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은 지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 3-9으로 뒤진 8회 초 1사 1·2루에서 추격의 대타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팀이 8-10으로 패하며 그의 한 방은 빛이 바랬지만, 경기 막판까지 승부의 긴장감을 이어간 값진 홈런이었다. 시즌 4호이자 지난달 29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2경기 만에 나온 홈런이기도 했다.
폭염으로 5일 SSG전이 순연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재원은 "타격감은 잘 모르겠다. 그냥 준비만 열심히 하자는 마인드로 하고 있다"며 "스윙이 뒤로 퍼지면서 커지는 부분이 있어 최대한 짧게 나오도록 신경 쓰고 있다. 급해질 필요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최근 조금씩 홈런포를 가동하기 시작한 이재원. LG 제공
이재원의 별명은 '잠실 빅보이'다. 탄탄한 체격(192㎝·105㎏)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최대 강점. 2022시즌에는 두 자릿수 홈런(13개)을 터뜨리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좀처럼 1군 무대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더라도 1군만 올라오면 방망이가 식었다. 올 시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로 백업 자원으로 제한된 기회를 받았고, 경쟁 구도를 뒤집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이재원은 자신의 활약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잘해야 하는데 아직도 많이 부족한 느낌"이라고 거듭 자신을 돌아봤다. 이어 "내가 잘하면 자연스럽게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건데 그러지 못했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한다"며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결과로 보여준 게 없다 보니 내려놓게 된다. 그게 가장 현실적인 것 같다. 한다고 해서, 잡고 싶다고 해서 잡히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흘러가는 대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6일 기준 타율 0.238(80타수 19안타) 4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눈에 띄는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홈런포를 잇달아 가동하며 장타 본능을 되찾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수확이다.
LG 이재원의 타격 모습. LG 제공
이재원의 성장 여부는 LG의 미래와도 맞닿아 있다. 염경엽 감독은 LG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앞둔 2023년 스프링캠프에서 이재원을 두고 "누구보다 욕심이 나는 선수다. 박병호(은퇴·통산 418홈런)의 어렸을 때를 능가하는 힘을 갖고 있다"며 "야구를 접하는 자세, 성실함과 스타일 등이 병호랑 비슷하다. 충분히 '제2의 박병호'가 될 수 있는 선수다. LG의 1루수가 아닌 대한민국의 1루수가 됐으면 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보경·문정빈 등과 함께 LG의 미래를 이끌 재목으로 기대를 받아온 이재원. 그는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뒤에서 항상 잘 준비하고,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