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페셜리포트] 2군출신 이근호, 1년만에 태극마크 ‘인생역전’
피눈물을 흘리며 비지땀을 쏟아내더라도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인생 역전'을 이루기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전혀 없지는 않다. 대표적인 예가 이근호다. 부평고를 졸업한 이근호(22)는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했지만 1군에서는 좀처럼 출장기회를 얻지 못했다. 2005~2006년 8차례, 그것도 모두 교체 투입된 게 전부였다. 그를 키워낸 곳은 2군이었다. 그는 2006년 2군리그에 20경기에 출장해 7골 7도움을 기록,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의 영광도 안았다. 그러나 인천은 유망주를 너무 빨리 대구로 팔아버렸다. 지금은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올 2월 변병주 감독이 이끄는 대구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그는 단숨에 주전자리를 꿰차며 22경기 출전 9골 3도움을 기록중이다.용병 공격수를 제외하면 이근호는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다. 이근호는 "2군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다"고 '눈물젖은 빵'을 먹었던 그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이근호는 K리그에서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올림픽대표팀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했고, 성인 국가대표에도 발탁돼 아시안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한동원(21) 역시 2군리그 MVP 출신이다. 지난 2001년 남수원중에 다니던 중학교 3학년 15세 소년은 일찌감치 자신의 인생을 축구로 정하고 프로행을 결심했다. 새파랗게 어린 그가 서야하는 무대는 K리그가 아니라 2군리그였다. 다소 기량이 떨어지더라도 출전기회가 주어지고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2군 무대가 없었다면 지금의 한동원은 있을 수 없었다. 한동원은 2004년 2군리그에서 13경기출장 6골을 터트리며 기량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간 한동원은 지난해 K리그서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마침내 1군에 안착했고 올해는 FC 서울에서 성남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한 발 더 성장해나가고 있다. 울산의 공격수 양동현(21)은 현재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2군리그서 9골 2도움을 기록하며 프로에 연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근호·한동원·양동현 등 현재 올림픽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공격 3인방이 모두 2군에서 피눈물을 흘렸던 선수들인 셈이다. 이 밖에도 성남 일화의 장학영(26)도 2군에서 활약하며 국가대표에까지 오른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이다. 2002년과 2004년 2군리그 MVP를 차지한 박동석(26)과 유현구(24)는 현재 광주 상무에서 뛰며 스타 도약을 꿈꾸고 있다. 2000년 2군리그 초대 MVP 김우재(31)는 성남·인천·전남 등지를 오가며 주전으로 도약했지만 2005년 교통사고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김우재는 올해 뉴질랜드리그로 진출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해준 기자
2007.08.31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