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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승 ‘만수’는 만 가지 얼굴에서 나온다

“‘진짜 오래 하긴 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유재학(58)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의 소감이다. 유 감독은 지난 12일 창원 LG를 꺾고 프로농구 감독 최초로 700승을 달성했다. 1998년 인천 대우증권에서 처음 프로팀을 맡은 그는 그해 11월 11일 광주 나산을 상대로 첫 승을 거뒀다. 2004년 현대모비스로 옮겨 총 24시즌 1217경기 만에 대기록을 이뤘다. 그의 통산 승률은 57.5%(700승 517패)다.유 감독은 13일 “방민환 전 대우증권 단장님이 ‘앞으로도 쭉쭉쭉, 계속 쭉’이라고 축하해주셨다”고 했다. 1998년 당시 35세의 젊은 유재학을 감독으로 파격 발탁한 이가 방 전 단장이다. 유 감독은 “지금 차량이 K9인데 당시 대우 프린스를 탔다. 정말 오래전 일”이라고 했다.700승을 거두려면 24시즌 간 매번 29승씩 올려야 한다. 유 감독은 “누군가 ‘1000승을 해야 하니 9년만 더 하면 된다’더라. 속이 시커멓게 타서 죽으라는 얘기인가”라며 “요즘도 하루 1시간씩 실내 자전거를 탄다. 돌이켜 보면 24년간 단 한 번도 벤치를 비운 적이 없다. 열 살 때 농구공을 잡고 50년 가까이 한 번도 안 쉬었다. 마음 한구석에 다른 삶에 대한 갈증도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700승 중 최고의 승리를 꼽아달라는 말에 유 감독은 “정규리그는 아니지만, 동부와 2014~15시즌 챔피언결정전 4차전이다. 4월 4일, 4시 경기였고, 시계를 보니 4분 44초 남았더라. 4연승으로 우승했다”고 했다. “그보다 코치 시절이던 1997년 개막전 쓰라린 패배가 더 기억 남는다. 지금도 질 때마다 배운다”고 했다.별명이 ‘만수(萬手·만 가지 수를 가졌다)’인 그는 “상대가 작전을 알아챌까 봐 우리끼리 패턴마다 미국 도시 이름을 붙였다. 어떨 때는 면 종류와 독일어를 쓴다”고 했다. ‘유 감독은 재미없는 수비 농구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는 “공격 농구를 하려면 공격 성향 선수가 많아야 한다. 이대성·쇼터·문태종 등이 있을 때(2018~19시즌) 우리도 경기당 평균 100점을 넘겼다. 그렇지 않으면 수비로 이길 수밖에 없다. 제일 우승을 많이 했을 때(2012~13시즌 이후 3회 연속 우승) ‘키맨’이 수비 잘하는 (양)동근이었다”고 했다.70년대생을 지도했던 유 감독은 요즘 90년대생을 가르친다. 유 감독은 “은퇴한 지 1년밖에 안 된 양동근 코치도 ‘어린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하더라. 내가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1999년생 22세 서명진과 이우석은 스스로 한 시간 일찍 나와 개인 훈련을 한다.LG전에서 장재석이 마레이 팔꿈치에 얼굴을 맞자 유 감독은 불같이 항의하다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유 감독은 “재석이가 (안와골절) 수술을 받은 부위라서, 덜컥 겁이 났다”고 했다. 구단 유튜브는 유 감독을 ‘몹버지(모비스 아버지). 때로는 불같이, 때로는 아버지같이. 만(萬)의 얼굴로 선수단을 이끌어가는 감독’이라고 표현했다. 유 감독은 “딱 공감이 되는 말이네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1.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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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율과 자율 사이…유재학은 90년대생도 움직인다

1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울산 현대모비스 훈련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프로농구가 종료된 지 한 달이 넘었다. 코트와 사무실이 모두 깜깜한 가운데, 감독실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유재학(57) 감독은 돋보기안경을 쓴 채 외국인 선수 영상을 보고 있었다. 책상에 미국·스페인·호주 등 각국 리그 선수들 자료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은 매일 아침 출근해 오후 5시까지 동영상을 본다”고 귀띔했다. 유 감독은 지난달 21일 현대모비스와 3년 재계약했다. 2023년까지 계약 기간을 채우면 유 감독은 19년 2개월 동안 같은 팀 유니폼을 입는 셈이다. 프로야구 해태를 17년 11개월(1982년 11월~2000년 10월) 동안 지휘한 김응용(79) 감독의 재임 기간보다 길다. 유 감독은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를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한 팀을 이끄는 감독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김응용 전 감독은 ‘국보 투수’ 선동열을 일본 주니치로 떠나보낸 뒤 “우~. 동열이도 없고~”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유 감독도 “나는 ‘동근이도 없고~’라고 해야 하나”라며 웃었다. 