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은 29일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 퓨처스팀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 4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무려 10개나 잡아냈다. 4회 말 만루 위기에서도 연속 타자 삼진을 해냈다. 5회 그가 남긴 주자가 구원 투수에 의해 홈을 밟아 실점이 생겼지만, 마운드 위에 있을 때는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윤성빈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2017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이기 때문이다. 부산고 시절 1m97㎝ 큰 키에서 내리꽂는 150㎞/h대 중반 강속구로 메이저리그(MLB) 구단 스카우트의 눈까지 사로잡았다. 실제로 2020년 전반기까지는 미국 무대 도전을 고려했다. 하지만 연고지 프로 팀에서 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롯데행을 선택했다.
그런 윤성빈이기에 롯데 기대도 컸다. 하지만 첫 시즌부터 부상 탓에 재활 치료로 시간을 보내야 했고, 복귀 뒤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1군에서 가장 많이 등판한 2018시즌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에 그쳤고, 이후 2024시즌까지 1군 등판은 세 경기에 불과했다.
윤성빈은 지난해 7월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대체 선발로 발탁, 무려 1951일 만에 1군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2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윤성빈의 투구에 대해 "구위는 좋았지만, 경기 운영은 아쉬웠다"라고 했다.
윤성빈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겨울 '2024 울산-KBO Fall League(교육리그)'에 참가해 한층 나아진 투구를 보여줬다. 올 시즌도 1군 전력으로 평가받진 않았지만, 퓨처스리그에서 나선 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1군 무대 대체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다.
KBO리그는 29일부터 '어린이날 연휴' 9연전에 돌입한다. 10개 구단 모두 대체 선발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둔 김태형 감독은 퓨처스팀에서 선발 자원을 부르는 시나리오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4선발 김진욱이 컨디션 난조로 퓨처스팀에 내려가 있는 상황이지만, '불펜 데이'를 운영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윤성빈의 '무력시위'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윤성빈은 지난해 10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어깨가 빠져서 은퇴하나, 기량이 부족해서 은퇴하나 다를 게 없다. 팔이 부러지도록 던져보겠다"라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