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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아닌 동경의 대상 되는게 꿈”

장애인 스포츠 최대 이벤트인 2020 도쿄패럴림픽이 막을 내렸다. 패럴림픽의 어원처럼 모두가 ‘나란히(parallel)’ 달린 의미 있는 대회였다.도쿄패럴림픽은 5일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진행된 폐회식을 끝으로 13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극적으로 도쿄행 비행기에 오른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을 포함해 162개국 44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매일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한국은 지난 4일 보치아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김한수(29·경기도장애인체육회)·최예진(30·충남직장운동경기부)으로 구성된 페어 팀(스포츠 등급 BC3)이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5-4로 이겼다. 보치아는 패럴림픽에서 9회 연속 금메달을 땄다. 정호원은 2016년 리우 대회(개인전)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통산 패럴림픽 메달은 6개(금3, 은2, 동1)다.대회 마지막 날엔 배드민턴에서 은메달 2개를 추가했다. 세계 랭킹 1위 김정준(43·울산중구청)은 WH2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가지와라 다이키(20)에게 세트스코어 0-2로 졌다. 세계선수권에서 6번이나 우승한 김정준은 경기 내내 접전을 펼쳤지만, 승리를 내줬다.김정준은 이어 열린 복식 결승에선 이동섭(50·제주장애인체육회)과 짝을 이뤄 마이젠펑-취쯔모(중국) 조를 상대했으나 세트스코어 0-2로 패했다. 그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금 2, 은 10, 동 12개, 종합순위 41위로 대회를 마쳤다.도쿄패럴림픽 개회에 앞서 태권도 대표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바뀌면 좋겠다. 장애인 선수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 제 꿈”이라고 말했다. 장애 때문에 스스로 움츠러드는 것도 괴롭지만,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마땅히 돌봐야 할 사람’처럼 보는 게 싫어서였다. 그의 바람대로 이 대회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의지와 성과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게 했다.국내 등록 장애인 250만 명 중 90%가 중도 장애인다. 주정훈도 두 살 때 농기계에 오른손이 절단됐다. 학창 시절 비장애인들과 겨뤘던 주정훈은 손 때문에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고등학교 때 태권도를 그만뒀다. 하지만 태권도가 도쿄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되자 도복을 다시 입었고,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주정훈은 “솔직히 장애가 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장애인 선수들이 훈련하는) 이천선수촌 입소 후에는 ‘장애는 그저 남들과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뒤늦게 알았지만 장애가 있는 유년기, 청소년기 여러분들은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하루빨리 밖으로 나와야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많이 도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하지만 장애를 맞닥뜨리면 누구나 좌절감과 싸우기 시작한다. 1994년 교통사고로 마비 장애를 얻은 탁구 금메달리스트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는 “다치고 나서 4년 동안 집에만 처박혀 있었다. 웹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재활 치료 목적으로 탁구를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장애가 있다고 방 안에만 갇혀 있을 이유는 없다. 자신에게 땀 흘릴 기회를 줘라”고 했다.패럴림픽을 통해 모인 목소리가 세상을 바꾼다. 2008 베이징 대회를 계기로 만리장성에 휠체어 장애로와 엘리베이터를 만들었다. 2012 런던 대회 이후 영국에선 장애인 고용이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과거 어느 대회보다 도쿄 경기를 많이 중계했다. 학교에선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패럴림픽 홍보가 이뤄졌다.다음 패럴림픽은 2024년 8월 29일부터 9월 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이 대회 슬로건은 ‘함께 나누자(Venez partager)’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9.0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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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선수들 도운 세계태권도연맹 “평화가 승리보다 소중하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2020 도쿄패럴림픽 출전이 불가능해 보였던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이 도쿄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팀의 여자 태권도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남자 육상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6)는 패럴림픽 출전이 불가능해 보였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하면서 카불 공항이 마비 상태에 빠졌다. 이들은 결국 수도 카불을 탈출하지 못했고,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위원회(APC)도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집안에 갇혀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를 향해 자신들이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결국 도움의 손길이 닿았다. 호주 정부의 도움으로 이들은 극적으로 카불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동안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두 선수의 신변 보호를 위해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프간 대표팀 선수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렀다. 이들은 프랑스의 스포츠 훈련 센터인 프랑스 국립스포츠연구원(INSEP)에서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다 지난 28일 도쿄에 입성했다. 