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분위기가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스타들은 반짝 참석이 대부분, 감독들은 모습을 비추지 않았고, 관계자들의 참석률도 저조하다. 좀처럼 활기를 찾고있지 못한 부산국제영화제다.
12일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개막한 가운데, 개막식 후 해운대 인근은 예년과 다름없이 '썰렁' 그 자체였다. 김영란법과 영화계 보이콧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축제답지 않은 축제를 치러야 했던 지난해에 비하면 올해 사정은 그 보다 아주 조금 나아졌지만 '왕년의' 분위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영화제에 오랫동안 머무르는 이들이 없다. 우여곡절 끝 레드카펫 행사는 치렀지만 '반짝 참석'이 대부분이다. 레드카펫만 밟은 후 곧바로 서울로 돌아간 배우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영화계 보이콧 문제가 100% 해결된 것이 아닌 관계로 감독들의 모습은 배우보다 더 찾기 힘든 상황이다.
봉준호·류승완·홍상수 등 유명 감독들은 영화가 초청 됐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를 찾지 않는다. 감독들이 애초부터 불참을 결정했던 탓인지 무대인사·관객과의 대화(GV) 등 일정 자체가 잡히지 않았다. 부국제 기간 중에는 무조건 부산을 찾아 회포를 풀며 차기작 논의를 하는 등 진중한 이야기들을 나눴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양새다.
사람이 미어터져 앉을 자리 하나 찾기 힘들었던 포차촌도 이제 부국제 수혜는 전혀 입지 못하고 있다. "오늘 개막식을 한 것이 맞냐"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니 그 분위기를 알만 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전통적으로 유명한 몇몇 음식점들만 북적거릴 뿐 거리에도 사람은 없었다.
한 관계자는 "작품이 초청돼 오기는 했지만 확실히 과거 분위기는 찾기 힘들다. 참석한 영화인들도 의리로 찾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며 "결국 영화인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어쨌든 휴식없이 치뤄지고 있다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다시 전성기를 찾게 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귀띔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 첫 날이지만 주말에는 반전을 꾀한다. 지난해 태풍으로 무대가 무너져 진행되지 못했던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가 되살아나 나면서 많은 스타들이 해운대를 찾을 전망이다. 영화의 전당과 센텀 인근 영화관에서는 갈라프레젠테이션 시사회와 기자회견을 비롯해, 시간대 별로 영화 상영과 GV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