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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로하스, 우즈·테임즈와 어깨 나란히

멜 로하스 주니어(30·KT)가 2020년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았다. 로하스는 30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0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각 지역 언론사 취재기자 112명이 행사한 투표(만점 896점)에서 로하스는 653점을 획득, 2위 양의지(NC·374점)를 제쳤다. 이로써 로하스는 투수를 포함해 역대 6번째, 타자로는 3번째로 MVP를 차지한 외국인 선수가 됐다. KT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시즌 MVP를 배출했다. 미국으로 떠나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로하스는 "이강철 감독님과 코치, 동료, 프런트의 지원 덕분에 타격 4관왕과 MVP를 수상할 수 있었다"는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로하스는 2020 정규시즌 출전한 142경기에서 타율 0.349·47홈런·135타점·116득점·출루율 0.417·장타율 0.680을 기록했다. 홈런·타점·득점·장타율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최다 안타 2위, 타율과 출루율은 3위에 올랐다. 양의지가 NC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공로를 앞세워 MVP에 도전했지만, 로하스가 이겼다. 로하스는 2017년 6월, 조니 모넬의 대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없었고, 마이너리그 기록(837경기 타율 0.258)도 저조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그는 KBO리그 데뷔 첫 10경기 타율도 0.167에 그쳤다. 미국으로 날아가 로하스 영입을 주도한 이충무 KT 운영 차장은 "로하스의 빠른 공 대처는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수준으로 봤다. 하체를 잘 활용하는 타격도 인상적이었다. 변화구 대처 능력도 좋은 타자였다"고 돌아봤다. 로하스는 7월 이후 출전한 68경기에서 타율 0.305·17홈런·장타율 0.596를 기록했다. 2018 정규시즌에서는 43홈런을 치며 이 부분 공동 2위에 올랐다. 로하스는 야구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친 멜 로하스 시니어는 MLB 통산 525경기에 등판, 126세이브를 기록한 투수였다. 사촌 모이세스 알루는 현역 시절, 올스타만 6번 선정된 스타 플레이어다. 로하스의 시선도 항상 MLB를 향했다. 2018시즌 종료 뒤 KT가 재계약 제안을 했을 때도 고민했다. 그러나 MLB 구단의 계약 조건은 성에 차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기량을 더 갈고닦기로 결심했다. 2019시즌 대비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KBO리그에서 최고 선수가 된다면 더 좋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KBO리그에서 더 성장했다. 스위치 히터인 로하스는 우타석에 들어서면 위압감이 떨어졌다. KBO리그 데뷔 직전, 귀넷 브레이브스(애틀란타 산하 트리플A) 소속으로 뛴 마이너리그에서도 우타석 타율이 0.248에 그쳤다. KBO리그에서 뛴 2017~18시즌에도 좌타석(타율 0.308)보다 우타석(타율 0.276) 기록이 저조했다. 그는 타격 자세와 메커니즘에 변화를 주며 좌투수 상대 변화구 대응력을 키워갔다. 올해는 우타석에서 타율 0.379·13홈런을 기록했다. 벌크업 여파로 움직임이 둔해지자, 올 시즌을 앞두고 체질 개선에 힘을 썼다. 유연성을 키운 덕분에 더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었고, 더 민첩한 외야 수비도 보여줬다. 지금까지 MVP를 수상한 외국인 타자는 타이론 우즈(1998년·OB 소속)와 에릭 테임즈(2015년·NC 소속)뿐이었다. 우즈는 외국인 선수 제도 원년(1998년) 42홈런을 터뜨렸다. '국민 타자' 이승엽과 홈런왕 경쟁을 펼치며 리그를 달궜다. 테임즈는 2016년에는 역대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로하스가 두 타자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인정받으며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 계보를 이었다. 이제 관심은 로하스의 거취에 쏠린다. MLB와 일본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나온다. 지난해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MVP를 수상한 조쉬 린드블럼도 KBO리그에서 향상된 기량을 인정받고 밀워키와 계약했다. 테임즈도 마찬가지였다. 로하스는 MVP 수상 뒤 "내년에도 KT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며 잔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최우수신인선수(신인상)는 KT 소형준(19)이 차지했다. 560점 만점에 511점을 획득했다. 소형준은 2020 정규시즌에서 13승6패·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10승 이상 올린 고졸 신인 투수가 됐다. KT는 2018년 야수 강백호에 이어 두 번째로 신인왕을 배출했다. 소형준은 "단 한 번뿐인 상을 받아서 영광이다. 이강철 감독님과 선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안희수 기자 2020.11.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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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 '핫플' 입성 KT, 프런트 기민하게 움직였다

