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오승환·최형우·윤석민, 1등해보니 더 독해졌다
2011년 최고 모범생들이 2012년을 가장 먼저 준비하고 있다. 1등을 해보니까 놓치기 싫은 모양이다.올 시즌 최고 선수는 투수 4관왕 윤석민(25·KIA) 한 시즌 최다 47세이브를 올린 오승환(29) 홈런·타점왕 최형우(28·이상 삼성)다. 이들은 나란히 MVP 후보에 올라 경쟁했는데, 이후 나태해지기는커녕 내년 준비에 열심이다.오승환은 짧은 겨울휴가를 거의 끝냈다. 빠르면 오는 29일쯤 괌으로 팀 동료 윤성환 등과 함께 자율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내년 1월16일 시작하는 캠프에 앞서 미리 몸을 만들기 위해서다.오승환은 "지난해에도 연말에 먼저 괌으로 출국해 운동했다. 덕분인지 좋은 성적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오른 팔꿈치 수술 후유증을 떨치기 위해 특별훈련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최고의 활약을 보인 올 겨울에도 서둘러 떠나는 건 이례적이다.오승환은 원래 훈련벌레로 유명하다. 시즌 중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올해가 아닌 내년을 위해서 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2011년 마무리 투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고 자평하면서도 한 치도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삼성 4번타자 최형우도 마냥 쉬고 있지는 않다. 경산볼파크에 가끔 들러 가볍게 운동을 한다. 기초체력을 유지하면서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대선배 이승엽이 일본에서 복귀해 큰 자극이 된 건 물론이다.최형우는 올 시즌 30홈런을 터뜨리며 생애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에는 40홈런을 목표로 해서 뛰겠다"고 선언했다. 엘리트 출신이 아니라 방출 후 재입단을 한 사연이 있는 만큼, 최형우는 "올 시즌에 만족하지 않겠다"고 했다. 2011년 MVP에 오른 윤석민도 달콤한 휴식을 끝냈다. 그는 11월 초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에 참가 팀 훈련을 함께 했다. 귀국 후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싹쓸이 한 뒤 여운을 물리치고 내년 준비를 시작했다.가벼운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정도이지만 예년보다는 분명 빠른 페이스다. 윤석민은 "구종 추가 등 기술적인 보강보다는 체력과 정신력 강화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지만 시즌 중후반 체력이 달려 두세 차례 고전한바 있다. 윤석민이 훈련을 서두르는 또 다른 이유는 내년이 선동열 신임 KIA 감독과의 첫 시즌이라는 점 때문이다. 윤석민은 "(투수 출신인) 선 감독님에게 배우고 싶은 게 많다"고 말했다. 국보 투수로부터 '한 수' 배우기 위해서는 일찌감치, 그리고 야무지게 몸을 만들어놓는 게 최우선임을 잘 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11.12.27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