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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캡틴’ 김정은도 엄지척…하나은행에 필요한 ‘가드’ 박소희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은행 가드 박소희(21·1m78㎝)가 팀의 야전 사령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팀의 ‘캡틴’ 김정은(37)은 그를 향해 엄지를 세웠다.박소희는 지난 8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와의 2024~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서 30분을 뛰며 12점 3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54-49 승리를 이끌었다. 하나은행은 8일 기준 리그 5위(4승 9패)가 됐다.박소희가 하나은행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 2쿼터 깔끔한 3점슛으로 포문을 연 그는, 3쿼터(10분)를 모두 뛰며 8점을 몰아쳤다. KB가 거센 추격에 나선 시점, 박소희는 외곽포와 어시스트로 응수했다. 해당 쿼터 마지막엔 버저비터 득점을 터뜨려 두 자릿수 격차를 지켰다. 그는 마지막 쿼터서 자유투 1점에 그쳤지만, 팀이 승리해 웃을 수 있었다.하나은행은 ‘가드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전 프랜차이즈 스타 신지현(인천 신한은행)을 트레이드하면서 이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김도완 하나은행 감독의 선택은 4년 차에 접어든 박소희였다. 그는 커리어 초반 공격력으로만 주목받았다. 올 시즌에는 사령관인 1번(포인트 가드)을 맡곤 한다. 시즌 초반 적응기와 부상이 겹쳐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KB전에서 아쉬움을 털었다. 단일 경기 12점은 그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표본은 적지만,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는 올 시즌 가장 높다.김도완 감독은 시즌 중 “외곽이 살아나야 골밑 공격이 살아날 수 있다”고 짚은 바 있다. 박소희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팀이 보유한 국가대표 센터 양인영과 진안의 위력도 더 발휘될 수 있다.박소희는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내가 다양한 역할을 맡게 돼 생긴 부담감을 언니들이 덜어주려고 한다. 그동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속상했는데, 도움이 돼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인터뷰 중 하나은행 주장 김정은은 그를 향해 엄지를 세우기도 했다. 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김정은은 WKBL 통산 최다 득점자(8162점)이다.박소희는 “(김)정은 언니처럼 모두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가드는 경기를 잘 이끌어가야 하는 선수다. 긴장해 실수가 많아지면 팀에 폐가 된다. 부담 없이 자신감 있게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김우중 기자 2024.12.09 12:05
스포츠일반

준결승만 3번, 길었던 여정...메달 2개 따낸 '삐약이' "준비한 것 다 해, 후련해요"[2024 파리]