KT가 2021시즌을 대비한 스프링캠프를 부상 기장군에서 진행한다. KT는 최근 "기장군 도시관리공단과 상호발전 협력에 관한 업무 협약을 하고, 내년 시즌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 내 메인 경기장과 보조 연습장, 훈련 장비 등 부대 시설 사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021년 스프링캠프 전훈지 선정은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의 고민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예년처럼 미국·일본·호주 등에서 훈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훈련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이숭용 KT 단장은 2020시즌 개막 시점부터 국내 캠프를 진행할 최적의 장소를 찾았다.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 상황에서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일단 움직였다. 실무를 맡은 이충무 운영팀 차장은 "더 늦게 움직이면 가장 좋은 국내 전훈지 계약이 어려울 것 같았다.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다면 1군은 예년처럼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으로 가고, 새로 정한 국내 훈련지는 퓨처스(2군)팀이 쓰면 된다고 여겼다"고 돌아봤다. 이충무 차장은 통영, 제주도 등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지역을 먼저 답사했다. 현재 퓨처스팀 전용 야구장이 있는 전북 소재 익산도 후보 중 하나였다.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가 단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곳은 2016년 세계여자야구월드컵, 2019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등 국제 대회를 유치한 장소다. 이미 다른 구단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드림 볼파크는 사회인 야구 등 아마추어 대회 개최지로 인기가 많다. KT 구단은 기장군에 지역사회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협상 과정에서 남상봉 KT 스포츠단 대표이사는 예산 문제로 계약에 난항을 겪지 않도록 실무진에게 넉넉한 지원을 약속했다. 선수단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긴밀하고 신속한 내부 소통도 드림 볼파크를 선점할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큰 문제가 빨리 해결된 것 같다. 선수단을 배려한 프런트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KT는 2020년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팀으로 진화했다. KT 프런트도 현장의 성장 속도에 보폭을 발을 맞추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0.1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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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역사' 견인한 로하스·양의지, 역대급 MVP 경쟁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은 양의지(33·NC)와 멜 로하스 주니어(30·KT) 2파전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정규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지난 1일 야구기자협회 회원들이 투표를 마쳤고,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시상식이 열린다. 2020 KBO리그 정규시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박용택(LG), 김태균(한화), 권오준(삼성) 등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야구를 이끌어온 스타 플레이어들이 마지막 발자취를 남겼다. 젊은 선수들은 '폭풍 성장'했다. 데뷔 6년 차 구창모(NC)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떠올랐고, 2017년 신인왕 이정후(키움)와 2018년 신인왕 강백호(KT)도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KT 신인 투수 소형준은 13승을 거두며 국내 선발투수 다승 1위에 올랐다. 팀 성적도 마찬가지다. 