자 2023.04.1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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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설문]이정후 MVP·박병호 홈런왕 몰표...최고의 계약은 채은성

지난 시즌(2022) KBO리그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는 국내 선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고, 박병호(37·KT 위즈)는 개인 5번째 홈런왕에 올랐다. 투수 안우진(24·키움)은 2년(2020~2021) 연속 외국인 선수 몫이었던 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은 지난해에 비해 상향 평준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타이틀 경쟁은 예측불허다. 본지는 프로야구 해설위원 8명을 대상으로 2023시즌 MVP·홈런왕·다승왕 판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스토브리그 최고의 계약, 올 시즌 가장 주목하는 선수도 소개한다. ◇ 이정후 MVP·박병호 홈런왕 2연패 유력설문에 참여한 해설위원 8명 중 5명이 이정후의 MVP 2연패를 점쳤다. 선택 배경은 대체로 비슷했다. 김동수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키움 팀 성적이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이정후가 가장 유력한 MVP 후보라고 생각한다. 팀 득점력뿐 아니라 분위기(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다른 해설위원들도 "현재 가장 뛰어난 선수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이정후를 꼽았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2023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메이저리그(MLB)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형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이끄는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하기도 했다. 지난겨울에는 MLB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기 위해 타격 자세도 바꿨다.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해 이정후는 (전년 대비 16개 더 많은) 23홈런을 기록했다. 대단한 변화다. 기술에 파워가 더해진 것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치르며 경험이 더해졌고, MLB 진출을 목표로 삼아 동기 부여도 커졌다.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홈런왕은 박병호가 총 7표를 몰아받으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2020~2021시즌 부진했던 박병호는 지난 시즌 홈런 35개를 치며 재기했다. 해설위원 대부분 한동희(24·롯데 자이언츠) 노시환(23·한화 이글스) 등 '거포 기대주'들의 성장을 기대하면서도, 홈런왕을 차지하기엔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고 봤다. 이순철 SBS해설위원은 "박병호와 겨룰 수 있는 타자가 나와줘야 하는데 아직 보이지 않는다. 아쉬운 부문이다"라고 했다.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도 "3년 이내에 박병호보다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나올 수 있을까. 떠오르지 않는다"라고 했다.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한동희와 노시환이 지난해보다 많은 홈런을 칠 가능성은 높지만, 홈런왕 경쟁을 하기엔 경험이 부족해 보인다. 최정(36·SSG 랜더스)과 박병호의 2파전이지만, 지난 시즌 타이틀을 되찾은 박병호가 조금 더 유리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 다승왕, 안우진-켈리 2파전다승왕 판도는 투수 개인 기량뿐 아니라 득점 지원이나 수비력 등 팀 전력도 영향을 미친다. 해설위원들도 이 점을 주시해 의견을 냈다. 정민태 스포티비 위원이 2명을 꼽은 가운데 키움 에이스 안우진이 총 9표 중 4표를 받아 최다 득표를 했다. LG 트윈스 에이스 케이시 켈리(34)가 3표를 받아 2위에 올랐고, 아담 플럿코(32·LG)와 웨스 벤자민(30·KT)도 1표씩 받았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 등판한 30경기에서 15승 8패·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리그 대표 선발 투수로 올라섰다. 시속 150㎞대 중·후반까지 찍히는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조합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며 탈삼진 224개를 솎아냈다. 고(故) 최동원이 1984년 기록한 종전 국내 선수 최다 기록(223개)을 넘어섰다.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수직 무브먼트(vertical movement)가 10㎝ 정도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궤적보다 덜 떨어지는 공을 던지다 보니, 상대 타자 입장에선 마치 떠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안우진은 더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가 됐다. 그는 지난 1일 한화와의 2023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실점 없이 탈삼진 12개를 기록하며 호투했다. 양상문 위원은 "개인 기량만 보면 안우진의 다승왕 등극이 유력해 보인다. 키움 타선도 나쁘지 않다. 