이들은 출국 전 두 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후 진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불가능해 보였던 아프간 선수들의 패럴림픽 출전이 가능해 보이자 IPC와 APC는 여러 정부, 인권 단체 등이 두 선수의 도쿄행을 물밑에서 지원한 것에 관해 감사함을 전했다. IPC의 앤드류 파슨스 회장은 “여러 정부의 뛰어난 노력 덕분에 자키아, 호사인 등이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현재 도쿄에 있으며, 전 세계 많은 사람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도 “자키아와 호사인이 도쿄에 도착해 역사적인 패럴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돼 기쁘다. WT는 성별, 국적, 능력 등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스포츠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역경을 극복하겠다는 두 선수의 의지가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IPC와 스포츠 인권 센터, 많은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우리가 이 파트너십의 일원이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스포츠는 평화를 증진하고 희망을 키우는데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평화가 승리보다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쿠다다디의 대체 선수를 발탁하지 않고 그의 출전을 기다렸다. 당초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의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지난 24일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선 선수단 없이 아프가니스탄 국기만 다섯 번째로 입장했다. 자원봉사자가 국기를 들었다. 쿠다다디는 다음달 2일(49㎏급·스포츠등급 K44), 라소울리는 3일 남자 육상 400m(스포츠등급 T47)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8.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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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국기 연대의 메시지 담아 패럴림픽 개회식에

선수단 출전은 무산됐지만, 아프가니스탄 국기는 2020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 내걸린다. AP 통신에 따르면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연대의 메시지'로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도 입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패럴림픽은 24일 오후 8시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5일까지 13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당초 예정보다 줄어든 162개국에서 44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도쿄 패럴림픽에는 아프가니스탄 선수 2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미군 철수 이후 수도 카불을 점거하면서, 태권도 선수 자키아쿠다다디(23)와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가도쿄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특히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였던 쿠다다디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파슨스 위원장은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 불행히도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마음은 그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국기는 자원봉사자가 들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86명의 선수를 보낸 한국 선수단은 81번째로 입장했다.김효경 기자 2021.08.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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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출전 도와달라” 아프간에 발 묶인 태권도 선수 간청

아프가니스탄 여자 장애인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가 2020 도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출전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18일(한국시간) 로이터통신은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팀의 아리안 사디키 단장이 쿠다다디의 영상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쿠다다디는 가족과 함께 지내지만, 훈련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할 자신이 없어 외출할 수 없는 상태라며 “감금된 기분”이라고 전했다. 쿠다다디는 남자 육상 선수인 호사인 라소울리(24)와 함께 지난 16일 출국해 오는 24일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권 장악 이후 탈출 인파로 인해 공항이 마비되면서 수도 카불을 떠나지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위원회(APC)는 결국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쿠다다디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게 됐다. 그러나 쿠다다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사디키 단장에게 전한 영상메시지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며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나의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이어 “전 세계 여성들과 여성 보호를 위한 기관, 모든 정부 기관에 촉구한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패럴림픽에 출전할 권리를 이렇게 쉽게 빼앗기지 않도록 해주기를 부탁한다”라며 “여기까지 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결코 가볍게 여겨질 수 없다. 아무런 성과도 없이 나의 노력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다. 도와달라”며 거듭 도움을 요청했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1996~2001년) 당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으로 여성들의 사회 활동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학교와 직장에 다니지 못했다. 특히 부르카(눈 부위의 망사를 제외하고 머리부터 발목까지 덮는 의상) 착용을 강제했다. 20년 만에 정권을 탈취한 이후 탈레반 대변인은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냈으나 인권 탄압을 우려하는 시각은 여전하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8.