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과 수원 삼성이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9 K-리그에서 격돌한다. K-리그 최고의 빅카드다. 지난해 말 챔피언결정전 이후 첫 대결이다. 올해는 서울이 1승2패, 수원은 1무2패로 K-리그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두 팀 모두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라이벌전에 나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대표팀 주전 vs 대표팀 후보
서울의 김치우·기성용·이청용은 대표팀에서도 핵심을 이루고 있는 선수다. 김치우는 전매특허인 왼발 프리킥으로 북한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승리의 주역이었다. 기성용·이청용 역시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 축구의 대들보다. 반면 수원의 이상호·박현범·배기종은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북한전에 나서지 못했다.
두 팀 모두 고민이다. 서울 3총사는 북한전 출장으로 인한 체력적 부담이 있다. 수원은 대표팀에서 경기에 못 뛰고 돌아온 선수들의 사기와 경기 감각 저하가 걱정거리다. 서울 귀네슈 감독은 "정말 명품 선수라면 2~3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경기에서 제 기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불안한 골문 vs 철벽 이운재
서울은 김병지가 떠난 골키퍼가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다. 김호준은 지난해 선전을 펼쳤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광주 상무를 제대하고 복귀한 박동석도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수원에는 철벽 수문장 이운재가 버티고 있다. 정대세 골 논란 역시 역설적으로 이운재의 노련미를 대변한다. 이운재의 존재는 FC 서울에게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김진규 vs 리웨이펑
투지가 좋은 두 명의 수비수가 격돌한다. 서울의 김진규와 수원의 리웨이펑이다. 모두 활화산 같은 다혈질이다. 라이벌전에서 이들의 뜨거운 피는 팀의 사기를 높일 수도 있고, 예상 밖의 파행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거칠기로 유명한 리웨이펑은 수원에 입단한 후 아직 사고를 치지 않았지만 서울 전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감독 부임 후 대표팀과 인연이 멀어진 김진규는 라이벌 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