기동력이 좋은 선수가 많고, 이길 줄 아는 야구를 하는 팀이다"라고 전했다. 이순철 위원도 "국내 투수 중에선 안우진이 다승왕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도 안우진을 꼽았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위원과 이종열 위원은 지난 시즌 다승왕(16승) 켈리에 한표를 던졌다. 이종열 위원은 "팀이 이겨야 선발 투수도 승수를 거둘 수 있다. LG 전력이 가장 강하다는 전제로 켈리가 다승왕이 될 확률이 가장 높아 보인다. LG는 불펜도 강한 팀"이라고 했다. 정민철 위원도 "팀 뎁스(선수층)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다승왕이기 때문에 켈리를 꼽는다"라고 했다. 정민태 위원은 안우진과 켈리에게 각각 1표씩 던졌다. ◇ 한화, 기대주 성장+이적생 가세 효과 기대2023 스토브리그는 역대급으로 치열했다. 자유계약선수(FA) 14명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다년 연장 계약을 선택한 각 팀 주축 선수도 많았다. 본지는 해설위원 8명에게 가장 기대되는 계약을 꼽아달라고 했다. 선수 이름값·계약 규모뿐 아니라 투자 대비 효과(가성비)도 두루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외로 몰표가 나왔다. 지난 시즌까지 LG에서 뛰다가 기간 6년 총액 90억원에 한화와 계약한 채은성(33)이 5표를 받아 1위에 올랐다. 박용택 위원은 "(한화 기대주) 노시환이 스프링캠프 내내 채은성 옆에 붙어 다니더라. 한화는 구심점이 될 선수가 필요했다. 채은성이 그런 역할을 해줄 것 같다"고 했다.양상문 위원도 "채은성이 LG에서 뛰면서 팀 리더였던 김현수로부터 많이 배웠을 것이다. 한화에서는 리더가 될 수 있는 선수다. '잘 데리고 왔다'라는 말을 들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김동수 위원은 "아무래도 LG 홈구장(잠실)보다는 홈런을 더 많이 칠 수 있는 구장(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더 많이 뛰기 때문에 채은성의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정민철 위원은 친정팀에 복귀한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36)를 꼽았다. 정 위원은 "양의지가 두산 마운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그가 타선에 들어가면 지난 시즌 부진했던 김재환과 양석환도 살아날 것이다. 내가 두산을 5강 진입 후보로 꼽은 이유"라고 전했다. 해설위원들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잠재력을 드러냈거나 한층 성장했다고 확신하는 선수도 꼽았다. 한화 투·타 기대주 노시환과 문동주(20)가 각각 3표와 2표를 얻었다. 박용택 위원은 "노시환은 장타뿐 아니라 높은 타율까지 기록할 수 있는 선수다. 올 시즌 잠재력을 터뜨릴 것"이라고 했다. 정민철 위원도 "지난 몇 년 동안 실전을 통해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손혁 단장도 (노시환에 대한) 기대가 크더라. 그가 20홈런 이상 기록하면 한화 성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양상문 위원은 올 시즌 한화 선발진에 가세한 2년 차 투수 문동주를 주목하며 "투구 자세가 정말 예쁜 투수다. 계속 성장할 것 같다. 한화가 잘 키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민태 위원은 KIA 타이거즈 신인 투수 윤영철(19)을 꼽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수가 특히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좋다. (2021년 신인왕) 이의리만큼 활약할 것 같다"고 했다. 윤희상 위원은 "안우진만큼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빠르다"라며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곽빈(24)을 주목했다.배중현·안희수·윤승재·차승윤 기자 2023.04.0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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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설문] “춘추전국시대”…5강 후보 LG와 KT 몰표

프로야구가 긴 겨울잠을 끝내고 막을 올린다.KBO리그는 1일 개막해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 들어간다. 오프시즌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의 이적과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맞물려 어느 해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초전'이던 시범경기에선 지난해 5강 탈락팀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1·2위에 오르고, 한국시리즈 진출팀 키움 히어로즈가 최하위에 머물렀다. 본지는 프로야구 해설위원 7명을 대상으로 '2023시즌 판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올해는 어느 팀도 우승할 수 있고 어느 팀도 최하위로 갈 수 있을 거 같다"며 춘추전국시대를 예상했다.◇ 5강 후보 7표 몰표받은 LG와 KTLG 트윈스와 KT 위즈는 해설위원들이 빠짐없이 '5강 후보'로 꼽았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LG는 전체적인 밸런스가 가장 좋은 팀"이라며 "구멍이 없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부상으로 늦게 출발하지만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불펜 뎁스(선수층)가 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지난 시즌 구원왕 고우석은 현재 오른 어깨 회전근개 근육 중 하나인 극상근 염증 문제로 재활 치료 중이다. 