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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감행한 GS칼텍스, 트레블 영광 재현 노린다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가 재도약을 노린다. 트레블(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컵대회 우승)을 달성했던 2020~21시즌처럼 네트 앞을 장악할 수 있는 선수들로 전력을 꾸렸다. GS칼텍스는 2023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2일 차였던 지난 13일(한국시간) 지난 2시즌(2021~22·2022~23) 동안 팀 소속으로 뛰었던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에 대한 우선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튿날(14일) 열린 드래프트에서 6순위로 아포짓 스파이커 지젤 실바를 선택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수준급 선수가 많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지명된 브리타니 아베크롬비도 트라이아웃 마지막 날에 합류했던 선수였다. 모마는 2021~22시즌 V리그 여자부 득점 1위(819점)에 올랐던 선수다. 그런 선수와 재계약하지 않은 GS칼텍스의 선택이 눈길을 끌었다. 실바는 아직 V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은 선수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변화가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스타일의 배구를 3시즌 연속하면 상대 분석에 당할 수 있다고 봤다. 차 감독은 새로 뽑은 실바가 서브가 좋고 토스가 부정확한 공도 잘 처리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GS칼텍스는 네트 앞 경쟁력을 강화하고 측면과 중앙 공격을 두루 활용하려고 한다. 트레블을 달성한 2020~21시즌을 떠올리는 것 같다. 당시 GS칼텍스는 역대 최장신(2m6㎝) 외국인 선수였던 메레타 러츠가 제공권 싸움을 주도했고, 국내 공격수 강소휘-이소영(현재 KGC인삼공사)도 높은 득점력을 보여줬다. 모마는 득점력이 좋지만, 키는(1m84㎝)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국내 미들 블로커(센터) 문명화와 김유리까지 부상과 부진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하며 GS칼텍스는 ‘높이 싸움’에서 밀렸다. 2022~23시즌 정규리그는 5위까지 떨어졌다. 오프시즌 GS칼텍스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베테랑 센터 정대영과 1년 계약했다. 2022~23시즌 블로킹 부문 1위(세트당 0.827개)에 오른 한수지와 함께 ‘트윈 타워’를 구축할 전망이다. 김유리는 은퇴했지만, 백업 문명화와 재계약했다. 키 1m91㎝ 실바도 블로킹 벽을 강화할 수 있는 선수다. GS칼텍스는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강소휘가 건재하고, 지난 시즌 풀타임을 소화한 ‘기대주’ 권민지도 성장했다. 외부 영입으로 센터진도 강화했다. 실바가 평균 수준의 득점력만 보여준다면. GS칼텍스도 다시 정상을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실바는 AEK 아테네 소속으로 뛴 2022~23시즌 그리스 리그 득점 1위에 올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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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아름다운 이별’ 정착하는 배구계

