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동원이 29일 대전 한화전 3회 말 노시환의 안타 때 2루 주자 문현빈의 득점을 허용하고 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원심이 뒤집혔다. 중계 화면상 박동원이 정확한 포구에 실패한 모습이 잡혔다. 사진=KBS ㅜ sports·티빙 제공 수비 교체를 위해 더그아웃 앞에 서 있던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35)은 비디오 판독 결과 원심이 번복되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홈 태그 악몽'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박동원은 2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0-2로 뒤진 3회 말 아쉬운 실점을 했다. 2사 2루에서 노시환의 좌전 안타 때 2루 주자 문현빈이 홈을 파고 들었다. 좌익수 문성주의 원바운드 송구가 정확하게 이뤄졌다. 타이밍상 아웃. 문현빈이 슬라이딩으로 발을 뻗었지만 구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그러나 김경문 한화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원심은 세이프로 번복됐다.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박동원이 정확하게 포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현빈의 발과 충돌하며 공이 떨어졌다. 그 사이 문현빈이 홈 플레이트를 터치했다. 포수 포구 실책. 분명 아쉬움이 남는 플레이였다. 한화 손아섭이 8월 10일 잠실 LG전 7회 초 문현빈의 1루 땅볼때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피해 득점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5.08.10. 박동원은 최근 두 달 홈 태그 상황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
시작은 8월 1일 잠실 한화전에서였다. 박동원은 팀이 2-3으로 뒤진 7회 1사 3루 수비에서 문현빈의 1루수 앞 땅볼 때 1루수 천성호의 송구를 받아 홈으로 쇄도하던 손아섭을 기다렸다. 그러나 손아섭이 박동원의 태그를 피해 왼팔을 접고, 오른손으로 홈 플레이트를 터치하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11일 잠실 KT 위즈전에선 4-2로 앞선 7회 초 무사 1, 3루에서 강현우의 투수 앞 희생번트 때 김영우가 공을 잡아 홈에 송구했다. 이번에도 타이밍상 아웃. 그러나 황재균은 박동원의 태그를 피하는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분위기를 뺏긴 LG는 4-4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8회 결승점을 내줘 4-6으로 졌다. 이때까지는 염경엽 LG 감독도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플레이여서 (어쩔 수가 없다)"라며 "좀 더 여유가 있으면 앞으로 나가는 건데 (정석대로 글러브를) 베이스 앞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경험을 해봤지만 그런 플레이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라며 "스위밍 슬라이딩이 새로운 트레이드가 됐다. 수비수가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화 노시환(왼쪽)이 26일 대전 LG전 7회 말 1사 2, 3루에서 한화 하주석의 땅볼 때 LG 포수 박동원의 빈 글러브 태그를 피해 득점하고 있다. 한화 제공 박동원은 지난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또 한 번 충격에 휩싸였다. 팀이 1-0으로 앞선 7회 말 1사 2, 3루에서 하주석이 기습 번트를 시도했으나, 투수 김영우가 공을 잡아 런다운 플레이로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홈에 몰린 노시환의 연기력에 속은 박동원은 급한 나머지 빈 글러브로 태그했다. 처음에는 아웃 판정이 나왔지만, 박동원이 공을 오른손에 쥐고 왼손 포수 미트로 태그한 장면이 잡히면서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LG는 결국 1-4로 졌다. 염경엽 감독은 "누가 봐도 아웃 상황이다. 박동원이 방심했다"라고 지적하며 "경기 후에 밤새 잠을 못잤다"라고 털어놓았다. 염경엽 감독은 29일 3회 말 수비 교대 후 박동원에게 홈 태그 상황의 수비에 대해 직접 시범을 선보이며 설명했다.
박동원은 당분간 홈 태그 상황에서 부담감을 크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상대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화여서 더 그렇다. 자칫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다. 포스트시즌(PS)을 앞두고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