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오, 베이비몬스터, 이즈나. (사진=더블랙레이블, YG엔터테인먼트, 웨이크원 제공) 차세대 ‘블랙핑크’ 자리는 누가 꿰차게 될까. 최근 SNS에서 이 같은 주제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후보들은 지난해 데뷔한 ‘5세대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와 이즈나, 미야오 등이다. 올해 데뷔한 하츠투하츠와 키키는 포함되지 않았다. 베이비몬스터는 블랙핑크와 같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이라는 이유로, 이즈나와 미야오는 과거 블랙핑크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 프로듀서 테디의 손을 거쳤다는 점에서 비교 대상에 올랐다.
◇ 베몬, 실력만큼은 ‘몬스터’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베이비몬스터는 이름값 하는 그룹이다. ‘YG 아티스트는 믿고 본다’는 명성에 걸맞게 멤버들이 고루 높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외국인 멤버의 경우 랩을 할 때 다소 어눌하게 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베이비몬스터는 이것마저도 예외다. 일본인 멤버 아사가 또렷한 한국어 발음으로 속도감 있는 랩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실력이 ‘몬스터’ 급이니 팬덤 확장에도 가속이 붙고 있다. 베이비몬스터는 지난해 4월 공식 데뷔 이래 1년도 채 되지 않은 올 1월에 ‘K팝의 성지’로 불리는 KSPO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이들은 서울에 이어 2월 미국 뉴저지, 3월 로스앤젤레스로 투어를 확대해 나갔다. 앨범 판매량도 괄목할 만하다. 미니 1집 ‘베이비몬스터’로 K팝 걸그룹 데뷔 첫 앨범 초동 신기록(40만 1287장)을 세운 데 이어 정규 1집 ‘드립’으로는 이전 대비 약 1.7배(67만 7961장)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음반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빌보드 200’에도 149위로 첫 입성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베이비몬스터는 현재 월드 투어를 진행 중인 만큼 팬들과의 결속력, 과거보다 더 향상했을 라이브 실력등이 다음 앨범에서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즈나, 서바이벌 출신 다운 ‘성장세’
사진=웨이크원 제공. 이즈나는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랜드2’를 통해 결성됐다. 비주얼부터가 ‘대중 픽’인 게 실감 난다. 호불호 없는 미인형 얼굴에, ‘기럭지’도 시원시원해서 “전원 모델돌”이라고 불린다. 이즈나는 테디가 데뷔 앨범 ‘N/a’ 부터 총괄 프로듀싱을 맡아 주목받았다. 지난 3월에 발매된 디지털 싱글 ‘사인’ 역시 테디가 작사·작곡했다. ‘사인’은 이즈나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킨 시도로 불리며 최근 SBS M ‘더 쇼’에서 첫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입증했다. 사진=웨이크원 제공. ‘사인’은 사랑도, 꿈도 스스로 쟁취한다는 진취적인 노래다. 데뷔곡 ‘이즈나’가 격하고 멋진 느낌이라면, ‘사인’은 다소 부드럽다. 주체적인 감정의 가사와 달리, 아련한 표정과 부드러운 춤선이 대비되면서 묘한 매력을 안겨준다. ‘사인’은 발매 직후 멜론, 지니 등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차트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물론이고 아마존 디지털 뮤직 싱글 인기도 2위, 아이튠즈 K팝 톱 송 3위에 오르는 등 선전했다. 뮤직비디오는 발매 17일 만에 조회수 5700만 회를 돌파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이즈나는 치열한 경쟁과 글로벌 팬들의 응원을 거쳐 데뷔한 만큼, 탄탄한 팬덤을 확보했다”면서 “디지털 싱글 ‘사인’을 통해 한층 깊어진 음악성과 퍼포먼스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미야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미야오.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미야오는 ‘다채로운 꼬리를 가진 고양이’라는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팀이다. 베몬, 이즈나보단 팬덤 확장 속도에 느린 감이 있지만, 존재감만큼은 확실한 그야말로 ‘고양이’ 같은 그룹이다. 테디가 YG를 떠나 더블랙레이블을 설립한 뒤 론칭한 첫 그룹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YG 시절부터 이어졌던 테디 특유의 음악적 질감이 ‘톡식’ ‘바디’ 등 곳곳에 묻어나 있다.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이즈나 노래도 테디가 만들긴 하지만, 미야오 노래 속 테디는 조금 더 도전적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최근 선공개된 ‘핸즈 업’이다. 브라질리언 펑크라는 살짝 낯선 장르를 시도해 쉴 틈을 주지 않는 경쾌한 비트와 리듬을 연속적으로 쏟아낸다. 과거 블랙핑크 노래에서 묘하게 느껴지던 ‘뽕삘’을 테디가 미야오를 통해 봉인 해제한 듯한 느낌이다. 미야오는 ‘핸즈 업’ 선공개에 이어 내달 12일 첫 EP 발매를 앞두고 있다.
대중음악 관계자는 “미야오의 이번 컴백은 이전 활동들보다 훨씬 대중 친화적이다. 유니크한 음악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미야오가 이번 앨범으로 대중성까지 잡게 된다면, 음원차트에 돌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