한국 여자 탁구가 중흥기를 맞았다. 베테랑 전지희(미래에셋)도, 드디어 잠재력을 만개한 신유빈(대한항공)도, 모두의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며 한 축으로 발돋움한 이은혜(대한항공)도 모두 주인공이었다.신유빈, 이은혜, 전지희으로 팀을 꾸린 한국 여자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샨샤오나, 완위안, 아네트 카우프만으로 이뤄진 독일에 매치 점수 3-0으로 완승하고 동메달 수상을 확정했다.말그대로 완승이었다. 복식에서 2게임을 내주며 3-2 신승을 거두긴 했으나 단식 2경기를 모두 3-0으로 끝냈다. 대회 전까지 대표팀의 '약한 고리'로 평가받던 이은혜가 최고의 경기로 2단식을 가져왔고, 오랜 기간 '노메달'의 설움과 싸웠던 전지희는 세 번째 올림픽에서 값진 동메달을 스스로 가져왔다. 한국 대표팀의 달라진 '클래스'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신유빈은 "언니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내가 또 메달을 걸게 됐다.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은혜는 "함께 메달 따 영광이고 행복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세 번째 도전 끝에 메달을 딴 전지희는 비교적 담담했다. 전지희는 "너무 행복해서, 마지막에 눈물이 살짝 났다"며 "메달이 8년 만에 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부터 세 번 뛰었다. 마지막 이 대회까지 기회를 주셨고, 내가 자리를 잘 지킬 수 있었다. 두 선수와 함께 싸우러 나갈 수 있어 행복했다"고 떠올렸다.승부처는 이은혜가 잡은 2단식이었다. 이은혜는 "나도 2단식이 중요하단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내가 할 수 있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 1복식에서 지희 언니와 유빈이가 부담이 컸을 거다. 그런데 잘 견뎌내는 모습이 내게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이날 단식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신유빈은 이은혜와 전지희의 경기 때 '신 스틸러'였다. 중간중간 오광헌 여자 탁구 감독과 그들이 상의하러 오면 오 감독 대신 신유빈이 나섰다. 알고 보니 '감독 대행'은 오 감독의 지시였다. 신유빈은 "감독님께서 지시해주셨다. 나보고 대신 얘기하라 하시더라"며 "나랑 붙어봤던 선수가 은혜 언니와 만나서 비디오 보면서 했던 얘기를 다시 나눴다. 또 언니가 너무 잘하고 있다, 완벽하다고 했다. 지희 언니에게도 너무 좋다, 오늘 너무 완벽하다, '따봉'이라고 했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신유빈은 이번 대회 가장 긴 일정을 소화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일정을 시작해 혼합 복식,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까지 쉼없이 경기를 치렀다. 그 결과 동메달 2개로 한국 탁구가 메달 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 선봉장이 됐다.신유빈은 "노력한 걸 후회 없이 다 해낸 대회다. 마음이 너무 편안하고, 경기도 많이 치렀는데 드디어 끝났구나라는 후련함도 있다"고 말했다.신유빈은 "마지막이 단체전이었으니 조금 지쳤다. 그래도 단체전이니 전신력으로 버티려고 했다. 나 혼자가 아니라 언니들이 옆에 있기에 더 지칠 수 없었다. 눈 앞에 메달이 보이는데,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이겨내려고 했다"며 "지금은 집중력을 다 쓴 것 같다. 좀 자면서 나 자신을 놔둬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신유빈은 "이렇게 큰 대회에서, 동메달 결정전만 세 번을 했다. 그보다 큰 경험은 없을 것 같다"며 "이런 대회에 국가대표로 나와 경기를 뛰는 게 영광스럽다. 그 경험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선수들은 오광헌 감독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전지희는 "선수들에게 배려를 너무 많이 해주신다. 그게 너무 크다"며 "감독님 본인도 긴장을 많이 하셨을텐데도 우리에게 좋은(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려고 한다"고 했다. 신유빈은 "만나본 감독님 중에 제일 좋았다"고 엄지를 치켜세우면서 "말로 다 표현을 못해 죄송할 정도다. 선수 개개인을 다 신경써주시는 분이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니셨다. 선수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해주시고 잘 끌고 가주신 분"이라고 했다. 신유빈은 "이 내용은 꼭 좀 예쁘게 써달라"고 기자들에게 신신당부하기까지 했다.LA 올림픽까지 4년. 메달의 숙원을 푼 전지희에게 다음 대회도 도전할 것이냐고 묻자 그는 "아뇨"라며 단칼에 대답했다. 그러자 동생들은 "언니, 생각 좀 해봐" "반응 속도가 왜 이렇게 빠르냐"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동생들의 타박에 전지희는 "일단 좀 쉬겠다. 쉬고 (출전 여부를) 생각해보겠다"고 웃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10 20:42
스포츠일반