지난 17년 동안 6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한 가드 양동근(39)이 지난 3월 31일 은퇴했다. 유 감독이 매일 동영상을 보는 이유는 ‘양동근의 후계자’를 찾기 위해서다. 유 감독은 “프로 입단 때 동근이는 특급 선수가 아니었다. 2005년 크리스 윌리엄스를 만나 농구에 눈을 떴다. 내가 좋은 외국인 선수를 뽑으면, 가드 김국찬(24)·서명진(21)이 양동근처럼 성장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2016-17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에서 활약한 숀 롱과 계약했다. ‘해태 왕조’를 만든 김응용 전 감독은 스타를 특별 대우하는 일이 없었다. ‘모비스 왕조’도 비슷하다. 유 감독은 “내가 모비스를 맡았을 때 우지원이 간판스타였다. (그를 주전에서 제외했고) 우지원이 그해 식스맨상을 받았다. 2014년 국가대표팀을 맡아 모비스를 떠난 사이, 로드 벤슨이 코치에게 대들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를 바로 내보냈다”고 말했다. 신치용(65) 진천선수촌장도 2005년부터 2015년까지 프로배구 삼성화재를 이끈 명장이다. 유 감독은 “그분도 선수단을 타이트하게 운영했다고 들었다. 우리 팀은 16년째 아침 식사를 함께한다. 대신 난 한 번도 선수 방에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규율과 자율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유 감독의 오랜 고민이었다. 1989년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MVP)였던 그는 28세에 은퇴했다. 그는 “3차례 무릎 수술을 받았지만, 재활에 실패했다. 이듬해 연세대 코치를 맡았다.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고교 팀 감독의 가방을 들어주기도 했다. 식당에 가면 학부모의 신발을 정리했다”고 회상했다. 농구 명문 경복고·연세대 출신이지만 그는 학연에 얽매이지 않는다. 현대모비스 베스트5에 연세대 출신은 전준범뿐이다. 경복고 출신은 함지훈·이종현 정도다. 그는 “학연에 얽매이면 오래 일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그의 농구는 쉬지 않고 변했다. 유 감독은 수비 범위를 ㎝ 단위로 지정하는 디테일을 자랑한다. 수비 농구를 하다가 한 템포 빠른 ‘얼리 오펜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우승 주역이었던 이대성(30)·라건아(31)를 전주 KCC에 주고, 김국찬·김세창(23) 등 4명을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70년대생을 지도했던 유 감독은 요즘 90년대생을 가르친다. 그는 “요즘 신입사원이 퇴사할 때 엄마가 와서 대신 사표를 내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젊은 선수들에게 옛날 방식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훈련장을 나오다가 김국찬을 우연히 만났다. 오프시즌인데도 그는 홀로 나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유 감독은 1996년생을 움직이는 방법도 배워가고 있었다. 그의 별명이 괜히 ‘만수(萬手·만 가지 수를 가졌다)’가 아니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5.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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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와 현대모비스가 만들어갈 19년의 동행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강산이 두 번 가까이 변할 시간 동안 굳건히 한 팀의 사령탑 자리를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만수' 유재학(57)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의 3년 재계약 소식이 주목받는 이유다. 현대모비스는 21일 프로농구 최장수 사령탑인 유 감독과 2023년 5월 31일까지 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연봉 등 계약 세부 내용은 상호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로써 3년 더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잡게 된 유 감독은 계약 기간을 무사히 소화할 경우 한 팀에서만 19시즌(만19년 2개월)을 보내는 진귀한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야구와 축구, 배구, 농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도 단일팀 최장기간 재임 기록이다. ◈'만수'라 불리는 사나이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비정한 프로 무대에선 흔히 감독들을 '파리 목숨 신세'라고 표현한다. 성적이 부진하면 아무리 이름값 높은 감독이라도 오래 버틸 수 없는 게 프로 무대다. 이런 냉혹한 환경 속에서, 한 팀에서만 20년 가까이 지휘봉을 잡게 된 유 감독의 존재감은 뚜렷할 수밖에 없다. 