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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연말결산①] ‘승승장구’ 기대했던 대기업 하이브, 내홍에 ‘너덜너덜'

K팝 유일의 대기업 하이브는 올 한해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출발해 방탄소년단(BTS)을 데뷔시키고 2021년 하이브로 사명을 바꾼 뒤, 올해 엔터사 최초로 대기업으로 지정되는 등 승승장구를 이어갔지만 한편으로는 시시각각 터져 나온 이슈와 악재에 악몽 같은 2024년을 보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감사 사실이 외부에 공개되며 막이 오른 내홍은 어도어에서 데뷔한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선언까지 이어지며 업계에선 ‘어도어 사태’로 명명될 정도로 거셌고 방탄소년단 슈가, 방시혁 의장 등 사내 톱 티어를 둘러싼 논란과 이슈까지 더해져 혼돈 그 자체였다. ◇ 민희진 vs 하이브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모회사 하이브의 분쟁은 올해 가요계 최대 이슈였다. 이들의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 4월, 민 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등이 경영권을 찬탈해 독자 행보를 시도했다고 판단한 하이브가 이들에 대한 내부 감사 진행 사실을 공식화하면서부터였다. 내부 감사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한 유례 없는 시도에 민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게 가해지는 의혹을 ‘마녀사냥’이라 규정하며 전면 반박에 나섰다. 민 전 대표는 자신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및 하이브 내부의 병폐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한 뒤 하이브가 돌연 감사에 돌입했다고 주장하며 경영권 찬탈 시도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이후 양측은 어도어 대표직을 둔 가처분 소송으로 맞붙었다. 1차 가처분에선 민 전 대표가 승리했으나 이후 어도어는 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를 대표직에서 해임했다. 하지만 2차 가처분에서 하이브가 승기를 잡자 민 전 대표 어도어 이사직을 내려놓고 하이브를 떠났다. 뉴진스도 행동에 나섰다. 뉴진스는 지난 9월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청하고, 멤버 하니는 10월 국정감사에 출석, 사내 따돌림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폭로하며 현 어도어 경영진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지난달 28일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현재 뉴진스는 어도어 소속 당시 잡혀 있던 공식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 외엔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어도어는 뉴진스를 상대로 법원에 전속계약유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상태다. ◇ 슈가·방시혁·아이돌 품평 논란도데뷔 후 이렇다 할 사건·사고나 논란이 없던 방탄소년단도 멤버 슈가가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를 받으며 구설에 휘말렸다. 슈가는 지난 8월 6일 오후 11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길거리에서 술을 마신 채 전동 스쿠터를 몬 혐의로 약식 기소돼 1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적발 당시 슈가는 ‘맥주 한 잔 정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실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의 약 3배에 달하는 0.227%로 조사돼 논란이 됐고, 첫 사과문에서 경위를 설명하며 ‘전동 스쿠터’가 아닌 ‘전동 킥보드’로 표현해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도 일었다.슈가 논란이 채 가시기 전에 오너 리스크도 불거졌다. 방시혁 의장이 아프리카TV BJ인 과즙세연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에서 함께 있는 목격담이었다. 하이브는 방 의장이 과즙세연의 언니와 먼저 만나 엔터 사칭범 관련해 조언을 해주며 친분을 쌓았고, 이후 두 사람이 LA에 함께 오게 되면서 관광지 및 식당을 예약해준 게 전부라며 수습했으나 누리꾼의 추론이 뒤따르며 비난이 이어졌다. 또 방 의장이 2020년 하이브 상장 당시 하이브 지분을 보유한 사모펀드(PEF)와 기업공개(IPO) 조건으로 투자 이익의 약 30%를 받는 계약을 체결, 상장 후 이들에게서 총 4000억원 안팎의 금액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파장이 일었다. 방 의장은 해당 이익의 상당 부분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회사에 귀속시켰으나 해당 주주간계약 내용을 하이브 IPO 과정에 공개하지 않았고,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에도 관련 내용이 기재되지 않은 점이 지적됐다. 하이브는 관련 법령 위반 사항이 없고, 신고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 주주들의 신뢰를 다시 한 번 잃었다. 그런가하면 하이브는 업계 동향을 취합한 자료, 일명 ‘하이브 내부 보고서’를 작성해 온 사실까지 드러나며 회사 리스크는 정점을 찍었다. ‘위클리 음악산업 리포트’라는 제목의 문서를 하이브 및 산하 레이블 최고 책임자들에게 발송해왔는데 여기엔 타 회사 아이돌 외모를 원색적으로 품평하는 내용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결국 이 사안은 10월 국정감사장까지 올라가 국회의원들의 공개적인 질타를 받았다. ◇ 마지막엔 웃지 못한 투어스·아일릿플레디스 신인 보이그룹 투어스와 빌리프랩 신인 걸그룹 아일릿은 데뷔곡으로 엄청난 성과를 거뒀지만 마냥 웃진 못했다. 지난 1월 데뷔한 투어스는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로 멜론 연간 스트리밍 1위에 오를 정도로 압도적인 음원 파워를 보여줬지만 전작 대비 후속곡들이 터지지 못하며 전반적으론 하락추세를 보였다. 지난 3월 데뷔한 아일릿도 데뷔곡 ‘마그네틱’이 K팝 데뷔곡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톱 100’ 동시 진입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데 이어, 빌보드 2024년 연말 결산 차트 중 ‘글로벌 200’ 61위, ‘글로벌(미국제외)’ 29위를 차지하며 K팝 그룹의 노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일릿은 지난 10월 내놓은 미니 2집 ‘아윌 라이크 유’가 전작 대비 국내에서 별 반응을 보이지는 못했다. 아일릿은 뉴진스와의 유사성 논란에 발목을 잡혀 데뷔 첫 해 내내 곤욕을 치렀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2.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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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에 4000억 안긴 ‘비밀계약’…금감원 “본연 역할 충실해야” [IS엔터주]

금융감독원이 하이브 상장 전 주주 간 비공개 계약 등 최근 논란을 빚은 사건을 언급, 증권사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5일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주재로 국내 36개 증권사 CEO와 긴급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장상황 급변에 따른 것이다.이날 함 부원장은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공모가격 부풀리기 △중요사실 부실기재 △상장직후 대량매도 등 최근 증권사 금융사고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을 주요 현안으로 짚으며 “증권사가 투자자와의 이해상충 관리의무를 해태하거나 주관사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엄중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는 하이브 사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지난 2020년 10월 하이브(당시 빅히트) 상장 전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이스톤PE), 뉴메인에쿼티 등 복수의 사모펀드(PEF)와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계약 조건은 하이브가 일정 기한 내 IPO에 성공하면 방 의장이 PEF의 매각 차익 30%를 받고, 실패하면 방 의장이 PEF의 지분을 되사주는 것이다. 하이브는 해당 기간 IPO에 성공했고, 방 의장은 이에 따라 4000억원 이상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주주 간 계약이 하이브 IPO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하이브는 물론, IPO를 주관한 증권사들 역시 해당 내용을 파악했으나 국내외 법령을 모두 검토한바, 증권신고서 기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 IPO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간, 공동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하이브는 해당 건에 대해 “상장 준비 과정에서 상장 주관사들에 해당 주주간계약을 제공한 바 있다. 상장 주관사들 또한 상장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주주간계약을 검토했으며 이와 관련해 상장 과정에서 당사가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하지만 방 의장과 PEF가 IPO 당시 대규모 차익을 거두는 동안 투자자들은 주가 급락에 따른 피해를 떠안았다. 실제 하이브 주가는 상장 첫날 상한가(35만1000원)로 치솟으며 공모가 대비 150% 치솟았다. 이후 보호예수에 묶이지 않았던 PEF들이 나흘 동안 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는 일주일 만에 15만원대로 급락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0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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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상장 당시 4000억 챙겼다…하이브 입장無 [IS엔터주]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4년 전 하이브 상장 당시 약 4000억원을 따로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28일 한국경제는 방시혁 의장이 하이브(당시 빅히트) 상장 전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이스톤PE), 뉴메인에쿼티 등 사모펀드(PEF)와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당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분 12.2%, 이스톤PE와 뉴메인에쿼티는 지분 11.4%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하이브 지분 인수 과정에서 방 의장과 주주 간 계약을 맺었으며, 방 의장은 계약을 통해 기업공개(IPO) 이후 이들 PEF의 매각 차익 중 약 30%를 받기로 했다. 