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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③] 양세형 “유재석의 전화, 박명수의 조언, 정준하의 격려”
형은 동생을 '이상형'이라고 부르고, 동생은 형을 '정신적 지주, 아빠'라고 부른다.한살 터울의 남자끼리 함께 살면서 서운함이나 갈등이 생길법도 한데, 성격과 취향, 취미, 좋아하는 운동까지 똑같아 본인들도 신기할 정도라는 형제. 스스로를 '모두가 부러워하는 상위 1%의 형제'라고 부를만큼 우애가 깊다. 개그맨으로서의 실력도 이미 신뢰를 준 상황. 형은 특유의 순발력과 재치로, 동생은 공개 코미디에서 보여 온 탁월한 연기력과 노련미를 인정받았다. 고향인 동두천에서는 이미 학창시절부터 유명한 '개그 형제'였고, 현재는 나란히 블루칩이라 불리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이제껏 걸어온 길이 늘 밝았던 것은 아니다. 유복하지 않은 환경에 고생을 겪었고, 동생 양세찬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찬물을 끼얹은 듯 휘청거렸다.'양세형·양세찬' 취중토크가 진행된 한 선술집. 정신 사납고 장난기 많은 형제를 예상했지만,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눈동자는 진지했다. 그들이 담담하게 들려준 살아온 인생과 웃음에 대한 철학에서는 오랜 세월, 경험과 고생으로 쌓아 온 '내공'이 요란하지 않게 빛났다. - 양세형씨는 '무한상사'에서 또 활약했습니다. 긴장감이 전혀 안느껴지던데요.(형)"뻔한 말씀이지만 '무한도전' 출연은 그야말로 영광이었습니다. 우리나라 1등 방송이잖아요. 출연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든데, 운 좋게 나가게됐죠. 사실은 '무한도전'이 최고가 될수 밖에 없는 이유를 느끼고 왔어요. '따듯한 사람들의 힘'이라고나 할까요. 유재석 선배님은 녹화 후 따로 전화를 주시면서 격려해 주시고, 무뚝뚝한 줄로만 알았던 박명수 선배님도 제 어깨를 툭 치시면서 '잘 하고 있어, 지금대로만 하자'고 해주시더라고요. 얼마나 힘이 되던지. 정준하 선배님에게도 제가 녹화 휴식시간에 '저 때문에 망치는것 아닌가요'라고 말씀드렸더니 '망쳐도 돼, 끝나고 술 한잔 하면 그걸로 됐어'라고 해주셨습니다. - 반응이 상당히 좋았는데요.(형) "사실 모니터는 안했어요. 제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절대 보지 않거든요. 예를들어 방송에서 어떤 개그를 쳤는데, 그게 편집 당하면 그 다음 방송에서는 비슷한 타이밍에 주눅이 들어요.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것이죠. 그런데 주변 반응 들어보면 재밌었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아마도 편집의 힘이겠죠. 하하."(찬) "형이 정말 잘 하더라고요. '꾸며낸 양세형'이 아니라, 내가 아는 '우리 형 양세형' 그대로를 보여줬기 때문에 더 웃겼던것 같아요. 그리고보면 형은 확실히 버라이어티적인 요소가 있어요. 사실 저는 그런면에서 부족하죠. 장난끼나 순발력이 아무래도 형보다는 떨어져요." - 댓글에는 양세형이 '무한도전'의 멤버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많았습니다(형) "비슷한 생각 조차 안해봤어요. 함부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도 아닌것 같아요. 워낙 국민예능이고, 마니아를 거느린 최고의 프로그램인데, 감히 '고정' 말씀을 드리기가 무섭네요. 하하" - 형제가 각각 서로의 개그를 칭찬해 주신다면.(찬) "똑같은 이야기라도 제가 하면 평범한 것이, 형이 하면 웃기는 경우가 있어요. 이를테면 선배 면전에 장난으로 욕을해도 세형이 형이 하면 웃음이 나오고 귀여워 보이죠. 만약 제가 그렇게 하면 한대 맞을겁니다. 하하. 아무래도 외모와 호감도가 작용하기 떄문 아닐까요. 작고 약해보이는 사람이 센 개그에 막말도 하니까. '테이스티로드'에서도 김민정씨와도 '틱틱'거리면서 달려들잖아요. 굳이 따지면 둘이 팔씨름을 해도 질것 같은 양세형이 김민정씨한테 막대하니까, 웃긴거죠." - 개그맨으로서 형의 '재료'가 부럽나요(찬) "부럽다기 보다는, 저는 제 개그를 해야죠. 말씀드렸듯이, 저는 형 스타일은 못해요. 그렇게하면 곧바로 비호감이 되겠죠.(형) "반대로 저는 세찬이가 잘 하는 걸 잘 못해요. 공개 코미디에서 재미를 만드는 연기력이나, 캐릭터를 살리는 재치는 동생이 한수 위죠." - 요즘 개그에 대한 '수위'가 엄격해서, 웃길 수 있는 범위와 소재가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법도 해요.(형) "과거와 비교해서 엄격해진 부분이 있긴 하죠. 확실히 제 어린시절에는 개그 소재나 주제, 캐릭터 등에 대해서 더 관대했던 것 같아요. 웃음이란게 계속 똑같이 하다보면 재미 없잖아요 그래서 변형시키고, 수위도 올리는 것이죠. 사실 '비방용'으로 웃겨보라고 하면 정말 배꼽잡게 하는 개그맨들이 굉장히 많아요. 하지만 그 기준과 시선이 엄격하다고해서 불만만 하고 있을 때는 아닌것 같아요. 개그맨들이 풀어야 할 숙제죠. 얼마전 '코빅'에서 있었던 논란에 대해서도 주변 동료들과 길게 회의했어요. 결론은, '시청자가 그렇게 받아들이면, 그것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어요." 박현택 기자사진=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 ▶관련기사[취중토크①] 양세형·양세찬 “부자들 웃으라고 치는 개그는 없어요”[취중토크②] 양세형 “세찬이 암 진단, 개그로 받아치다 울 뻔했죠”[취중토크③] 양세형 “유재석의 전화, 박명수의 조언, 정준하의 격려”
2016.05.20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