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치고 은반 위에 누운 이해인. 사진=연합뉴스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21·고려대)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서 톱10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대회 기간 내내 웃음을 잃지 않은 그는 “모든 대회가 다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웃음이 나왔다”고 비결을 전했다.
이해인은 20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74.15점, 예술점수(PCS) 66.34점을 묶어 총점 140.49점을 올렸다.
지난 18일 쇼트프로그램서 시즌 베스트(70.07)에 성공한 그는 최종 합계 210.56점을 기록했다. 이는 자신의 올 시즌 최고 기록(196.84점)을 훌쩍 넘어선 기록이다. 그는 최종 8위에 올라 톱10에 성공했다. 우승은 알리사 리우(미국·226.79점)가 차지했고,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24.90점)와 나가이 아미(219.16점)가 뒤를 이었다.
이해인은 누구보다 험난한 올림픽 도전기를 겪은 선수다. 그는 지난 202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사이타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은메달을 거머쥐며 ‘제2의 김연아’라는 칭호를 받았다.
20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고 있는 이해인.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지난 2024년 대표팀 해외 전지훈련 중 음주 등 불미스러운 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자격 정지 3년의 중징계를 받으며 은퇴 기로에 섰다. 법정 싸움을 끝에 선수 자격을 일시 회복했고, 이후 연맹의 징계 무효 조처로 국가대표 선발전(종합선수권) 기회를 잡았다. 이후 신지아(세화여고)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무대를 밟은 그는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에서 연속으로 시즌 베스트를 신고하며 웃음과 함께 대회를 마쳤다.
이해인은 경기 뒤 믹스트존 인터뷰서 “쇼트프로그램보다 더 떨었다. 하지만 차분하게 해낸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다. 첫 올림픽이지만,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날 이해인은 거듭 ‘떨었다’고 했지만, 연기 중엔 줄곧 해맑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연기를 돌아본 그는 “프로그램하는 순간은 나만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했다. 아무리 큰 대회지만, 모든 대회가 다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굉장히 떨어서 티가 날 줄 알았다”던 그는 취재진을 향해 “티가 안 난다고 해주셔서 다행”이라고 멋쩍게 웃었다.
이해인은 첫 올림픽서 톱10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서 시즌 베스트를 세우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최고 기록을 세우고 싶었다”며 “그 목표를 이룬 것 같아 기쁘다. 비록 굉장하고 완벽한 연기는 아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준 것 같아 기뻤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의 시간을 돌아본 이해인은 “오늘 연습 마친 뒤 경기 전 그린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숙소로 돌아가는 노을이 너무 예뻐서 사진도 찍었다. 마음이 편안해졌고, 그림도 완성했다. 빨리 보여주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끝으로 이해인은 “4년 뒤 올림픽은 지금의 목표는 아니다. 그래도 내 목표는 하루하루 건강하게 열심히 타는 것이다. 될 수 있다면 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료 신지아(세화여고)와 마찬가지로, 부모님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