막내 두 팀이 리그 2강을 구축했다. '9구단' NC는 83승 6무 55패를 기록하며 창단 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꾸준히 데이터 야구를 심화하고,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강화한 결과였다. '10구단' KT도 후반기 승률 1위를 기록하며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내친김에 리그 2위까지 올라섰다. 현장과 프런트의 긴밀한 협업과 소통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반면 원년 구단 삼성, 롯데,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8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도 9위에 그쳤다. 제 9·10구단의 반란은 향후 KBO리그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이다. 혁신을 향해 도전하고, 최적화된 운영 시스템 구축하지 못하면 한순간에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증명됐다. NC와 KT는 시즌 MVP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도약을 이끈 일등공신인 양의지와 로하스가 유력 후보다. 양의지는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8(10위)·33홈런(4위)·124타점(2위)·OPS(출루율+장타율) 1.003을 기록했다. 역대 포수 최초로 시즌 30홈런·100타점을 넘어섰다. 홈런 기록은 커리어 하이. 득점권 타율(0.425)도 빼어났다. LG 김현수에 이어 리그 2위다. 심적 부담이 큰 4번 타자로 나서면서도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양의지의 성적이 더 빛나는 이유는 그가 KBO리그 최고의 포수이기 때문이다. 빼어난 투수 리드로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평균 대비 수비 기여도(WAA)는 1.001이다. 리그 주전 포수 중 가장 높다. 도루 저지율(42.9%)도 1위다. 주장 역할도 잘해냈다. 지난 2월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LG 김현수도 이적생이지만, 주장이 됐고 팀을 바꿨다. 나도 '팀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두산 주장이었던 오재원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양의지가 묵묵히 잘해나가더라. 개인 성적을 떠나서 가장 고생했다"며 격려했다. 사령탑의 평가가 양의지의 팀 기여도를 대변한다. 소속팀을 1위에 올려놓은 올 시즌은 데뷔 첫 MVP 수상 적기라는 평가다. 로하스도 개인 성적과 팀 기여도 모두 빼어나다. 그는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2위)·47홈런·135타점·116득점·장타율 0.680·출루율 0.417를 기록했다. 타점·득점·홈런·장타율 부문 1위다. 타율과 최다안타 그리고 출루율 부문도 모두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7.93이다. 리그 야수 중 1위 기록이다. 시즌 초반, 4번 타자 강백호의 득점권 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로하스가 클러치 능력을 발휘했다. 덕분에 KT가 후반기에 도약할 수 있었다. 로하스는 KBO리그에서 뛰며 성장한 외국인 타자다. 장타력은 2018년 43홈런을 기록할 만큼 원래 뛰어났다. 4할대 출루율을 처음 달성했다. 타격 지향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공격적이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콘택트에 집중한다"며 로하스의 변화를 짚었다. 타격 기술도 향상됐다. 스위치 히터인 그는 우타석(좌투수 상대)에서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러나 꾸준히 자신에 맞는 스윙을 연구했고, 기존 클로즈드 스탠스(closed stance·앞발을 닫는 자세)에서 스퀘어 스탠스(square stance·두 발이 평행을 이루는 자세)로 수정하며 변화구 대처 능력을 향상했다. 상대 투수에겐 악몽 같은 타자로 진화했다. NC는 꼴찌로 추락한 2018시즌 종료 뒤 4년 총액 125억원을 투자해 FA(자유계약선수) 양의지를 영입했다. KT는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데이브 디프레이타스와 이충무 운영팀 차장의 안목과 노력이 더해져 '흙속의 진주' 로하스를 영입할 수 있었다. 팀 역사가 가장 짧은 신생팀이 이상적인 전력 보강을 해낸 것이다. 둘의 MVP 경쟁은 NC와 KT 노력과 의지가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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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하인드] 어메이징 로하스, 어떻게 KT 유니폼을 입었나

