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개막전부터 홈런포를 터뜨렸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올해는 개막전부터 터졌다. 2년마다 한꺼풀 벗고 성장한 노시환(25·한화 이글스)이 다시 한번 홈런왕을 차지하기 위한 첫 축포를 쏘아올렸다.
노시환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개막 원정 경기에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3-2로 앞서는 8회 초 1사 주자 없는 3볼 상황에서 KT 원상현의 144㎞/h 직구를 공략해 우중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노시환은 2회 첫 타석 때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4회 두 번째 타석 때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다. 하지만 시원한 정타가 아닌 3루수 왼쪽으로 굴러간 행운의 내야안타였다. 노시환이 침묵하는 동안 한화 타선도 침묵했다. 한화는 6회까지 1득점 침묵했고, 7회에야 2점을 더해 역전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하지만 노시환도 그대로 침묵하지 않았다. 노시환은 8회 세 번째 타석 때에서야 폭발했다. KT 세 번째 투수 원상현과 마주한 그는 먼저 3볼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다. 불리한 곳에 몰리자 원상현이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144㎞/h 직구를 밀어넣었지만, 노시환은 기다리지 않고 풀스윙으로 이를 받아쳤다. 상체를 뒤로 젖히는 특유의 팔로스루가 나왔고, 타구는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기록된 비거리가 135m에 달했다. 타구를 확인한 그는 동료들을 바라보면서 포효하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한 방이다. 노시환은 지난 시즌 타율 0.272 24홈런 89타점, 출루율 0.356과 장타율 0.454를 기록했다. 나쁜 성적은 아니었으나 2023년 기록한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출루율 0.388과 장타율 0.541과 차이가 컸다. 그해 홈런왕과 타점왕, 3루수 골든글러브를 휩쓸었으나 1년 만에 스포트라이트가 후배 김도영(KIA 타이거즈)에게 향했다. 노시환은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도 "도영이와 홈런왕 경쟁을 해보고 싶다. 40개 이상 쳐야 홈런왕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다짐했다. 노시환은 개막전 홈런으로 자신의 올 시즌 홈런왕 후보로서 자격을 증명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노시환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했다. 1년 차부터 1군에서 기회를 받은 그는 2021년 드디어 1군 4번 타자에 걸맞은 성적을 냈다. 당시 그는 107경기 타율 0.271 18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풀시즌 소화는 하지 못했으나 출루율 0.386 장타율 0.466을 기록하며 팀의 새 간판스타로 자격을 증명했다.
2021년을 뛰어넘은 건 2022년이 아닌 2023년이었다. 노시환은 2022년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기 시작했고, 장타를 잃었다. 타율은 0.281이어으나 장타율이 0.382까지 떨어졌다. 홈런은 단 6개에 불과했다. 성장통이 노시환을 키웠다. 비시즌 히팅 포인트를 재정립하고 장타를 조준한 그는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떨어졌던 장타율이 0.541까지 올라섰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는 타율 0.272 24홈런 89타점에 그쳤다. 두 번째 성장통을 보냈고, 2025시즌 다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노시환은 경기 후 중계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는 (타격의) 일관성이 많이 떨어졌다. 타격감이 안 좋을 때 많이 흔들렸고 타격폼도 조정했다. 스스로 많이 흔들렸다. 올해 캠프에서는 일관성 있는 훈련으로 똑같은 폼과 루틴으로 반복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스윙을 최대한 간결하게 해도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공을 맞히면 충분히 넘어간다는 걸 (직접) 느끼고 있다"며 "(오늘도) 무조건 앞에서 치겠다 생각하고 풀스윙을 한 게 통했다"고 설명했다.
성장통 후 알을 깨온 지금까지의 노시환이라면 2023년으로의 회복 그 이상도 기대할 법 하다. 노시환은 "목표는 당연히 가을야구다. 프로 들어와서 한번도 냄새를 못 맡았다. 뛰어보고 싶다"며 "4번 타자로 30홈런 100타점은 4번 타자의 상징이다. 올해 꼭 달성하고 싶다. 홈런왕도 한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