반대로 기한 내 IPO에 실패하면 방 의장이 지분을 되사주기로 약속했다.다행히 하이브는 2020년 10월 상장에 성공했고, PEF와 방 의장 모두 큰돈을 벌어들였다. 해당 매체는 방 의장이 이 과정에서 PEF에게 총 4000억원 안팎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최대주주가 상장 전에 PEF와 이 같은 계약을 맺어 사적 이익을 취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해당 주주 간 계약은 한국거래소의 하이브 상장 심사 당시에는 물론,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에도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당시 방 의장과 PEF가 대규모 차익을 거두는 동안 투자자들은 주가 급락에 따른 피해를 떠안았다. 실제 하이브 주가는 상장 첫날 상한가(35만1000원)로 치솟으며 공모가 대비 150% 치솟았다. 하지만 보호예수에 묶이지 않았던 PEF들이 나흘 동안 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는 일주일 만에 15만원대로 급락했다.이와 관련, 하이브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측은 “확인중이다. 추후 입장이 정리되면 알려주겠다”며 말을 아꼈다. 금융감독원은 담당자의 부재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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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계약해지 사유, 뉴진스 입장 발표..하이브 4천억 전환사채 빨간불 [전형화의 직필]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음주운전에 이어 뉴진스의 입장 발표 등 연이은 악재로 하이브의 4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하이브는 최근 들어 11월부터 조기 상환되는 기존 4000억 원 CB를 차환하기 위해 신규 CB 발행을 도모하고 있지만, 회사 안팎의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 하이브는 이번 4000억 신규 CB 발행이 무산될 경우, 주가가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연예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는 전날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슈가를 약식기소했다. 당시 벌금 규모는 공개되진 않았으나 이튿날 1500만원이란 사실이 알려졌다. 슈가가 초범인데도 불구하고 1500만원의 벌금형에 약식 기소된 건, 그가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227%로 최대치 기준을 훌쩍 초과한 것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는 “약식기소 벌금 1500만 원은 초범 최대치”라며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 차원으로 보인다”고 전했다.법원에서 약식기소가 아닌 정식재판으로 판단하겠다고 하지 않거나, 슈가가 벌금이 과하다고 정식재판에서 다뤄달라고 하지 않는 한, 슈가의 벌금 1500만원은 그대로 확정된다. 벌금형이 확정되면, 슈가의 음주운전과 관련한 법적인 처분은 일단락되는 셈이다. 약식기소 결정이 나기 전인 지난 4일, 하이브 신규 CB 발행을 주관하는 미래에셋증권은 하이브 기업설명회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내년 모두 전역하면 하반기 완전체 활동을 할 것이며 그게 하이브 신규 CB의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법적인 처분이 나오기 전, 이미 슈가를 포함한 완전체 활동을 진행한다고 알린 것. 하이브 인사 또한 이런 이유들로 내년에는 주가가 지금보다 10만원 이상 뛴 26만원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슈가의 음주운전을 둘러싸고 팬들이 분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사실 슈가의 초범 최대치 벌금형은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되는 사안이다. 표준계약서를 기준으로 하는 대부분의 연예기획사에선 현행법상 금지되는 행위(마약 복용, 성범죄, 사기, 도박, 음주운전 등)는 계약해지 사안으로 적용한다. 물론 하이브가 슈가를 계약해지 하지 않는다고 위법은 아닌데다,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이지만, 예외이자 특혜인 건 분명하다. 하이브로선, 슈가 사례가 있는 만큼 레이블 산하 아티스트가 계약해지 사유가 있더라도 섣불리 행동할 수 없다는 리스크도 생길 수 있다. 또한 돈을 위해선, 현행법상 금지되는 행위를 해도 연예인 활동엔 문제가 없다는, 문제가 없을 뿐더러 적극적으로 완전체 활동을 할 것이라고 알려도 된다는, 그리하여 1년 뒤엔 현재 주가보다 10만원이 더 뛸 것이라고 자신해도 된다는 선례도 생긴 셈이다. 슈가가 음주운전 초범 최대치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당일, 하이브 레이블 산하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돌연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하이브의 각종 부당한 행태를 폭로했다. 뉴진스 멤버 다섯 명은 이 라이브에서 멤버 하니가 하이브 산하 매니저에게 왕따를 당했다는 점, 그 사실을 민희진 해임 이후 새로 취임한 새 경영진에게 이야기했으나 증거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점, 이런 일이 다른 멤버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비롯해 연습생 시절 영상과 의료기록 등이 무단 유출 됐는데 이후에는 어떤 허위 사실이 (하이브로부터) 유출될 지 몰라 불안하다는 점, 어도어 경영진이 바뀐 지 일주일이 안돼 그간 뉴진스 뮤직비디오를 연출해온 돌고래유괴단과 심각한 갈등이 벌어진 점 등을 꼽으며 민희진 전 대표를 25일까지 복귀시켜달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앞서 민희진 대표가 이달 초 해임되고 김주영 신임 대표가 취임한 뒤, 어도어의 경영권을 둘러싼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분석이 증권 애널리스트들과 언론에서 쏟아졌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뉴진스가 유일한 아티스트인 어도어는 하이브 레이블 중 방탄소년단이 있는 빅히트뮤직과 세븐틴이 있는 플레디스에 이은 계열사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인 터다. 이런 리스크가 공식적으로 터져나온 건, 하이브의 신규 CB 발행에는 악재 중 악재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하이브 4000억 규모 CB 발행 조건은 투자자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다는 소리가 많았다. 표면금리와 만기금리가 각각 0%인 일명 ‘빵빵채권’이다. 만기 상환시 투자자가 투자원금 외엔 수익을 챙기지 못한다는 뜻이다. 하이브는 이번 CB 전환가액을 현 주가 대비 20% 할증을 붙는 조건을 내세웠다. 주가 변동에 따라 전환가가 조정되는 리픽싱 조건은 붙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B 발행 수수료까지 투자자가 지는 구조다. 돈을 빌려주는 쪽이 수수료도 낸다는 뜻이다. ‘발행사 우위’란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투자자가 만기 엑시트를 한다고 해도 20% 할증을 해주는 조건이기에, 지금보다 하이브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직접적인 손해를 보는 구조는 아니다. 하지만 투자기간 대비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하이브 주가가 크게 하락할 경우 사실상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보전)도 없기에 만기시 빈 손으로 돌아갈 위험도 크다. 하이브 4000억 신규 CB 발행을 놓고 IB업계 반응이 엇갈리는 이유다.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증시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반면 유동자금이 많기에 안정적인 CB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하이브 CB 발행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 본다. 최근 농심도 하이브와 비슷한 조건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힌 터다. IB업계에 따르면 JB우리캐피탈과 티앤케이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 하이브 신규 CB에1000억원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재원마련을 위해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 중이라는 소문도 돈다. 기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들도 떠돌고 있다. 반면 부정적으로 보는 쪽은 이번 하이브 CB는 앞서 발행한 4000억 CB가 11월부터 풋옵션이 행사될테니 그 전에 조기상환하기 위해서인데, 당시 전환가와 최근 주가가 두 배 가까이 하락된 상태라 앞선 CB 투자를 사실상 실패한 셈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CB 조기상환과 재발행 자체가 주가 리스크인데다 이자율도 0%에, 예상 전환가액이 시가도 아닌 20% 할증된 금액인데 주가가 내려간다고 전환가액을 재조정하는 것(리픽싱)도 없으니 조건이 너무 안좋다는 것이다. 한 IB 관계자는 “CB 투자는 말 그대로 회사의 전망과 가능성을 보고 하는 것인데 이렇게 각종 리스크가 산재돼 주가가 요동치는 회사에 이런 조건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을 찾는 건 새로운 호구를 찾는다는 격”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내년 완전체 활동에 더해 올 연말 출시하는 위버스 유료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 미국 시장 본격 공략 등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그로 인해 4000억 신규 CB 전망도 밝을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은 슈가 음주운전 이슈가 여전한데다 또 다른 이슈가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마냥 장미빛 전망일 수는 없다. 게다가 위버스 유료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는, 현재 돈을 내면 아티스트와 팬을 직접 연결시키는 위버스DM이 아프리카 BJ에게 돈 내고 별풍선을 보내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아티스트와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기에 긍정적인 결과를 낼지도 미지수다. 상장 이슈가 계속 있는 위버스컴퍼니 지분을 방시혁 의장이 얼마나 갖고 있는지도 관건이다. 미국 시장 본격 공략은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를 역임했던 이재상 CSO가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자연스럽게 방향점으로 인식됐다. 