2017년 5월 20일 KT는 '결단'을 내렸다. KBO리그 적응에 실패한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을 퇴출했다. 정규시즌을 3분의 1밖에 치르지 않은 시점이었다. 9위까지 떨어진 성적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빨리 대체 선수를 데려와야 했다. 외국인 스카우트를 담당하는 이충무 운영팀 차장과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데이브 디프레이타스가 속전속결로 일을 처리했다. 수십 명의 선수 중 최종 후보군을 5명으로 압축, 협상을 시작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30)도 최종 후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우선 영입 대상은 아니었다. 이충무 차장은 "기록만 보면 영입 대상으로 보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애틀랜타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그윈넷)에 있던 로하스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59, 6홈런, 31타점이었다. 출루율(0.318)과 장타율(0.406) 모두 낮았다. 정확도가 뛰어나지도, 펀치력이 강력하지도 않았다. '데이터'를 봤을 때 매력이 크지 않았다. KBO리그의 다른 구단들이 그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았던 이유였다. 그래도 KT 구단은 디프레이타스의 추천으로 로하스를 최종 후보군에 넣었다. 그리고 이충무 차장이 미국으로 날아가 그의 기량을 체크했다. 현장에서 직접 본 로하스에게는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장점이 꽤 많았다고 한다. 이충무 차장은 "경기 전 훈련할 때부터 집중적으로 체크했다. 빠른 공 대처가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투수들의 구속이 떨어지는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할 수준이었다. 상체만으로 스윙하는 게 아니라 하체를 잘 활용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변화구 대처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야구에 대한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수비할 때도 열심이었다. 치고 달리는 모습이 수준급이었다"고 했다. 마이너리그 성적이 저조했던 건 메이저리그(MLB) 콜업이 늦어져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최종 후보군 5명 중 3~4순위였던 로하스에 대한 평가가 뒤집혔다. 관건은 계약 성사 여부였다. 로하스는 KT의 제안을 한 번에 수락하지 않았다. MLB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는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84번으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았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마무리 투수 출신 에디슨 리드(전체 95번), 올 시즌 필라델피아 주전 포수인 J.T 리얼무토(전체 104번)보다 지명 순번이 더 빨랐다. 마이너리그 최고 레벨인 트리플A에서 MLB 데뷔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충무 차장은 로하스의 에이전트를 계속 설득했다. 로하스의 아버지 멜 로하스 시니어도 "한국에서 잘하면 미국에 다시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로하스 시니어는 MLB 통산 126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 출신이다. 일주일의 장고 끝에 로하스는 KT의 손을 잡았다. 출발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2017년 6월 13일 포항 삼성전에 대타로 출전해 삼진으로 물러났다. 첫 10경기 타율이 0.167(36타수 6안타). 퇴출당한 모넬의 타율 0.165와 비슷했다. "왜 이런 타자를 데려왔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로하스는 이충무 차장에게 "열흘만 시간을 달라.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다. 6월 24일 인천 SK전을 기점으로 타격감이 올라가더니 2017시즌을 타율 0.301, 18홈런, 56타점으로 마쳤다. 로하스는 4년째 KT 유니폼을 입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압도적이다. 26일까지 8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4, 31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타점, 장타율(0.696), OPS(1.105)를 비롯한 공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1위다. 정규시즌 MVP 유력주자라는 말이 벌써 흘러나오고 있다. 이충무 차장은 삼성에 있을 때 릭 벤덴헐크(현 소프트뱅크)를 KBO리그에 데려오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도 로하스는 특별한 존재다. 이충무 차장은 "한국 야구를 만만하게 보는 외국인 선수들이 꽤 있다. 그럴수록 적응이 늦고,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며 "로하스는 팀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잘 준비한다. 장타를 더 때려려고 몸집이 커진 적도 있었는데, 팀에서 외야 수비 능력을 요구하자 몸을 다시 슬림하게 만들었다. 마인드가 정말 좋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트리플A에서 평가했던 모습 그대로 KBO리그에 녹아들었다. 외국인 선수는 단기간에 성적을 내지 않으면 퇴출 위기에 몰린다.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로하스도 마찬가지였다. KT는 그걸 이해하고 기다렸다. 이충무 차장은 "몇 경기 못 했다고 외국인 선수를 비난하기보다, 여유를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로하스가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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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의 kt, 1년 만에 달라진 외국인투수들