선수 시절 천재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날렸던 유 감독이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건 1993년이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에 선수로선 이른 나이인 28세에 은퇴하고 일찌감치 지도자 코스를 밟았는데, 1993년부터 모교 연세대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가 1997년 새로 창단된 대우증권(현 전자랜드)에서 코치를 거쳐 감독으로 승격됐다. 그가 프로농구 사령탑에 데뷔한 건 1998~1999시즌, 당시 유 감독의 나이는 만 35세로 프로농구 역대 최연소 사령탑 기록을 세웠다. 이후 모기업이 계속 바뀌면서 신세기 빅스, SK 빅스, 전자랜드로 팀이 변하는 과정 속에서도 감독 자리를 지켰던 유 감독이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와 인연을 맺은 건 2004년 3월이었다. 그 때부터 '만수'의 자리는 한결같이 현대모비스였다. 2004년 부임해 2019~2020시즌까지 16시즌 동안 현대모비스를 이끌면서 유 감독이 거둔 업적은 눈부시다. 정규리그 6회 우승, 챔피언결정전 6회 우승에 감독상도 5번이나 수상했다. 지휘봉을 잡은 뒤 정규리그 통산 성적은 662승(487패). KBL 역대 최다승 기록이자 최초로 600승을 돌파한 사령탑이 바로 유 감독이다. 만 가지 수라는 뜻의 '만수'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이처럼 유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명장으로 '모비스 전성시대'의 씨를 뿌리고 일궈냈다. 프로팀은 물론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었다. 단순히 성적만으로 '명장' 소리를 듣는 건 아니다. 지략이 풍부하고 경기를 읽는 눈이 탁월한 유 감독은 선수들을 키워내는데도 일가견이 있다. 얼마 전 은퇴한 현대모비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양동근(39)이 대표적이다. 최초의 한양대 출신 전체 1순위 드래프티가 된 양동근은 유 감독 밑에서 자신의 장점인 성실함을 인정받으며 리그 최고 선수로 우뚝 섰고, 역대 최다 챔피언 반지(6개)를 가지고 은퇴했다. 여전히 현대모비스의 주축인 함지훈(36)을 비롯해, 팀을 떠난 선수들 중에도 김효범(37) 김시래(31·LG) 이대성(30·KCC) 등도 그의 안목을 증명한다. 양동근은 은퇴 기자회견 자리에서 "내가 이 자리 있기까지 만들어주신 분"이라며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4대 프로스포츠 최장수 감독은? 그동안 4대 프로스포츠 최장수 감독은 프로야구 김응용(79) 전 감독이었다. 김 전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에서 1982년 11월부터 2000년 10월까지 만 17년 11개월 동안 팀을 이끌며 최장수 사령탑으로 한국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감독 데뷔 첫 해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또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하는 등 무려 9번이나 해태에 우승을 안기면서 '장기집권'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프로축구의 경우는 전북 현대의 '1강' 체제를 굳힌 최강희(61) 감독이 단일 팀에서 가장 오래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으로 꼽힌다. 최 감독은 2005년 7월 전북에 부임해 2018년 12월까지 팀을 이끌고 중국 슈퍼리그 무대로 떠났다. 그러나 최 감독의 경우 2012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약 1년 5개월 간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팀을 떠나있었던 만큼, 이 기간을 빼면 약 12년 동안 전북을 이끈 셈이 된다. 프로배구에선 신치용(65) 진천선수촌장을 꼽을 수 있다. 1995년 11월 삼성화재 창단 때부터 감독을 맡은 신 촌장은 2005년 프로배구가 출범한 후에도 사령탑 자리를 지키며 삼성화재의 우승 신화를 썼다. 신 촌장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2015년 5월까지 약 19년 6개월간 삼성화재를 이끈 셈이다. 실업팀 시절을 빼고 프로배구 출범 이후만 따지더라도 10년 5개월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4.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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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모’라뇨…우승 3년 쉬니 근질근질하네요

