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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1000만 돌파의 조건, 3대 필수조건&장애물
화제작 '설국열차'(봉준호 감독)가 누적관객수 800만명을 넘어서 1000만 기록 달성을 향해 달리고 있다. 신작의 공세 속에서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3·4위를 유지할만큼 인기를 끌고 있어 1000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불안한 요소가 없는건 아니다. 개봉 4주차에 접어들면서 평일에도 20만명에 육박하던 관객수가 10만명 미만으로 감소됐고 경쟁작들의 공세도 만만치않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1000만 고지 목전에서 발목을 잡힐수도 있는 상황이다. '설국열차'가 1000만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과 장애물로 작용하는 요소들을 살펴봤다. ▶필수조건 : 재관람 열풍 조성·스크린 확보·막바지 마케팅 박차 1. 재관람율 끌어올리기 '설국열차'의 1000만명 돌파를 위한 필수조건 중 하나는 '재관람 열풍 조성'이다.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소위 '천만영화'들의 재관람율은 전체 관객중 7.8%에 달한다. '설국열차'의 재관람율은 이미 개봉 11일차에 5.56%를 기록한 상태. 현재 재관람율이 6%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1000만 기록을 달성한 영화들과 성적을 비교해봐도 나쁜 편은 아니다. 같은 기간동안 '광해, 왕이 된 남자'는 3.69%의 재관람율을 기록했고, '7번방의 선물'은 4.99%로 나타났다. 이대로 7%대까지 재관람율을 끌어올린다면 1000만 기록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 스크린 지켜내기 경쟁작들의 공세 속에서 스크린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다. 19일 기준으로 '설국열차'는 562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다. 1128개까지 스크린을 가져갔던 첫 주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숨바꼭질'과 '감기' 등 신작에 관객이 몰리면서 조금씩 스크린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 평균적으로 20만명을 넘겼던 평일 관객수도 10만명 미만으로 내려갔다. 이럴때 필요한건 장기전. 어쨌든 스크린수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버텨야만 한다. 앞서 '7번방의 선물'과 '광해'는 스크린을 꽉 부여잡고 각각 32일, 38일만에 1000만명을 모았다. 다행히 '설국열차'가 19일만에 8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어 스크린만 어느 정도 확보하고 '버티기'에 들어가면 1000만 기록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3. '신의 한수'마케팅 막바지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해야한다. '광해'의 경우 개봉후 10여일이 지나 추석 대목을 앞둔 상황을 맞아 캐나다에서 '레드2'를 촬영하고 있던 이병헌을 급히 불러들여 영화 홍보에 나섰다. 이어 개봉 4주차에도 이병헌과 류승룡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직접 내려가 '광해'가 여전히 상영되고 있음을 어필했다. 주연배우들이 직접 무대인사를 돌며 관객몰이를 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설국열차'의 경우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들의 내한 및 원작자들의 무대인사 등 홍보를 위한 거의 모든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영화 관계자들은 "흥행에 힘을 주기 위해 또 한번 관객들의 눈길을 끌만한 마케팅 포인트를 잡아야만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장애물 : 신작 흥행열풍·'지루하다' 혹평·스포일러 확산 1000만 기록 달성에 장애로 작용하는 요소도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경쟁작들의 존재다. 지난 14일부터 '숨바꼭질'과 '감기'가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2위를 가로채며 '설국열차'와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숨바꼭질'의 경우 25억원이란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 하한선에 해당하는 규모로 만들어졌음에도 탄탄한 완성도와 손현주 등 배우들의 명연기로 호평을 듣고 있다. 개봉후 4일만에 140만명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을 넘은데 이어 5일만에 200만명을 모으고 흥행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감기' 역시 만만치않다. 재난 블록버스터에 열광하는 팬층을 고스란히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극장 평균관객수가 많아지면서 '설국열차'까지 동반상승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해석하자면 자칫 '설국열차'의 뒷심을 약하게 만드는 위협적인 장애물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개봉하는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 29일 개봉하는 맷 데이먼 주연의 '엘리시움'도 무시할수 없는 경쟁작이다.그동안 확연하게 갈라진 관객 평가는 오히려 논란을 만들며 '설국열차'의 흥행에 도움이 됐다. '재미없다'는 말과 '명장 봉준호의 최대 걸작'이란 평가가 엇갈리면서 '꼭 봐야만 할 영화'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미 '볼 사람'은 다 본 상태라 더 이상 논란이 도움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지루하다'는 혹평은 악영향을 줄 뿐이다.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스포일러도 후반부 흥행의 장애물이다. 워낙 많은 관객이 관람을 마친데다 관련 기사가 쏟아져나오고 패러디물까지 나와 이 영화의 구석구석을 전부 보여주고 있다. 결말 뿐 아니라 중요한 대사까지 널리 알려져 '설국열차'에 대한 신선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설국열차' 마케팅 관계자는 "신작의 기세가 워낙 등등해 1000만 기록을 예상만큼 쉽게 달성할순 없을 것 같다.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 방법에 대해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2013.08.22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