파리 올림픽 조직위도 인정, 앵발리드 배경으로 한 '양궁 3관왕' 임시현 동상

2024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양궁 3관왕' 임시현(한국체대)의 동상을 만들었다.2024 파리 올림픽 조직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양궁장인 앵발리드 앞에 임시현이 활을 쏘고 있는 모습의 동상을 형상화환 그래픽 사진을 게시했다.조직위는 한글로 "축하해요"라는 메시지도 담았다. 또한 "임시현이 랭킹 라운드에서 세계 신기록을 썼고,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고 활약을 소개했다. 대개 금메달리스트의 얼굴 사진에 '골드'라는 글귀를 박아 사진을 올리는데, 임시현은 이와 함께 동상까지 특별 그래픽으로 제작해 활약상을 널리 알린 것이다. 임시현은 이번 대회 개인전, 단체전, 혼성전까지 총 금메달 3개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수영에서 4관왕을 차지한 레옹 마르샹(프랑스)에 이어 이번 대회 최다 금메달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임시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을 하고 바로 다음 대회인 올림픽에서 이렇게 3관왕을 하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베테랑 언니들이 떨어지고 나서 에이스가 돼 있었다. 에이스의 무게감도 많이 느꼈다"며 "(전성기를) 10년 이상 더 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4.08.04 10:25
스포츠일반

20살에 3관왕, 21살에 또 3관왕…경이로운 ‘양궁 여제’ 임시현의 커리어 [2024 파리]

임시현(21·한국체대)이 새로운 ‘3관왕’ 키워드를 얻었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에 이어 이번에는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이다. 1년 새 두 차례나 국제 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했는데, 2003년생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압도적인 커리어다. 올림픽 3관왕의 마지막 퍼즐은 3일(한국시간) 채워졌다.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대표팀 막내 남수현(19·순천시청)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4강전까지 다소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도 후반부 놀라운 집중력으로 승리를 따내던 임시현은 결승에서는 15발 중 무려 11발을 10점 과녁에 꽂으며 환하게 웃었다.이로써 임시현은 앞서 남수현, 전훈영(30·순천시청)과 합작한 여자 단체전, 김우진(32·청주시청)과 호흡을 맞춘 혼성 단체전에 이어 올림픽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 무대에서도 3관왕을 차지한 것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의 주인공이 나온 건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안산 이후 처음이다. 혼성 단체전이 그때 생겨 그동안 양궁 3관왕은 없었는데, 안산이 처음 그 역사를 쓴 뒤 임시현이 이어받았다. 이번 대회는 특히 ‘에이스’라는 중책을 맡고도 기어코 3관왕을 이뤄냈다는 점에 의미가 컸다. 함께 대표팀을 꾸린 전훈영, 남수현은 대회 전부터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자연스레 역대 최약체라는 수식어까지 따라붙었다. 자연스레 시선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임시현에게 쏠렸다. 그러나 여자 대표팀은 보란 듯이 10연패를 달성했고, 랭킹 라운드 1위에 오른 임시현과 김우진이 호흡을 맞춘 혼성 단체전에서도 2연패에 힘을 보탰다. 오롯이 개인의 실력으로 메달색을 가리는 개인전은 ‘세계 최강’ 임시현의 몫이었다. 3관왕 결실을 맺은 뒤 임시현은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은 결과에 집중했던 거 같은데, 개인전은 과정에 집중해보고 싶어서 조금 더 즐겁게 경기를 하고자 했다. 결과까지 이렇게 좋게 따라와 줘서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저도 열심히 준비한 게 있으니까 제가 준비한 것들을 믿고 쏜 게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임시현은 “아시안게임 3관왕을 하고 바로 다음 대회인 올림픽에서 이렇게 3관왕을 하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베테랑 언니들이 떨어지고 나서 에이스가 돼 있었다. 에이스의 무게감도 많이 느꼈고, 그 무게감을 느끼면서도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21살의 나이에 이미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3관왕을 이룬 그에게 다음 목표는 ‘김우진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다. 최대한 오랫동안 꾸준하게 정상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임시현은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김)우진이 오빠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그 정도 위치에서 꾸준함을 가질 수 있는 선수가 과연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전성기를) 10년 이상 더 해보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임시현의 3관왕 속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앞서 남·여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여자 개인전 은메달을 남수현이 목에 걸었다. 4일에는 남자 개인전이 열린다. 김우진과 이우석, 김제덕 모두 16강에 올라 있다. 전 종목 석권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4 05:03
스포츠일반