작지 않은 마이너스 요소지만 LG는 홀드왕 정우영을 비롯해 이정용·이우찬 등을 적재적소 투입, 인해전술로 고우석의 공백을 채울 계획이다. 김동수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LG는 채은성(한화)과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이 이탈했지만,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는 베테랑이 워낙 많다"고 말했다. KT를 향한 표심도 뜨거웠다. KT는 시범경기 내내 악재가 터졌다. 필승조 핵심 자원 주권과 김민수가 각각 전열에서 이탈했다. 두 선수 모두 근육 부상을 당해 두 달가량 공백이 불가피하다. 시범경기 막판에는 주전 중견수 배정대마저 왼손등이 골절됐다. 5~6주 정도 경기를 뛰기 힘들다는 진단이 나와 초비상이 걸렸다.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KT가 우승 후보지만 초반 부상 변수가 너무 많다. 그래도 선발 투수진에 워낙 강점이 있는 팀"이라고 했다. 이종열 위원은 "부상자가 많긴 한데 전력을 봤을 때 지난해보다 크게 빠진 게 없는 거 같다. 선발이 가장 안정적인 팀이 KT다. 외국인 원투 펀치(웨스 벤자민·보 슐서)에 소형준과 고영표면 KBO리그에서 가장 좋은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철 위원도 "KT 선발진은 변수보다 상수에 가깝다"고 비슷한 평가를 했다.◇한국시리즈 매치업은 LG와 어떤 팀? 5강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서 한 발 더 들어가 봤다. 바로 "한국시리즈(KS) 매치업을 예상해달라"고 과감하게 물었다. 해설위원 7명 중 6명이 LG의 KS 진출에 표를 던졌다. LG와 상대할 다른 한 팀은 SSG 랜더스, KT, 키움 히어로즈가 고르게 꼽혔다. 정민태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LG는 투타가 모두 안정적이다. KS 한 자리를 확실히 가져갈 거 같다"며 "키움과 SSG 중 한 팀이 KS에 올라갈 거 같은데 SSG는 외국인 투수가 다소 불안하다. 키움은 안우진에 에릭 요키시, 최원태까지 투수가 강해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고 말했다. 정민철 위원은 "정규시즌 초반 레이스가 어려울 거 같다"면서도 "심우준의 입대로 생긴 공백을 김상수로 메우며 전력 손실을 막았다. 국내 선발진이 좋고 박병호·강백호·황재균·알포드가 지키는 타선도 좋은 편"이라면서 KT의 손을 들어줬다.SSG는 외국인 투수 에니 로메로가 어깨 부상으로 재활 치료 중이다. 장기 이탈이 예상돼 교체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이종열 위원은 "결정을 하려면 빨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수 위원은 "SSG는 외국인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국내 선발진(김광현·문승원·박종훈)의 힘이 좋아서 정상을 노릴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한 전문가 중 윤희상 KBSN스포츠 해설위원만 KS 매치업으로 LG가 빠진 키움-KIA 타이거즈전을 선택했다. 윤희상 위원은 "키움은 안우진을 필두로 한 선발진이 '판타스틱4'에 가깝다. KIA도 (기존 전략을 유지한 가운데) 외국인 투수(숀 앤더슨·아도니스 메디나)를 잘 뽑은 거 같다"고 말했다. ◇삼성과 두산, 롯데도 웃을 수 있을까김동수 위원은 삼성을 5강 후보로 꼽았다. 김 위원은 "박진만 감독 체제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 물론 그게 성적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더 탄탄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거 같다. 오재일·이원석 베테랑 선수들과 이재현·김지찬 등 젊은 선수의 신구 조화도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7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박진만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시범경기에선 10승 4패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삼성과 함께 눈길을 끄는 건 두산 베어스다.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두산은 '삼성 레전드' 이승엽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했다. 이어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를 FA로 재영입하며 오프시즌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정민철 위원은 "두산은 도약할 수 있는 팀이다. 양의지 효과가 클 거 같고, 지난해 부진했던 양석환과 김재환의 반등 가능성도 크다"며 5강을 예상했다. 이순철 위원도 "두산은 딜런 파일이 부상 때문에 초반 뛰지 못하지만, 선발부터 중간, 마무리까지 어느 정도 세팅이 돼 있다. 투수들이 괜찮고 그동안 우승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충분히 발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롯데도 5강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정민태 위원은 "기본적으로 5강 후보는 투수력이 좋은 팀으로 꼽았다"며 "롯데는 외국인 투수 2명(찰리 반즈·댄 스트레일리)이 괜찮다. 여기에 박세웅이 있고 한현희가 합류하면서 선발진이 향상됐다. 마무리도 다른 팀에 비해 탄탄하다"고 말했다.2023년 KBO리그 전망은 쉽지 않은 설문이었다. 한 해설위원은 "올 시즌 전력이 유독 평준화된 거 같다. 외국인 투수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좋고 잠재력을 드러낸 젊은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 5강 후보를 예상하면서 나머지 다섯 개 팀과의 전력 차이가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만년 최하위 한화도 순위 경쟁을 기대한다.배중현·안희수·윤승재·차승윤 기자 2023.03.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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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 채은성의 '일타' 리더십…한화 캠프를 움직이다