“정규 리그 1위를 확정한 날, 헹가래를 생략했다. 감독과 선수는 물론 팬들까지 이렇게 무덤덤한 팀은 없을 거다.” 최근 울산에서 만난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56)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정규 시즌 4경기를 남긴 지난 7일, 1위를 확정했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팀 통산 7번째 정규 리그 1위로, 10개 팀 중 최다 기록이다. 올 시즌 한 번도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득점(87.8점) 등 공격의 거의 전 부문에서 1위다. 100점 이상 넣은 경기가 일곱 번이다. 실점(78점)은 10개 팀 중 가장 적다. 현대모비스의 호화 멤버는 영화 ‘어벤져스’에 빗대 ‘모벤져스’로 불린다. 시즌 중간에 위기가 없지는 않았다. 가드 양동근(38)이 발목 부상으로 3주간 결장했다. 이대성(29)은 종아리를 다쳐 4주간 빠졌다. 키 2m3㎝의 센터 이종현(25)은 지난해 12월 무릎을 다쳐 시즌 아웃됐다(유 감독은 수술대에 오른 이종현 얘기 도중 울컥했다). 귀화선수 라건아(30)는 잦은 국가대표 차출로 자리를 비울 때가 많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2연패가 가장 긴 연패였다. 유재학 감독에겐 개인 통산 6번째 정규 리그 1위다. 그 원동력을 꼽는다면 단연 위기관리 능력이다. 현대모비스는 미 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처럼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 농구’를 했다. 유 감독은 “박경상·오용준·문태종이 빈자리를 메우고, 골 밑에서 라건아와 함지훈(35)이 잘 버텨줬다. 사람이 빠져도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의 한 고교(경복고) 동창은 “똑똑한 재학이가 농구를 안 했다면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했다. 만 가지 수(手)를 지녔다는 뜻에서 유 감독은 ‘만수(萬手)’로 불린다. 별명은 2010년 이상범 감독이 붙여줬다. 유 감독은 “난 임기응변이 좋을 뿐”이라며 “우리 팀은 2군 선수까지 모든 공수 패턴을 다 외워야 한다. 신인 서명진(20)이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1989년 농구대잔치 MVP 출신인 유 감독은 28세에 무릎수술 후유증으로 은퇴했다. 경복고 시절 밤늦게까지 홀로 슈팅 연습을 할 만큼 독종이었다. 유 감독 스스로 “훈련시간만큼은 (나든 남이든) 나태해지는 모습을 못 본다. 운동을 하루만 쉬면 체중이 2㎏ 늘어나는 함지훈은 ‘이 팀 아니었다면 난 벌써 은퇴했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1998년 35세에 대우증권 감독을 맡았다. 2000년에는 신세기 빅스(전자랜드 전신)에서 꼴찌도 해 봤다. 당시 노래방에서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라는 ‘사노라면’ 가사를 듣고 울기도 했다. 그런 시절을 거쳐 지금의 명장이 됐다. 유재학 감독은 속도에 맞춰 자동차 기어를 바꾸듯, 시대와 상황에 맞춰 변화를 추구해 왔다. 2004년 현대모비스를 처음 맡았을 당시엔 강력한 수비를 강조했다. 올 시즌에는 7~8초 내에 빠르게 공격하는 ‘얼리 오펜스’로 변화를 줬다. 그는 “2년 전 미국 전지훈련 때 미국인 코치를 초빙했다. 이대성과 라건아처럼 스피드가 좋은 선수가 있을 경우 굳이 5대5 세트 오펜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며 “시즌 중반 줄부상으로 수비에 무게를 두기도 했지만, 부상자가 돌아온 뒤 다시 속도를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는 정규 리그 1위 두산 베어스가 SK 와이번스한테 덜미를 잡혔다. 현대모비스는 4~5위 6강 플레이오프(PO) 승자와 4강 PO에서 만난다. 유 감독은 “4년 전 우승 멤버보다 (현 멤버가) 조직력이 좋고 백업도 강하다”며 “3년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 ‘만수’ 유재학 감독은… 「 생년 월일: 1963년 3월 2일(56세) 체격: 키 1m80㎝, 몸무게 80㎏ 포지션: (선수시절)포인트 가드 소속팀: (선수시절)경복고-연세대-기아자동차 (1989년 농구대잔치 MVP, 28세 부상으로 은퇴) 감독 경력: 대우증권(1998-99), 신세기 (1999-2003), 전자랜드(2003-04), 현대모비스(2004~) 주요 우승: 정규리그 6회(2006·2007·2009· 2010·2015·2019), 챔프전 5(2007· 2010·2013·2014·2015), 아시안게임 금메달(2014·대표팀 감독) 각종 기록: 감독 최초 600승, 최초 1000경기 출전, 플레이오프 최다승(51승) 별명: 만수(萬手·만가지 수를 가졌다 해서) 」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3.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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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쉬어 근질근질하다'더니…다시 우승 '만수'