‘항저우·파리 연속 3관왕’ 임시현 “전성기 10년 이상 해보겠습니다” [2024 파리]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임시현(한국체대)이 “전성기를 10년 이상 더 해보겠다”는 당찬 의지를 밝혔다.임시현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남수현(순천시청)을 꺾고 여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 이어 양궁 3관왕을 달성한 뒤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2020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양궁 3관왕에 올랐던 임시현은 이번 파리 올리픽에서도 3관왕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양궁 선수로 우뚝 섰다. 2003년생으로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길에 더욱더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양창훈 감독이 10년 이상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는 이야기에 임시현은 “그렇게 가능성을 봐주셨으면 저희는 감사하다”며 활짝 웃어 보인 뒤 “10년 이상 해 보겠다”며 오랫동안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임시현은 “지난 혼성전이나 여자 단체전에서는 결과에만 집중한 거 같은데, 개인전은 과정에 집중해보고 싶어서 더 즐겁게 경기를 하고자 했는데 결과까지 이렇게 좋게 따라와 줬다”며 “4강(전훈영)과 결승 모두 한국 선수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과정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수현이와 결승에서 만났을 때도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많았다”고 했다.어려운 경기를 펼치고도 중요한 순간마다 10점을 쏘며 끝내 승부를 승리로 이끈 비결로는 “운이 되게 좋았던 것 같다”며 겸손해 하면서도 “저도 열심히 준비한 게 있으니까 제가 준비한 것들을 믿고 했는데 결과로 나온 거 같다. 개인전에서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집중해서 상대가 몇 점을 쏘든 간에 제 경기만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이어 임시현은 “아시안게임 3관왕 이후 바로 올림픽에서 3관왕을 하게 돼 영광스럽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베테랑 언니들이 떨어지고 에이스가 돼 있었는데, 그 에이스의 무게감도 많이 느꼈다. 무게감을 느끼면서도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는 “다음 올림픽이 4년 뒤니까, 일단 지금을 더 즐겨보겠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다음 목표는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김)우진이 오빠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거다. 그 정도 위치에서 꾸준함을 가질 수 있는 선수가 과연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느꼈다. 앞으로도 계속 많이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4 00:03
스포츠일반

3포 아닌 3즐 세대, 올림픽 즐기는 MZ [2024 파리]

