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작의 신(神) 성동일이다. 세 아이의 아빠로, 배우로 욕심을 내고 싶을 때 내겠다는 주의다. 브라운관에 스크린까지 '배우 성동일'만의 이미지와 존재감을 구축한 덕에 성동일은 요즘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또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주목받는 기대작에 줄줄이 출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탐정: 리턴즈(이언희 감독)'는 성동일에게 '응답하라' 시리즈 이후 또 하나의 선물이 된 작품이다. '탐정: 더 비기닝' 개봉 당시 발로 뛰었던 노력에도 성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 아쉬움이 기폭제가 됐다. 멈춤과 포기보다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택하게 만들었다. 카메오에 특별출연 캐스팅까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거들었다. 카메라 안에서 열심히 뛰어 놀기도 했다. 아들 준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정도로 유쾌하고 즐거운 작품으로 탄생했다는 것 만으로도 흡족하다. '탐정: 리턴즈'는 성동일을 비롯한 배우들의 자발적 참여와 애정 아래 300만 돌파에 거뜬히 성공했다.
시대를 읽으니 대중의 마음을 파악하는데도 선수가 됐다. 나이가 들면 들 수록, 아는 것이 많아지면 많아 질 수록 마인드는 점점 더 젊어지고 있는 성동일이다. 타고난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끌며 하고싶은 말은 마음껏 쏟아내는 주도면밀함. 배움과 반성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동일은 '이렇게 잘 늙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만드는 몇 안되는 어른이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흰머리 그대로 등장했다. "내 진짜 본 머리다. 한 번도 공개 안 했는데 과감히 결정했다. 아내와 나이 차가 10년이 훨씬 넘고, 아직도 아이 셋이 초등학교에 입문한 단계다. 할아버지 손잡고 학교가는 것 같은 모양새는 싫더라.(웃음) 준이 3학년, 빈이 1학년 때 처음 흰머리를 해 본 것이다. 그걸 염색한 줄 아는데 아니다. 흰머리가 내 머리다."
- 잘 어울렸다. "여러번 강조하지만 애가 셋이라 작품이 시계 톱밥처럼 물려서 가야 한다.(웃음) 그래서 '미스 함무라비'에 '라이브'까지 흰 머리로 소화했다. 모든 작품이 정리되자마자 어제 검은색으로 염색했다. 아내가 딱 알아보고 '변해서 왔네?' 하더라. 근데 집사람은 흰머리가 좋다고 했다. '의외로 상당히 연상을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 준이도 '탐정: 리턴즈'를 보게 될까. "준이가 영화를 굉장히 궁금해한다. 보여줄 생각이다. 아빠가 욕을 좀 많이 하는게 걸리긴 하지만….(웃음) 준이는 원래 극장에서도 영화를 자주 보고 일주일에 한번씩 집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탐정: 리턴즈'는 전체관람가가 나와도 됐는데 왜 15세 등급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원래는 어린이날 개봉을 준비했다."
- 영화를 보면 특별한 평가도 해주나. "그런 이야기는 안 한다. 그냥 본다. 자기 세계가 충만한 아이라.(웃음) 준이는 여전히 선비같다. 엄마가 호되게 가르쳐 흔들림 없다. 근데 점점 어려지는 것 같기는 하다. 내가 출퇴근 할 때마다 뽀뽀를 해준다. 오히려 막둥이가 안해준다." - 성동일은 우리나라에서 형사 역할을 제일 많이 한 배우다. "신인 때는 경찰에 쫓겼고, 나이 들고서는 잡으러 다녔고, 더 나이 드니까 재판을 하게 되더라. 학벌이 점점 높아진다.(웃음) 작품에도 유행이 있다. 내가 '이런 영화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 때 유행하는 장르가 아니면 제작이 안 된다. 한 때는 사극이 난리나더니 형사물, 장르물에 이어 요즘에는 법정물이 대세다. 떳다방처럼 뜨고 접어버리는 것 같다." - '탐정: 리턴즈'는 성동일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탐정' 시리즈가 내게 준 추억이 너무 많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함께 한 사람들이 좋다. 얼마 전에도 우리 집에서 와서 단체로 회식하고 그랬다. 그래서 더 더욱 3편까지 꼭 가고 싶다. 1편보다 2편이 괜찮으니까 3편은 더 잘 빠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