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줄타기하듯 조심스럽게, 그러나 순조롭게 시즌을 치르던 K리그가 결승점을 앞에 두고 주춤했다. K리그2(2부리그) 일부 일정이 2주 연기됐다. K리그2에서 이제껏 잘 피해왔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K리그2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주전급 선수 한 명이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프로축구에선 첫 사례다. 시즌이 거의 끝나갈 무렵 터진 코로나19 확진자 소식에 축구계는 복잡한 속내를 감출 길이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19를 피해 개막 일정을 조정하고 경기 수도 38라운드에서 27라운드로 대폭 축소해 시즌을 운영해왔다. 무관중에서 유관중 전환을 반복하며 힘겹게 시즌을 치르는 가운데서도 리그 구성원 중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자부심이었다. 그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철저하게 방역에 힘쓴 덕분이다. 정규 시즌 종료까지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다행히 추가 감염이나 리그 내 확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전 선수는 어떻게 확진됐나? 대전 442번 확진자인 이 선수는 24일 대전과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 경기가 끝난 뒤 서울로 이동, 지인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동석했던 지인이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에 따라 이 선수는 지인인 경기 하남 67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통보돼 검사를 받았다. 함께 식사를 한 동료 선수 3명도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전은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선수들을 파악해 모두 격리 조치했다. 또 28일 선수단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추가 확진자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경위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남은 일정과 연맹 대처는? 연맹은 우선 대전의 경위서를 받아서 사실 관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후속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작성한 매뉴얼 상으로는 확진자와 접촉자가 최소 2주간 자가격리를 실시해야 하며 격리 기간 도중 단체 훈련은 불가능하다. 또 확진자가 속한 팀은 물론 마스크 착용 여부 등을 고려해 연관된 팀도 최소 2주간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이에 따라 우선 대전의 경우 오는 31일과 11월 7일로 예정된 리그 26, 27라운드 FC안양전과 경남FC전이 각각 11월 17일과 21일로 연기됐다. 대전 선수단은 2주일간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가고, 격리가 끝난 뒤 선수단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해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 및 코칭스태프만 훈련과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대전을 제외한 다른 팀들의 정규 리그 경기 일정은 변동 없이 진행된다.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는 어떻게 되나? 대전이 2주 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하게 되면서 K리그2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일정도 자동으로 변경된다. K리그2는 정규리그 최종 순위를 바탕으로 승격팀을 가리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는데, 11월 18일로 예정되어 있던 준플레이오프는 11월 25일로 변경되고 플레이오프 역시 11월 21일에서 29일로 연기된다. 연맹 측은 "대전 선수단 대상 전수검사 결과, 향후 역학조사 경과 등을 고려하여 추가 조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11월 9일 개최 예정이었던 K리그2 대상 시상식도 연기된다. 시상식 일정은 추후 확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