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사극부터 퓨전사극, 로맨스 그리고 미스터리까지. 토요일 드라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이미 KBS2 ‘고려 거란 전쟁’과 MBC ‘열녀박씨 계약 결혼뎐’, SBS ‘마이 데몬’이 동시간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배우 이영애 주연의 tvN ‘마에스트라’가 9일 첫 방송 했다. ‘마에스트라’ 첫 회 평균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으로 4.2%를 기록하며 무난한 시작을 알렸다.
사진=tvN 제공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를 뜻하는 말이다.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영애)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2021년 JTBC 드라마 ‘구경이’ 이후 이영애가 2년 만에 선택한 작품, 그리고 그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천재 지휘자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이목이 쏠렸다. 이영애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을 위해 1년 동안 바이올린과 지휘를 연습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사진=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마에스트라’의 바로 전작인 박은빈 주연 ‘무인도의 디바’는 힐링을 주제로 평균 시청률 6~8%대를 유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반면 ‘마에스트라’는 ‘무인도의 디바’보단 조금 무거운 소재다.
CJ ENM 관계자는 “2020년대 방영된 드라마 ‘부부의 세계’와 2018년에 방영한 ‘스카이 캐슬’과 결이 비슷하다”며 “중년의 남자와 여자의 잘못된 사랑 그리고 본인에게 득이 된다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차세음의 면모까지. 40대에서 50대 여성층에게 매력적인 소재”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이 무거움이 4050 여성 시청자층을 어떻게 사로잡을지가 ‘마에스트라’ 시청률 상승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고려 거란 전쟁’ 포스터. (사진=KBS2 제공)‘열녀박씨 계약결혼뎐’ 포스터. (사진=MBC 제공) 현재 토요일 드라마는 KBS2 ‘고려 거란 전쟁’이 최고 시청률 10%로 동시간대 드라마 중 1위다. ‘고려 거란 전쟁’의 경우 제작비가 270억 원 투입된 드라마로 실감 나는 전투신과 화려한 CG로 호평받고 있다. 여기에 사극의 대가 최수종까지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하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건 MBC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이하 ‘열녀박씨’)다. ‘열녀박씨’는 조선시대 유교걸 박연우와 21세기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의 계약 결혼 이야기. 퓨전 사극 장르인 ‘열녀박씨’는 최근 감칠맛 나는 전개로 자체 최고 시청률 9.6%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마이데몬’ 포스터. (사진=MBC 제공) 배우 김유정, 송강 주연의 SBS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마이 데몬’은 최고 시청률 4.7%로 경쟁작에 비해 낮은 성적이지만, 해외 반응은 압도적이다. ‘마이 데몬’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 부문(11월 27일~12월 3일)에서 2위를 기록했다. 특히 4회 방송 이후 브라질, 칠레,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등 24개국에서 1위를 휩쓴 것을 비롯해 85개국에서 톱10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방송 캡처
‘마에스트라’가 시청률과 화제를 잡고 있는 경쟁작들과 경쟁에서 처음부터 승기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에스트라’는 오케스트라 이야기와 불륜 이야기가 차례로 전개돼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마에스트라’ 1화에서는 타성에 젖은 오케스트라를 바꾸려는 차세음과 그런 그의 독단적인 행동을 거부하는 단원들의 충돌이 흥미로운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2화에서는 차세음이 남편 김필(김영재)의 불륜 사실을 알고 있다는 내용이 전개되면서 또 다른 재미를 줬다. ‘베토벤 바이러스’ 같은 오케스트라 내용인 줄 알았는데 거기에 치정극이 더해져 흥미진진한 전개가 이어지고 있는 것.
흥미로운 드라마 전개와 달리 이영애 연기력을 두고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여성 지휘자라는 낯선 캐릭터에 극중 이영애 특유의 발성이 “오글거린다”는 평도 있다. 반면 이영애의 지적인 이미지와 지휘자가 잘 어울린다는 의견도 많다.
다만 아직 2회 밖에 드라마가 방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영애의 연기력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11일 기준 ‘마에스트라’ 평균 시청률은 4.8%로 소폭 상승한 가운데 과연 이영애의가 토요일 드라마 시청률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