리더십 부재에 흔들렸던 한화 이글스가 '일타' 들과 함께 2023시즌 담금질에 들어갔다.올해 한화의 주장은 정우람(38)이다. 프로 20년 차 투수가 이례적으로 완장을 찼다. 그의 역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고참들을 대거 정리하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1군을 운용한 결과는 한 시즌 구단 역대 최다패(46승 96패)였다.한화는 올해 팀 중심을 맡을 고참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채은성·이태양·오선진을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다. 이들은 모두 1군 선수로서의 간절함과 책임감을 외치면서 한화 선수단의 중심을 잡고 있다. 정우람은 이들의 중심이다. 통산 197세이브 137홀드를 기록한 '레전드'가 하는 말은 무게가 다르다. 그는 지난해에도 "그동안 젊은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고 칭찬과 지지를 해줬다. 하지만 경기력도 나아져야 하고 비전도 있어야 한다. 안일하면 안 된다. 이제 다그칠 땐 다그치겠다"고 다짐했다. 정우람은 구단과 영상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도 워낙 각자 할 일을 알고 있고, 절치부심해서 계속 나아지려는 걸 알고 있다. 굳이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움직이는 것 같다"며 "(이적생인) 이태양과 채은성이 타 팀에서 좋았던 부분을 잘 전달해줄 것 같다. 카리스마와 포용력이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선수들이 힘들 때나 의기소침할 때 힘이 되는 주장이 되고 싶다. 주장이기 전에 선수로서 보여줘야 한다. 최대한 성적으로 어필하는 시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정우람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주장은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다. SK 와이번스 시절 김 감독과 함께했던 정우람은 "김 감독님은 솔선수범하는 선배였다.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갖춰 선수들이 따랐다"고 떠올렸다. 또 당시 김 감독에게 커브를 전수받기 위해 노력했던 걸 떠올리면서 "난 소띠다. 죽어라 한 만큼 보상받았다. 거저 얻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후배들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야수조에서는 채은성의 존재감이 크다. 가을야구 단골이 된 LG 트윈스에서 4번 타자로 활약했던 그는 야수 후배들의 교과서가 되고 있다. 한화가 채은성에게 총액 90억원을 준 것도 그가 리더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기 때문이다. 채은성은 "(후배들이) 찾아와서 물어보면 성실하게 답해준다. 스스로 정말 필요해서 물어봐야 (조언이) 와닿는다. (노)시환이가 많이 물어본다. (이)원석이는 방까지 찾아와 물어본다"고 전했다.채은성의 웨이트 트레이닝 파트너는 노시환이다. 훈련량부터 자세 교정까지 '1대1 과외'를 자처했다. 훈련 후 후배들에게 식사를 산 모습도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육성선수 출신에서 4번 타자까지 성장했던 채은성의 경험도 후배들에게는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LG 시절 선배였던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1루수 김인환에게 "채은성은 야구를 잘하기만 했던 선수가 아니다. 한참 못했던 때도 있다"며 "자리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김인환의 마음을 은성이만큼 잘 알 수 있는 선수가 별로 없다. 그런 경험을 보고 배우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인환 역시 육성선수 출신으로 28세였던 지난해 처음으로 1군 주전이 됐다. 지난해 한화는 9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가 19경기에 달했다. FA 몇 명 영입만으로 최하위에서 탈출할 순 없다. 팀 전체가 발전해야 한다. 정우람과 채은성은 이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1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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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4홈런 몰아치기, LG 채은성 "1군서 잘 버텼다"