태극마크를 무거운 사명감으로 여기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올림픽이 인생을 건 승부가 아니라, 선수들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되는 것이다.한국 스포츠가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1980년대 이후, 선수들의 '절대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올림픽에서 은, 동메달을 따도 "국민들께 죄송하다"라고 말하는 선수가 꽤 많았다.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도 올림픽이 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은 시대상의 변화를 느끼기 좋은 무대다. 어느 때보다 기대치(금메달 5개, 종합 15위)가 적었던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등장하는 '깜짝 스타'는 하나같이 밝고, 당차다. 올림픽이라는 승부를, 국가대표로서의 명예를 즐길 줄 아는 것이다. 언제나 눈물짓던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은 어느새 한국 탁구의 에이스가 됐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서 올림픽을 처음 경험한 그는 단식 3회전 탈락에 이어 단체전 8강에서도 패했다. 단체전 탈락 후 그는 "내가 이겼어야 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못 잡아서 언니들에게 많이 미안하다"라며 펑펑 울었다.2년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신유빈은 결승전 1단식과 4단식을 맡아 모두 패했다. 그는 눈물을 보이며 "언니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라면서도 "(코로나로 1년 대회가 연기돼)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행운이 찾아온 데 감사하다"고 했다.파리에서 신유빈은 울지 않았다.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중국에 석패했을 때도 자책하지 않았다. 신유빈은 "경기에서 작전만 생각하고, 탁구에만 집중하니까 다른 생각(부담감)은 딱히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복식 파트너 임종훈(27)도 "내가 좋아하는 탁구를, 좋아하는 만큼 하기에 후회 없다"라고 했다. 둘은 30일(한국시간) 동메달을 합작했다. 스무 살 신유빈 이상으로 당찬 선수가 반효진(16·대구체고)이다. 29일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나이답지 않은 침착성을 보여줬다. 결선 1위를 달리다 역전을 허용했으나, 슛오프 승부에서 흔들리지 않는 실력을 보여줬다. 마지막 한 발을 10.4점을 쏘면서 0.1점 차로 금메달을 땄다.반효진은 "슛오프까지 간 게 하늘이 준 (금메달) 기회라고 생각해서 소중하게 쐈다"라면서 "(경기 전 루틴인) 오늘의 운세를 봤는데 '모두가 나를 인정하는 날'이라고 쓰여 있었다. '나의 날이구나' 싶었다"라고 떠올렸다. 이번 대표팀 최연소 선수의 담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17세에 나선 2020 도쿄 대회에서 화제가 된 김제덕(20·예천군청)의 "파이팅!"은 이번 파리 대회에서도 울려 퍼졌다. 벌이 손에 앉아도 한치도 흔들리지 않고 과녁을 명중했다. 활을 거둔 후엔 화끈한 포효와 응원으로 팀원들에게 기를 불어 넣었다. 스무 살 선수가 올림픽 자체를 즐기는 모다. 아쉬운 '반칙패'로 통한의 은메달을 딴 유도 대표팀 허미미(21·경북체육회)는 경기장을 빠져나올 땐 환한 표정을 보였다. 그는 "(반칙패로 인한 은메달이 아쉽지만)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라면서 "다음(LA 올림픽)에서는 이런 걸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패배의 아픔은 잠시, 허미미는 시상대에 올라 '빅토리 셀피'를 찍으며 경쟁 선수들과 환하게 웃었다. 삼성전자가 MZ세대를 겨냥,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력해 메달리스트 선수들이 시상대 위에서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동메달을 딴 탁구 신유빈-임종훈 조도, 은메달을 목에 건 '엄마 사수' 김예지(31·임실군청)도 마찬가지였다.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뒤 찾아오는 후련함, 노력을 보상받았다는 뿌듯함을 즐겼다. 수영 대표팀 간판 황선우(21·강원도청)는 빈손으로 물러났다. 29일 자유형 200m, 30일 계영 800m에서 기대와 달리 메달을 따지 못했다. 좌절할 만한 상황에서도 그는 "난 아직 스물한 살이다. 충분히 4년 뒤 LA 올림픽에도 도전할 수 있다. 다시 준비할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흔히 현재 20~40대를 '3포 세대'라고 한다. 어려운 사회·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결혼·출산 등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에서는, 분명 또 다른 에너지도 생겨나고 있다. 노력하는 과정, 경쟁하는 순간,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를 즐길 줄 아는 '3즐 세대'가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반전을 이끌고 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윤승재 기자 2024.08.01 10:56
스포츠일반

'올림픽 초보 셋 이끌고, 세 번째 도전' 펜싱 윤지수 "겁 없이, 한 편의 좋은 드라마를"

"메달 색을 바꿔보고 싶다. 후배들이 겁 없는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한다."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윤지수(31·서울시청)는 이번 올림픽이 개인 세 번째 출전이다. 주장을 맡은 그는 올림픽 출전이 처음인 후배들을 이끌고 피스트에 오른다. 윤지수는 이번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 모두 출격한다. 윤지수의 세 번째 올림픽 첫 번째 피스트는 29일(한국시간) 오후 5시 50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 32전에서다. 상대 선수는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자이나브 데이베코바다. 세계 랭킹은 윤지수가 17위, 데이베코바가 26위다. 윤지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 출신으로 2020 도쿄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에선 언니들과 함께 동메달을 합작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출신인 아버지 윤학길의 '운동 DNA'를 물려받았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세대 교체가 한창이다. 2012 런던 올림픽 펜싱 여자 개인 사브르 금메달 출신의 김지연이 지난해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막내였던 윤지수는 지난해 항저우 AG부터 주장을 맡았다. 전은혜(27·인천중구청)와 최세빈(24·전남도청), 전하영(23·서울시청) 등 올림픽 출전이 처음인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 윤지수는 "셋 다 올림픽 첫 출전이라 그동안 언니들이 해온 성과에 부담을 느낄 수 있겠지만 이제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한 편의 좋은 도전이 될 것"이라며 멋진 드라마를 기대했다.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 세계랭킹 4위다. 윤지수는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잘 이뤄지는 중이다. 단체전 4강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준결승까지 오르면) 메달 색깔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용기를 주고 있다"고 웃었다. 이국현 여자 사브르 대표팀 코치는 "윤지수가 맏언니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전하영은 세계청소년 선수권 우승 경험도 있다"면서 "이 멤버로 국제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인전 세계 랭킹은 17위의 윤지수는 최근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을 땄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 색을 바꿔보고 싶다. 개인전에서도 메달을 목표로 올림픽만 바라보고 준비했다"고 의욕을 다졌다. 이형석 기자 2024.07.29 12:30
스포츠일반