몇 년 전부터 프로야구에선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하며 이적한 선수가 떠난 팀 팬을 향해 손 편지로 SNS(소셜미디어) 게재해 사과와 감사를 전하는 게 유행처럼 퍼졌다.철저히 비즈니스 논리가 작용하는 FA 계약. 더 좋은 대우나 환경을 바라고 이적한 선수의 선택은 지탄받을 일이 아니다. 스포츠팬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아쉬움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았지만, 손 편지로 전한 메시지가 성난 팬심(心)을 조금은 달래줬다. 구단과 선수 사이는 잡음이 많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구단의 변, 섭섭한 마음을 느꼈다는 선수의 속내 등 협상 과정에서 생긴 불협화음이 흘러나왔고, 다음 시즌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모습이 조명된다. 사실 흔한 일이다.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도로공사는 지난 10일 개장한 FA 시장에서 지난 2017년 5월 영입해 6시즌 동안 동행한 '에이스' 박정아를 붙잡지 못했다. 박정아는 17일 페퍼저축은행과 총보수 23억2500만 원에 3년 계약했다. 도로공사는 17일 구단 공식 SNS에 박정아의 모습을 편집한 사진과 함께 "박정아 선수가 새로운 배구 인생을 시작합니다. 그동안 헌신에 감사드리며 멋진 미래를 항상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게재했다. 도로공사는 불과 계약 발표 이틀 전 박정아가 야구장(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시구 행사에 참여했을 때도 에스코트하고 이 모습은 SNS에 게재한 바 있다. 박정아는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과 같은 대우(1년 기준)를 받았다. 도로공사는 그만큼 제시하지 못했고, 페퍼저축은행과의 영입전에서 밀렸다. 하지만 변명 없이 선수의 앞날을 축복했다. 설령 제스처라 할지라도 주목할 만한 행보다. 박정아도 부담감을 덜고 자신의 이적으로 실망한 도로공사 팬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같은 날(17일) 또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이 있었다. GS칼텍스 베테랑 미들 블로커(센터) 김유리가 개인 SNS로 은퇴 소식을 알렸다. 무릎 부상을 이겨내지 못한 것.2021년 2월,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수훈 선수 인터뷰를 소화하며 보인 눈물로 시선을 모은 선수다. 데뷔 초기 한 선배의 괴롭힘 탓에 코트를 떠났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다시 코트로 돌아온 이력도 화제를 모았다.김유리는 은퇴하며 "잘 참고 이겨낸 나에게 정말 고맙다"며 시원섭섭한 심경을 전했다. 이에 GS칼텍스 구단은 '율대장(이름과 대장을 합한 별명)'으로 불리며 팀 대표 역할을 했던 김유리를 예우했다. SNS에 응원 메시지를 보냈고, '은퇴 인터뷰'를 구단 공식 동영상 채널로 내보내며 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2021년 12월에는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 마지막 경기까지 프로 정신을 발휘하며 박수 받았다. 그는 기량 미달로 소속팀이었던 IBK기업은행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코로나 시국 탓에 입국과 행정 절차가 늦어진 후임 선수(산타나)가 합류할 때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3경기나 더 뛰었다. 팬들은 라셈의 모습에 큰 응원을 보냈고, IBK기업은행 국내 선수들은 조촐하지만, 뜻 깊은 송별회를 마련해 라 선생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하루가 멀다고 사건·사고가 터지는 프로야구와 비교된다. 프로배구도 선수의 일탈, 구단의 비상식적 운영 등 부정적인 이슈가 있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더 많이 전해진다. '아이콘' 김연경은 팬들의 성원을 외면하지 않고 은퇴 시점을 미뤘다. 스타성을 갖춘 새 얼굴도 꾸준히 등장한다. FA 시장을 향한 관심도 부쩍 커졌고, 선수 행선지만큼 훈훈한 계약 후일담도 주목 받고 있다. 경기력을 넘어 새로운 문화가 스포츠팬의 관심을 자극할만하다. 안희수 기자 2023.04.19 08:09
스포츠일반

한수지 "솔선수범" 김유리 "동생들이 버티고 편하게 지내도록"

GS칼텍스 베테랑 센터 한수지(32)와 김유리(30)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팀에 잔류했다. GS칼텍스는 14일 레프트 강소휘, 센터 한수지·김유리, 리베로 한다혜와 FA 계약을 발표했다. 강소휘와 연봉 3억 5000만원과 인센티브 1억5000만원 등 총 5억원에 3년 계약을 한 GS칼텍스는 한수지와 3억원(연봉 2억원+인센티브 1억원) 김유리와 1억7000만원(연봉 1억 2000만원+인센티브 5000만원)에 1년 재계약을 맺었다. 한다혜는 1년 총 1억 2000만원에 사인했다. GS칼텍스는 다른 팀에 비해 선수층이 젊다. 그 가운데 한수지가 팀 내 가장 베테랑이고, 그다음 김유리가 있다. 코트 안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동시에 팀 분위기를 이끄는 데 앞장섰다. 정규시즌에서 부상을 당한 한수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베테랑 김유리는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동시에 웜업존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했다. 개인 네 번째 FA 계약을 한 한수지는 "개인적으로는 부상으로 아쉬운 시즌이었지만 구단과 차상현 감독님께서 변함없이 믿음을 주셔서 감사하다. 그 믿음만큼 다음 시즌 더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팀 내에서 맏언니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팀을 잘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유리는 "나의 가치를 높게 사주는 우리 팀에 감사하다. 더 베테랑다운 모습으로 끝까지 팀에 기여하겠다. 지난 시즌 팀이 가질 수 있는 트로피를 다 가져왔지만, 모두가 탐내는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동생들과 더 악착같이 뛰겠다"라고 했다. 입단 초기 선배의 괴롭힘 속에 유니폼을 벗고 편의점 아르바이를 하다가 다시 코트에 복귀한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팀에 있는 동안은 나로 인해 동생들이 프로 생활을 좀 더 버티고 좀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내가 앞장서서 더 노력하겠다"라고 특별한 계약 소감을 남겼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4.14 13:58
스포츠일반

