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SSG닷컴 1조원 풋옵션에 대한 급한 불을 껐다. SSG닷컴의 재무적 투자자(FI)가 가진 지분을 제3자에 되파는 방식으로 투자금 문제를 해소하기로 했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4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이 가진 SSG닷컴 보통주 131만6492주(전체 30%) 전부를 올해 말까지 신세계그룹 측이 지정하는 단수 또는 복수의 제3자에게 매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신세세계그룹과 FI 간 합의에 따라 매매 계약상의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효력도 소멸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양측은 격변하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서 SSG닷컴의 미래를 위해 더 발전적인 방향성을 공유했고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이번 합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은 2018년 10월 신세계그룹과 투자 약정을 맺고 2019년 7000억원, 2022년 3000억원 등 1조원을 투자해 SSG닷컴 지분을 15%씩 확보한 바 있다. 그러다 SSG닷컴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자 투자금 회수를 위한 FI 압박이 표면화했다.
투자 계약서에는 SSG닷컴이 2023년까지 총거래액(GMV) 5조1600억원을 넘기지 못하거나 복수의 투자은행(IB)으로부터 IPO를 할 준비가 됐다는 의견을 받지 못하면 FI가 보유주식 전량을 신세계 측에 매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는 풋옵션 내용이 포함됐다.
풋옵션 행사가 지난달 1일부로 가능했다. 이를 두고 양측은 투자금 회수와 관련한 협상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풋옵션 가능 기한이 2027년 4월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양측이 비교적 빠르게 합의점을 찾았다는 반응이다.
신세계그룹 측은 기존 FI를 대체할 신규 투자 후보군과의 협의를 이미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투자자는 이르면 하반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도금액은 기존 FI의 투자금 원금인 1조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