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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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장악'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출국 못해 도쿄패럴림픽 출전 좌절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장악으로 공항이 마비되면서 아프가니스탄이 2020 도쿄 하계패럴림픽 대회(장애인올림픽)에 불참하게 됐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위원회(APC)의 아리안 사디키 단장은 17일(한국시간) 런던에서 진행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쿄 하계패럴림픽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프가니스탄 두 명의 선수가 참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두 선수는 아프가니스탄의 수도인 카불에서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크레이그 스펜스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 선수단 및 관계자가 안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수도 카불을 점령하는 등 현지 정국이 혼란스러워진 탓이다. 탈레반 지도부는 대통령궁도 수중에 넣은 뒤 “전쟁은 끝났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카불이 함락됐다는 소식에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시민 수천 명이 공항에 몰려 아수라장이 됐다. 아슈라프 가니(72) 대통령도 다량의 현금을 갖고 국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은 이번 대회에 총 2명의 선수를 파견할 예정이었다. 여자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남자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는 16일 비행기에 탑승해 17일 도쿄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변으로 인해 불행하게도 대표팀은 제때 카불을 떠날 수 없었다. 사디키 단장은 탈레반이 도시를 점령하면서 물가가 치솟아 대표팀이 항공편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대표팀 소속의 두 선수는 지난주까지 패럴림픽 출전 준비에 전념했었다. 특히 IPC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꿈과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쿠다다디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감격했다”며 “아프가니스탄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에 나가게 됐는데, 장애를 가진 많은 여성에게 희망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꿈은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산산조각이 됐다. 사디키 단장도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그는 “상황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들은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했다. 공원이나 뒷마당 등 가능한 모든 곳에서 훈련하며 대회를 준비했다”며 “아프가니스탄은 최근 수십 년간 올림픽·패럴림픽 모두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 선수단을 파견하며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전했는데,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탈레반 시대에는 선수들이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다. 특히 여자 운동선수들은 더욱 그랬다”며 “쿠다다디는 아프가니스탄 여자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이것은 역사였고, 그도 참가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은 1996 애틀랜타 패럴림픽에 처음 선수단을 파견한 후 2004 아테네 패럴림픽부터는 꾸준히 선수단을 내보냈다. 한편 오는 24일 개막해 다음 달 5일 폐막하는 도쿄패럴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인해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8.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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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암 이겨낸 인간 승리…태권도 인교돈, 생애 첫 동메달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이 불굴의 의지로 올림픽 동메달을 따냈다. 인교돈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80㎏ 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슬로베니아 이반 트라이코비치에 5-4로 이겼다. 인교돈은 생애 첫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58㎏급 장준의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한국 태권도가 따낸 두 번째 메달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인교돈이 올림픽 무대에 설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인교돈은 스물두 살이던 2014년 암 판정을 받았다. 혈액암 일종인 악성 림프종이었다. 전이 속도가 빠른 림프종은 활동량 많은 운동 선수에게 치명적이다. 그는 2014년 8월 수술을 받았다. 한 달 뒤부턴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구토가 잦았다. 병원에선 입원을 권했지만, 거절했다. 매트에서 멀어지는 게 싫어서다. 그는 용인대 기숙사에서 통원 치료했다. 1년 이상 항암치료 끝에 기적 같은 일이 생겼다. 병이 호전됐다. 이때부터 운동과 치료를 병행했고, 기량도 빠르게 회복했다. 2019년 마침내 완치 판정을 받았다. 암과 싸워 이긴 인교돈은 펄펄 날았다. 같은 해 지바 그랑프리 우승, 소피아 그랑프리 준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랭킹 2위까지 올라섰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도 확정했다. 키 1m90㎝ 체중 95㎏의 거구 인교돈은 동물로 비유하면 덩치가 큰 '곰'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여우다. 1라운드에선 상대를 관찰하고, 2라운드에선 상대 공략법을 찾아낸다. 그리고 3라운드에서 승부를 낸다. 상대에게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어 묵직한 발차기를 꽂는다. 그래서 별명도 '3라운드의 승부사'다. 인교돈은 이날도 3라운드에서 몇 차례 마법을 부렸다. 첫 경기였던 16강전에서 아프가니스탄의 복병 파르자드 만수리를 상대로 13-1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9-12로 끌려가던 3라운드 종료 5초 전 발차기로 만수리의 머리를 공격해 3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상대 감점으로 결승점을 얻어 8강에 올랐다. 카자흐스탄의 루슬란 자파로프와 맞붙은 8강에서도 2라운드까지 2-2로 비긴 뒤, 3라운드에서 8점을 몰아쳐 10-2로 이겼다. 준결승에서 북마케도니아의 데얀 게오르기예프스키에게는 6-12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7.2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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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없는 태권도, 세계화 성공했다...NYT "메달 어려운 나라들에 희망"