하이브가 게팬레코드와 합작해 만든 그룹 캣츠아이를 최근 한국에 정식 소개한 이유며, 본상 후보가 아닌 푸시 퍼포먼스 후보인 르세라핌이 MTV 비디오뮤직어워즈에 참여했다고 대대적으로 알린 것도 그런 이유의 연장선이다. 1조 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이타카홀딩스가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인수 시너지를 못내고 있는데다 지난해는 1400억원 가량 손식을 기록했던 터라 캣츠아이 성공은 하이브의 미국 시장 공략에 중요한 포석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 하이브는 캣츠아이를 알리기 위해 넷플릭스 다큐 ‘팝스타 아카데미:캣츠아이’를 제작했고, 이들은 데뷔앨범을 내기 전인 지난달 5일 미국 ABC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했다. 방시혁 의장도 타이틀곡에 프로듀서로 참여할 만큼 심혈을 기울인 덕에 데뷔 앨범 ‘SIS’가 빌보드 앨범 차트 119위에 랭크됐고, 두번째 싱글 ‘터치’는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차트 126위까지 올랐다. 얼핏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한국에서 훨씬 적은 돈으로 제작됐을 K팝 아티스트가 빌보드에서 거둔 성과보다 낮다는 점이다. 하이브가 지난 6월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위버스에 입점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그 뒤로 뚜렷한 뭔가가 아직 없다는 것도 하이브 아메리카의 불안요소다. 즉 슈가의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에 대한 리스크, 뉴진스와 하이브와의 관계에 대한 리스크, 위버스 유료화에 대한 불안감, 돈만 들어갈 뿐 뚜렷한 이익이 나오지 않고 있는 미국 시장 성과에 대한 불안한 전망 등이 하이브 신규 CB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게 하는 지점이다.더욱이 2021년 하이브와 주식 맞교환을 했던 두나무가 3년 만에 약 1300억 원가량 평가손실을 봤기에, 오는 11월 주식양도제한이 풀렸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건이다. 하이브는 12일 슈가의 음주운전 초범 최대치 벌금형 소식과 뉴진스의 입장 발표 이후 13일 주식이 급락했다. 한 때 40만원 이상 올라갔던 주가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갈등이 불거진 뒤 16만원선으로 떨어질 만큼 리스크 관리에 대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지 못하다. 게다가 과즙세연과 스캔들 등 오너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과연 하이브가 4000억 원 CB를 무사히 발행할 수 있을지, 올 하반기 K팝 업계 최고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9.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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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G플레이] 시프트업 김형태의 힘, 그리고 시험대

중견 게임사 시프트업이 오는 1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화려하게 데뷔한다. 최근 IPO(기업공개)를 진행해 크래프톤·넷마블·엔씨소프트에 이은 4번째 규모의 시가총액인 3조5000억원짜리 대형 게임사로 출발한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시프트업의 성공적 IPO에는 1세대 게임원화가(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 대표가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는 독보적인 김형태표 캐릭터가 시프트업의 성공적 상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제 김형태표 캐릭터 IP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원화가→상장사 대표 “업계 유일” 8일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김형태 대표가 2013년 창립한 지 11년 만에 코스피 상장사가 됐다. 김형태 대표는 독보적인 1세대 게임원화가로 유명하다. 만화가를 꿈꿨던 김 대표는 1998년 팔콤 게임의 국내 유통사 만트라가 만든 ‘랩서디안 어컬텔러’의 캐릭터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게임에 첫발을 내딛었다. 게임계에 이름을 알린 것은 1990년대 스타 게임개발사였던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시리즈’의 캐릭터 일러스트레이션을 하면서다. 그의 캐릭터는 사람의 특정 신체를 과도하게 부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남성 캐릭터의 경우 잔근육과 관절을, 여성 캐릭터는 가슴과 엉덩이, 허벅지를 강조하는 식이다. 이같은 강렬한 캐릭터는 게이머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았고, 해외에도 팬들이 생겨날 정도다. 다른 한편에서는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김 대표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2005년 엔씨소프트의 히트작 ‘블레이드앤소울(블소)’ 아트 디렉터를 맡으면서다. 무협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로 개발돼 2012년 선보인 블소는 초반 최고 동시접속자 수 23만명을 기록하며 빅히트를 쳤으며, 김형태표 캐릭터도 널리 알려졌다.자신감을 얻은 김형태 대표는 엔씨에서 나오자마자 자신이 직접 게임개발사를 차렸다. 그리고 연이어 게임을 성공시켰다. 문을 연 지 3년 만인 2016년 모바일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데스티니 차일드'를 시작으로 2022년 11월 모바일 슈팅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올해 4월 '스텔라 블레이드'까지 연타석 홈런을 쳤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2023년 시프트업 매출 1686억원 중 1635억원을 책임질 정도로 빅히트를 쳤고, 스텔라 블레이드는 국내 게임사들의 불모지인 콘솔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게임업계 A 관계자는 “시프트업 게임들의 성공은 김형태 대표가 20년 이상 게임개발을 해오며 쌓은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김 대표가 완벽에 가까운 완성도를 추구한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프트업은 게임의 연이은 성공에 힘입어 IPO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인 6만원으로 정해져 상장 첫날 시총 3조4815억원으로 출발하게 됐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18조5550억720만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이는 올해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25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김형태표 IP가 미래 성장동력…경영인 시험대 이제부터 시프트업은 IPO는 성공적이었지만 미래 성장성에 대한 물음표는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 작년 매출이 1686억, 영업이익이 1111억원으로 코스피 게임사 중 시총 3위(4조242억원)인 엔씨소프트와 비교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했다. 더구나 시프트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추진하려는 것이 기존 게임의 생명주기 연장과 IP 확대, 게임 개발 인프라 강화 등으로 강력한 사업이 보이지 않는다. 향후 신작도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 위치스’말고는 공개된 것이 없다. 이에 시프트업의 이번 공모가에 대해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하지만 업계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김형태표 캐릭터’라는 시프트업만의 확실한 차별성 때문에 미래 성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게임사 B 관계자는 “게임사가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가지면 두터운 이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롱런 가능성도 높다”며 “만약 김형태 대표가 기존 색깔을 버린다면 유저들이 오히려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사 C 관계자는 “시프트업은 지금은 게임만 하고 있다”며 “김형태표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이나 굿즈 등 다른 사업으로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 이것이 굉장한 경쟁력”이라고 했다. 김형태 대표 자체가 시프트업의 미래 성장을 담보한다는 견해도 있다. 성공하는 법을 아는 게임개발자일 뿐 아니라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갖췄다는 얘기다. 업계 D 관계자는 “김 대표는 꼼꼼하고 섬세할 뿐 아니라 완벽주의를 추구한다”며 “여기에 창세기전과 블소를 하면서 아트를 어떻게 구현하고 개발 조직을 어떻게 굴리면 되는지 터득했다. 한마디로 성공하는 법을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C 관계자는 “김 대표는 아트 디렉터로서 예술적인 능력만 있는 게 아니라 냉정해야 할 경영적인 모습도 일부 보여줬다”며 “스텔라 블레이드에서 자신의 역할을 많이 축소했는데, 이는 자신이 없어도 잘 돌아가는 조직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미래 성장성 확보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관문이 산적하다. 업계 A 관계자는 “김형태표 게임 왕국을 더욱 굳건히 쌓아올리는 동시에 새로운 라인업도 갖춰야 한다”며 “선정성 등 적지 않은 리스크도 관리해야 한다. 김 대표가 이제부터 진짜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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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경영권 탈취 논의 긴 기간 여러번 진행"…민희진 기자회견 조목조목 반박(전문)

