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데뷔해 25년 차 베테랑이 된 송윤아. 그런데도 여전히 부끄럽고 아쉽다. 10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 '돌멩이(김정식 감독)' 또한 그에겐 그런 작품이다. 작은 시골 마을에사는 지적 장애인 석구(김대명)를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에서 송윤아는 김선생을 연기했다. 김선생은 석구가 저지르지 않은 일을 저질렀다고 믿으면서, 자신의 믿음에 맹목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다. 주인공을 괴롭게 하지만, 악역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옳지 않은 행동을 하지만, 옳다는 신념을 담아 행동해야 한다. 대중이 흔히 만나던 배우 송윤아와는 사뭇 다른 캐릭터를 맡아 고민 끝에 표현했다. 소녀처럼 웃고, 옆집 '누구 엄마'처럼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나는 언제쯤에나 연기를 잘할까요?"라며 진심을 담아 물었다.
-송윤아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그간 보였던 이미지, 많이 활동했을 때 보였던 이미지가 아는 게 많을 것 같고. 책도 많이 볼 것 같고 그렇다. 그런데 나는 책도 많이 보지 않고 말도 잘 못 한다.(웃음) 말 잘하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그래서 다른 연예인들 인터뷰를 찾아본 적도 있다. 인터뷰하는 게 항상 무섭기도 하다."
-그런 편견이 부담스러웠나 보다. "늘 그냥 나는 나였는데, 그런 편견 아닌 편견들이 있었다. 이전에는 (그런 편견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죄송한 거다. 나는 너무 (그런 사람이) 아닌데. 너무 모르는 게 많고,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도 아니고, 너무 무지하고, 참 그런데. 어쩌다가 그렇게 포장이 됐다. 물론 내가 일부러 포장한 건 아니다. 어느 날부터 그렇게 됐다. 죄송하고 부담이었다. 근데 그 또한 어느 날부터 다 자연스러워졌다. 스스로가 자유스러워졌다. 지금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다. 포기의 의미가 아니라, 좋은 의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한 '자유'가 인스타그램에 묻어나더라. "인스타그램을 하게 되면서 소속사 대표님이 '인스타를 좀 배우 인스타처럼 돌려봐라'고 하는 거다.(웃음) 아니, 배우 인스타가 뭔데! 하하하. 그것도 지금은 편해졌다. 배우 인스타라는 게 뭔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나 편하게 하면 되는 것 같다."
-자신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인다. "현실적으로 나이도 이만큼이 됐고,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다 보니 이렇게 됐다. 어떤 일을 하면서 이전엔 고민이 5개였다면 지금은 15개가 됐다. 이전엔 오직 나 자신을 향한 고민이었다면, 지금은 주변 모두를 향한 고민이다. 어떻게 보면 지친 마음으로 현장을 가게 된다. 지친 마음으로 현장을 가는 데 문제가 있다. 현장에 있는 나는 그 어디에 있는 나보다 에너지가 생긴다. 그게 참 아이러니하다. 일만 상상하면 정말 들떠야 하는데, 그 현장에 가기 전까지는 너무 고민이 많다. 그래놓고 그 현장에 가면 정말 행복하다."
-오늘 인터뷰 일정을 오면서도 여러 고민을 했나. "아무래도 엄마니까. 엄마가 없는 하루 동안 어떻게 보내야 할지 미리 계획해야 한다. 엄마가 없는 대신에 좀 쉬게 해주려고 했다. 그런 모든 걸 생각하게 된다. 저녁 식사는 뭘 먹어야 할지, 혹은 간식은 뭘 먹어야 할지도.
-데뷔 25년 차인데 여전히 겁이 많아 보인다. "항상 겁이 난다. 그 겁이라는 건 '이 정도쯤 되면 잘해야 하는데, 저 정도쯤 되면 이제는 좀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걸 보여드리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 때가 많아졌고, 그것에 대한 겁이 난다. '나는 언제가 되면 좀 잘할까'란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