2020 도쿄올림픽에서 태권도가 한국의 금밭으로 머무르는 대신 세계화·대중화에 성공한 국제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메달 획득이 어려운 나라들에 태권도가 메달을 딸 수 있는 길이다”라고 태권도 세계화의 현황을 전했다. NYT는 “모든 올림픽 종목 중에서 태권도는 국제 대회 출전이 아슬아슬한 국가의 주머니 사정에 가장 관대할 것이다”라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된 이후 선수단이 작은 국가들에 12개 이상의 메달을 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코트디부아르와 요르단이 대표적이다. 둘은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태권도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니제르, 베트남, 가봉도 태권도로 첫 은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역사상 메달이 없었던 아프가니스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 동메달이 팀 역사상 유일한 올림픽 수상이다. 값비싼 장비, 복잡한 인프라가 필요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NYT는 “태권도는 체조나 복싱 같은 높은 인지도나 대중적인 시청률을 누리지 못한다. 그러나 수천만 명이, 특히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태권도를 하고 있다”라며 “비싼 장비도, 넓은 시설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니제르 올림픽 위원장의 말을 빌려 “니제르와 같은 빈국에 태권도는 최고다”라며 “한국에서 온 스포츠지만 많은 장비 없이 쉽게 연습할 수 있어 우리 것으로 받아들였다”라고 전했다. 보급에 앞장선 한국 태권도계의 영향도 크다. NYT는 “태권도는 K팝 이전, 한국 드라마 이전, 김치볶음밥 이전까지 한국이 처음으로 성공한 문화 수출이었다”라며 “태권도는 1950년대 다양한 무술 요소를 융합한 학문으로 발전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베트남 전쟁 때 한국 군인들이 서구 군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 당시 군 복무 중이던 미국 배우 척 노리스가 함께 배우기도 했다”라며 “한국 태권도계가 본격적으로 해외에 전파할 때 한국의 가라데로 알려졌지만, 가라데보다 더 빨리 자리를 잡으면서 현재 세계 태권도 연맹은 210개의 회원국과 난민 대표까지 포함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여전히 한국인 단체들이 국경을 넘어 태권도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라며 “2015년 세계태권도연맹은 텐트 사이 먼지투성이인 곳만 있으면 어디든 태권도 공간으로 개조해 난민촌에 태권도를 보급했다. 현재 요르단, 터키, 르완다, 지부티의 난민 캠프에서 태권도 선수들이 훈련받는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난민 대표팀 소속 태권도 선수로 3명이 출전했다. 다양한 국가의 메달 수상은 2020 도쿄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종주국 한국은 이대훈이 메달 수상에 실패하는 등 금메달 ‘0’의 위기에 놓인 반면 다양한 국가의 선수들이 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49㎏급에서 파니팍 옹파타나키트(태국)이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 이어 남자 68㎏급에서 이대훈을 꺾은 울루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이 금메달, 여자 58㎏급에서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이 은메달, 여자 57㎏급에서 로 차이링(대만)이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메달 수상의 영향도 선진국 이상이다. NYT는 “올림픽의 영광이 드문 나라는 메달을 딸 때의 효과가 가장 크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나세르 마자리 요르단 올림픽 위원회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아흐마드 아부하우시가 태권도 남자 68㎏급에 출전해 요르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자 3개월 만에 요르단에서만 태권도복 5만 벌이 팔렸다”라고 소개했다. 단순 격투기에 넘어선 결과물이다. 조청원 세계태권도 회장은 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매일 새로운 국가에서 메달을 걸고 있다”라며 “태권도는 격투기지만, 올림픽 정신인 다양성에 평화롭게 기여하고 있다”라고 긍정적인 소감을 전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7.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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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프간 소개땐 '양귀비'…외신도 "모욕적이고 이상해"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 과정에서 각국 선수단 소개에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사용했다는 지적이 일자 MBC가 재차 사과했지만, 무례한 국가 소개 사례가 계속 발견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MBC는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중계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이 입장할 때 양귀비 운반 사진을 사용했다. 아프가니스탄이 양귀비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알려진 것은 맞다. 하지만 양귀비 재배가 늘어나게 된 건 반정부군 탈레반의 탓이 크다. 미군이 아프간을 공격한 후 탈레반은 농민들에게 양귀비 재배를 시켜 군비를 충당했다. 아프간에서도 양귀비 재배는 불법이지만, 오랜 내전으로 가난한 농민들은 어쩔 수 없이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농민들에게 양귀비 재배는 주요한 수입의 원천이 된다. dpa통신에 따르면 아프간은 국토의 3분의 1이 양귀비 재배에 잠식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반도 면적과 맞먹는다. 아프간의 양귀비 재배는 2010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MBC는 또한 도미니카 공화국 국가 설명에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로 평가받는 데이비드 오티즈의 사진이 사용됐다. 오티즈는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오티즈는 2019년 도미니카 공화국의 수도 산타 도밍고의 한 술집에서 괴한이 쏜 총에 맞기도 했다. 총알은 다행히 장기를 관통하지 않았고, 그는 6시간에 걸친 수술을 마친 후 회복했다. 앞서 MBC는 우크라이나 선수단 소개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1986년 구소련 시절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는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인 7단계로 분류되며 비극적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이미지를 사용했다. 아이티를 소개할 때는 현지 폭동 사진을 띄우며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 마셜제도에 대해서는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고 소개했다. 