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김태군이 돌아왔는데, 나성범이 이탈할 가능성이 생겼다. 뜨거운 늦여름을 보낸 KIA 타이거즈가 가장 중요한 시점에 쏟아지는 악재로 울상이다.
KIA는 지난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3-4로 패하며 6연패를 당했다. 선발 투수 양현종은 홈런 2개를 맞고 4점을 내줬다. 3-4, 1점 차로 추격한 뒤 9회 말 1사 1·3루 기회에서 역전 기회를 만들었지만, 김도영이 병살타를 치며 패전을 모면하지 못했다.
KIA는 이날 패전으로 시즌 60승 2무 58패를 기록했다. 8월 24일 KT 위즈전부터 9연승을 거두며 쌓은 승차 마진도 거의 까먹었다. 현재 5위 SSG 랜더스에 1경기 차 밀린 6위다.
KIA가 최근 경기력이 떨어진 건 공·수 핵심 전력이었던 주전 유격수·1번 타자 박찬호가 왼쪽 네 번째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의 타순에 대신 나선 김도영은 무안타로 침묵했고, 유격수 수비도 헐거워졌다.
박찬호는 최초 재활 치료와 복귀까지 3주 이상 필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흘 전부터 타격 훈련을 소화했고, 8회 초 대수비로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선발 복귀도 시간문제다.
왼쪽 발목 염좌 소견을 받았던 주전 포수 김태군도 17·18일 두산 베어스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19일 LG전에선 7회 말 대타로 나섰다. 그도 다시 안방을 지킬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간판타자 나성범이 주루 중 부상이 우려되는 통증을 호소했다. 1-4로 지고 있던 8회 말 1점 차로 추격하는 적시타를 친 나성범은 이어진 상황에서 폭투로 2루를 밟은 뒤 김선빈의 우익수 뜬공 때 리터치 뒤 3루로 쇄도했다. 먼저 3루를 터치했지만, 이 과정에서 왼쪽 다리가 살짝 꺾였고, 나성범은 허벅지 부근 불편함을 전한 뒤 대주자 이우성으로 교체됐다.
최근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맞아 한동안 수비를 하지 못했던 나성범에게 다시 악재가 생겼다. 주루 직후 선수 표정을 봤을 때 큰 부상으로 볼 순 없었지만, 그가 지명타자로 나서면 KIA도 100% 공·수 전력을 낼 수 있는 라인업을 짜기 어렵다.
5강으로 가는 길이 갑자기 험난해진 KIA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시점에 기세가 꺾인 모양새다.