하이브가 소속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펼친 주장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하이브는 26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들에 대해 주주가치와 IP 보호를 위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보도자료를 냈다.다음은 전문. 1. 경영권 탈취가 농담, 사담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여러 달에 걸쳐 동일한 목적 하에 논의가 진행되어 온 기록이 대화록, 업무일지에 남아 있습니다. 사담은 긴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제 3자의 개입이 동반되면 더 이상 사담이 아니라 계획과 이에 대한 실행이 됩니다. 더구나 대화를 나눈 상대인 부대표는 공인회계사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지니고 있으며, 하이브의 상장 업무와 다수의 M&A를 진행한 인물입니다. 또한 회사의 재무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던 어도어의 핵심 경영진입니다. 이런 부대표가 대표이사의 발언을 업무일지에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결코 농담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미 풋옵션 행사로 획득할수 있는 금액을 계산하고, 행동 시기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권리침해소송, 투자사, 여론전 등의 용어가 적시된 문건이 여러건 발견된 것을 농담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려 해서는 안됩니다. 부대표에게 "이건 사담 한 것으로 처리해야 해"라고 지시한 기록까지 있습니다.2. 금전적 보상이 적었다는 주장에 대해민 대표는 본인이 '연봉 20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 정확히는 23년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가 20억원이고 연봉과 장기인센티브는 별도로 책정돼 있습니다. 이는 하이브 본사 및 한국 자회사 구성원 가운데 압도적인 연봉순위 1위입니다.하이브는 연봉 외에도 막대한 주식보상을 제공했습니다. 주식의 가치는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큰 액수입니다. 그런데도 민 대표는 회사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액수를 다시 제시하며 대화를 파국으로 이끌었습니다. 당사는 이런 과정이 경영권 독립의 명분쌓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3. 내부고발 메일에 답변 없이 바로 감사가 들어왔다는 주장에 대해당사는 4월 22일 오전 10시 1분에 A4 6장짜리 분량의 상세한 답변을 보냈습니다. 이를 민 대표가 발송 당일 오후 12시경에 답변을 읽은 것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민 대표는 입장문에서도, 기자회견에서도 "답이 안왔다"고 반복 주장하고 있습니다. 감사는 여러달에 걸친 경영권 탈취시도를 사내외 정보를 통해 인지하고, 경영상 기밀에 해당하는 문서들이 유출된 걸 확인하고 시행한 것입니다. 중대 비위 사안에 대한 감사 일정을 사전 고지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4. 정보자산 반납에 대한 안내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감사 절차의 일환인 정보자산 회수를 위해 서울 마포구 소재의 작업실과 자택을 4월 22일 오전 10시에 방문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선전화와 이메일, 휴대전화 메시지 등으로 수차례 연락했으나 민 대표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반납 시한이 만료된 23일 오후 6시에 어도어의 신 모 부대표를 통해 재차 정보자산 반납 요구했습니다. 신 부대표는 "민 대표가 바빠서 못하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고지도 없이 언론을 통해 정보자산 반납을 알게 되었고, 이를 언론플레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책임한 거짓말입니다.컴백을 앞두고 일을 못하게 전산자산을 뺏아갔다는 주장도 거짓입니다. 당사는 반납 받는 즉시 새로운 노트북을 지급하고 기존 자료들을 다운 받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른 감사대상자들도 새로운 기기를 지급받아 일하고 있습니다. 5. 첫번째 걸그룹으로 데뷔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에 대해민 대표에게 22일 보낸 메일에 이미 상세히 답한 부분입니다. 민 대표가 메일이 안왔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자극적이지만 사실이 아닌 주장을, 답변을 봤다면 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당사는 아래와 같이 상세한 답을 보냈습니다. <민 대표는 쏘스뮤직으로부터의 분리 과정에 대해서도 본인 특유의 뒤틀린 해석기제에 기반해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뉴진스가 하이브의 첫번째 걸그룹이 되지 못한 건 하이브가 약속을 안지켜서가 아닙니다. 민 대표는 당시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 팀을 만들 수 있기를 요청하면서, 본인의 별도 레이블에서 데뷔시키겠다고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하이브는 민 대표의 의견을 존중하여 쏘스뮤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들 멤버들을 어도어로 이관시키고, 160억원이라는 거액의 자금까지 지원하며 민 대표가 원하는 방식으로 뉴진스를 데뷔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회사를 분할하고 계약들을 이전하느라 뉴진스의 데뷔 일정은 하이브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이같은 과정을 민 대표가 스스로 밝힌 적도 있습니다. 민 대표는 2022년 3월 24일 게재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걸그룹 프로젝트는 본인의 계획 하에 진행됐고, 2022년 3분기를 론칭 시점이라고 직접 예고한 바 있습니다. "급한 데뷔는 어린 멤버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모두를 조급하게 하고 싶지 않기에 합리적인 시기인 2022년 3분기를 론칭 시점으로 정했다"는 대답까지 했습니다. > 6. 데뷔시 뉴진스 홍보를 하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쏘스뮤직과 민 대표간 R&R 논쟁으로 인해 뉴진스 데뷔 일정이 밀리면서 쏘스뮤직이 준비하는 르세라핌이 먼저 데뷔하게 됐습니다. 두 팀의 데뷔 시점이 연달아 이어져 서로 충분히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최소 일정기간 홍보기간을 설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또한 르세라핌의 멤버 사쿠라씨의 경우, 하이브와의 계약 전부터 '하이브 이적설'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도어의 데뷔팀을 '신인으로만 구성된 팀'이라고 하면 사쿠라씨가 쏘스뮤직에 합류한다는 사실과 뉴진스 멤버 구성에 대한 정보도 함께 노출될 우려가 있었습니다. 양 팀의 뉴스 밸류를 모두 보호하기 위해 요청을 드린 건이고, 이마저도 중간에 기간을 단축하여 뉴진스의 홍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이미 이메일로 아래와 같은 답변을 드렸습니다. <또한, 이처럼 민 대표의 인터뷰가 이루어진 시기는 르세라핌 데뷔(2022년 5월 22일) 두 달 전에 게재된 것으로서 민 대표는 이미 새 걸그룹에 대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홍보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민 대표의 주장은 어도어의 성공을 위해 쏘스뮤직과 하이브가 얼마나 전폭적인 지원과 양보를 했는지를 잘 알고 있는 구성원들의 인식과는 크게 다른 주장입니다.>7. 뉴진스 홍보에만 소홀하다는 주장에 대해 이 주장 역시 내부 고발이라며 보내온 메일에 아래와 같이 상세히 답변 드렸습니다.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조직은 뉴진스 PR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년간 뉴진스로만 273건의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을 위시해 그룹과 개인으로 모두 8개 팀이 활동한 빅히트뮤직의 659건, 세븐틴 등 4개 팀이 활동한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365건과 비교하더라도, 결코 '뉴진스 PR에만 소홀하다'고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당사 PR은 모든 레이블과 아티스트에 대해 차별없이, 최선을 다해 알리고 있습니다.>8. 노예계약이라는 주장에 대해주주간계약상 경업금지 조항은 비밀유지 의무가 있지만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했습니다. 경업금지는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한 뒤 동일한 업종에서 창업함으로써 부당한 경쟁상황을 막기 위해 매수자 측이 요구하는 조항입니다. 어느 업종에서나 흔히 있는 조항입니다. 영원히 묶어놨다는 말도 사실이 아닙니다. 민 대표는 올해 11월부터 주식을 매각할 수 있으며, 주식을 매각한다면 당사와 근속계약이 만료되는 2026년 11월부터는 경업금지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민 대표 본인이 "가만 있어도 1000억 번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큰 금액을 보장 받고, 내후년이면 현금화 및 창업이 가능한 조건은 절대 노예계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적인 보상 조건입니다. 심지어 민 대표가 측근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도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을 행사해 EXIT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습니다.민 대표가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하는 계약서상의 매각 관련 조항의 경우 두 조항의 우선 여부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었고 '해석이 모호하다면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여 문제가 되지 않도록 수정한다'는 답변을 지난해 12월에 이미 보냈습니다. 민 대표는 "돈에는 관심없다"고 했지만 논의를 촉발한 핵심 쟁점은 보상의 규모였습니다. 9. ESG 경영을 하라는 주장에 대해당사는 당사가 추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ESG 경영활동을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 회사가 공들여 추진한 친환경 앨범에 대해 민대표는 "녹는 포카가 말장난"이라고 폄하했습니다. 디지털앨범의 플라스틱 소재를 종이로, 또 앨범케이스와 포토카드를 환경 친화적 생분해 소재로 전환하기 위해 회사는 상당한 인력과 비용을 들여야했습니다. 이를 흔쾌히 수용하고 투자하는 것이 ESG 경영입니다. 당사는 하이브 산하 전체 레이블에 친환경 앨범 적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가장 비협조적인 레이블이 어도어임을 내부 구성원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10. 대화시도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하이브는 민 대표와 주주간 계약 변경과 관련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 왔으나, 민 대표가 내부고발이라고 주장하는 질의가 하이브에 도착한 시점에 논의가 중단됐습니다. 그럼에도 하이브는 민 대표 내부고발이라고 주장하는 문제제기 사안에 대해 성실히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민 대표는 주주간 계약 협의가 진행되는 시기에 오히려 뒤에서 하이브 내부의 변호사와 회계사를 포섭해 주주간 계약 변경과 내부고발형태의 문제제기 방법을 자문받고, 법무법인과 기관투자자 등과 접촉해 경영권 탈취 논의를 해 온 것이 감사를 통해 확인됐습니다.11. 