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NC 와 LG 경기. NC 이호준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미소짓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2025.04.24.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이 특유의 입담을 뽐냈다.
이호준 감독은 1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앞서 "대한민국에서 9자가 썩 좋은 숫자가 아니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SSG의 3번·지명타자인 최정은 KBO리그 사상 첫 500홈런에 도전한다. 지난 10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통산 499호 홈런을 쏘아 올린 뒤 관심이 쏠린 이튿날 KIA와의 더블헤더(DH)에선 무안타로 침묵한 상황. 이호준 감독이 말한 '9자'는 이른바 아홉수를 의미한다.
2015시즌 역대 최고령 통산 300홈런을 달성한 이호준 감독은 당시 아홉수를 실제 경험했다. 2015년 5월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통산 299홈런을 달성한 뒤 14경기 연속 침묵한 것. 이 기간 타율이 0.227(44타수 10안타)에 머물 정도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이호준 감독은 "(기록을 달성하면 주려고 구단에서 준비한) 꽃다발이 신경 쓰이더라. 신경 안 쓰려고 했는데 못 치면 쓰레기통에 버리고 못 치면 쓰레기통에 버리고 하니까 꽃값 아까워서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이는 나와 성격이 다르니까 그런 거 생각 안 할 수 있다. 솔직한 마음은 (이번) 3연전이 아니라 다른 팀하고 할 때 쳤으면 한다. 똑같이 상대할 건데 (치더라도) 결정적일 때가 아니었으면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2025 KBO리그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11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최정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2025.05.11/
이호준 감독은 최정이 입단한 2005시즌 SK 와이번스의 간판타자였다. 최정의 신인 시절 성장을 누구보다 옆에서 지켜본 야구 관계자다. 이 감독은 "정이가 꼬마 때부터 같이 했는데 홈런 타자가 될 거라고 꿈에도 생각 못 했다. 타율 3할에 홈런은 많이 치면 20개 정도 생각했던 친구인데 벌써 500개"라며 "내 기억이 맞다면 타격 폼을 본인이 만들었을 거다. 누가 만들어준 폼은 그 코치가 떠나거나 슬럼프가 오면 (타격감을) 찾는 데 오래 걸리는데 내가 만든 폼으로 치는 선수들은 그게 꽤 오래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장점을 많이 살린 타격 폼이다. 정이의 배트는 정이의 폼에서만 쓸 수 있는 배트"라며 "무게 자체도 그런데 헤드 쪽에 무게가 많이 가 있기도 하다. 일반 사람들이 (그 배트로) 스피드를 내려면 헤드가 무거워서 잘 안 돌아간다. 정이처럼 '퉁' 치는 선수들만 파워가 더 많이 실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NC의 선발 라인업은 권희동(좌익수) 김주원(유격수) 박민우(2루수) 손아섭(우익수) 박건우(지명타자) 천재환(중견수) 김형준(포수) 서호철(1루수) 김휘집(3루수) 순이다. 선발 투수는 외국인 투수 라일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