LG 트윈스 채은성(32)이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주 6경기에서 타율 0.400(25타수 10안타)을 기록했다. 안타 10개 중 홈런이 4개. 주간 홈런 공동 1위, 루타 2위(23개), OPS(출루율+장타율) 3위(1.384)였다. 채은성은 "최근 타격감이 조금 올라온 기분"이라며 웃었다. 채은성은 6월까지 61경기에서 타율 0.295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홈런이 5개로 4번 타자 치고는 적은 편이었다. 4월과 5월 홈런 1개씩, 6월에는 3개를 때렸다. 3번 김현수와 5번 오지환은 이미 5월 말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했다. 채은성은 "홈런이 적어 아쉬움이 컸다. 유독 펜스 앞에서 잡히거나 펜스를 맞고 나오는 타구가 많았다"고 떠올렸다. 채은성은 경기를 뛰며 답을 찾으려고 했다. 그는 "2020년 부진했을 땐 스스로 2군행을 결정했다. 당시에는 2군에서 훈련량을 늘려 해법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채은성은 부상 또는 부진으로 이천(LG 2군 경기장)에 다녀온 뒤 여러 번 반등했다. 채은성은 "올핸 진짜 2군에 안 가고 싶었다. 그게 루틴도 아니지 않나"라며 "선수로 뛰는 동안 안 좋을 때마다 2군에 내려갈 수도 없다. 올 시즌은 좋든 안 좋든 144경기를 여기(1군)서 뛰고,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다행히 잘 이겨냈다"고 말했다. 채은성은 타격감을 점점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47 4홈런 14타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이 기간 득점권에서 7타수 5안타, 10타점을 몰아쳤다. 박용택의 은퇴식이 열린 지난 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1로 맞선 7회에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1-8로 뒤진 경기를 10-9로 뒤집은 지난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회 추격을 알리는 솔로포를 날렸다. 다음날(7일)에도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2회 초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렸다. 10일 두산전에선 3회 솔로 홈런, 4회 1타점 적시타, 8회 1타점 2루타를 뽑았다. LG는 중심타자 채은성의 화끈한 공격을 앞세워 최근 7연승을 달리며 1~2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를 추격하고 있다. 채은성은 "작은 구장(5~7일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이점도 있었다. 그 이후로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다"라며 "시즌 초반 항상 힘들었다. 올해 초반도 잘했다고 할 순 없지만, 바닥까지 안 가고 잘 버텼다. 아직 부족하다. 더 잘해야죠"라고 말했다. 올 시즌 LG는 김현수-박해민-홍창기로 외야진을 구성하고 있다. 우익수였던 채은성은 1루수로 전환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공격도 공격이지만, 9일 9회와 10일 1회 타구를 처리하는 핸들링은 (채은성잉) 1루수로서 자리매김한 것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채은성은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다. 그는 "FA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다만 팀이 선두 싸움 중이라 찬스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부담이 크다"며 "항상 여름에 강한 편이었다. 무더운 날씨가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형석 기자 2022.07.1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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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타자 영입 발표 이후, 유망주 4할 타자·타격 1위로

LG 트윈스 문보경(22)의 방망이는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새 외국인 타자 로벨 가르시아 영입이 발표된 날부터다. 지난달 문보경은 KBO리그 '장외 타격왕'이었다. 규정타석에 4타석이 모자랐지만, 타율 0.446(56타수 25안타)를 기록했다. 기간을 좀 더 늘려 6월 1일부터 7월 4일까지 성적을 기준으로 하면 타격 1위(0.441)에 해당한다. '타격 천재'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최고령 타격왕'에 도전하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보다 높았다. 문보경은 5월 말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다. 지난달 4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해 9회 대수비로 출장한 그는 이튿날 선발로 나섰다. 문보경이 이날 모처럼 안타를 치기 3시간 전에 LG 구단은 가르시아와 계약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문보경은 이날부터 '안타 머신'이 됐다. 최근 한 달 20경기에 출전해 무려 13경기에서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냈다. 지난달 21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지난 1일 롯데전까지 7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쳐내기도 했다. 장맛비로 3경기가 미뤄졌지만, 문보경의 뜨거운 타격은 이어졌다. 2일 롯데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문보경은 3일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해 박용택의 은퇴식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문보경은 "가르시아가 오든 안 오든 지금 내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포지션이 겹치니 가르시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문보경의 주포지션은 3루수다. 팀 사정상 1루수를 겸업한다. 가르시아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마이너리그를 합쳐 2루수로 293경기, 3루수로 156경기에 출전했다. 프로 커리어를 보면 2루수 경력이 더 많지만 올 시즌 트리플A에서는 3루수로 주로 나섰다. 가르시아의 영입에 위협을 느낄 법하다. 