무속인이 단순 친구라는 주장에 대해경영 전반에 세세히 개입하는 외부 인사를 단순 친구라고 볼 수 없습니다. 대화 과정에서 공시되지 않은 임원의 스톡옵션 수량, 잠재 투자자 이름·투자자별 지분율이 기재된 경영권 탈취 구조 등이 오가고 있고, 다양한 경영 이슈에 대해 무속인의 제안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했습니다. 이런 대화 상대를 단순한 지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중요한 회사 정보를 회사 관계자가 아닌 외부 인사에게 무분별하게 노출하고,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채용청탁도 받은 사실을 회사는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12. 컴백 시기에 왜… 하이브는 뉴진스를 아끼지 않는 것이냐는 주장에 대해뉴진스의 컴백에 즈음해 메일로 회사를 공격하기 시작한 쪽은 민 대표 측입니다.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는 4월부터 여론전을 준비하라는 민 대표의 지시가 적힌 기록도 있고, 노이즈를 만들어 회사를 괴롭힌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 시기에 회사를 압박하면 억지에 가까운 보상 요구안을 회사가 받아들여 줄 것으로 생각한 건 아닌지 되묻고 싶습니다.정작 아티스트를 볼모로 회사를 협박하고 있는 쪽은 민 대표입니다. 보상안이 받아들여지면 좋고, 받아주지 않으면 관계를 끝낼 빌미로 삼으려하고 있습니다.당사는 수년간 민 대표의 반복되는 요구를 수용하고 타협해 왔으나, 이번엔 이러한 요구가 경영권 탈취를 위한 소위 '빌드업' 과정이라는 걸 알게됐고, 시기와 상관없이 멀티레이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감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아티스트를 언급하지 말자고 수차례 제안드리는 것도 당사가 아티스트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은구 기자 cowboy@edaily.co.kr 2024.04.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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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G플레이] 격화되는 게임사들의 미래 건 IP 전쟁

흥행에 성공한 게임은 게임사의 미래를 책임지는 효자 IP(지식재산권)가 된다. 요즘처럼 게임산업이 불황인 경우에는 다양하게 확장해 신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어 IP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그래서 게임사들은 IP 전쟁에서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자신의 히트 IP를 지키기 위해 저작권 침해가 의심되면 주저없이 소송전을 펼치거나 논란의 IP라도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있다면 확보전에 적극 뛰어든다. 최근 이같은 게임사들의 IP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효자 IP를 지켜라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히트 IP인 ‘리니지’ 시리즈의 저작권 지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엔씨는 모바일 게임 효자인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저작권 침해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모두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로, 각각 2017년과 2019년 출시된 이후 국내 앱마켓에서 매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특히 리니지M은 지금도 매출 1위를 꾸준히 유지하며 실적을 이끌고 있어 저작권 침해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엔씨는 웹젠이 리니지M을 모방해 모바일 MMORPG ‘R2M’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며 2021년 6월 민사소송을 제기해 다투고 있다. 엔씨는 R2M의 구성 요소와 이용자 인터페이스(UI), 몬스터 사냥 보너스 보상 시스템인 유프테르의 계약 등이 리니지M을 옮겨놓은 듯 거의 동일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웹젠은 모바일 MMORPG의 장르 특성상 UI나 시스템이 유사할 수 있다며 표절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1심 법원이 엔씨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는 “웹젠은 엔씨의 종합적인 시스템을 거의 그대로 차용해 모방했고, 이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무단 사용"이라며 서비스 중지와 손해배상 10억원을 판시했다.법원이 경계가 모호한 게임의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이처럼 명확하게 모방을 인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자신감을 얻은 엔씨는 1심 청구액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2심에서 청구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웹젠은 담보 20억원을 공탁하고 R2M의 서비스 중지는 피했다. 법원은 1심 판결에 따른 서비스 중지 강제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웹젠의 청구를 인용하고 항소심 판결 선고 시까지 서비스할 수 있도록 했다. 엔씨는 카카오게임즈와도 저작권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을 베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아직 본격적인 법정 다툼이 벌어지지 않은 상황인데, 웹젠 판결로 엔씨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넥슨도 IP 소송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넥슨은 신생 게임개발사 아이언메이스의 설립자 최 모 씨가 자사 개발팀 재직 중 ‘프로젝트 P3’를 유출해 생존 어드벤처 게임 ‘다크앤다커’를 개발했다며 지난 2021년 8월 최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경찰에 형사 고소했다. 또 올해 4월에는 수원지법에 아이언메이스 법인과 최씨, 명목상 대표인 박 모 씨 등을 상대로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넥슨이 미출시 프로젝트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한 것은 데이터를 빼간 것이 너무나도 확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개발 당시 내부에서도 글로벌에서 통할 신작으로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A 업계 관계자는 “내부 테스트에서 게임에 대해 평가가 좋았던 것으로 안다”며 “또 당시 넥슨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슈퍼 IP 10종을 육성하겠다며 개발팀에 힘을 실을 때 이런 일이 벌어져 강하게 대응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다크앤다커는 2021년 10월 설립한 아이언메이스가 2022년 9월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첫 테스트를 진행하며 그 존재를 드러냈다. 이후 올해 4월까지 5차 테스트까지 진행하고 8월 얼리액세스(앞서해보기)에 돌입했다. 특히 4차 테스트에서는 10만명 이상의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다크앤다커는 넥슨의 요청으로 스팀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지난달 신생 게임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재개했다. 넥슨은 이번 소송전에서 다크앤다커가 서비스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B 게임사 관계자는 “넥슨의 입장은 명확해 보인다”며 “다크앤다커가 부정하게 개발된 만큼 세상에 나와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넥슨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막아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야 한다. 법원은 사건 심리를 마치고 빠르면 이달 중에 인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될성부른 IP를 잡아라 크래프톤은 최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소송전에 뛰어들었다. 다크앤다커의 IP 기반 모바일 게임에 대한 전 세계 라이선스를 독점하는 계약을 아이언메이스와 체결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크래프톤은 독립 스튜디오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있는 신규 모바일 게임에 다크앤다커 IP를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게임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남의 IP를 훔쳤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문제의 게임사와 손을 잡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사실 상장사이기도 한 크래프톤의 선택은 매우 이례적이다. 도덕적 비난이 충분히 예상될 뿐 아니라 법원이 저작권 침해를 인정할 경우 다크앤다커 IP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크래프톤 입장에선 리스크가 크지만 베팅한 데는 다크앤다커를 오랜 만에 나온 서구권에서 통할 K게임으로 판단해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크앤다커는 중세 판타지풍 던전에서 동료들과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투를 벌이는 생존 게임이다. 특히 어두운 던전과 1인칭 시점, 거친 그래픽, 칼과 도끼 등을 이용한 PvP(유저간 대결) 등이 긴장감과 현실감을 높인다. 게이머 반응이 좋다. 크래프톤의 빅히트작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가 초기에 스팀에서 8만9000명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했는데, 다크앤다커는 10만명으로 이를 뛰어넘었다. 특히 서구권 게이머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법원에서 문제없다고 판단하면 글로벌 성공신화를 쓴 배그를 잇는 ‘제2의 배그’를 확보하게 된다. 크래프톤 측은 “다크앤다커와 비슷한 게임이 해외에서 이미 출시되고 있다”며 “오랜만에 등장한 가능성 있는 국산 IP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모바일 라이선스를 취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게임업계 곳곳에서 IP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은 신규 IP 발굴이 쉬지 않은 이유도 있다. 