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정시종 기자
박세웅의 올가을 전략은 '올인'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까지 온힘을 쏟을 작정이다.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세웅은 지난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나흘 휴식 후 오는 22일 인천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예정이다. 이 등판을 마치면 곧장 서울로 이동, AG 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회 4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AG 야구 대표팀은 23일부터 서울 고척돔에서 단체 훈련에 돌입한다. 사진=롯데 제공잠실=정시종 기자
22일 경기는 박세웅의 올 시즌 KBO리그 마지막 등판일 될 가능성이 크다. AG 야구 결승전과 3위 결정전은 10월 7일 열릴 예정. AG 대표팀의 전력과 KBO리그 잔여 일정을 고려하면 박세웅의 정규시즌 잔여 등판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롯데가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해야 다시 마운드에 설 기회를 잡을 것이다.
롯데의 '안경 에이스' 계보를 잇는 박세웅은 누구보다 가을 야구를 갈망한다. 2015년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2017년 딱 한 차례 경험했다. 당시 가을야구의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단다. 고척=김민규 기자
롯데는 18일 기준으로 5위 KIA 타이거즈에 4.5경기 뒤진 7위에 처져 있다. PS 진출을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일 때 박세웅은 태극마크를 달고 소속팀을 떠난다. 그렇기에 나흘만 쉬고 22일 등판하면서 마지막까지 팀에 희망을 불어넣고자 한다. 그는 " 대표팀 합류 전까지 소속 구단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롯데 자이언츠의 일원으로서 해야 할 임무"고 말했다.
박세웅은 7월 평균자책점 8.40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롯데 국내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없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열흘(7월 12~21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1군 엔트리 말소도 없다. 그만큼 롯데 국내 선발진의 든든한 에이스로 활약했다. 사진=연합뉴스
류중일 AG 대표팀 감독도 박세웅의 합류를 기다린다. 박세웅은 올 시즌 리그 평균자책점 10위(3.42)에 올라 있다. 국내 투수로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2.39) 고영표(KT 위즈, 2.99)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3.17)에 이어 네 번째다. 최근 6차례 등판에선 5차례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올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대표팀 선발진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NC 다이노스 왼손 투수 구창모가 합류하더라도 몸 상태에 물음표가 붙는다. 대표팀 맏형 박세웅의 어깨는 그래서 더 무겁다. 박세웅은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20 도쿄 올림픽, 2023 WBC까지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나홀로 국내에서 훈련하다 WBC 대표팀에 합류, 가장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사진=연합뉴스
박세웅은 "대표팀에서 최고참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담도, 책임감도 크다"면서 "선수들이 하나 되어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꼭 이루고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