"터무니없이 졌다" 송세라 "펜싱 종주국 프랑스에선 제일 높은 단상에"

"펜싱 종주국 프랑스에서 제일 높은 단상에 올라가 애국가를 듣고 싶다."한국 펜싱 여자 에페 간판 송세라(31·부산광역시청)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2관왕을 정조준한다. 송세라는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에페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한다. 이번 경기는 프랑스의 역사적인 건축물이자 박물관인 그랑팔레에서 열린다.송세라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 오상욱과 함께 이번 올림픽 한국 펜싱에서 개인전 유력 입상 후보로 손꼽힌다. 특히 3년 전 도쿄 올림픽은 아쉬운 기억으로 가득하다. 그는 "도쿄 올림픽 단체전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러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고 싶다. 개인전에서도 (금메달)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송세라는 전 여자 에페 세계 1위였다. 현재 랭킹은 7위. 펜싱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여러 차례 우승했다.그러나 국제종합대회 개인전은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20 도쿄 올림픽 개인전 16강에서 당시 세계 1위 아나 마리나 포페스쿠(루마니아)에게 6-15로 져 탈락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아시아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비비안 콩(홍콩·현재 세계 1위)을 제압하고 결승 무대에 올랐으나 대표팀 선배 최인정에게 연장 접전 끝에 8-9로 무릎을 꿇었다. 그는 "도쿄 올림픽서 세계 1위를 만나 터무니없이 졌다. 지금은 (그때보다)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신장은 1m64㎝로 작은 편이지만 빠른 발과 기술, 노력으로 이를 극복한다. 송세라는 강영미, 최인정, 이혜인과 의기투합해 단체전 금메달을 노린다. 현재 에페 단체전 세계 랭킹은 2위다.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멤버가 그대로 이번 파리 올림픽에도 나선다. 도쿄 올림픽 이후 송세라는 여자 에페 대표팀의 에이스로 우뚝 올라섰다. 송세라에게 마지막 주자 바통을 넘긴 최인정은 "여자 에페가 세대교체가 원만하게 이뤄지는 거 같아 굉장히 뿌듯하다. 지금 세라 나이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라면서 "우리 팀의 마지막 주자가 세라여서 더 든든하다"고 말했다. 송세라는 "언니들을 보면 배울 점이 많다. 경기가 안 풀릴 때 옆에서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잡아주고 있다. 막내 (이)혜인이도 잘 따라오고 있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다른 국가보다 팀워크에서 훨씬 유리하다. 올림픽을 바라보는 목표가 4명 모두 같다"면서 "팀이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이형석 기자 2024.07.16 07:01
스포츠일반