글로벌 신작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IP를 지키고, 가능성 있는 IP 확보에 힘쓰는 것이 덜 위험하고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이런 IP 전쟁은 K게임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숭실대 예술창작학부 이재홍 교수는 “여기 조금, 저기 조금 베껴서 만든 비슷비슷한 게임에 유저들이 떠나고 있다”며 “한국만의 MMORPG 잔치에 한계가 온 것을 다들 체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사하다는 말을 듣지 않는 창의적인 IP 발굴에 집중해야 글로벌에서도 통할 수 있다”며 “지금 국내 게임사에서 글로벌 IP를 쏟아내줘야 K게임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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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G플레이] MMORPG가 아니어도 돼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는 진입 장벽이 높은 하드코어 게임으로 분류되지만 국내에서는 대세 장르다. 대작급 MMORPG가 나왔다 하면 인기와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그러다보니 해외에서는 인기있는 수집형·스포츠·액션 등 가벼운 게임들이 국내에서는 MMORPG에 밀려 힘을 못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폭염이 기승인 이번 여름에는 가벼운 게임들도 선전하고 있다. 인기만 높은 게 아니라 돈도 벌고 있다. 가벼운 게임이라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MMORPG 초강세 속 수집형 ‘신의탑’ 선전 8일 업계에 따르면 MMORPG들이 주요 모바일 앱마켓의 매출 상위권을 장악했다. 이날 구글 앱마켓의 최고 매출 톱10 중 8개가 MMORPG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형제들(리니지W·리니지2M)과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기존 강자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해 출시된 신작들이 합세했다. ‘나이트 크로우’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아키에이지 워’ ‘데블M’ 등이다.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는 지난 4월 출시돼 기존 강자들을 차례로 밀어내며 현재 매출 2위까지 올랐다. 이 게임은 언리얼엔진5 기반의 극사실적인 그래픽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전투의 재미가 특징이다. 지난달말 선보인 카카오게임즈의 아레스도 매출 4위에 안착했다. 중세가 아닌 광활한 우주 배경, 전투를 위한 슈트 탈부착 등 국내 MMORPG 유저에게 익숙하지 않은 점들이 흥행에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있었으나 보란 듯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MMORPG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봤는데, 신작들도 잘 되는 것 보면 꼭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자신만의 개성을 제대로 갖췄다면 플레이할 유저는 얼마든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MMORPG가 그야말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넷마블 신작인 ‘신의 탑: 새로운 세계’의 행보가 주목된다. 신의 탑은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으로 지난 7월말 출시돼 현재 구글 앱마켓의 최고 매출 8위를 달리고 있다. 신의 탑은 MMORPG가 아니지만 출시 직후 인기 순위에서 1위를 찍은 데 이어 매출 순위도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업계는 대형 MMORPG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캐릭터 수집형 게임인 신의 탑이 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신의 탑은 조회 수 60억회를 돌파한 네이버웹툰 ‘신의 탑’을 기반으로 한 수집형 애니메이션 RPG이다. 원작을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즐길 수 있다는 점과 쉽고 간편한 게임성이 특징이다. 특히 복잡하고 어려운 MMORPG와 달리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캐릭터를 배치해 슬롯을 성장시키는 신수링크 시스템 등으로 게임 진행은 심플하게 하면서도 다양한 캐릭터들을 활용한 전투에 집중하도록 했다. 또 휴식 보상 시스템을 적용해 게임을 켜놓고 반복 사냥하는 수고로움을 덜었다. 신의 탑 개발총괄인 넷마블엔투 정언산 PD는 “전체 콘텐츠를 즐기는데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만 해도 무리가 없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며 “빠르고 편하게 전투 본질을 즐기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더울 땐 쉽고 간단한 게임이지 컴투스의 신작 캐주얼 게임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캐주얼 게임은 간단한 조작으로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총칭하는데, 퍼즐·카드·액션·스포츠 등의 장르 게임이 포함된다. 컴투스의 레포츠 게임 ‘낚시의 신: 크루’는 지난 7월 20일 글로벌 출시 직후 하루 만에 국내 양대 앱마켓 스포츠 게임 인기 1위에 올랐다. 또 미국을 비롯해 6개 지역의 구글 앱마켓, 5개 지역의 애플 앱마켓 스포츠 게임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낚시의 신: 크루는 글로벌 7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낚시의 신'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레포츠 게임으로, 낚시 게임 본연의 재미뿐만 아니라 RPG나 수집형,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쉽게 빠져들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낚시대를 던지고 릴을 감아올리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손맛을 스마트폰의 햅틱 반응을 이용해 구현했다. 여기에 세계 각지의 유명한 낚시 명소와 관광지 등을 게임에 담았고, 이를 수중뷰로 탐험할 수 있게 했다. 컴투스가 지난달말 170여 개 지역에 선보인 ‘미니게임천국’도 4일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넘어서며 인기를 얻고 있다. 론칭 직후 한국 애플 앱마켓에서는 단숨에 인기 1위에 올랐고, 나흘째에는 구글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양대 앱마켓에서 인기 정상을 올랐다. 8일 현재도 구글 2위, 애플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니게임천국은 2005년 첫 타이틀 발매를 시작으로 총 5편의 시리즈 누적 19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컴투스의 빅히트 IP다. 이번 신작은 터치 한 번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13종 미니게임의 쉽고 단순한 조작감과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로 호평받고 있다. 컴투스 관계자는 “연일 폭염으로 지치는 요즘 어려운 게임보다는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는 유저가 많다”며 “그런 점에서 낚시의 신이나 미니게임천국은 여름에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즐기기 제격인 게임”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도 비MMORPG인 ‘디펜스 더비’를 지난 3일 전 세계에 선보였다. 독립 스튜디오 라이징윙스가 개발한 디펜스 더비는 실시간 전략 디펜스 모바일 게임으로, 타워 디펜스 장르에 치열한 심리전과 4인 PvP 배틀을 더해 차별화했다. 특히 베팅을 통해 유닛을 스카우팅하고 배틀하는 독특한 게임 요소로 ‘베팅로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제시했다. 중견 게임사 데브시스터즈는 오는 24일 샌드박스 시티빌딩 게임인 ‘브릭시티’, 내달 1일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인 ‘쿠키런: 브레이버스’를 각각 출시, MMOPRG에 지친 유저를 공략한다. 브릭시티는 데브시스터즈가 신규 IP 기반으로 선보이는 모바일 신작으로, 건물을 짓고 도시를 설계하며 창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유명 캐주얼 게임인 ‘쿠키런’을 원작으로 한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강력한 쿠키와 아이템으로 구성된 나만의 덱을 만들어 상대방과 전략적인 매치를 벌이고 실물 카드를 수집하는 콜렉팅의 재미까지 충족시킬 수 있다. 인기만 있다고? 수입도 짭짤 가벼운 게임들은 반짝 인기에 금방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롱런에 돈도 버는 게임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중견 게임사 넵튠은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삼총사로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넵튠은 올해 2분기 매출 303억7800만원, 영업이익 1억52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작년 2분기(61억8900만원) 대비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고, 영업이익은 2016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을 견인한 것은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삼총사 '무한의계단' '고양이스낵바' '우르르용병단'이다. 고양이스낵바는 올해 초 출시된 타이쿤(경영시뮬레이션) 모바일 게임이다. 특유의 힐링 감성과 게임 플레이 재미가 입소문이 나면서 론칭 3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 누적 매출 90억원을 돌파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80%를 넘어선다. 캐주얼 게임치고는 눈부신 성과다. 우르르용병단은 3월 초 출시된 어드벤처 RPG다. 한 손으로 조작 가능한 세로 배치형 게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는 450만건를 돌파했고, 누적 매출은 1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해외 매출 비중은 65%다. 무한의계단은 2015년 1월 출시돼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 2200만건이 넘고, 일일 평균 2만명의 신규 유저 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장수 캐주얼 게임이다. 무한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방향 전환과 전진 버튼 단 두 개만으로 계속 올라가는 지극히 단순한 게임이지만, 친구와 간단한 내기를 하거나 심심풀이용 게임으로 8년 넘게 사랑받고 있다. 