차상현 감독, '스타보다 위대한 팀' GS칼텍스를 만들다

GS칼텍스가 여자 배구 사상 처음으로 트레블(KOVO컵·정규시즌·챔피언결정전 단일 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스포츠 격언을 그들이 증명해 보였다. GS칼텍스는 지난달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0~21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23, 25-22, 19-25, 17-25, 15-7)로 승리했다. 시리즈 3연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외국인 선수 러츠가 37득점 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주포' 이소영이 승부처였던 5세트에서만 6득점(공격성공률 62.5%)을 기록하며 해결사로 나섰다. 두 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11표씩 획득, 역대 처음으로 챔프전 공동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올 시즌 GS칼텍스의 레이스는 '타도 흥국생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4월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이다영(세터)을 영입했고, 국내 최고 레프트 이재영과 재계약했다. 6월에는 '배구 여제' 김연경이 복귀하며 우승 후보 0순위로 평가됐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러나 GS칼텍스는 V리그 전초전이었던 KOVO컵 결승에서 흥국생명에 완승, 파란을 예고했다. V리그 개막 뒤에도 10연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2월 28일 6라운드 맞대결에서 승리, 리그 1위를 탈환한 뒤 수성까지 성공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챔프전 1·2차전에서는 모두 무실세트로 승리했다. GS칼텍스의 강점은 이소영·강소휘·러츠가 이끄는 공격진이다. 챔프전에서도 세 선수가 팀 전체 득점(251점)의 65.3%(164점)를 합작했다. 선수층도 탄탄하다. 세터 안혜진이 올 시즌 급성장했고, 약점으로 지목됐던 센터진도 신·구 협업을 통해 보완했다. 유서연, 권민지 등 백업 공격진도 존재감이 있었다. 팀 분위기도 매우 좋다. 지난 2월 5일 흥국생명전에서 승리한 뒤, GS칼텍스 선수들이 데뷔 첫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베테랑 센터 김유리를 격려하고 함께 우는 장면이 방송돼 큰 화제를 만들었다. 〈본지 2월 8일자 1면〉 그 중심에 차상현 감독이 있다. 2016~17시즌, 자진사퇴한 이선구 전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그는 매 시즌 GS칼텍스의 순위를 한 단계씩 끌어올리며 리그 정상까지 이끌었다. 그의 첫째 원칙이 '팀 퍼스트'다. 차상현 감독은 "어느 시점이 되면 팀워크가 선수들의 기량(전력)을 넘어설 때가 온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부임 직후 성적보다는 변화를 추구했고, 선수단이 하나가 되도록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구단 공식 동영상 채널을 통해 선수들이 차상현 감독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선수 강소휘가 차상현 감독의 흰머리를 뽑아주는 장면, 마치 친남매 같은 느낌을 주는 김유리와의 대화가 그랬다. 그의 별명 '차노스(차상현+영화 '어벤저스'의 캐릭터 타노스)'도 선수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그런 차상현 감독이 용납하지 못하는 게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이다. 그는 "팀워크를 흔드는 선수는 심하게 혼을 낸다. 벌금제를 운영하기도 한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좋은 분위기는 결코 연출된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GS칼텍스에도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있다. 차상현 감독이 선수단을 뭉치게 한 덕분에 '원팀(One-Team)'이 될 수 있었다. 주장 이소영도 "부임 뒤 다섯 시즌 동안 항상 팀워크를 강조했다. (차상현) 감독님이기 때문에 원팀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주축 선수들의 기량이 매년 성장했고, 팀워크도 점점 강해졌다. '그 어떤 선수들보다 위대한 팀'이 GS칼텍스였다. 그게 트레블을 달성한 원동력이었다. 안희수 기자 2021.04.01 06:01
스포츠일반