kt발 돌풍이 거세다. 진원지는 외국인투수다.10구단 kt는 개막 후 첫 9경기에서 5승을 따냈다. 지난해엔 5승을 기록하는 데 31경기가 필요했다. 승률에서도 차이가 크다. 5승을 기록했을 때 2015시즌 승률은 0.161(5승26패)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승률 0.556(5승4패)로 하늘과 땅 차이인 출발이다. 1년 만에 180도 달라진 성적의 이유는 외국인투수다.kt는 5승을 외국인투수들이 합작했다. 마리몬과 피노가 각각 2승, 밴와트가 1승을 기록했다. 흉작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풍년 조짐이다. 지난해 kt는 외국인투수가 발목을 잡았다. 개막전 선발이었던 오른손 필 어윈을 비롯해 왼손 앤디 시스코가 중도 퇴출됐다.어윈은 1승7패 평균자책점 8.68, 시스코는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3으로 부진했다. 옥스프링이 그나마 제 역할을 해줬지만 대체 외국인투수 저마노도 3승6패 평균자책점 4.93에 그쳤다. 4명의 외국인투수는 도합 16승 29패에 그쳤다.실패를 맛본 kt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충무 운영팀 차장이 8월초 미국으로 건너가 한 달 동안 외국인선수 시장을 돌아봤다.가장 중점을 둔 건 제구력. 이 차장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일찍 좌절돼 좀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며 "제구가 일단 좋아야 한다. 주무기가 확실한 선수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마리몬은 체인지업에서 가산점을 받았다. 이 차장은 "직구는 140대 중후반이 계속 찍히고, 체인지업은 언제든지 볼과 스트라이크를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몸값은 현실적인 수준으로 정했다. 터무니없는 금액을 부르는 에이전트는 최대한 고려하지 않았다. 올 시즌 프로야구 무대를 밟은 메이저리그 출신 A외국인투수도 레이더에 들어왔지만 최종 단계에서 제외했다.이 차장은 "몸값을 결정할 때 처음이 중요하다. 시작액을 낮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높은 금액을 줄 수밖에 없다"며 "A선수는 우리 팀도 고려했고, 조범현 감독도 1번으로 찍기도 했다. 하지만 팀의 방향성이 중요했다"고 말했다.kt는 피노와 70만 달러, 밴와트와 마리몬은 각각 60만 달러에 계약했다. 총액 190만 달러. 한화 외국인투수 로저스 한 명의 연봉과 같다. 로저스는 팔꿈치 통증 때문에 개막 후 1군에서 개점휴업 중이다.검토를 거듭했다. 그리고 타이밍이 절묘했다. 이 차장은 "피노는 2015년에도 오퍼를 넣었던 선수인데,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 때문에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종반 빅리그 로스터 진입에 실패한 뒤 마음을 틀었다. 타이밍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이어 "마리몬은 2014년부터 관심있게 봤던 선수로, 젊은 나이가 매력적이었다. 에이전트와 꾸준하게 접촉하면서 계약까지 이끌어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2014년 영입 리스트에 있었던 밴와트는 SK와 재계약이 불발된 후 곧바로 접촉했다.kt는 10구단 특혜로 외국인선수를 한 명 많은 4명까지 보유 가능하다. 투수는 최대 3명까지 계약할 수 있다.무시할 수 없는 플러스 요인이다. 9구단 NC는 2014시즌에 외국인투수 3명(웨버·찰리·해커)이 정규시즌 29승(22패)을 합작했다. 신생 팀이 창단 2년 만에 첫 번째 포스트시즌에 성공한 이유다.이 차장은 "고심을 많이 했다"며 "신생구단이라 어린 선수가 많기 때문에 인성도 중요시했다. 팀 적응력을 가장 중시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6.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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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kt, 외국인 조기 합류가 낳은 '긍정적 효과'

각 팀 외국인 선수는 연습경기 위주로 진행되는 2차 스프링캠프에서 합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kt와 KIA는 달랐다. 두 팀의 외국인 선수들은 일찌감치 한국에 입국해 동료들과 함께 전지훈련을 출발했다.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한 kt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방인이 눈에 띄었다. 올 시즌 kt에서 뛰는 외국인 투수 필 어윈과 내야수 앤디 마르테였다. 둘은 지난 15일 한국 땅을 밟은 뒤 선수단과 함께 전지훈련을 떠났다. 어윈과 마르테는 구단에 1월 초 한국에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구단은 스프링캠프 시작일에 맞춰 올 것을 주문했다. 