넵튠 관계자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삼총사의 선전이 2분기 흑자 전환에 많은 기여를 했다”며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무거운 게임에 피로감을 느끼는 게이머 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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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G플레이] 또 다시 빅히트작 도전하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연간 매출 1조원이 넘는 국내 몇 안 되는 게임사 중 하나다. 2020년 상장 이후 성장에 속도를 내면서 최근 2년 연속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대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의 성공이 있어 가능했다. 카카오게임즈가 게임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히트 행진을 이어간 원동력은 자신만의 차별화를 고집스럽게 추구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하반기에 또 다시 차별화를 무기삼아 대형 신작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제2의 오딘’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아레스가 빅히트를 친다면 카카오게임즈는 여러 고민거리를 날리고 더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레스, 차별화 장착…‘제2의 오딘’ 도전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30일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이하 아레스)’의 온라인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서버 및 사전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를 시작한다. 내달 정식 출시가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서비스를 맡은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대표와 개발사인 세컨드다이브의 반승철 대표가 직접 참석해 힘을 싣는다. 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2월에 세컨드다이브에 100억원 가량 투자했다. 또 이날 행사에 버추얼 휴먼 ‘레아’가 진행자로 등장해 아레스만의 독창적인 배경을 생동감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아레스는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는 대형 신작이다. 업계도 글로벌 누적 1억 다운로드를 기록한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만든 반승철 대표가 자신의 주특기인 액션 RPG 개발 노하우를 결집해 만든 첫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MMORPG와의 차별점이 뚜렷하다는 것도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아레스는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기존 MMORPG와 달리 우주를 배경으로 미래 세계관이 펼쳐진다. 유저는 지구(태양계 연합)을 지키는 가디언이 되어 태양계의 행성들을 탐험하고 전투를 벌인다. 공식 티저 사이트에서 지구·금성·달·화성·해왕성까지 총 5개의 월드를 확인할 수 있다. 슈트와 슈트 체인지도 아레스만의 재미 요소다. 유저는 4가지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여러 속성의 슈트를 착용하고 다양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각 슈트(헌터·워로드·워락·엔지니어)는 근접 공격, 원거리 마법, 돌진과 방어 등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기존 MMORPG 유저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또 슈트마다 사용하는 무기와 스킬이 달라 ‘슈트 체인지’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효과적으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고, 던전과 보스 레이드 등 대규모 전투에서도 다양한 전략적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반승철 대표의 장기인 화려한 그래픽을 앞세운 액션도 빼놓을 수 없는 차별점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30일 쇼케이스가 있어 아레스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기 어렵다”면서도 “기존 중세 배경의 MMORPG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유저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전달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런 아레스에 유저들도 관심을 보여 지난달 말 사전등록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150만명이 몰렸다. 새로운 도전으로 쌓은 성공 경험카카오게임즈가 아레스의 흥행을 기대하는 데는 남들과 다른 차별화로 성공한 경험이 있어서다. 대표적인 것이 대작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다. 2020년 11월 출시된 오딘은 국내 구글 앱마켓에서 ‘리니지M’ 등 쟁쟁한 상대를 제치고 매출 1위를 4개월 넘게 했으며 서비스 180여 일만에 누적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오딘은 출시 2년이 넘은 현재도 매출 톱3를 지키며 카카오게임즈의 주요 매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딘은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3월 대만 출시 직후 애플 앱마켓에서 매출 1위, 구글에서 2위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500억원을 벌었다. 홍콩에서도 구글과 애플 매출 1위를 달성했다. MMORPG 장르가 비주류인 일본에서도 순항 중이다. 지난 15일 출시돼 9일 만에 구글 앱마켓 매출 8위에 올랐고 27일 현재 16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성공 비결로 차별화를 꼽았다. 3D 스캔,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한 수준 높은 그래픽과 토르·로키 등 북유럽 신화의 세계관, 로딩 없이 즐길 수 있는 심리스 오픈월드 등 출시 당시 기존 MMORPG와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빅히트작에 이름을 올렸다고 자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남들과 다른 시도로 국내에서는 생소한 서브컬처 게임을 주류 장르로 안착시켰다. 2018년 첫 서브컬처 게임으로 모바일 리듬게임인 ‘뱅드림! 걸즈밴드파티’를 선보인 데 이어 2019년 두 번째로 모바일 애니메이션 RPG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를 출시해 유저의 주목을 받았다. 2022년에는 모바일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을 흥행시키며 서브컬처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올해 1월 선보인 모바일 수집형 RPG ‘에버소울’도 출시 당일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에서 인기 1위에 올랐고, 사흘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남들이 하지 않는 서브컬처 게임을 꾸준히 서비스하면서 국내 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매출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같은 차별화의 성공 경험을 아레스로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이용자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캐주얼부터 서브컬처, 수집형 RPG를 비롯해 하드코어 MMORPG까지 다장르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는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된 아레스 등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카카오게임즈의 기대처럼 아레스가 오딘의 성공을 잇기 위해서는 여러 장애물을 헤쳐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오딘을 비롯해 리니지M, ‘나이트 크로우’ 등 기존 MMORPG 강자들을 넘어서야 하고, ‘제노니아’ 등 신작과도 경쟁해야 한다. 특히 기존 강자들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예고하며 신작에게 유저를 뺏기지 않겠다며 방어에 나서 MMORPG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아레스에게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게임사 관계자는 “요즘 MMORPG 시장은 신작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다”며 “특히 리니지라이크 신작들이 인기를 얻고 있어 카카오게임즈만의 차별화를 갖고 있는 아레스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올해 게임사들이 부진한 데 카카오게임즈는 내는 신작마다 성과를 내고 있다”며 “그런데도 주가는 여러 이유로 맥을 못 추고 있는데, 아레스가 성공하면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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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콘텐츠] ‘풍요 속의 빈곤’ K콘텐츠 진단, 왜 이렇게 됐나 ②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BTS로 상장되는 K팝이 글로벌 주류 편입을 눈앞에 뒀으며, 넘을 수 없는 산인 줄 알았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도 한국 영화를 주목한 지 수년. 이런 상황에서 내수시장에서는 ‘K콘텐츠 위기론’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극장가에서는 한국영화가 외면 받고 있으며, 방송가는 연이어 허리띠를 졸라매며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있다. K팝의 성장세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둔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는 K콘텐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백년대계를 위해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편집자 주> 장밋빛일 줄만 알았다. K팝이 철옹성 같던 빌보드 정상에 이름을 올리고 전세계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했을 때만 해도 그랬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끝나면 더 날아오를 줄 알았던 K콘텐츠가 전반적으로 주춤하다. 글로벌 시장이 사랑하는 K콘텐츠이지만, 정작 국내 업계 내부에선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나온다. 