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사진=KFA 홍명보(57) 축구대표팀 감독의 두 번째 월드컵 도전이 시작된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그중에서도 체코전은 홍명보 감독에게 자신의 ‘축구 인생’을 건 경기이다.
홍명보 감독의 축구 인생은 굴곡졌다. 현역 시절 그는 ‘영웅’이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았다.
1990년 만 21세의 나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홍명보 감독은 2002년까지 136경기에 출전하며 한국 축구의 레전드로 자리 잡았다. 그는 선수로 월드컵만 네 차례 출전했고, 4강 신화를 일군 2002년 한일 대회에서는 브론즈볼까지 손에 쥐었다.
축구화를 벗고 곧장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홍명보 감독은 20세 이하(U-20) 대표팀 사령탑을 거쳐 U-23 대표팀 감독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동메달을 안기며 지도자 인생 최고의 환희를 맛봤다. 3·4위전에서 ‘맞수’ 일본을 꺾고 얻어낸 성과라 더 짜릿했다.
홍명보 감독이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앙받는 시간이 길진 않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성인 대표팀 지휘봉을 쥔 홍명보 감독은 호기롭게 역대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짐을 쌌다. 공들여 쌓은 홍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는 그렇게 무너졌다.
롤러코스터 같았던 그의 축구 인생이 다시 오르막을 탄 건 2021년 울산 HD 지휘봉을 잡고 나서다. 홍명보 감독은 만년 2위 이미지가 강했던 울산의 K리그1 2연패(2022·2023)를 이끌며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섰다.
홍명보 감독은 202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환영받진 못했다.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대표팀에 갈 생각 없다”던 홍 감독이 말을 뒤집은 게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월드컵을 앞둔 홍 감독은 여전히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형세다.
홍명보 감독이 벨기에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패한 뒤 눈물 흘리는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한 번 축구 인생의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북중미 월드컵에 홍명보 감독의 명운이 달렸다.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분수령이다. 승리한다면 조별리그 통과의 탄탄대로가 펼쳐진다. 여론 반전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패배하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