흥국 실각 덕분? '언성' 킥둥이들이 만든 1위 등극

"이런 팀 감독이어서 뿌듯합니다." 차상현(47) GS칼텍스 감독이 지난달 28일 흥국생명전 승리(세트 스코어 3-1) 뒤 남긴 말이다. GS칼텍스는 이날 시즌 처음으로 리그 1위로 올라섰고, 개막 전 우승 후보 0순위로 평가된 흥국생명과 시즌 전적 동률(3승3패)을 이뤘다. 차 감독은 "(흥국생명에) 크고 작은 일이 있었지만, 어쨌든 우리 선수들이 잘 버텨낸 덕분에 이런 결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이 잘 메워줬다. 정말 대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흥국생명은 학폭(학교폭력) 사태로 물의를 빚은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출장 정지 처분을 받고 이탈한 뒤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고군분투 중이지만 역부족이다. 흥국생명이 내부 문제로 무너진 덕분에 GS칼텍스가 수혜를 입었다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GS칼텍스도 부상으로 이탈한 주축 선수가 많다. 탄탄한 팀 뎁스 덕분에 1위까지 오를 수 있었다. 차상현 감독이 자부심을 드러낸 지점이다. 1위를 탈환한 흥국생명전에서도 변수가 있었다. 센터 김유리가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이미 블로킹 부문 1위를 달리던 주전 센터 한수지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고, 그 자리를 메우던 권민지도 훈련 중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다. 베테랑 김세영, 국가대표 출신 김주아가 버티고 있는 흥국생명과의 제공권 싸움에서 밀릴 수 있었다. 그러나 입단 3년 차 라이트 문지윤이 센터로 나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블로킹 2개 포함 8득점. 측면 공격수들에게만 향하던 흥국생명 블로커들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었다. 다른 센터 문명화도 1~4세트 모두 뛰며 유효 블로킹 4개 포함 3득점을 기록했다. 차상현 감독은 "보기에는 '그냥 이겼네'하는 시선도 있을 수 있지만, 라인 한쪽이 흔들리면 끝도 없이 무너지는 게 배구다. 문지윤과 문명화가 잘 버텨줬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며 두 선수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GS칼텍스는 이 경기에서 수비도 좋았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흥국생명에게 첫 패전을 선사한 지난해 KOVO컵 결승전을 연상시켰다. 차 감독은 번갈아 나서 수비를 이끈 리베로 한다혜와 한수진을 향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두 선수가 서브 리시브, 디그를 잘 해주기 때문에 안정감 있는 공격 세팅이 가능했다는 것. 특히 한수진을 향해서는 "최근 기량이 2~3단계는 성장한 모습이다. 배구를 즐기기 시작한 것 같다.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시즌 초반 강소휘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는 '이적생' 유서연이 그 공백을 메웠다. 2019~20시즌에는 2년 차였던 박혜민이 레프트 한 자리를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GS칼텍스는 주축 공격수 이소영, 강소휘, 러츠에게만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끊임없이 새 얼굴이 등장한다. 출전 시간이 짧고 조명은 받지 못해도, 주어진 임무에 소홀하지 않은 '언성(Unsung)' 킥둥이(GS칼텍스 선수들을 향한 애칭)들이 있다. GS칼텍스가 1위까지 오른 이유다. 안희수 기자 2021.03.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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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의 리플레이] '편의점 알바' 김유리에게 쏟아진 후배들의 스포트라이트

