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키움과 LG 경기. 키움 선발 로젠버그가 3회 LG 문보경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한뒤 마운드를 방문한 투수코치와 얘기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가 공동 1위 LG 트윈스에 '또' 패배를 헌납할 위기에 놓였다. 믿었던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30)마저 무너졌다.
로젠버그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LG와 원정 경기 맞대결에 선발 등판했지만 5이닝 6피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점) 부진했다. 단 한 점의 득점 지원도 받지 못했고, 3회 말 야수진의 실책이 겹치면서 4실점 빅 이닝을 허용했다. 결국 0-4로 끌려가는 4회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시즌 4패(3승) 위기에 놓였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81에서 3.95로 올랐다.
LG와 로젠버그의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그는 앞서 4월 9일 LG를 만나 8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을 수확한 바 있었다. 두 번째 만남에서 좋은 기억을 이어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딱 한 이닝이 문제였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로젠버그는 2회 말 흔들렸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첫 두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주자를 쌓은 그는 후속 오지환에게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한 뒤 송찬의에게 사구를 내줬다. 만루 위기를 맞았어도 거리낄 건 없었다. 그는 구본혁, 이주헌에게 주 무기 체인지업을 떨어뜨리며 연타석 헛스윙 삼진을 뽑고 2회 실점 위기를 잠갔다.
그런데 4회가 문제였다. 로젠버그는 이번에도 선두 타자인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고 주자를 쌓았다. 후속 문성주에게 삼진을 잡아낸 그는 오스틴 딘에게도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순항이 이어져야 정상이었는데, 유격수 어준서가 공을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다. 어준서는 급하게 1루로 던져 타자 주자를 잡으려 했으나 송구가 짧게 날아가면서 1루수 앞에서 바운드 후 뒤로 빠졌다.
14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키움과 LG 경기. LG 오지환이 3회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날린뒤 기뻐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14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키움과 LG 경기. LG 박해민이 3회 2루 도루 성공한뒤, 오스틴 타석때 3루 도루 성공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송구 실책으로 3루 주자 박해민이 득점했고, 로젠버그는 이후 무너졌다. 문보경의 2루타로 1타점을 더한 LG는 김현수가 땅볼을 쳤는데, 로젠버그가 직접 포구 후 홈으로 던졌으나 송구가 다소 높았다. 결국 홈으로 쇄도한 3루 주자 문보경이 사는 야수 선택. 이어 오지환이 중견수 방면 뜬공 타구를 만들었는데 중견수 임병욱이 타구를 놓치면서 1타점 2루타가 기록됐다. 실책과 본인의 송구, 중견수 판단 착오가 겹치면서 순식간에 4실점이 기록됐다.
비록 승리와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로젠버그는 선발 투수로서 최소한의 임무는 다 했다. 4회까지 95구를 던진 그는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문보경에게 2루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 위기가 찾아왔지만,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5이닝 소화만큼은 해냈다. 총 투구 수는 114구. 승리와 별개로 책임감이 묻어난 기록이다.
로젠버그가 내려간 키움 마운드는 6회 윤현이 올라와 이어 받았다. 키움은 6회 말 현재 0-4로 LG에 끌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