이충무 kt 운영팀 차장은 "어윈과 마르테가 '1월 초에 한국에 오고 싶다'고 했다"며 팀 분위기를 알고 싶고, 동료들과 같이 훈련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하지만 팀 훈련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찍 오는 걸 만류했다. 하려는 의지가 있어 보였다. 기본적인 마인드를 갖춘 선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의 조기 합류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kt 베테랑 장성호는 어윈을 본 뒤 "왜 이렇게 일찍 왔냐"며 농담을 건넨 뒤 "만나서 반갑다. 잘해보자"며 악수를 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먼저 합류해줘 고맙다"며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마르테는 "한국에 뛰게 돼 매우 기대된다. 설레는 마음이 크다"며 "kt는 신생팀이지만 실력 좋은 선수가 많다고 들었다. 나도 꼭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KIA의 새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와 조쉬 스틴슨 역시 16일 인천공항에서 국내 선수들과 함께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조계현 KIA 수석코치는 "우리가 조기 합류를 요청했는데. 선수들이 흔쾌히 받아들였다. 일찍 와서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더라. 고맙다"고 말했다. 이대진 투수 코치는 "외국인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굉장히 의욕적이더라. 잘 적응해 좋은 성적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험버는 "정말 새롭다. KIA 팀원들도 잘해준다"며 "내가 이 팀의 주축 투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국에 온 소감을 밝혔다. 스틴슨은 "윤석민(볼티모어)에게 한국에 대해 익히 들었다"며 "윤석민이 갈비 같은 한국 음식도 사줬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다. 윤석민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 줘 정말 많이 기대된다. 새로운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2015.01.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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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합류 마르테 “kt, 신생팀이지만 실력 좋은 선수 많다”

kt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가 한국 무대 데뷔 소감을 전했다. kt 선수단은 1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차려질 일본 미야자키로 떠났다. 2월17일까지 미야자키에서 1차 캠프를 마친 뒤 가고시마로 이동해 3월4일까지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kt 선수들은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오전 6시 인천공항에 집합했다. 선수단 사이에서 이방인이 눈에 띄였다. 외국인 투수 필 어윈과 내야수 앤디 마르테가 조기 합류했다. 이들은 전날 한국에 도착해 수원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마르테는 취재진과 가진 첫 인터뷰에서 "한국에 뛰게 돼 매우 기대된다. 설레는 마음이 크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kt는 신생팀이지만 실력 좋은 선수가 많다고 들었다. 나도 꼭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마르테는 2005년 큰 기대를 받으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 100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실력을 검증받은 그는 지난해 한국 무대의 문을 두들겼다. 마르테는 윈터리그를 마친 뒤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이충무 kt 운영팀 차장은 "마르테가 1월 초에 한국에 오고 싶다고 하더라. 분위기를 알고 싶고, 같이 훈련을 하고 싶다고 했다. 기본적인 마인드는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마이너리그 경력이 많은 만큼 기본 이상은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마르테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웨이트와 스윙 위주로 훈련을 많이 했다. 곧바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고 자신했다. 이어 "한국야구에 대해서는 추신수와 대화를 하면서 접했다. 자세한 건 아직 모르지만, 굉장히 뛰어난 리그라고 들었다. 그런 만큼 열심히 하겠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인천공항=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사진=사도스키 트위터 캡쳐 2015.01.1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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