감독과 선수, 트레이너 등 모든 구단 관계자가 옹기종기 모였다. 다들 인터뷰 중인 한 선수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지금껏 어느 프로 스포츠 인터뷰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장면. 몇몇 선수는 '역사적인' 인터뷰 장면을 휴대폰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내 코트에는 눈물이 전염됐다. 동료 선수도, 해설위원도 처음으로 '주연'이 된 그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울지 마"라는 소리가 코트에 퍼졌다. GS칼텍스가 지난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흥국생명전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한 뒤 벌어진 풍경이었다. GS칼텍스 센터 김유리(30)가 지금껏 팀을 위해 해온 희생을 곁에서 지켜봤고, 그의 배구 인생이 힘겨웠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어서다. 그는 "취재진과 실내 인터뷰는 단 한 번뿐이었고, TV 수훈 선수 인터뷰는 5일이 처음이었다. 내게 절대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다. '드디어 내가 이 자리에 섰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라고 말했다.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그는 "제가 뭐라고?"라며 겸손했다. 그러면서도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김유리의 배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2010년 11월, 흥국생명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1라운드 전체 2순위에 뽑힐 만큼 장래가 촉망된 유망주였다. 하지만 한 선배의 괴롭힘이 심했다. 스무 살 소녀가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결국 김유리가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김유리는 "다른 선배들과는 모두 잘 지냈다. 지금도 그때 (은퇴) 선택에 후회는 없다"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코트를 떠난 뒤 갈 곳이 있었던 건 아니다. '선수 유니폼' 대신 '편의점 조끼'를 착용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는 "은퇴 후에 한 달 정도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니, 부모님이 그런 모습을 너무 보기 싫어하셨다. 그래서 '용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3개월이 지나자, 그의 재능을 아까워한 실업팀에서 연락이 왔다. 그는 대구시청과 양산시청에서 각각 1년간 뛰었다. 김유리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막내는 항상 청소를 잘해야 하지 않나. 그 재능이 아르바이트 때 발휘됐다. 편의점 사장님이 '운동하지 말고, 계속 같이 일했으면 한다'고 권했을 정도"라며 웃었다. 김유리는 2014년 12월 IBK기업은행과 계약해 프로 무대에 돌아왔으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팀을 옮겨 다녔다. 2017년 6월 3일 염혜선의 보상 선수로 현대건설로 이적했고, 불과 11일 뒤 한유미와의 트레이드로 GS칼텍스에 둥지를 틀었다. 프로 네 번째 팀이다. 그에게 또 시련이 찾아왔다. 베테랑 한수지의 이적과 신예 권민지의 성장으로 코트에서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갔다. 동시에 팀에서는 베테랑이 돼 있었다.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최근 두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자 김유리의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그는 5일 경기에서 자신에게 아픔을 안긴 흥국생명을 상대로 제대로 복수했다. 9점, 공격성공률 64.28%를 기록하며 팀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김연경·이재영·이다영 등 특급 선수들이 모두 나선 경기에서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셧아웃(0-3) 패배를 당했다. 선배의 괴롭힘에 코트를 떠났던 그는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다. 그가 첫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자 후배들은 마치 그의 팬처럼 주위에 몰려들었다. '주장' 이소영이 그를 인터뷰 장소로 안내했고, 차상현 감독과 동료 선수, 구단 관계자들이 하나둘씩 그의 앞에 모여들었다. 구단 관계자는 "특정 선수가 이끈 것이 아니라, 너나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라고 전했다. 김유리는 "은퇴 전까지 인터뷰를 못 할 줄 알았는데 (드디어 이뤄져) 기쁘다.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오래 걸렸다"라며 "동료들이 그렇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처음부터 울컥했다. 겨우 참았다"라고 회상했다. 한유미 KBS N SPORTS 해설위원은 "그동안 (김)유리의 마음고생을 알고 있어 나도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다. 차상현 감독은 "인터뷰를 보며 나도 마음이 짠했다. 그동안 다른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 받는 동안 그늘에 가려져 있었는데, 묵묵하게 잘 지켜줬다. 고맙다"라고 칭찬했다. 요즘 V리그 웜업존에서 자주 목격되는 열성적인 응원도 그로부터 시작됐다. 동료들을 위해 목청껏 응원을 불어넣는 장면. 대개 베테랑 선수는 이곳에서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 않지만, 김유리는 후배들과 춤도 추고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그는 "웜업존에서 베테랑이 있으면 후배들은 불편하다. 내가 인상 쓰고 있을 수도 없어 마음을 내려놓고 함께 즐겼는데 재밌더라"고 웃었다. GS칼텍스가 경기도 가평에 전용 훈련장을 개관한 뒤에는 새벽에 맹훈련하고 있다. 그는 "솔선수범을 고민하다가 좋은 훈련 환경이 갖춰졌으니 새벽 운동을 시작했다. 인생 마인드도 달라졌다"라며 "나도 체중을 많이 감량했다"라고 말했다. 개인 욕심은 없다. 그는 "현실 직시가 빠른 편이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다"라면서 "올 시즌 선수들이 너무 많이 다쳤다. 동료 선수들이 더 부상 없이 시즌을 잘 치렀으면 한다"고 했다. GS칼텍스는 '1강'으로 손꼽힌 흥국생명의 유일한 대항마로 손꼽힌다. KOVO컵을 비롯해 이번 시즌 3승 3패로 팽팽하다. 그는 "우리가 전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팀워크는 최고"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후배들과 격의 없이 지낸다. "어떤 선배로 기억되고 싶나"라는 질문에 "'인성이 최고였던 선배'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후배들에게도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김유리는 "GS칼텍스에서 나도 어른이 된 것 같았다"라고 한다. 이형석 기자 2021.02.08 06:01
스포츠일반