울산 현대모비스의 '왕좌 복귀' 중심에 있는 인물은 '만수' 유재학 감독이다.유 감독은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우승을 예고했다. 유 감독은 이 자리에서 "3년을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말로 현대모비스를 다시 왕좌에 복귀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유 감독의 말은 지난 9일 부산 kt전에서 현실이 됐다. '모벤져스'를 이끌고 정규 리그 선두 자리를 독주해 온 유 감독은 현대모비스에 정규 리그 우승컵을 하나 더 안기며 자신의 말대로 4년 만에 다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상황에 맞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한다고 해 '만수(만 가지 수를 갖고 있다)' 별명으로 불리는 유 감독은 현대모비스를 대표하는 사령탑이자, 한국 농구계가 자랑하는 대표 명장이다. 선수 시절 '천재 포인트 가드'로 불렸던 유 감독은 경복고와 연세대를 거쳐 기아자동차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989년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대표팀에서도 활약했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무릎 부상 악화로 28세의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마감한 유 감독은 지도자로 농구 인생 2막을 시작했다.연세대 코치를 거쳐 당시 역대 최연소인 만 35세(1998년)에 대우증권(현 전자랜드) 감독에 오른 유 감독은 2004년 현대모비스에 정착해 본격적으로 '감독 유재학'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유 감독이 부임한 뒤 현대모비스는 프로농구 정규 리그 6번 제패와 챔피언결정전 5회 우승 등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2012~2013·2013~2014·2014~2015시즌까지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달성하는 위엄을 보이며 감독상도 4번이나 수상했다.부임 이후 15년 동안 현대모비스와 함께한 유 감독은 '기록 보유자'기도 하다. KBL 단일 구단 최장수 감독으로 프로농구 통산 첫 1000경기 출전과 정규 리그 500·600승 달성 등 최초 고지를 연이어 밟았다. 현재 정규 리그 640승과 플레이오프 51승 등 최초는 물론이고 최다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은 유 감독은 국가대표팀 사령탑에도 올라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농구에 12년 만에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정규 리그 왕좌에 복귀한 '만수' 유 감독은 이제 4년 만의 통합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유 감독이 내다보는 통합 우승 가능성은 "60~70%"다. 하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100%를 확신한다. 변수가 많아 정규 리그보다 수 싸움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만수' 유 감독이 어떤 묘수를 보여 줄지 기대된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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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시각장애인 김민석 씨 '1호 명예선수' 위촉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열혈 팬인 시각장애인 김민석(31) 씨가 전자랜드의 '1호 명예선수'가 됐다.전자랜드는 30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김 씨를 명예선수로 위촉하며 감사패와 유니폼을 선물했다.김씨는 5살 때 머리에 생긴 혹을 제거한 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부터 서서히 시력을 상실했다.지금은 겨우 빛과 어둠만을 구별할 정도지만 눈이 아닌 마음으로 프로농구를 열렬히 즐기고 있다. 그는 1997년 전자랜드가 인천 대우증권 제우스로 처음 창단된 이후부터 22년 동안 팀의 서포터스로 활동했다. 병세가 깊어진 지금도 농구장을 찾아 응원하고 있다고 전자랜드는 전했다.김씨는 지난 30일 경기 전 휠체어를 타고 코트로 들어와 명예선수 유니폼을 받은 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피주영 기자 2019.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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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탁구단, 최현진 신임 감독 선임

KGC인삼공사 탁구단(단장 조성인)이 신임 감독으로 최현진(39) 전 미래에셋대우 코치를 선임했다.KGC인삼공사 탁구단은 28일 최 신임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대광중∙고와 경기대를 거쳐 1998년부터 동아증권팀에서 실업 선수 생활을 시작한 최 감독은 지난 2011년부터 대우증권탁구단(현 미래에셋대우탁구단)에서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은 국가대표 남자팀 코치도 역임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2017년부터 최근까지는 미래에셋대우탁구단의 여자팀 코치를 맡아왔다. 선수 발굴 및 육성 능력이 탁월하고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한 젊은 리더십이 장점으로 평가받는다.최 감독은 “탁구계의 명문 구단인 KGC인삼공사와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은 팀인 만큼 저만의 젊은 감각과 패기로 선수들의 열정과 재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한편 신임 최현진 감독은 오는 2019년 1월 1일자로 부임하여 선수단과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예정이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8.12.29 09:59