제작된 K드라마와 K영화는 창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고, 소수의 아티스트에 기댄 구조와 막혀버린 중국시장으로 K팝의 미래는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곳간에 쌓여가는 콘텐츠…K드라마 업계, 한국영화 업계 전철 밟는 중K영화, 즉 한국영화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극한직업’, ‘기생충’ 등 ‘천만영화’가 가장 많이 나오면서 호황을 누렸다. 그만큼 투자는 몰렸고 제작이 활발히 이뤄졌으나,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계 전반이 얼어붙었다. 더 큰 위기는 엔데믹의 분위기와 함께 한국영화계에 활기가 띨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찾아왔다. 소위 곳간에 쌓아둔 기존 영화들이 무려 57편 가량으로 알려진 가운데, 좀처럼 한국영화 관객이 늘어나지 않아 개봉은 연이어 늦어지고 있다. 대략 4년의 걸쳐 위기가 진행 중인 한국영화계의 전철을 드라마 업계는 이제 밟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경기침체 탓에 광고 수익이 급격히 감소한 방송가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서서히 높아져가는 제작비도 감당할 수 없는 방송사들은 드라마의 편성을 줄여 나가고 있다. 대신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낮은 예능프로그램을 편성해 수익을 보전하려는 전략을 취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제작사의 10년차 드라마 PD는 “K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축제 분위기라고 하는데 정작 그 축제를 준비하는 무대 뒤의 파열음도 크게 일어나고 있다”며 “여전히 수익의 대부분을 광고에 기대고 있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고 수익 다변화를 꾀하려 노력하고 있는 듯한데 뚜렷한 해결책은 없어보인다”라고 수익 보전을 위해 위축된 방송사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방송사들의 이러한 분위기에 드라마 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극장가와 비교해 비대면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특징 덕에 한국영화계에 쏠렸던 투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드라마 업계로 몰렸고 이에 따라 제작이 활발해졌으나, 제작됐거나 제작 중인 드라마들은 편성을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국영화처럼 다수의 K드라마도 기약없이 곳간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광고시장의 파이는 한정됐는데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그 파이를 계속 나눠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수익모델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으니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결국 방송사의 편성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다. 모두가 OTT업체의 편성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빠르게 몸집을 키운 거대 글로벌 OTT로 인해 미디어 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막대한 투자로 전세계적으로 K드라마의 붐이 일어났으나, 그 이면이 밝지만은 않다. OTT들이 한국 콘텐츠에 제작비를 지원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던 제작비가 더 빠르게 상승했고, 이를 기존 방송사와 제작사가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 OTT에 화제성과 흥행을 보장하는 드라마와 영화가 모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기를 겪은 한국영화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엔데믹에 접어들었지만 흥행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원인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역시 OTT의 지분이 크다. 팬데믹 시기 OTT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게 보편화됐고 OTT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다수 서비스하면서 굳이 관객이 극장을 찾을 동기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또 OTT의 제작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IP를 OTT가 확보할 경우 제작사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은 OTT가 오리지널로 제작해 제작사들은 제작비의 10% 이하를 고정적으로 받는 수익 구조다. 과거에는 방송사와 나눠 제작비를 충당하기도 했으나 방송사가 드라마 편성을 대거 줄이는 상황에 이른 만큼, 결국 제작비의 압박을 받는 제작사들은 전액을 투자 받는 대신 IP를 내주는 구조로 흐를 가능성이 더 커졌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엔 제작비의 10%도 받지 못하는 제작사가 적지 않다”며 “결국 드라마든 영화든 제작사들은 ‘로우 리스크-로우 리턴’을 취하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높아진 제작비만큼 콘텐츠의 질이 향상됐고, 이에 따라 높아진 시청자의 눈높이를 따라가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OTT업계와 경쟁하는 국내 토종 OTT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3조 3000억원을 투자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5일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자본이 시장에 들어와야 콘텐츠 시장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업계에선 웨이브와 티빙 등 이미 적자를 내고 있는 국내 토종 OTT의 설 자리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가득하다. 한 국내 OTT업체 관계자는 “콘텐츠 서비스 자체가 자본게임이다. 자본을 더 많이 투자할수록 콘텐츠의 흥행 가능성이 높은 건 당연하다”며 “거대 OTT업체가 투자를 늘릴수록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내 업체들은 그 정도 투자 규모에 맞추거나 제작사에 더 좋은 조건을 내밀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팬덤에 기댄 수익 구조와 중국 시장발 위기그나마 K팝은 선전하고 있지만 팬덤에 기댄 수익 구조와 한한령으로 막힌 중국 시장을 대신할 시장 발굴, 포스트 방탄소년단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군 복무에 돌입하면서 ‘위기론’은 더 힘을 얻는 모양새다. 강력한 팬덤을 가진 아티스트에 기댄 수익 구조가 스타 개인의 리스크에 휘청거리기 쉽고, 이는 K팝의 위기로 직결된다는 의견이 나온다.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동안 K팝은 거대 소속사가 아티스트를 만들어 이들의 팬덤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내왔다. 방탄소년단도 그렇지 않느냐”며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복무로 K팝의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가 K팝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팬덤조차 많은 자본이 투입된 대형 기획사들의 아이돌 그룹에 쏠리다 보니 중소기획사들이 K팝 시장에서 설 자리는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일정한 수의 대형 기획사와 여기에 속한 한정된 아티스트들에 K팝의 성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탓에 소수의 기획사와 아이돌 스타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획사 관계자는 “지금의 K팝은 대형기획사와 중소기획사로 극명히 나뉘어져 있다. K팝의 붐이라 하지만 중소기획사 입장에선 실감하지 못 한다”며 “동시에 대형기획사가 아이돌 중심의 장르를 내놓다 보니 다른 장르를 선보이는 중소기획사의 아티스트들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렇다 보니 중소기획사들은 수익 구조 중 하나를 차지하는 앨범 판매량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한터차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이돌뿐 아니라 발라더나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도 많은 앨범 판매량을 보였지만 지금은 팬덤이 있지 않는 이상 앨범 판매량을 확보하기는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스트리밍에서도 비슷한 경향성이 보인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전체 스트리밍수는 매년 늘고 있지만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특정 아이돌의 노래들이 순위를 독점하고 있고 이들이 이전에 낸 곡들도 꾸준히 상위권 차트에 있다. 팬덤의 소비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평했다.대형기획사들 또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K팝의 주요 타킷팅이 되는 중국시장이 한한령으로 인해 사실상 닫혀 예전과 같은 힘을 못 쓰고 있다.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한한령이 해제되면 중국시장이 활기를 띨 거라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기대감이 높았는데 최근 한일정상회담으로 인해 기획사 입장에서는 김이 빠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여기에 더해, 한한령이 해제된다 하더라도 중국시장의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을 거라는 의견들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정치적인 문제로 또 중국시장이 언제 닫힐지 모르지 않나”라며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을 전제로 시장 확대 등 또다른 K팝의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다만 중국 시장이 배제돼 있는 현재가 K팝이 북미, 유럽 등 새 시장으로 뻗어나갈 기회가 되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중국, 일본 시장을 주요 거점으로 생각했다면 이제 중국 시장은 진출 선택지 중 한 곳이 됐다.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다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조금 더 글로벌해질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했다고 본다”고 짚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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