GS칼텍스, 인삼공사와 트레이드...염혜선 내주고 한수지 영입

예상된 수순이다. GS칼텍스가 센터 라인을 강화했다. GS칼텍스가 KGC인삼공사와 2 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세터 염혜선(28)과 센터 이영(23)을 내주고 베테랑 센터 한수지를 받았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장충의 봄을 선사했다. 그러나 시즌 종료 이후 FA(프리에이전트) 표승주가 팀을 떠나며 전력 공백이 생겼다. 보상선수로 받은 국가대표 출신 세터 염혜선을 트레이드 카드로 내세워 한수지를 영입했다. 가세한 선수는 지난 시즌 세트당 블로킹 0.660개를 기록했다. 리그 4위 기록이다. 현재 주전 센터 김유리(0.373개)보다 높이 강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경험도 풍부하다. 구단은 "한수지의 또 다른 장점인 다양한 경험과 성숙함이 GS칼텍스의 젊은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그동안 약점이던 센터진이 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수지 선수가 빨리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 더욱 강한 GS칼텍스를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인삼공사도 공백을 메웠다. 최근 개인사로 은퇴한 세터 이재은의 공백을 염혜선으로 메울 수 있다. 잠재력이 있는 센터도 얻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5.30 12:54
스포츠일반

GS칼텍스, 성장과 도약 예고한 2018~2019시즌

봄 배구에서 3경기 모두 풀세트 명승부를 펼친 GS칼텍스. 연합뉴스 제공GS칼텍스의 봄 배구는 짧지만 강렬했다. 패기에 경험을 더한 시즌이다. 강팀 도약을 예고했다. 지난 네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을 하지 못한 팀이다. 2018~2019시즌도 중·하위권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1·2라운드에서 각각 4승을 거두며 선두권을 유지했다. 시즌 중반 주전 센터의 부상, 리베로의 팀 이탈로 고비를 맞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분투하며 상위권을 지켜 냈다. 시즌 전적은 18승12패, 승점 52점. 최근 여섯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IBK기업은행을 4위로 밀어내고 봄 배구 티켓까지 거머쥐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열세가 전망됐다. 베테랑 선수들이 즐비한 한국도로공사에 비해 큰 무대 경험이 부족했다. 결과도 좋지 않았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탈락했다. 그러나 세 경기 모두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명승부를 펼쳤다. 2·3차전은 외인 선수 알리가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치렀다. 국내 선수들만으로 분투한 결과다. 강점인 측면 공격은 정규 시즌 2위 팀에 뒤지지 않았다. 이소영과 강소휘가 번갈아 가며 공격을 책임졌다. 코트 안에서 체력 안배도 도모했다. 표승주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스파이크를 꽂았다. 센터 역할도 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표승주가 출전하면 정신없다"는 말로 그의 전천후 능력을 인정했다. 젊은 측면 공격수들이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를 풀어 나가는 법을 배웠다. 기량뿐 아니라 경험까지 쌓은 것이다. 이소영은 2017년 6월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당한 것을 털어 내고 나선 첫 시즌이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압박을 잘 이겨 냈다. 무엇보다 가장 기복 없이 시즌을 치렀다"고 평가했다. 플레이오프 1·2차전 합계 58점을 쏟아 낸 강소휘도 클러치 능력이 좋아졌다. 표승주는 다가올 시즌에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세터 이고은과 안혜진은 서로 다른 강점으로 경쟁 시너지를 낸다. 센터 김현정도 단점으로 지목된 GS칼텍스 센터 라인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다. 주전 리베로 나현정이 팀을 떠난 뒤 자리를 메운 한다혜도 자신감을 얻었다. 짜임새 있는 수비와 센터 라인 강화 등 숙제도 있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공격해야 하는 선수가 수비에 가담했을 때 불협 화음도 나왔다. 그러나 얻은 게 더 많다.시즌 전 준비 과정을 돌아본 차 감독은 "연습 경기를 하면 한 세트를 따 내기가 버거운 수준이었다. 막막한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최고참 김유리를 중심으로 단합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선수 개개인의 성장을 확인했다. "플레이오프에서 GS칼텍스다운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을 한 선수들이 내년 시즌에 더 성장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GS칼텍스의 선전은 올 시즌 여자 배구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홈인 장충체육관을 찾은 배구팬의 발걸음이 늘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의 한 축이 된 덕분에 리그 흥미도 더해졌다. 차기 시즌 기대감도 커진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3.21 06:00
스포츠일반