루마니아 선수단 입장 장면에는 영화 '드라큘라'의 한 장면을 넣었다.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MBC의 국가 소개에 대해 일부 모욕적인 사진을 사용했다고 평가했다. 또 대부분은 무의미하고 이상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영국을 소개할 땐 여왕 사진, 이탈리아에 피자, 노르웨이에 연어 사진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와 관련해선 "풍부한 문화와 유적지에 대해 집중하기 보다 '풍부한 지하자원, 10년째 진행 중인 내전'으로 유명하다고 했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MBC는 "23일 밤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방송하면서 국가 소개 영상과 자막에 일부 부적절한 사진과 표현을 사용했다.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올림픽 중계에서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영상 자료 선별과 자막 정리 및 검수 과정 전반을 철저히 조사한 뒤 결과에 따라 엄정한 후속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2021.07.25 13:07
스포츠일반

우리도 올림픽 간다! 96년 만의 본선행 이룬 남자 럭비

4년만 더 채우면 딱 100년이다. 한국 남자 럭비가 올림픽 본선이라는 꿈의 무대에 진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00년에서 4년 모자란, 96년이었다.서천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럭비 7인제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24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에서 홍콩을 12-7로 꺾고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아시아 지역예선에 걸려있는 올림픽 직행 티켓은 단 한 장. 조별리그에서 아프가니스탄(19-0), 스리랑카(44-7)를 꺾고 C조 1위로 토너먼트에 돌입한 한국은 8강에서 말레이시아(32-7), 준결승에서 중국(12-7)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서 홍콩을 만나 연장 접전 끝에 장용흥(NTT커뮤니케이션)의 역전 트라이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한국에 패한 홍콩은 중국과 함께 이번 대회 2, 3위 자격으로 내년 6월에 열리는 '패자부활전' 성격의 대륙 간 예선에 참여한다.럭비의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은 1923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후 96년 만에 이룬 쾌거다. 1924년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역사에서 사라졌던 럭비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7인제로 부활하면서 92년 동안 단절됐던 올림픽의 럭비 역사가 재개됐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아시아 럭비 강국인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진출하며 한국에 새 역사를 쓸 기회가 주어졌다. 말이 기회지, 아시아 럭비의 양강으로 군림하는 홍콩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3인자' 딱지에 갇혀있던 한국으로선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험난한 길이기도 했다.그동안 아시아 럭비 최강의 자리는 일본과 홍콩이 지켜왔다. 이들에 밀린 한국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3연속 동메달에 그치며 '3인자'에 그쳤다. 럭비가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때도 일본이 아시아 대표로 올림픽 직행 티켓을 가져갔고, 한국은 일본, 홍콩에 이어 다시 한 번 3위에 그치며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더구나 한국은 9월 열린 아시아 세븐스 시리즈에서 중국에 19-24로 패하면서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일본 없는 아시아 지역예선이 올림픽에 나설 천재일우의 기회인 것은 사실이지만 대회를 앞두고 중국에까지 패한 것은 타격이 컸다. 지역예선에서도 중국에 2번 시드를 내주고 3번 시드를 받은 한국은 준결승에서 중국에 12-7 역전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결국 결승 무대에서 홍콩까지 12-7 역전승으로 따돌리며 끈기와 투혼의 저력을 보였다. 전통의 아시아 강호이자 영국계 귀화 선수들이 주력인 홍콩은 한국과 결승 전까지만 해도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무실점 행진을 달리던 팀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올림픽의 꿈을 향해 트라이를 성공시킨 한국의 저력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서천오(국군체육부대) 대표팀 감독은 "한국 럭비인들이 간절히 바라던 올림픽 티켓을 따내 감개무량하다"며 "전국체전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안은 선수가 매우 많아서 훈련도 제대로 못 할 정도였다. 하지만 주장 박완용을 중심으로 선수들 모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그런 절실함이 있었기에 기적과 같은 우승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림픽 본선 진출로 한국 럭비의 새 역사를 쓴 서 감독은 "이제 올림픽 1승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다짐하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1.26 06:00
스포츠일반

한국 남자 럭비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 쾌거

한국 남자 럭비 7인제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24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에서 홍콩을 12-7로 이겼다. 한국은 우승팀에게만 주어지는 단 한 장의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을 확보했다. 아시아 지역 예선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홍콩, 중국,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아프가니스탄 등 9개국이 참가했다. 아시아 최강 일본은 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이번 예선에서 빠졌다. 한국 럭비가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건 1923년 국내에 도입된 이후 무려 96년 만이다. 서천오 대표팀 감독은 "전국체전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안은 선수가 매우 많아서 훈련도 제대로 못 할 정도였다"며 "하지만 주장 박완용을 중심으로 선수들 모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그런 절실함이 있었기에 기적과 같은 우승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그는 "이제 올림픽 1승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덧붙였다.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9.11.2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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