스포츠일반

모비스, 삼성 꺾고 유재학 감독 '600승' 달성 … KCC·LG도 승리(종합)

울산 현대모비스가 서울 삼성을 꺾고 유재학 감독에게 프로농구 최초 600승의 영광을 안겼다.모비스는 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삼성과 경기에서 97-9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유재학 감독은 지난 1998~1999시즌 대우증권(현 전자랜드)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20시즌 만에 600승을 달성했다.이날 승리로 8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32승17패로 2위 전주KCC(33승16패)와 1경기차 3위를 유지했다. 무려 6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고른 활약 속에서 레이선 테리가 24득점으로 최고 득점을 올렸고, 양동근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17득점을 기록했다. 이외에 이대성(15득점), 마커스 블레이클리(12득점), 박경상(11득점), 함지훈(10득점)도 힘을 보탰다. 한편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LG와 원주DB의 경기에선 LG가 선두 DB의 발목을 잡았다. LG는 이날 경기서 88-78로 승리, 2016년 2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DB를 꺾고 8위(17승33패)를 지켰다.이날 DB가 패한 덕에 같은 날 인천 전자랜드를 96-89로 꺾은 2위 전주 KCC가 승차를 좁혔다. 2연승에 성공한 KCC는 DB(35승15패)와 승차를 1.5경기로 좁히며 추격의 기세를 올렸다. 반면 전자랜드는 4연패를 당하면서 6위(27승24패)를 유지했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8.03.0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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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中코치 만난 탁구 대표팀, 아시안게임 정조준

"한국 선수들이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탁구 세계 최강'의 나라에서 온 중진융(59) 코치의 목표이자 바람은 한국 선수들의 성장이었다.9일 오전 탁구공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한 태릉선수촌 탁구장에 날카로운 '중국어 호령'이 들려 왔다. 여자 탁구대표팀이 사용하는 코트 한쪽 구석에서 중 코치가 쉴 새 없이 공을 쳐 주며 지시사항을 읊고 있었다. 옆에선 안재형(52) 감독이 통역해 선수들에게 중 코치의 말을 전달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연신 날아오는 공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선수들은 새 중국인 코치의 가르침을 놓치지 않으려 귀 기울이며 라켓을 휘둘렀다. 땀범벅이 돼 숨을 헐떡거려도 훈련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이날 오전 내내 전지희(25·포스코)와 이시온(21·KDB대우증권) 등 선수들을 열성적으로 지도한 중 코치는 훈련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났다. 지난달 한국에 와서 실업대회를 둘러보는 등 바쁘게 지낸 중 코치는 지난 2일 태릉선수촌에 들어와 대표팀 선수들과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내년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을 중점으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문을 연 중 코치는 "한국 여자 탁구는 전통적으로 강했고, 특유의 날카로움이 있었다. 한국 선수들의 능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한국 대표팀에서 그가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는 '에이스 키우기'다. 중 코치는 "한국은 에이스와 에이스가 아닌 선수 간의 실력 차가 크지 않다. 탁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기와 파워, 회전인데 이 핵심 요소에서 뛰어나 보이는 선수가 없다"고 날카롭게 분석했다. 이어 "한국을 대표할 만한 에이스를 키우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선수들이 탁구에 대한 사랑, 열의를 더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중 코치는 대한탁구협회가 한국 여자 탁구의 기량 향상을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인물이다. 