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개막을 한 달 앞둔 프로축구 K리그1에서 벌써 3명의 외국인 선수 주장이 선임됐다. 개막 시점 기준으로 K리그 역대 가장 많은 수다.
포항 스틸러스가 지난 14일 가장 먼저 완델손(36·브라질)의 주장 연임 소식을 발표했다. 지난해 51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주장으로 선임됐던 완델손은 팀의 코리아컵 우승 등을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아 이번 시즌에도 주장직을 유지한다.
완델손은 지난 2017시즌(임대)과 2019시즌 각각 포항에서 뛰었고, 2022시즌부터 계속 포항 유니폼만 입고 있다. 지난 시즌엔 K리그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했고, 최근 2년 재계약을 통해 내년까지 동행이 확정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제시 린가드(33·잉글랜드)도 15일 FC서울 새 주장 선임이 발표됐다. 린가드는 지난 시즌에도 기성용의 부상 이후 임시 주장 역할을 맡은 바 있는데, 올 시즌에는 정식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게 됐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기)성용이가 다친 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린가드에게 책임감을 주면 더 열심히 할 거 같아서 주장 완장을 넘겨줬다. 그랬더니 말도 더 많아지고 팀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더라. 책임감을 갖고 선수단을 이끌자 다른 선수들도 린가드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칭찬했다.
대구FC를 넘어 K리그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는 세징야(36·브라질)도 다시 주장 완장을 찬다. 2016년 대구에 입단해 10번째 시즌을 앞둔 세징야는 이미 지난 2022~2023시즌 주장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지난해엔 베테랑 홍철(현 강원FC)이 주장을 맡았는데, 홍철의 이적으로 세징야가 다시 완장을 찬다. 구단은 “세징야의 풍부한 경험과 영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했다.
K리그에서는 지난 2010년 성남 일화(현 성남FC)의 사샤 오그네노프스키(호주)가 K리그 역대 최초로 외국인 주장 역할을 맡았다. 이후 2016년 오스마르(서울), 2022년 세징야, 2023년 일류첸코(서울) 등이 외국인 주장으로서 팀을 이끈 바 있다. 아직 주장단 발표를 하지 않은 팀들도 많아 외국인 주장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주장으로 선임된 선수들 모두 팀에 잘 녹아들고 적극적인 소통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책임감과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외국인 선수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해당 외국인 선수에게 책임감을 심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