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소녀시대 태연.사진=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06.13/ 완전 심사위원 체질이다. 소녀시대 태연이 ‘싱어게인4’에서 보컬 실력만큼이나 와닿는 심사평으로 주목받고 있다.
JTBC ‘싱어게인’은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태연은 지난달 14일 첫 방송한 시즌4에 새로운 심사위원으로 합류했다.
태연의 합류는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간 고정 출연 중인 ‘놀라운 토요일’을 비롯해 서바이벌 프로그램 ‘퀸덤’의 MC, 리얼 버라이어티 ‘좀비버스: 뉴 블러드’ 등에 출연하며 예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가수긴 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기대에 걸맞게 태연은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심사위원에게 필요한 무게감을 겸비한 것은 물론 비전문가인 시청자도 공감할 수 있는 적확한 평가로 호평을 얻었다. 1라운드부터 발라드가 아닌 걸그룹 에스파의 ‘아마겟돈’을 선곡한 17호 가수에 대해 “곡 선택이 아쉽다”고 모두가 이야기할 때 태연은 “저는 선곡이 나쁘지 않았다”며 다른 의견을 냈다. 이어 태연은 “편곡 스케일에 맞는 보컬 스케일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지만, 그래도 4명이 부르는 곡을 혼자서 소화하는 모습은 유연했다”며 다인원 그룹의 메인 보컬다운 심사평을 내놔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사진=JTBC
또한 태연은 솔로 앨범 작업에서 다수의 곡에 직접 작곡작사가로 참여한 경험자답게 시적인 비유로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비가 와서, 해가 쨍쨍해서, 바람이 세게 불어서, 자연스럽게 깎인 자연 같다. 날것의 보컬 같다”, “감칠맛 나는 퍼포먼스가 매력적이다. 물을 벌컥벌컥 마실 것 같지만 혀만 살짝 댄 것 같은 느낌” 등의 표현이다.
함께 ‘싱어게인4’ 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윤종신은 태연에 대해 “제일 뒤늦게 들어온 심사위원인데 가장 지적인 심사평을 하는 것 같다. 굉장히 냉정하고 아주 객관적이어서 깜짝 놀랐다”며 “그에 비해 내 심사평은 너무 저렴한가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극찬했다.
K팝 2세대 대표 걸그룹인 소녀시대로 데뷔한 태연은 이제는 단순 아이돌을 넘어선 ‘올라운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로 가수로서도 성공하며 실력파 아이돌로 인정을 받은 태연의 활동은 예능으로까지 뻗어 나갔다. ‘놀라운 토요일’에는 2020년 합류해 지금까지 5년째 고정 멤버로 활약 중이기도 하다. 올해는 오디션 예능 심사위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는데 이 역시 호평을 얻어내며 존재감을 드높였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싱어게인4’를 보고 가수로서만 생각했던 이미지와 많이 다른 태연의 모습을 많이 발견했다”며 “특히 젊은 보컬의 관점에서 구체적인 조언을 건네고, 참가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태연의 심사평을 보는 게 ‘싱어게인4’의 또 다른 재미”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