대한탁구협회는 지난달 21일 중 코치 선임을 공식 발표하면서 "여자 탁구대표팀의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후보자를 그동안 여러 방면으로 물색한 끝에 중 코치를 선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외국인 코치 영입이라는 강수를 둘 정도로 한국 여자 탁구가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최근 두 차례 세계선수권에서도 16강 탈락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해 비판을 받았다.다가올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 그리고 더 나아가 2020 도쿄올림픽까지 생각하면 여자 대표팀의 기량 향상은 최우선 과제였다. 그리고 이를 위한 비장의 카드가 바로 '세계 최강' 중국 대표팀을 20년 넘게 지도한 '베테랑' 중 코치의 영입이었다. 중 코치는 남녀 대표팀 1, 2팀을 고루 맡아 장지커(29)와 마롱(29), 쉬신(27), 팡보(25) 등 세계 최강으로 손꼽히는 선수들을 청소년 시절부터 지도한 경력의 소유자다. 영입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양국 탁구협회의 긴밀한 교류로 중 코치의 한국행이 성사됐다.중 코치는 한국 선수들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는 중국을 넘어 시상대의 맨 꼭대기에 설 수 있겠냐고 묻자 웃으며 "내가 있는 동안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원히 이기는 팀은 없다"고 답한 뒤 "한국 선수들이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김희선 기자 2017.08.10 06:00
스포츠일반

태릉 찾은 中 중진융 코치, "선수들 시상대에 서는 모습 보고 싶다"

"선수들이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중진융(59) 한국 여자 탁구대표팀 코치의 포부엔 비장함과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9일 태릉선수촌 탁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중 코치는 한국팀을 맡아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한국 선수들이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짧고 굵은 뜻을 전했다.중 코치는 대한탁구협회가 여자 탁구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지도자다. 중국 국가대표팀에서 다년간 남녀 선수들을 지도해 온 인물로 세계 최강으로 손꼽히는 장지커(29), 마룽(29), 쉬신(27), 팡보(25) 등의 청소년 시절 기술을 가르친 지도자다.대한탁구협회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마치고 탁구국가대표 코칭스태프를 새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경기력 향상 위원회가 고심 끝에 외국인 코치 영입을 결정했다. 여자 탁구대표팀의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후보자를 그 동안 여러 방면으로 물색한 끝에 중 코치를 선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중 코치가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안재형(52) 여자 탁구대표팀 감독은 "다년간 중국대표팀에 몸담았던 지도자가 다른 나라 대표팀에 오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양국 협회간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날 오전 훈련 내내 전지희(25·포스코), 이시온(21·KDB대우증권) 등 선수들을 열성적으로 지도한 중 코치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을 중점으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한국 여자 탁구는 전통적으로 강했고, 특유의 날카로움이 있었다. 한국 선수들의 능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한국 대표팀에서 그가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는 '에이스 키우기'다. 중 코치는 "한국은 에이스와 에이스가 아닌 선수 간의 실력차가 크지 않다. 한국을 대표할 만한 에이스를 키우는 것이 내 할 일"이라며 "선수들이 탁구에 대한 사랑, 열의를 더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중 코치는 한국 선수들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는 중국을 넘어 시상대의 맨 꼭대기에 설 수 있겠냐고 묻자 웃으며 "내가 있는 동안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원히 이기는 팀은 없다"고 답한 뒤 "한국 선수들이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태릉=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7.08.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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