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화 와 LG 경기. 한화 선발 문동주가 역투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문동주(22·한화 이글스)가 드디어 선발로 돌아왔다.
문동주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앞서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직구 최고 158㎞/h를 찍은 그는 최고 143㎞/h의 포크볼(9구)을 결정구로 쓰면서 커브(6구) 슬라이더(4구)도 섞었다.
이날 그는 내야 안타 1개를 허용하긴 있긴 했으나 이는 야수 실책에 가까웠다. 그는 5이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적으로 소화, 향후 시즌 전망을 밝혔다.
지난해 9월 어깨 통증을 느끼고 시즌을 마감, 비시즌 재활에 전념했던 문동주는 올해 시즌 준비가 다소 늦었다. 이에 시범경기 동안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투구 수를 늘렸다. 그는 지난 1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에 6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투구수 19개)으로 막았다.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구원 투수로 나서 2이닝(무실점, 투구수 28개)을 점검했다.
당초엔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지 못하고, 4월 말 복귀가 점쳐졌다. 하지만 투구 수 준비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졌다. 한화는 이닝 수가 적어도 1군 선발로 출발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27일 선발 등판을 결정했다. 김경문 감독은 "오늘은 투구 수가 얼마나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3이닝 정도 생각한다. 투구 수가 적다면 선수 본인과 코치에게 의사를 묻겠다. 그 후는 조동욱이 나간다"고 말했다.
'적은 이닝을 던지게 될 것'이라는 예상 아래 시작된 투구 내용은 흠잡을 데 없이 깔끔했다. 1회 말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선두 타자부터 안타를 내줬다. 투수의 책임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2루 땅볼성 타구를 만들었으나 2루수 안치홍이 포구 후 공을 던지려다 포구에 실패해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그러나 그는 후속 타자 문성주에게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2사 후 문성주에게 도루를 내주긴 했으나 오스틴 딘과 문보경은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최고 158㎞/h 강속구를 중심으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한 그는 슬라이더와 포크볼로 마지막 헛스윙을 끌어냈다.
27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화 와 LG 경기. 한화 선발 문동주가 역투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회부턴 더 압도적이었다. 문동주는 2회 삼자 범퇴를 기록했다. 첫 타자 오지환에겐 155㎞/h·153㎞/h·154㎞/h를 3연속 던진 후 포크볼을 떨어뜨려 헛스윙 삼진을 가져왔다. 베테랑 김현수는 직구로 2루수 땅볼 처리했고, 포수 이주헌에겐 주 무기 커브를 직구에 솎아 헛스윙 삼진을 추가했다. 3회엔 선두 타자 박해민을 공 1개 만으로 중견수 뜬공 처리했고, 신민재에겐 유격수 땅볼, 홍창기에겐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약속했던 3이닝 동안 던진 건 겨우 37구. 김경문 감독은 구체적인 투구 수는 알리지 않았지만, 문동주는 앞서 26일 "(이전) 라이브 피칭에서 예정된 투구 수 45개를 넘겨 50개까지 던졌다. 27일 등판 때에는 60개 정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몸 상태는 무척 좋다. 아직 투구 수를 늘려가는 과정인데 금방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 100% 이상의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가능 투구 수까지 무려 20구가 남은 상황.
27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화 와 LG 경기. 한화 선발 문동주가 역투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한화와 문동주는 4회 말 등판을 결정했다. 위기는 있었지만, 크지 않았다. 문동주는 4회 선두 타자 송찬의에게 실책 출루를 허용했다. 유격수 심우준 정면으로 온 타구가 불규칙하게 튀었다. 그러나 투수가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오스틴의 3루수 빠른 타구는 노시환이 신속히 건져내 러닝스로로 잡아냈다. 이후 문보경의 투수 앞 땅볼은 문동주가 직접 글러브에 담아 처리했다.
무실점을 앞두고 문동주가 힘을 냈다. 그는 구속을 끌어올려 오지환에게 2구째 156㎞/h 직구를 던졌고, 4구째 155㎞/h 직구로 유격수 파울 플라이를 얻어 네 번째 이닝을 마무리했다.
'여기까지'로 보였지만, 문동주는 5회마저 마운드에 올랐다. 내려가기엔 투구 수(4이닝 51구)가 적었다. 예정 투구 수까지 여유가 있자 5이닝 소화에 도전했고, 성공했다. 5회 등판한 그는 첫 타자 김현수에게 3볼 1스트라이크에 몰렸으나 5구째 직구로 중견수 뜬공을 얻었다. 이어 이주현에게 직구 하나만으로 중견수 뜬공을 추가했다.
마지막 타자 박해민과 마주한 문동주는 2연속 강속구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고, 포크볼 2개를 떨어뜨렸다. 박해민은 첫 포크볼은 참았지만, 두 번째 포크볼에 방망이를 돌리며 삼진으로 물러나 문동주에게 15번째 아웃 카운트를 헌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