'5세트 집중력' 도로공사, GS칼텍스 꺾고 먼저 1승

한국도로공사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진땀승을 거뒀다. 도로공사는 15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에서 GS칼텍스를 세트 스코어 3-2(25-16, 25-18, 28-30, 22-25, 15-9)로 물리쳤다. 홈 1차전에서 승리한 도로공사는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게 된다. V리그 출범 이후 치러진 14차례 플레이오프 중 1차전을 이긴 팀은 모두 챔프전에 올랐다. 베테랑 위주의 구성된 도로공사는 경험을 앞세워 1~2세트를 손쉽게 따냈다. 1세트 13-11에서 문정원의 서브 타임 때 연속 3점을 달아나며 점수차를 벌렸고, 18-15에서 7점을 뽑는 동안 단 1점만 뺏기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는 8-8에서 파토우 듀크(등록명 파튜)의 연속 오픈 공격과 상대 범실, 정대영의 오픈 공격으로 12-8을 만들었다. 이후 단 한 차례의 리드를 뺏기지 않고 오히려 점수차를 벌려 연속 두 세트를 가져왔다. 5년 만에 봄 배구에 진출한 GS칼텍스는 패기를 앞세워 반격했다. 3세트 고비에서 30-28로 가져오며 분위기를 바꿨다. 15-14에서 표승주의 공격이 터치아웃 득점으로 선언돼야 했지만, 심판진의 오심으로 동점까지 연결됐음에도 주저앉지 않았다. 28-28에서는 김유리의 속공과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등록명 알리)의 득점으로 3세트를 매조지했다. 기세가 오른 GS칼텍스는 4세트마저 25-22로 가져갔다. 결국 승부는 5세트로 이어졌다. 5-5까지 팽팽히 이어져온 승부는 한순간에 도로공사쪽으로 기울었다. 5-5에서 박정아의 퀵오픈, 정대영의 속공, 박정아의 오픈 공격으로 8-5까지 달아난 도로공사는 9-7에서 또다시 3점을 추가하며 12-7을 만들었다. 14-9에서 파튜의 오픈 공격이 성공하며 도로공사가 환하게 PO 1차전 승리를 확정지었다. 도로공사는 이날 블로킹(10개-6개)과 서브(6개-1개) 싸움에서 크게 앞섰다.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뛴 파튜는 친정팀을 상대로 29점을 뽑아냈다. 박정아는 25점을 보탰다. 정대영(블로킹 4개)과 배유나(5개), 두 센터는 나란히 14점씩 기록했다. 문정원은 서브 에이스 3개를 앞세웠다. GS칼텍스는 알리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0점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다만 5년 만에 나선 봄 배구에서 순순히 물러서지 않고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가며 도로공사의 체력 손실을 이끈 점이 작은 소득이다. 양 팀의 PO 2차전은 하루 휴식 뒤 17일 GS칼텍스의 홈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이형석 기자 2019.03.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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