문보경이 지금처럼 활약한다면 가르시아가 2루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라도 3루수를 뺏길 수도 있다. 가르시아는 훈련 중 옆구리 부상을 입어 1군 데뷔가 늦어지고 있다. 문보경은 1군에 데뷔한 지난해 타격 재능을 선보였다. 전반기(타율 0.270)와 후반기(0.191) 성적 차가 컸지만,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했다. 개막 초반 채은성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문보경이 한동안 4번 타자를 맡기도 했다. 5할에 육박하는 고타율로 총 7일(4월 3~4일, 6~9일, 12일) 동안 타격 1위에 올랐다.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가 6월 이후 다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문보경이 굉장히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차이가 컸던 선수였다. 올해도 초반에 좋았다가 실패를 겪었지만, 노력과 경험을 통해 좋은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완성형 선수가 아니라 앞으로 더 성장할 선수다. 홈런도 더 많이 터뜨릴 거다. 대형 내야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칭찬했다. 이형석 기자 2022.07.0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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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택의 마지막을 웃게 하다…제대로 불붙은 채은성의 방망이

LG 트윈스 채은성(32)이 떠나는 선배의 마지막을 웃음으로 배웅했다. LG는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박용택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을 진행했다. 2020시즌 종료 후 LG 유니폼을 벗은 박용택의 은퇴식은 코로나19 탓에 뒤로 밀리다 이날 열렸다. 선수들은 김용수, 이병규에 이어 구단 세 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박용택의 등번호(33)와 함께 그가 선수 시절 얻었던 별명을 등 뒤에 달고 뛰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박용택의 휘문고 후배 임찬규는 "야구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박용택은 "(해설위원으로 일하느라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LG를 응원할 수 있는 날"이라고 했다. 그는 특별 엔트리를 통해 이날 3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LG는 1-0으로 앞선 7회 초 1-1 동점을 허용했다. 7회 2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 채은성이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오지환의 적시타까지 추가한 LG는 4-1로 이겼다. 채은성은 "경기 전 (박)용택이 형이 장난으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협박했다. 의미 있는 날인데 승리로 보답하는 게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이겨서 다행"이라고 했다. 박용택의 별명 중 '울보택'이 적힌 유니폼을 골라 입은 채은성은 선배를 미소 짓게 했다. 채은성은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LG 외국인 타자의 부진 탓에 붙박이 4번 타자를 맡고 있다. 올 시즌 6월 중순까지 큰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버텨내고 있다. 그러나 특별히 돋보이는 성적도 아니다. 6월 15일까지 52경기에서 타율 0.286 3홈런 32타점을 기록했다. OPS는 0.764(장타율 0.411+출루율 0.353)에 그쳤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의 방망이가 제대로 불붙었다. 채은성은 6월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시작으로 12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이다. 이 기간 타율 0.400(3위) 2홈런 1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OPS는 1.020이다. 4번 타자에게 기대하는 장타력과 타점 능력을 회복했다. 해결사 본능까지 선보이고 있다. 3위 LG는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중 3승을 채은성이 책임졌다. 6월 25일 KT 위즈전 3회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렸고, 28일 NC 다이노스전 1회 1타점 희생플라이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어 3일 롯데전서는 짜릿한 결승타로 선배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채은성이 개막 후 6월 24일까지 LG가 70경기를 치르는 동안 때린 결승타는 3개였다. 그는 최근 6경기에서 결승타 3개를 추가했다. 외야수였던 채은성은 올 시즌 1루수로 변신했다. 시즌 초반에 비하면 수비가 안정되고 있다. 타석에서도 점차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은성은 "보통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최근까지 내리막만 있었던 것 같다"며 "많은 고민과 변화를 줬다. 4번 타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결을 잘하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07.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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