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온 나라가 거리두기 난리인데, 축구장 '포옹 세리머니' 괜찮나
지난달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 성남FC의 경기. 후반 11분 포항 일류첸코가 역전골을 터트린 뒤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어 포항 벤치멤버를 포함해 11명 선수가 우르르 몰려나와 일류첸코를 둥글게 감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온 나라가 거리두기를 지키느라 난리인데, 프로축구 일부 골 세리머니는 작년과 별반 다를게 없다. 프로축구연맹 코로나19 대응매뉴얼에는 ‘신체접촉이 동반되는 과도한 골 세리머니는 금지’라고 적혀있다. 어깨동무와 하이파이브도 안된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일종의 가이드라인 성격으로 자제를 요청하는 의미다. 하지만 ‘탑쌓기 세리머니’ 등 과도한 세리머니는 안된다”고 말했다. 일부 감독들은 마스크로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리지 않는 ‘턱스크’ 상태로 지시한다. 기술지역에서 지도행위하는 인원은 예외가 적용되기는 한다. 과도하게 침을 뱉는 행위는 금지인데, 위반하는 선수들이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전 구단 대상으로 2차례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하는 등 방역에 힘쓰고 있다. 개막달이었던 5월에는 넘어진 부천 바이아노가 일으켜 달라고 손을 뻗었지만, 최광호 주심이 잡아주지 않으며 ‘언택트’를 실천했다. 요즘 주먹만 맞대는 세리머니로 접촉을 최소화하는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같은 유럽프로축구에서도 ‘포옹 세리머니’가 자주 나온다. 다만 1일만해도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고, 파리생제르맹(프랑스) 공격수 앙헬 디 마리아가 의심 증상을 보였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사실 K리그 개막 시점부터 사소한 위반은 비일비재했다. ‘축구는 몸싸움이 격렬한 종목인데, 세리머니 정도는 괜찮겠지’,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진 상황에서, 선수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또 구단과 연맹은 통제할 수 있는 권고사항에 대해 감시자 역할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9.01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