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작의 신(神) 성동일이다. 세 아이의 아빠로, 배우로 욕심을 내고 싶을 때 내겠다는 주의다. 브라운관에 스크린까지 '배우 성동일'만의 이미지와 존재감을 구축한 덕에 성동일은 요즘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또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주목받는 기대작에 줄줄이 출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탐정: 리턴즈(이언희 감독)'는 성동일에게 '응답하라' 시리즈 이후 또 하나의 선물이 된 작품이다. '탐정: 더 비기닝' 개봉 당시 발로 뛰었던 노력에도 성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 아쉬움이 기폭제가 됐다. 멈춤과 포기보다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택하게 만들었다. 카메오에 특별출연 캐스팅까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거들었다. 카메라 안에서 열심히 뛰어 놀기도 했다. 아들 준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정도로 유쾌하고 즐거운 작품으로 탄생했다는 것 만으로도 흡족하다. '탐정: 리턴즈'는 성동일을 비롯한 배우들의 자발적 참여와 애정 아래 300만 돌파에 거뜬히 성공했다.
시대를 읽으니 대중의 마음을 파악하는데도 선수가 됐다. 나이가 들면 들 수록, 아는 것이 많아지면 많아 질 수록 마인드는 점점 더 젊어지고 있는 성동일이다. 타고난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끌며 하고싶은 말은 마음껏 쏟아내는 주도면밀함. 배움과 반성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동일은 '이렇게 잘 늙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만드는 몇 안되는 어른이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 '탐정: 더 비기닝'을 함께 한 김정환 감독,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감독 등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이야기 하면 무조건 재미있는 영화, 드라마를 만들려는 열망이 강하다. '관객을 가르치는 작품은 만들지 말자'고 한다. 우리가 누굴 가르치겠나. 가르치려는 순간 망한다."
- 연기에도 적용되는 사항 아닐까. "연극부터 시작해서 브라운관으로 넘어왔을 때, 난 나름 내 연기에 깊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고집을 부리면서 연기했더니 화살이 날아왔다. 9년 쉬라고.(웃음) '너 연기 안되는 애구나!' 했던 것이다. 선택도 빨라지지만 포기도 빨라진다. 지금은 딱 금을 밟고 있다고 생각한다. 넘어 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뒤로 가지도 않고. 재미있다."
- '탐정' 시리즈도 그런 면에서 본인 스타일인가. "구조 자체가 누구를 가르칠 수 없는 영화다. 오합지졸 세 명이 모인 것부터 그렇다. 상상못한 상황에서 나오는 유쾌함이 좋다. 그것을 우리가 이해하고, 관객들이 이해하면 더 좋다. 똑똑한척 하면 처음부터 삐그덕거리게 되더라. 난 그렇다."
- 이언희 감독은 어땠나. "여리지 않다. 여리면 감독 못한다. 여려 보여도 절대 여리지 않다.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감독에도 남녀는 없다. 그냥 직업이 감독이고 영화를 이끌어가는 수장인 것이다. 이순신 장군, 맥아더 장군 하면서 '남자 이순신 장군', '남자 맥아더 장군' 뭐 이렇게 말하지는 않으니까. 똑같다. 이언희 감독은 배우들의 말을 들어주고, 어울리기 위해 노력한 감독이다."
- 어떤 면이 강점이던가. "누구나 잘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보다 못하는 부분도 있다. 이언희 감독은 그걸 명확하게 알고 있었고, 못하는 것은 과감하게 다른 능력자들에게 맡겼다. 코미디는 배우, 액션은 무술감독. 오히려 편했다. 각자 분야가 철저하니까 절대 남의 밥그릇에 손 안 대고.(웃음) 배우들도 신나게 촬영할 수 밖에 없었다."
- 이광수를 비롯해 김동욱·표창원 등 특별출연과 카메오가 빛났다. “광수랑 동욱이는 내가 특별히 부탁을 했다. 술로 맺어진 인연이라 웬만한 부부보다 질기다.(웃음) 특히 동욱이는 '신과 함께-죄와 벌'이 1000만을 넘으면서 대세가 되지 않았나. 뜨기 전에 잡을 수 있어 다행이다. 술 한 잔 사야 하는데.(웃음) 광수는 '리턴즈'에서 연기를 많이 배워 '라이브'에서도 잘했다. 3편에는 안 나올 것이다."
- 이광수의 3편 합류 여부를 계속 강조하더라. "애초 단발성으로 약속했다. 광수보다는 조인성이 더 낫지 않나. 물론 아직 섭외 상의는 안 됐다.(웃음) 내가 인성이 작품에 2개나 우정출연을 했기 때문에 부탁할 이유는 충분하다."
- 김용화 감독의 페르소나라 불리는데 '신과 함께-죄와 벌'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걸 했었어야지!' 싶기는 하다. 하하. '신과함께'는 여러 이유로 할 수 없었고 2부에서 우정 출연으로 짧게 등장한다. 지금 난 '탐정: 리턴즈'를 말해야 하지만 '신과함께' 배우들이 얼마나 힘들게 노력했을지 잘 알고 있다. '미스터 고' 때 녹색판, 파란색판 앞에서 나 역시 실사없는 고릴라랑 노느라 힘들었다.(웃음)" - 응원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그냥 집안싸움 피하면서 다 잘 됐으면 좋겠다. 해외에서 날아온 만화 주인공들이 돈 다 쓸어가고, 말 못하는 짐승까지 와서 쓸어가고 있다. 그것만의 재미가 있겠지만 너무 그것에만 빠지면 당연히 안타깝다. 한국적인 것도 사랑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