세대교체 외친 핸드볼 대표팀…우빛나 "상대에게 싸움 걸겠다"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지난 8일 2차 전지훈련을 위해 스페인으로 출국했다. 대표팀은 스페인, 네덜란드에서 평가전을 치른 뒤 파리로 이동해 2024 파리 올림픽 대회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한국은 올림픽 A조에 속했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슬로베니아 등 유럽 강호들과 상대한다. 성적만큼 중요한 게 세대교체다. 한국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위기론이 수면 위로 올랐고, 그해 12월 세계여자선수권대회부터 젊은 선수들의 비중을 늘렸다. 이 대회에서는 22위에 그쳤지만,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최고 베테랑 류은희(34·헝가리 교리)와 막내 전지연(21·삼척시청)까지 선수단 사이 팀워크는 더 강해졌다.헨리크 시그넬 한국 대표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다"라며 "H리그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활약한 우빛나(23·서울시청)가 있지만, 특정 선수에게만 관심이 집중되지 않길 바란다. 모든 선수가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우빛나는 이미 에이스에 가깝다. 2023~24시즌 H리그에서 180골(1위) 97어시스트(2위)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그는 지난 시즌 H리그에서 1라운드(최고 91㎞/h) 2라운드(최고 90㎞/h) 가장 빠른 슈팅을 기록, '캐논 슈터상'을 연달아 수상하기도 했다. 우빛나는 "처음 나가는 올림픽이라 긴장이 많이 된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 1차전(독일)에 기대가 크다. 정말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맏언니' 류은희는 "이번 대표팀이 (역대 올림픽 팀 중) 가장 어린 것 같다"라며 미소 지으며 "후배들이 MZ 세대답게 밝다. 실수 하나하나에 연연하지 않고 플레이한다. 우리 때와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우빛나는 "멘털이 강한 편은 아니다. 그래도 나쁜 일은 금방 잊는다. (좋은 건 기억하기 위해) 열심히 분석하고, 노트도 쓴다"라면서 "언니들이 워낙 친절하게 잘 대해주신다. 내가 평소에 언니들한테 장난을 많이 친다"고 했다.우빛나는 "부담감도 있지만, 기대해 주시는 만큼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 장점인 중거리 슛과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외국 선수들에게 '싸움'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림픽 성적이 좋지 않을 거란) 비관적인 얘기를 너무 많이 듣기는 했다"며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라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10 08:36
연예일반

“올여름 서머 퀸=나” 김다현, 깜찍 마린룩에 분위기 후끈 (한일톱텐쇼

“올여름 최고의 ‘서머 퀸’을 노린다.”MBN ‘한일톱텐쇼’ 김다현이 사상 최초 ‘튜브 보트 탑승’ 오프닝으로 현장의 열기를 폭발시킨다.‘한일톱텐쇼’는 한일 국가대표 현역 가수들이 출격해 트로트는 물론 K-팝, J-팝까지 한일 양국의 숨겨진 명곡을 선곡해 대결을 벌이는 음악 예능 쇼다. 25일 ‘한일톱텐쇼’ 5회에서는 한일 국가 대표들이 더위를 한 방에 날릴 ‘도전! 써머퀸’ 대결을 통해 제대로 된 ‘여름 나기’에 나선다.한국 국가대표 막내 김다현은 ‘서머 퀸’을 차지하기 위한 회심의 무대를 준비해 시선을 강탈한다. 그는 깜찍한 마린룩을 입고 “고등학생이 되고 처음으로 맞는 여름 방학이다. 부산 할아버지 댁에 갈 것”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낸다. 또한 김다현은 이찬원의 ‘트위스트 고고’를 선곡하며 “여러분 저랑 여행 떠날 준비 되셨나요?”라며 분위기를 달군다.이어 무대 뒤로 사라진 김다현은 전주와 함께 튜브 보트를 타고 무대 위에 등장, 모두의 탄성을 이끈다. 특히 포인트 트위스트 댄스로 한일 멤버들의 ‘떼춤’을 자아내고, 간주에서 댄서들과 비치발리볼 퍼포먼스를 펼치며 한도 없는 흥겨움을 끌어올린다. 애교 만점 제스처로 언니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현장을 휴양지 그 자체로 만든 김다현이 ‘황금 막내’의 저력을 발휘하며 ‘서머 퀸’을 차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6.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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