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고시마 마무리훈련에서 함께 땀 흘리고 있는 김성민(왼쪽부터), 김동엽, 남윤성, 정영일. 이들은 해외 유턴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SK 제공 SK는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해외 유턴파 선수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영일(28·2014 신인 2차 5번)과 김동엽(26·2016 신인 2차 9번)을 지명한 것도 이 관심의 일환이었다.
지명 순위는 낮았다. 다른 팀들은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SK는 지명 후 두 선수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모두 미국 마이너리그 유턴파. 자질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명 후 곧바로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정영일은 올 시즌 팀에 합류해 불펜(21경기 등판·평균자책점 4.74)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김동엽(타율 0.336, 6홈런, 23타점)도 거포 오른손타자로 각광받았다. 올해 입단한 김성민과 남윤성 등 해외 유턴파 후배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훈련 중인 두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훈련에 참여 중인 정영일. SK 제공 -유턴파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정영일="지금까지 배웠던 스타일을 버리고 한국 스타일에 맞게 운동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팀에 잘 녹아드는 게 관건이다. 나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말은 통해도 모르는 선수들이 많으니까 어려움이 있더라. 팀 동료들과 친해지는 게 경기력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워낙 외국에서 고생 많이 했을 텐데 미국과 일본에서 외로웠던 것 생각하면 재밌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동엽="예의를 잘 지키고 팀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동장에서는 자신 있게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생각이 많으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러다보면 야구도 잘 안 된다. 혼자 머릿속으로 생각을 많이 하는 것보다 일반 몸으로 운동해가며 느끼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딱 그런 케이스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잡생각이 많아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 점점 차분해지고 꾸준하게 노력을 하다 보니 기회가 왔다."
-복귀 후 마음을 잡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정영일="굳이 마음을 잡고 말고 할 게 없었다. 워낙 좋은 팀에 있어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고 동료들한테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김동엽="꼭 여기서는 성공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잡으려고 했다. 굳이 이런저런 잡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2016시즌 SK 타선에서 장타력으로 각광 받은 김동엽. SK 제공 -유턴파라는 관심에 부담은 없었나. 정영일="오히려 유턴을 했을 때 관심을 가져줘서 고마운 마음이 컸다. 아직까지 나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계시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훈련했다."
김동엽="지명순위가 낮아서 큰 부담은 없었다. 다만 내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루틴대로 내 할 일을 하고자 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한국과 해외리그의 차이점과 적응에 힘든점이 있다면. 김동엽="한국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한국 투수들을 오랜만에 상대하다보니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생각이 많아지고 풀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한 승부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올 시즌 간절함을 갖고 마운드에 선 정영일. 정영일="스타일이 정반대다. 우선 팀 분위기도 다르고 심판들의 특성도 각각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외국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타자들이 많은 반면, 한국은 투수들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전략적인 타자가 많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점수를 준다면. 정영일="50점 정도다. 안 아프고 시즌을 마칠 수 있어서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말하고 싶다. 데뷔 첫 승도 할 수 있었던 만큼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 크게 성공한 건 아니지면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해나가며 소기의 성과를 얻어낸 의미 있는 한 해다."
김동엽="80점이다. 1군에 데뷔했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또 끝까지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최승준(왼쪽)과 함께 SK 타선의 미래로 거듭난 김동엽. -2017시즌 목표가 있다면. 정영일="강점을 더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 내 장점인 직구를 전체적으로 더 가다듬을 생각이다."
김동엽="힘이 있으니까 똑같은 타구를 쳐도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많은 홈런을 치고 싶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내 스윙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작년에는 뭐가 뭔지 잘 몰랐는데 이제는 내가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문제점을 몸소 느끼고 있는 만큼 연습을 통해 보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